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1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제1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1. 서품(序品)

일곱 번째 신선인 능인(能仁)1)께 귀의하옵고
현성(賢聖)의 위없는 법 연설하리라.
나고 죽는 긴 강에서 헤매고 있을 때
세존께서 뭇 중생들 구제하셨네.

우두머리 가섭(迦葉)과 저 많은 스님들이며
한량없이 많이 들어 아는 현철(賢哲)하신 아난은
열반[泥曰]하신 선서(善逝)의 사리를 받들고
구이국(拘夷國)2)에서 마갈(摩竭)3)에 이르셨네.

가섭은 단정히 앉아 4등(等)4)을 사유하기를
‘이 중생들 이제 다섯 갈래의 길에 떨어지리라
정각(正覺)께서 도를 펴다 지금 세상을 떠나셨으니’
그분의 묘한 교훈 생각하며 슬프게 눈물 흘렸네.

가섭은 사유하였네,‘근본이 되는 저 바른 법을
어떻게 해야 널리 펴서 세상에 오래 있게 할까?
가장 높은 분께서 갖가지로 설법하신 가르침
그 모두를 가져 지니고 잃지 않게 하리라.

그런데 지금 누가 그런 힘있어
곳곳마다의 인연들 온갖 법을 모을 수 있을까?
지금 이 대중 속에 지혜로운 선비로는
어질고 착한 아난이 한량없이 많이 들었다.’

이내 건추(揵椎)를 울려 사부대중 모으니
대중은 비구 8만 4천 명
모두들 아라한으로 마음의 해탈[心解脫]을 얻고
결박을 벗어나 복밭[福田]이 되는 이들.

가섭은 세상을 가엾이 여겼기에
존경하는 스승께서 과거에 하신 말씀 기억해냈네.
‘세존께선 아난에게 법을 물려주시면서
널리 법을 펴 세상에 오래 머물게 하길 바라노라 하셨다.’

“어떻게 해야 차례대로 근본을 잃지 않고
3아승기(阿僧祇) 세월 동안 모아온 법보(法寶)
후세의 사부대중들로 하여금 그 법을 듣게 하고
듣고 나선 곧바로 온갖 고통 여의게 할까?”

아난이 사양하기를,“저는 감당할 수 없습니다
모든 법은 너무나 심오하고 그 종류도 많은데
어찌 감히 여래의 가르침을 분별할 수 있겠습니까?
불법(佛法)의 공덕은 한량없는 지혜입니다.

지금 존자 가섭만이 감당할 수 있으므로
부처님께서 어른께 법을 부촉하셨습니다.
대가섭이시여, 이제 중생들을 위하소서
여래께서 세상에 계실 적에 자리 반을 나누어주지 않았습니까?”

가섭이 대답하기를,“비록 그렇기는 하나
나는 늙고 쇠약해 잊어버린 게 많다네.
그대는 모두를 기억하는 지혜의 힘이 있으니
법의 근본을 세상에 항상 머물게 할 수 있으리라.

내게는 세 가지 깨끗한 눈5)이 있고
또 남의 마음 아는 지혜도 있다.
가지가지 종류의 온갖 중생들 중에
존자 아난보다 나은 이는 없다.”

범천이 내려오고 또 제석천과
세상을 보호하는 사천왕과 모든 하늘들 내려왔네.
미륵(彌勒)도 도솔천에서 와 집회(集會)에 참석했으니
그렇게 모인 보살 몇 억인지 셀 수 없었네.

미륵ㆍ범천ㆍ제석과 또 사천왕들
모두 다 합장하고 이렇게 아뢰었네.
“일체 모든 법이신 부처님께서 인가한
아난은 우리 법의 그릇이십니다.

만일 그 법을 보존하려하지 않으신다면
그것은 곧 여래의 가르침을 파괴하는 것
원컨대 중생 위해 법의 근본을 보존하여
온갖 위험ㆍ재앙ㆍ어려움으로부터 구제하소서.

스승이신 석가 세상에 출현하여 그 목숨 너무도 짧았지만
육체는 비록 가셨어도 법신(法身)은 남아 있네.
마땅히 법의 근본 끊어지지 않게 해야 하니
아난이여, 사양치 말고 지금 설법하소서.”

가장 높으신 가섭과 성중(聖衆)
미륵ㆍ범천ㆍ제석과 사천왕 등
간절히 청하였네,“아난이여, 이제 설하소서
여래의 가르침이 사라지지 않게 하소서.”

아난은 인자하고 온화하게 4등(等)을 갖추고
미묘한 사자후(師子吼)에 마음을 기울이고는
사부대중을 돌아보고 허공을 바라보며
가눌 길 없이 슬피 울며 눈물 흘렸네.

이내 광명 떨치더니 화열(和悅)한 얼굴빛으로
두루 중생을 비추니 마치 떠오르는 해와 같았네.
광명을 본 미륵(彌勒)과 제석(帝釋)과 범천(梵天)
합장하고 공경을 다해 위없는 법 듣기를 희망했네.6)

사부대중은 고요하고 전일(專一)한 마음으로
법을 듣고자 그 마음 어지럽지 않게 하였고
존장(尊長) 가섭(迦葉)과 성중(聖衆)들
똑바로 바라보는 눈 깜짝이지도 않았네.

그때 아난이 설하였네,“한량없이 많은 경을
누가 잘 갖추어 한 덩어리로 만들 수 있을까?
내 이제 마땅히 세 가지로 나누어
열 경(經)을 세우고 한 게(偈)로 만들리라.7)

계경(契經)이 그 1분이고 율(律)이 2분이며
또 아비담경(阿毘曇經)이 3분이라.
과거의 세 부처님도 모두 셋으로 나누어
계경과 율과 법(法)8)을 3장(藏)이라 하셨다.

계경을 이제 네 가지로 나누리니
첫째9)는 증일아함(增一阿含), 둘째는 중아함(中阿含)이며
셋째는 장아함(長阿含)인데 영락(瓔珞)이 많고
맨 뒤의 잡아함(雜阿含)이 넷째가 되느니라.”

존자 아난은 이렇게 생각하였네
‘여래의 법신(法身)은 무너지지 않고
세상에 항상 있어 끊어지지 않으며
하늘과 사람들은 법을 듣고 도과(道果)를 이루리라.

혹은 한 가지 법이 있는데 그 법은 뜻이 깊고
갖기도 어렵고 외우기도 어려우며 기억할 수도 없네.
나는 이제 마땅히 한 가지 법의 진리를 모아
하나하나 서로 따르게 하여 차례를 잃지 않게 하리라.

또는 두 번째 법이 있어 두 번째로 나아가고
세 번째 법이 있어 세 번째로 나아가 구슬을 꿰듯 하며
네 번째 법 있어 네 번째로 나가고 다섯 번째도 그러하며
다섯 번째 법 다음엔 여섯, 여섯 번째는 다음 일곱으로 이어가리라.

여덟 번째 법의 뜻을 자세히 설하고 그 다음엔 아홉 번째
열 번째 법, 그리고 열에서 열 하나로 이어가리라.
이렇게 하면 법보를 끝끝내 잊지 않고
또한 항상 세상에 있어 언제나 존재하리라.’

대중들 가운데서 이 법을 모아
그 즉시로 아난이 자리에 오르자
미륵은 훌륭하다고 칭찬하며 말하였네.
“모든 법이 이치에 합해 꼭 들어맞는다.”

“또 여러 법이 있어 마땅히 나누어야 하나니
세존께서 하신 말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보살은 뜻을 내어 대승(大乘)으로 나아가니
여래께서 이 갖가지를 분별해 말씀하셨다.

인중존(人中尊)께서 여섯 가지 도무극(度無極)10)을 설명하시니
보시와 지계와 인욕과 정진이며
또 선정과 초승달과 같은 지혜의 힘
도무극에 이르러서야 모든 법을 보리라.

여러 용맹스런 사람들 머리와 눈을 보시하고
몸과 피와 살을 아까워하지 않으며
아내와 재물 아들과 딸 아까워하지 않았네.
이것이 단도(檀度:布施波羅蜜)이니 버리지 말라.

계(戒)도무극을 금강(金剛)과 같이 굳게 지켜
헐지 않고 범하지 않으며 잃지 않아야 하네.
마음 지키고 계 보호하기를 병(甁)과 같이 하는 것
이것이 계도(戒度:持戒波羅蜜)이니 버리지 말라.

어떤 사람이 와서 손발을 끊더라도
성내지 않고 참는 힘 굳세기가
바다가 다 받아들이고도 증감이 없는 것처럼 하는 것
이것이 인도(忍度:忍辱波羅蜜)이니 버리지 말라.

모든 착하고 나쁜 행 짓는 데에 있어서
몸과 입과 뜻, 이 셋에 만족할 줄 모르고
사람의 모든 행(行) 지극한 도 아님을 막아버리는 것
이것이 진도(進度:精進波羅蜜)이니 닦고 버리지 말라.

앉아서 참선할 때 들고나는 숨길에
마음이 견고하여 어지러운 생각 없어
설령 땅이 움직인다 해도 몸이 흔들리지 않는 것
이것이 선도(禪度:禪定波羅蜜)이니 버리지 말라.

지혜의 힘으로써 진겁(塵劫)의 수를 아니
그 겁(劫)의 수는 헤아릴 수 없는 조(兆)ㆍ재(載)
글로 쓰고 설명하는 갖가지 업에 마음이 어지럽지 않은 것
이것이 지도(智度:智慧波羅蜜)이니 버리지 말라.

모든 법은 매우 깊어 공(空)한 이치 말하여도
밝히기 어렵고 알기 어려우며 볼 수도 없어
뒷세상 사람들이 의심을 품으리라.
이것이 보살의 덕이니 버리지 말라.”

아난은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였네.
‘어리석은 사람들은 보살행(菩薩行)을 믿지 않으리니
오직 믿음으로 해탈(解脫)한 아라한이라야 하리
그들이라야 믿고서 주저함이 없으리.

사부대중들 도(道) 닦을 마음을 내고
또한 저 일체 중생들
저들도 굳게 믿어 조금도 의심하지 않으니
이런 모든 법을 모아 일분(一分)으로 삼으리라.’

미륵은 훌륭하다 칭찬하며 말하였네
“대승으로 나아가는 그 마음 깊고 넓어
혹 어떤 법들은 번뇌[結使]를 끊고
혹 어떤 법들은 도과(道果)를 이루리라.”

아난이 말하기를,“그것은 어떤 것인가?
나는 여래께서 이런 법 설하심을 보았지만
또한 여래로부터 직접 듣지 못한 것도 있으니
그런 법에 어찌 의심이 없겠는가?

만일 내가 ‘보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니
미래의 중생에게 거짓말이 되리라.
이제 모든 경에 ‘이와 같이 들었다’ 하고
부처님께서 머무신 성과 국토를 밝히리라.

바라내국(波羅㮈國)11)에서 처음으로 설법하셨고
마갈타국(摩竭陀國)에서는 세 가섭(迦葉)12)을 항복 받았으며
석시(釋翅)13)ㆍ구살라(拘薩羅)14)ㆍ가시국(迦尸國)15)과
첨파(瞻波)16)ㆍ구류(句留)17)ㆍ비사리(鞞舍離)18)에 계셨었다.

그리고 천궁(天宮)ㆍ용궁(龍宮)ㆍ아수륜궁(阿修倫宮)19)과
건답화성(乾沓和城)20)과 구시성(拘尸城) 등에 계셨으며
만일 경을 연설한 곳 알 수 없을 경우에는
그 으뜸인 사위성(舍衛城)에 계셨었다 하리라.

내가 들은 것은 어느 한 때의 일로서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시면서 제자들과
기원정사(祇園精舍)에서 착한 업을 닦으셨으니
그곳은 급고독(給孤獨) 장자가 보시한 동산이었네.

그때 부처님께서 대중들 속에서 비구들께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마음을 전일(專一)하게 가지고
한 법을 생각하여 방탕하지 말아야 하나니
어떤 것이 한 법인가 하면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이다.

법 생각과 승가 생각과 계율 생각과
보시 생각과 버리려는 생각, 그리고 하늘 생각이며
호흡이 들고남을 생각하고 몸을 생각하며
죽음을 생각하여 어지럽지 않게 함 등 열 가지 생각이다.

이 열 가지 생각에 다시 열 가지가 있는데
그것들은 높은 제자에게 설명하셨다.
처음에는 구린(拘鄰)21)을 교화해 참다운 불제자 만들고
최후의 작은 이는 수발(須拔)22)이었다.

이러한 방편으로 한 법을 깨닫고
둘은 두 법에서 셋은 세 법에서 깨달으며
넷ㆍ다섯ㆍ여섯ㆍ일곱ㆍ여덟ㆍ아홉ㆍ열
열 한 법을 모두 깨달아 알지 못함이 없으리라.

하나에서 하나 더해 모든 법에 이르니
이치가 풍부하고 지혜는 넓어 끝이 없으며
하나하나 경의 뜻도 또한 심오하나니
그러므로 『증일아함(增一阿含)』이라 이름한다.

이제 살펴보면 한 법도 밝게 알기 어렵고
가지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려워 밝힐 수가 없으니
비구가 스스로 공덕의 업(業)을 자칭한다면
이제 그를 제일 높은 제자[尊弟子]라 하리라.

비유하면 옹기장이가 그릇을 만들 적에
마음대로 만들어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처럼
그와 같이 증일아함의 법은
3승(乘)23)의 교화에 아무 차별이 없다.

불경은 미묘하고 매우 심오(深奧)하여
번뇌[結使]를 없앰이 흐르는 강물 같네.
그 중에서도 이 증일아함이 최상이 되나니
세 가지 눈 맑게 하고 세 가지 때 없애준다.

전일(專一)한 마음으로 이 증일아함 가지면
그것은 곧 여래장(如來藏)을 모두 가지는 것이요
설령 금생(今生)에 번뇌를 다하지 못한다 해도
후생에는 곧 큰 재주와 지혜 얻으리라.

만일 이 경권(經卷)을 쓰고 베끼는 사람에게
비단 천으로 만든 꽃과 일산 공양하는 이 있으면
그 복은 한량없어 헤아릴 수조차 없으리니
이 법보(法寶)는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을 때 온 땅이 크게 진동하고
하늘에서 꽃과 향이 내려와 무릎까지 쌓이며
하늘들은 허공에서 장하다고 칭찬하고
부처님이 하신 말씀 다 따라야 한다 하였네.

계경(契經)이 제1장(藏)이고, 계율이 제2장이며
아비담경(阿毘曇經)이 제3장이라네.
방등(方等:毘佛略)엔 대승의 이치 그윽하고 깊으며
그 밖의 모든 경은 잡경(雜藏)이라 말한다네.

부처님 말에 편히 머물러 끝내 달라지지 않고
인연의 근본과 끝을 다 그대로 따르네.
미륵과 모든 하늘 다 훌륭하다 칭찬하고
석가모니의 경을 오래 보존하라 하였네.

미륵은 곧 일어나 손에 꽃을 받들고
기뻐하며 그것을 아난에게 뿌리니
이 경은 진실로 여래의 말씀이라
아난으로 하여금 도(道) 이루게 하였다.

그때 존자 아난과 또 범천(梵天)은 모든 범가이천(梵迦夷天:淨神天)을 데리고 모두 와서 모였고, 화자재천(化自在天:化樂天)도 모든 부하를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으며,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도 모든 부하를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고, 도술천왕(兜術天王)도 대중을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으며, 염천(豔天:焰摩天)도 그 부하를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고, 석제환인(釋帝桓因)은 삼십삼천(三十三天)의 대중을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으며, 제두뢰타(提頭賴吒:持國天)는 건답화(乾沓和:乾闥婆)들을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고, 비류륵차천왕(毘留勒叉天王:增長天王)은 모든 염귀(厭鬼)를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으며, 비류바차천왕(毘留跛叉天:廣目天)은 모든 용(龍)의 무리를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고,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은 열차(閱叉:夜叉)와 나찰(羅刹)들을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다.

이때 미륵 대사가 현겁(賢劫) 중의 여러 보살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모든 족성자(族姓子)와 족성녀(族姓女)들을 권하여 이 『증일아함』의 높은 법을 외우고 지니며 널리 펴서 하늘과 사람들로 하여금 받들어 행하게 하시오.”

이런 말을 할 때에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과 건답화ㆍ아수륜ㆍ가류라(伽留羅:伽樓羅)ㆍ마후륵(摩睺勒:摩睺羅伽)ㆍ견타라(甄陀羅:緊那羅)들이 제각기 모두 아뢰었다.
“우리들은 모두 저 선남자와 선녀인이 이 『증일아함』의 높은 법을 외우고 지니며 널리 펴는 것을 옹호해주어서 끝내 끊어지지 않게 하겠습니다.”

그때 존자 아난이 우다라(優多羅)에게 말하였다.
“나는 이제 이 『증일아함』을 너에게 부촉(咐囑)하노니 잘 외우고 읽어 쇠퇴하지 않게 하라. 왜냐하면 이 거룩한 경을 업신여기는 사람은 곧 타락하여 범부의 행을 하게 되겠기 때문이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우다라여, 이 『증일아함』에는 37도품(道品)24)의 가르침이 나와 있고 또 모든 법도 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생기기 때문이다.”

그때 대가섭(大迦葉)이 아난에게 물었다.
“어떻습니까? 아난이여,『증일아함』에는 37도품의 가르침이 나오고, 또 모든 법은 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생기는가?”
아난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존자 가섭이시여,『증일아함』은 37도품을 내고 또 모든 법은 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생겨납니다. 우선 내버려두십시오. 『증일아함』은 한 게송 가운데서 37도품과 모든 법을 냅니다.”

가섭이 물었다.
“어떤 게송 가운데서 37도품과 모든 법을 내는가?”

그때 존자 아난이 곧 게송을 읊었다.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을 받들어 행하라.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
이것이 곧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그 까닭은 ‘모든 악을 짓지 말라’는 말은 모든 법(法)의 근본으로서 곧 일체의 착한 법을 내고, 착한 법을 내기 때문에 그 마음이 청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가섭이시여, 모든 불세존(佛世尊)께서는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행을 항상 닦아 청정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가섭이 물었다.
“어떠한가? 아난이여, 오직 이 『증일아함』만이 37도품과 모든 법을 내는가, 다른 세 아함도 또한 그런 것을 내는가?”

아난이 대답하였다.
“우선 그만두시오, 가섭이시여. 네 아함의 진리는 하나의 게송 가운데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과 벽지불(辟支佛)과 성문(聲聞)의 가르침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왜냐하면,‘모든 악을 짓지 말라’는 말은 계율을 원만하게 갖춘 것으로서 맑고 깨끗한 행이기 때문이며,‘온갖 선을 행하라’는 말은 마음이 청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그 뜻을 깨끗이 하라’는 말은 그릇된 뒤바뀜을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며,‘그것이 곧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라는 말은 어리석고 미혹한 생각을 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떻습니까? 가섭이시여, 계율이 청정한데 그 뜻이 어찌 청정하지 않을 것이며, 뜻이 청정하면 뒤바뀌지 않을 것이요, 뒤바뀜이 없으면 어리석고 미혹한 생각이 사라져 37도품의 결과를 성취할 것이니, 이미 도의 결과를 성취하였으면 그것이 ‘모든 법’이 아니겠습니까?”

가섭이 물었다.
“어떤가? 아난이여, 이 『증일아함』을 우다라(優多羅)에게만 부촉하고 다른 비구에게는 모든 법을 부촉하지 않는가?”

아난이 대답하였다.
“『증일아함』이 곧 모든 법이요, 모든 법이 곧 『증일아함』입니다. 그것은 하나이지 둘이 아닙니다.”

가섭이 물었다.
“무슨 이유로 이 『증일아함』을 우다라에게만 부촉하고 다른 비구에게는 부촉하지 않는가?”

아난이 대답하였다.
“가섭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옛날 91겁 이전에 비바시(毘婆尸)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께서 이 세상에 출현(出現)하셨습니다. 그때 이 우다라 비구의 이름은 이구우다라(伊俱優多羅)라고 하였습니다. 그때 저 부처님께서는 이 『증일아함』의 법을 이 사람에게 부촉하시며 외우고 읽게 하셨습니다. 그로부터 31겁이 지난 뒤에 식힐(式詰:尸棄)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출현하셨습니다. 그때 이 우다라 비구의 이름은 목가우다라(目伽優多羅)라고 하였습니다. 식힐 여래께서도 역시 이 법을 그 사람에게 부촉하시며 외우고 읽게 하셨습니다. 바로 그 31겁 동안에 비사바(毘舍婆:毘舍浮)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세상에 나오셨습니다. 그때 이 우다라 비구의 이름은 용우다라(龍優多羅)라고 하였습니다. 그 부처님께서도 이 법을 그 사람에게 부촉하시며 외우고 읽게 하셨습니다.

가섭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이 현겁(賢劫) 중에 구류손(拘留孫)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그때 이 우다라 비구의 이름은 뇌전우다라(雷電優多羅)라고 하였습니다. 그 부처님께서도 이 법을 그 사람에게 부촉하시며 외우고 읽게 하셨습니다. 이 현겁 중에 다시 구나함(拘那含)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그때 이 우다라 비구의 이름은 천우다라(天優多羅)라고 하였습니다. 그 부처님께서도 이 법을 그 사람에게 부촉하시며 외우고 읽게 하셨습니다. 이 현겁 동안에 가섭(迦葉)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그때 이 우다라 비구의 이름은 범우다라(梵優多羅)라고 하였습니다. 그 부처님께서도 이 법을 그 사람에게 부촉하시며 외우고 읽게 하셨습니다.

가섭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지금 석가모니(釋迦牟尼)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지금 이 비구의 이름은 우다라라고 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반열반(般涅槃)하셨지만 비구 아난은 아직 세상에 남아있습니다. 세존께서는 법을 모두 나에게 부촉하셨고, 나는 지금 다시 이 법을 우다라에게 주었습니다. 왜냐하면 마땅히 그 그릇을 관찰하고 그 근본을 관찰한 뒤에 법을 주기 때문입니다.
무슨 까닭에 그렇게 하느냐 하면, 옛날 이 현겁 동안에 구류손 여래ㆍ지진ㆍ등정각ㆍ명행성위(明行成爲: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師)ㆍ도법어(導法御: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중우(佛衆祐)라는 이가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그때 마하제바(摩訶提婆)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그 왕은 세상을 법으로 다스려 교화하였고, 한 번도 아첨하거나 비뚤어진 일을 한 적이 없었으며, 수명은 매우 길고 단정하기 짝이 없이 그 세상에 보기 드문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8만 4천 년 동안 동자(童子)의 몸으로 스스로 유희(遊戱)하였고, 8만 4천 년 동안 태자의 몸으로 이 세상을 법으로 다스렸으며,8만 4천 년 동안 왕법(王法)으로 이 천하를 다스렸습니다.

가섭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감리원(甘梨園)에 유람하시면서 관례적으로 오래 전부터 해오셨던 법대로 식사 후에 뜰 가운데를 거니셨고, 나는 시자(侍子)로 있었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갑자기 웃으셨는데 세존의 입에서 다섯 색깔의 광명이 나왔습니다. 나는 그것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 꿇어앉아 세존께 아뢰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함부로 웃지 않으십니다. 지금 웃으신 이유를 말씀해 주십시오.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는 결코 함부로 웃지 않으십니다.’
가섭이시여, 그때 부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과거 세상 현겁 중에 구류손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이곳에서 제자들을 위해 널리 설법하셨다. 또 그 현겁 중에 구나함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는데, 그때 그 부처님께서도 이곳에서 널리 설법하셨다. 또 그 현겁 동안에 가섭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는데, 그 여래께서도 이곳에서 널리 설법하셨느니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가섭이시여, 그때 나는 부처님 앞에 꿇어앉아 아뢰었습니다.
‘원컨대 뒷날 석가모니 부처님도 또한 이곳에서 제자들을 위해 모두 갖추어 설법하게 하여 이곳이 네 분 여래의 금강좌(金剛座)가 되어 항상 끊이지 않게 하겠습니다.’

가섭이시여, 그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저 자리에 앉으셔서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난아, 옛날 이 자리는 현겁 중에, 마하제바(摩訶提婆)라는 왕이 세상에 나와서…(내지)… 8만 4천 년 동안 왕법(王法)으로써 교화하고 덕으로써 훈계하면서 여러 해를 지낸 뒤에 겁비(劫比)에게 〈만일 내 머리에서 흰털을 보거든 곧 내게 알리라〉고 말하였다. 그때 그 사람은 왕의 분부를 받고 다시 몇 해를 지낸 뒤에, 왕의 머리에서 흰털이 난 것을 보았다. 그는 곧 왕의 앞에 나아가 꿇어앉아 왕에게 아뢰기를,〈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십시오. 머리에 흰털이 났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때 왕이 그 사람에게 말하기를 〈금 족집게를 가지고 와서 흰털을 뽑아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아라〉라고 하였다. 그 사람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금 족집게를 가지고 와서 흰털을 뽑았다.

그때 왕은 그 흰털을 보고 곧 이 게송을 외웠다.
이제 내 머리에
벌써 흰털이 났구나.
하늘의 사자가 이미 찾아왔으니
지금 출가해야 하겠노라.

〈나는 이미 인간의 복을 누릴 만큼 누렸다. 이제는 마땅히 하늘에 오를 덕을 스스로 힘써야 하겠다.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25)를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워 온갖 괴로움을 여의어야 하겠다.〉

그때 마하제바왕은 곧 첫째 태자 장수(長壽)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아느냐? 내 머리에는 벌써 흰털이 났다.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워 온갖 괴로움을 여의려고 한다. 너는 내 자리를 이어받아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교화하라. 내 말을 어겨서 범부(凡夫)의 행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왜냐하면 만일 네가 내 말을 어기면 곧 범부의 행을 행하게 될 것이요, 범부의 행을 행하면 그러한 범부는 오랜 세월 동안 세 갈래 나쁜 세계[三塗]26)와 여덟 가지 어려움[八難]27) 속에서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 마하제바왕은 왕의 자리를 태자에게 물려주고 또 재물과 보배는 겁비에게 하사해 주고는 그 자리에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워서 온갖 괴로움을 여의었다. 그리고 8만 4천 년 동안 범행을 잘 닦고, 4등심(等心)28)인, 자애로운 마음ㆍ불쌍히 여기는 마음ㆍ기뻐하는 마음ㆍ평정한 마음을 실천하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 범천(梵天)에 태어났다.

그때 장수왕은 아버지의 분부를 기억하고는 잠깐도 잊지 않고,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교화하여 비뚤어진 일이 조금도 없었다. 그래서 열흘이 채 되지 못해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7보를 원만하게 갖추었다. 7보란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주보(珠寶)ㆍ옥녀보(玉女寶)ㆍ전장보(典藏寶)ㆍ전병보(典兵寶)를 말한다. 또 일천 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그들은 다 용맹스럽고 지혜로와 온갖 고통을 없애줄 수 있고 사방을 다스릴 수 있었다.

그때 장수왕은 전왕(前王)의 법을 따라 위와 같은 게송을 지었다.’29)
[이제 내 머리에
벌써 흰털이 났구나.
하늘 사자가 이미 찾아왔으니
마땅히 출가해야 하겠노라.
〈나는 이미 인간의 복을 누릴 만큼 누렸다. 이제는 마땅히 하늘에 오를 덕을 닦는 일에 스스로 힘써야 하겠다.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워 온갖 괴로움을 여의어야 하겠다.〉
그때 장수왕은 첫째 태자 선관(善觀)에게 분부하였다.
〈너는 지금 아느냐? 내 머리에는 벌써 흰털이 났다.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워 온갖 괴로움을 여의려고 한다. 너는 내 자리를 이어 받아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교화하라. 내 말을 어겨 범부의 행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왜냐하면 만일 네가 내 말을 어기면 곧 범부의 행을 행하게 될 것이요, 범부의 행을 행하면 그러한 범부는 오랜 세월 동안 세 갈래 나쁜 세계와 여덟 가지 어려움 속에서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 장수왕은 8만 4천 년 동안 범행을 잘 닦고, 4등심(等心)인 자애로운 마음ㆍ불쌍히 여기는 마음ㆍ기뻐하는 마음ㆍ평정한 마음을 실천하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 범천(梵天)에 태어났다. 그때 선관왕은 아버지의 분부를 기억하고는 잠깐도 잊지 않고,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교화하여 비뚤어진 일이 조금도 없었다.’
가섭이시여, 아십니까? 그때의 마하제바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때의 왕은 바로 지금의 석가문(釋迦文)이 바로 그 분이십니다. 그때의 장수왕은 바로 지금의 저 아난이고, 그때의 선관왕은 바로 지금의 우다라 비구입니다. 그 비구는 항상 왕의 법을 받들어 한 번도 버리거나 잊은 적이 없고 또 끊어지게 한 일도 없습니다. 그때 선관왕은 다시 부왕의 명령을 더욱 일으켜 법으로 나라를 다스려 왕의 분부를 끊어지지 않게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부왕의 분부는 어기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존자 아난이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법을 공경하고 존경할 분을 받들고
본래의 은혜를 잊지 않고 갚으며
다시 세 가지 업을 숭상하는 일
지혜로운 사람이 귀히 여기는 것이라네.

나는 이런 이치를 관찰하였으므로 이 『증일아함』을 우다라 비구에게 주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법에는 다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때 존자 아난이 우다라에게 말하였다.
“너는 옛날 전륜성왕이 되었을 때에 왕의 분부를 어기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이 법을 너에게 부촉하는 것이니, 바른 가르침을 잃지 말고 범부의 행을 짓지 말라. 너는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일 여래의 훌륭한 가르침을 어기면 곧 범부 자리에 떨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그때의 마하제바왕은 완전한 해탈의 자리를 얻지 못하였고 해탈하여 지극히 안온한 곳을 얻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비록 범천에 태어나는 복의 과보(果報)를 받긴 했지만, 구경(究竟)의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고 여래의 훌륭한 업(業)은 얻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최고 경지의 안온한 곳에서 즐거움이 한이 없고 천상과 인간의 공경을 받으면서 반드시 열반(涅槃)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다라여, 마땅히 이 법을 받들어 지녀, 외우고 읽고 생각하여 없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그때 아난이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마땅히 법을 생각하기 때문에
그로 말미암아 여래가 태어나시고
법이 일어나므로 정각(正覺)을 이루고
벽지불(辟支佛)과 아라한의 도를 이룬다.

법이란 능히 온갖 고통 없애고
또한 그 열매도 맺을 수 있나니
법 생각을 마음에서 여의지 않으면
금생(今生)에도 과보 받고 후생(後生)에도 받는다.

만일 부처가 되려고 하거든
마치 저 석가문(釋迦文)처럼
3장(藏)의 법을 받들어 가지고
굳게 머물러 어지럽게 말아라.

비록 저 3장을 가지기 어려워서
그 뜻을 완전히 알지 못하더라도
네 가지 아함은 마땅히 읽어야 하나니
그래야 천상과 인간의 길을 곧 끊으리라.

네 아함은 비록 읽기 어려워서
경의 뜻을 완전히 알지 못하더라도
계율만은 범하지 않도록 하라.
그것은 곧 여래의 보배이기 때문이다.

계율도 또한 가지기 어렵고
아함도 또한 그러하지만
아비담(阿毘曇)을 굳게 가지면
이내 외도(外道)의 술법[術] 항복 받으리.

아비담을 널리 알리고 펴거나
또는 그 뜻을 가지기 어렵거든
세 아함이라도 익히고 읽어
그 경에 머물러 떠나지 말라.

계경(契經)과 아비담과 또 계율을
세상에 널리 퍼뜨리면
하늘과 사람들이 받들어 행하여
그 덕으로 안온한 곳에 태어나리라.

설령 계경의 법이 없고
또한 계율도 없다면
장님이 어둠 속에 있는 것 같으리니
어느 때나 밝음을 볼 수 있으랴.

이것을 너에게 부탁하고
또 사부대중들에게 부탁하나니
그것을 가져 석가문 부처님을
부디 가벼이 여기지 말지니라.

존자 아난이 이렇게 말했을 때 천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모든 신과 하늘들은 허공에서 손으로 하늘 꽃을 집어 존자 아난과 사부대중들 위에 뿌렸다. 그러자 모든 하늘과 용ㆍ귀신ㆍ건답화ㆍ아수륜ㆍ가류라ㆍ견타라ㆍ마휴륵 등도 모두 기뻐하면서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장하다, 존자 아난이여. 처음 말이나 중간 말이나 마지막 말이 모두 훌륭하지 않은 것이 없다. 법에 대해서는 마땅히 공경하자는 말, 진실로 그 말과 같다. 모든 하늘이나 세상 사람들 어느 누구라도 법을 따른다면 성취하지 못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요, 만일 악을 행하면 곧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떨어질 것이다.”

그때 존자 아난이 사부대중들 가운데서 사자처럼 외쳐, 모든 사람들에게 이 법을 받들어 행하라고 권고하였다. 그러자 그 자리에 모여 있던 모든 사람들은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때 사부대중과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은 존자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2. 십념품(十念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沙門果)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고,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고,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법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승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계율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보시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하늘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휴식(休息)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안반(安般:들고나는 호흡)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이 몸은 무상(無常)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沙門果)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죽음[死]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불(佛)ㆍ법(法)ㆍ성중(聖衆)을 생각함과
계(戒)ㆍ보시ㆍ하늘을 생각하는 것을 설하셨네.
휴식과 호흡이 들고남을 생각하는 것이며
몸과 죽음을 생각하는 것을 맨 뒤에 설하셨다.

주석
1 석가모니(釋迦牟尼)를 가리키는 말이다. 석가모니는 과거 7불 중에 일곱 번째에 해당하므로 제7선(第七仙)이라 하였다. 고대 인도에서는 불타(佛陀)를 존칭(尊稱)하여 선인(仙人)이라고 하였다.
2 중인도에 위치했던 작은 나라로서 구시나라(拘尸那羅) 혹은 구시나(拘尸那)로 쓰기도 한다.
3 또는 마갈타(摩竭陀)로 쓰기도 하며, 부처님 재세(在世) 시에 인도 16국의 하나. 가비라위국(迦毘羅衛國)의 남쪽, 구살라국(拘薩羅國)의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수도는 왕사성(王舍城)이고 당시 인도의 정치ㆍ경제ㆍ문화의 중심지였다.
4 4등심(等心)ㆍ4무량심(無量心)이라고도 하며,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를 말한다.
5 육안(肉眼)ㆍ천안(天眼)ㆍ혜안(慧眼), 이 세 가지를 말한다.
6 이 구절이 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수습지문무상법(收拾遲聞無上法)’으로 되어 있다.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원(元)ㆍ명(明) 두 본에는 차십희문무상법(叉十希聞無上法)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고려대장경의 내용이 무슨 뜻인지 불분명하여 역자는 신수대장경 각주의 글을 따라 번역하였다.
7 열 개의 소경을 설하고, 그 내용을 요약해 하나의 올타남으로 읊은 것을 말한다.
8 여기에서의 법(法)이란 대법(對法)을 말하는 것으로서 곧 아비담(阿毘曇:論)을 일컫는 말이다.
9 고려대장경에는 ‘차(次)’로 되어 있다. 의미가 명확하지 못하며,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차(次)자가 송(宋)ㆍ원ㆍ명 세 본에는 선(先)자로 되어 있다”고 하므로 뜻이 더 명확한 ‘선(先)’자를 따라 번역하였다.
10 도무극(度無極)이란 바라밀(波羅蜜)이란 뜻인데, 도(度)는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 등 6도(度)를 의미하고, 무극(無極)은 피안(彼岸) 또는 열반(涅槃)이라는 뜻이다.
11 또는 바라내사(波羅奈斯)라고도 하며, 중인도 옛 나라의 이름. 인도 마갈타국 서북쪽 갠지스강 왼쪽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
12 우루빈나가섭(優樓頻螺迦葉, Uruvela-kassapa)ㆍ나제가섭(那提迦葉, Nadī- kassa- pa)ㆍ가야가섭(伽倻迦葉, Gay-kassapa), 이 3형제를 말한다. 이들은 원래 마갈타국에서 불을 숭상하던 외도들이었는데 나중에 세존이 항복 받아 그들의 무리 1천 명을 거느리고 귀의하였다고 한다.
13 『중아함경』에서는 모두 석기수(釋羈瘦)라고 하였다. Sakkesu의 음사. 석가 종족이 살고 있던 곳을 말하는 것으로서 가비라위국(迦毘羅衛國)을 말한다.
14 팔리어로는 Kosala라고 하며, 부처님 당시 인도 16대국(大國)의 하나이다.
15 가시족(迦尸族)이 건립한 나라로서 역시 부처님 당시 16 대국의 하나이다.
16 팔리어로는 Camp라고 하며, 첨파(瞻婆)로 쓰기도 한다. 갠지스강 유역에 자리하고 있으며, 부처님 당시 16대국의 하나인 앙가(鴦伽, Aṅga)국의 도성이다.
17 팔리어로는 Kuru라고 하며, 구류(拘流)ㆍ구루(拘樓) 등으로 표기한다. 구살라국 서북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부처님 당시 16대국의 하나이다.
18 팔리어로는 Veslī라고 하며, 폐사리(吠舍離)라고 쓰기도 한다. 부처님 당시 인도 16대국의 하나였던 발기국(跋耆國, Vajjī)의 도성(都城)이다.
19 아수라(阿修羅, asura)를 말한다.
20 팔리어로는 gandhabba라고 쓰고, 건달바(乾達婆)로 표기하기도 한다.
21 팔리어로는 Koṇḍañña라고 하며, 또 교진여(憍陳如)라고 쓰기도 한다. 부처님께서 처음 법륜을 돌리실 적에 최초로 교화를 받은 5비구 중의 하나이다.
22 팔리어로는 Subhadda라고 하며, 또는 수발타(須跋陀)로 표기하기도 한다. 나이 120에 출가하였으며 부처님께 교화 받은 가장 마지막 제자이다.
23 성문승(聲聞乘)ㆍ연각승(緣覺乘)ㆍ보살승(菩薩乘)을 말한다.
24 37보리분법(菩提分法)이라고도 하며, 4념처(念處)ㆍ4정근(精勤)ㆍ4여의족(如意足)ㆍ5근(根)ㆍ5력(力)ㆍ7보리분(菩提分)ㆍ8정도분(正道分)이니 이를 모두 합하여 37도품이라고 한다.
25 비구가 항상 꼭 입고 다니는 세 가지 옷. 첫째는 승가리(僧伽梨)로 대의(大衣) 또는 구조의(九條衣)라고도 하고, 둘째는 울다라승(鬱多羅僧)으로 상의(上衣) 또는 칠조의(七條衣)라고도 하며, 셋째는 안타회(安陀會)로 내의(內衣) 또는 오조의(五條衣)라고도 한다.
26 화도(火塗)인 지옥(地獄) 세계, 혈도(血塗)인 축생(畜生) 세계, 도도(刀塗)인 아귀(餓鬼) 세계를 말한다.
27 8비시(非時)라 하기도 한다. 즉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기가 용이하지 않은 여덟 가지 경우로 지옥ㆍ아귀ㆍ축생ㆍ북구로주(北俱盧洲)ㆍ장수천(長壽天)에 태어나는 것, 맹인이나 귀머거리나 벙어리로 태어나는 것, 세간의 지혜로 총명하고 말재주 뛰어난 것, 부처님보다 앞에 태어나거나 뒤에 태어나는 것이 그것이다. 지옥ㆍ아귀ㆍ축생은 업장(業障)이 심중하여 불법을 보고 듣기가 어렵고, 북구로주에 사는 사람은 비록 복의 분한은 많으나 즐거움만 있고 괴로움이 없기 때문에 불법에 뜻을 두지 않는다. 장수천이란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의 여러 하늘을 말하는 것으로서 수명 장수하고 고요하며 안락하므로 스스로 그것이 열반(涅槃)인 줄 착각하기 때문에 불법을 배우기 어려우며, 맹인 귀머거리 벙어리는 자연적인 장애로 인해 불법을 듣기 어렵다. 세간 지혜로 총명하고 말재주 뛰어난 이는 세속의 총명함에 의거하여 뽐내면서 마음을 비우고 불법 닦기를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불법을 비방하는 경우도 있으며, 부처님보다 앞에 태어나거나 뒤에 태어나면 그 또한 불법을 만나기 어렵다.
28 4무량심(無量心)이라고도 한다.
29 이 아래의 글 [이제 내 머리에……게송으로 말하였다]라는 내용은 고려대장경 원문에 없는 부분이다. 신수대장경 각주에 “송(宋)ㆍ원(元)ㆍ명(明) 세 본에는 이 아래에 어금아수상(於今我首上)……변설계왈(便說偈曰)까지 299자가 더 있다. 그 글을 이 경 제1권 끝 부분에 수록해 둔다”고 하였다. 또 대만에서 발행한 『불광대장경』에는 이 부분이 이 사이에 수록되어 있으므로 역자도 그것에 따라 [ ] 안에 넣어서 여기에 번역하였다.

증일아함경 제2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3. 광연품(廣演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면 곧 좋은 명예(名譽)가 있게 되고, 큰 과보(果報)를 성취하여 온갖 선(善)이 널리 모이고 감로(甘露)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無爲處:涅槃]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널리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부처님만을 생각한다. 여래의 형상을 관(觀)하되 잠시도 눈을 떼는 일이 없게 하고, 눈을 떼지 않고 나선 곧 여래의 공덕을 생각한다.
‘여래의 본체는 금강(金剛)으로 이루어졌고 10력(力)1)을 원만하게 갖추었으며,네 가지 두려움이 없어 대중들 속에서 용감하고 씩씩하시다. 여래의 얼굴은 단정하기 짝이 없어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계(戒)의 덕을 성취한 것이 마치 금강과 같아서 부술 수 없고 티가 없이 청정하기는 마치 유리와 같다.

또 여래의 삼매(三昧)는 일찍 줄어진 일이 없다. 이미 쉬고 영원히 고요하여 다른 잡념이 전혀 없다. 교만하고 사납던 모든 마음은 편안하고 고요하며 욕심이 없게 되었고,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은 마음과 망설임과 교만하게 구는 모든 번뇌도 다 없어졌다. 여래의 지혜로운 몸은 그 지혜가 끝도 없고 밑도 없으며 걸리는 데도 없다. 여래의 몸은 해탈을 성취하여 모든 갈래의 세계가 이미 다해 다시 태어나는 일이 없어져서 〈나는 나고 죽음에 떨어질 것이다〉라고 말하는 일이 없다. 여래의 몸은 지견성(知見城)을 지나고 다른 사람의 근기[根]를 알아 제도할 것과 제도하지 못할 것을 구분하여 그에 따라 호응하시며,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고 두루두루 오가면서 생사(生死)의 경계를 해탈하는 이와 해탈하지 못하는 이를 모두 다 아신다.’
이것이 이른바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널리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이 항상 사유하면서 부처님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이와 같나니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법(法)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법을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법만을 생각한다.
‘5욕(欲)의 모든 탐애(貪愛)를 버리고 번뇌[塵勞]가 없어지면 간절한 욕애(欲愛)의 마음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다. 대개 바른 법[正法]이란 탐욕에서 탐욕이 없는 데에 이르고, 모든 결박(結縛)을 여의고 온갖 덮개[蓋]의 폐단을 여의는 것이다. 그 법은 비유하면 마치 온갖 향기와 같아서 어떤 하자(瑕疵)나 어지러운 생각이 없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법을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법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승가[僧]를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승가를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승가만을 생각한다.
‘여래의 성중은 착한 업(業)을 성취하여 질박하고 곧은 이치를 따르며 삿된 업이 없고, 위아래가 화목하여 법과 법을 성취한다. 여래의 성중은 계(戒)를 성취하고 삼매를 성취하며, 지혜를 성취하고 해탈을 성취하며, 해탈지견을 성취한다.’
성중(聖衆)이란 4쌍8배(四雙八輩)2)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을 마땅히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며 예배하고 순종해야 할 여래의 성중이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세상의 복밭[福田]이기 때문이다. 이 대중들도 다 동일(同一)한 그릇이기에 역시 제 자신을 제도하고 또 다른 사람도 제도하며, 3승(乘)의 도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업을 이름하여 성중이라고 말한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만일 승가를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널리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승가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계를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계를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계(戒)만을 생각한다.
‘이른바 계는 모든 악(惡)을 그치게 하기 때문에 능히 도를 이루고 사람을 기쁘게 한다. 계는 몸을 장식하여[瓔珞] 온갖 좋은 모양을 나타낸다. 대개 금계(禁戒)는 길상병(吉祥甁)과 같아서 소원을 곧 성취하게 한다. 모든 도품(道品)의 법은 다 계율로 말미암아 이루어진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금계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계율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보시[施]를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시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널리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보시만을 생각한다.
‘내가 지금 보시하는 것은 보시 중에서도 최상의 보시이다. 뉘우치는 마음이 아주 없고 되돌려 받을 생각이 없으면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나를 꾸짖어도 나는 끝내 되 갚지 않을 것이요, 설령 어떤 사람이 나를 해치고 주먹으로 때리며, 칼이나 막대기를 들고 달려들고 기왓장이나 돌을 던지더라도, 나는 꼭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 성내지 않을 것이다. 나의 보시와 보시하는 마음은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큰 보시로서 곧 큰 과보를 이루어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보시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이미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하늘[天]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하늘만을 생각한다.
‘몸과 입과 뜻이 깨끗하여 더러운 행을 짓지 말자. 계율을 행하여 몸을 이루고 몸에서 광명을 놓아 비추지 않는 곳이 없는 저 하늘 몸이 되자. 훌륭한 업의 과보로 저 하늘 몸이 되고, 온갖 행을 원만하게 갖추어 마침내 하늘의 몸을 성취하자.’
모든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하늘을 생각하는 것으로서 곧 큰 과보를 이루어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하늘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이미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휴식(休息:고요함)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휴식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휴식만을 생각한다.
‘휴식이란 마음과 뜻의 생각이 쉬고 의지와 성품이 조용하고 밝아지며, 또한 경솔하거나 사납지 않고, 항상 마음을 전일(專一)하게 하여 한가한 곳에서 지내기를 좋아하며, 언제나 방편을 구해 삼매 선정[三昧定]에 들어 뛰어난 광명이나 위로 오름을 탐하지 않으려고 생각하는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휴식을 생각하는 것으로서 곧 큰 과보를 이루어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휴식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이미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호흡의 들고남을[安般]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호흡의 들고남을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호흡이 들고나는 것만을 생각한다.
이른바 호흡이 들고난다는 것은, 만일 숨이 길 때에는 ‘지금 나의 숨은 길다’고 관해 알고, 만일 숨이 짧으면, 역시 마땅히 ‘지금 나의 숨은 짧다’고 관해 알며, 만일 숨이 매우 차가우면 또한 ‘지금 나의 숨은 차갑다’고 관해 알고, 만일 숨이 뜨거우면 역시 ‘지금 나의 숨은 뜨겁다’고 관해 안다. 그리고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두루 관해 안다. 만일 숨이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면 그 또한 ‘숨이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고 관한다. 마음을 쓰고 몸을 단속해 숨의 길고 짧음을 모두 다 알며, 숨의 나고 들어감을 찾아서 분별해 분명히 안다. 혹은 마음이 몸을 단속해 숨의 길고 짧음을 아는 것까지도 또한 알며, 숨의 길고 짧음을 세어 분별해 분명하게 아는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호흡의 들고남을 생각하는 것으로서 곧 큰 과보를 이루어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호흡의 들고남을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이미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몸[身]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몸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몸만을 생각한다.
이른바 몸만 생각한다는 것은 ‘모발ㆍ손톱ㆍ발톱ㆍ이ㆍ피부ㆍ살ㆍ힘줄ㆍ뼈ㆍ골수ㆍ쓸개ㆍ간ㆍ허파ㆍ심장ㆍ지라ㆍ신장ㆍ대장ㆍ소장ㆍ백직(白䐈)ㆍ방광ㆍ똥ㆍ오줌ㆍ백엽(百葉)ㆍ창(倉)ㆍ창자ㆍ위ㆍ포(脬)ㆍ오줌ㆍ눈물ㆍ가래침ㆍ콧물ㆍ고름ㆍ피ㆍ기름덩이ㆍ침ㆍ머리뼈ㆍ뇌수 등, 이 어느 것이 내 몸인가? 흙이라는 원소[地種]가 바로 그것인가, 물이라는 원소[水種]가 곧 그것인가, 불이라는 원소[火種]가 곧 그것인가, 바람이라는 원소[風種]가 곧 그것인가? 아비 종자와 어미 종자로 만들어진 것인가? 어디서 왔는가, 누가 만든 것인가?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은 장차 어디에 태어날 것인가?’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모든 비구들아, 이와 같은 것을 일러 ‘몸을 생각하는 것으로서 곧 큰 과보를 이루어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몸을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이미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죽음[死]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죽음만을 생각한다.
‘이른바 죽음이란,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며 온갖 갈래의 세계를 왕래하면서 목숨을 옮겨 멈추지 않는 것이다. 모든 감각기관은 허물어지고 흩어져 마치 썩은 나무처럼 되며, 목숨[命根]이 끊어지면 종족(宗族)은 서로 갈라져서 형체도 없고 소리도 없으며 또한 아무 모습도 없는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죽음을 생각하는 것으로서 문득 구족(具足)함을 얻고 곧 큰 과보를 이루어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죽음을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부처님과 법과 성중과
나아가 마지막으로 죽음을 생각하라 설하셨으니
비록 위의 것과 이름은 같으나
그 뜻은 제각기 다르니라.

주석
1 여래의 열 가지 힘을 말하는 것으로 첫째 여실(如實)하게 모든 이치와 이치 아님을 아는 힘[處非處智力], 둘째 여실하게 3세의 업(業)과 그 보(報)의 인과(因果) 관계를 아는 힘[業已熟智力], 셋째 모든 선정(禪定)과 삼매(三昧)의 순서와 깊고 얕음을 여실하게 아는 힘[靜慮解脫等持等至智力], 넷째 중생들의 능력이나 성질의 우열(優劣) 등을 여실하게 아는 힘[根上下智力], 다섯째 중생들의 요해단정(了解斷定)을 여실하게 아는 힘[種種勝解智力], 여섯째 중생들의 타고난 성품이나 소질(素質)등을 여실하게 아는 힘[種種界智力], 일곱째 인천(人天) 등의 모든 세계에 태어나게 되는 행(行)의 인과에 대하여 여실하게 아는 힘[遍趣行智力], 여덟째 과거세상의 여러 가지 일을 기억해 내어 여실하게 아는 힘[宿住隨念智力], 아홉째 천안(天眼)으로 중생이 죽고 나고 할 때와 미래생에 어디에 태어나는가를 여실하게 아는 힘[死生智力], 열째 스스로 모든 번뇌가 다하여 다음 생에는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또 다른 사람이 번뇌를 끊는 것을 여실하게 보아 아는 힘[漏盡智力]이다.
2 소승(小乘)의 4향(向) 4과(果)인 수다원향ㆍ수다원과ㆍ사다함향ㆍ사다함과ㆍ아나함향ㆍ아나함과ㆍ아라한향ㆍ아라한과의 성중을 말한다. 향과 과가 한 쌍이 되어 모두 4쌍이다.

증일아함경 제3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4. 제자품(弟子品)1)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聲聞) 중 제일가는 비구로서, 너그럽고 어질며 아는 것이 많아, 능히 잘 권유하고 교화하며 성중(聖衆)을 붙들어 기르면서 그 위의(威儀)를 잃지 않는 이는 바로 아야구린(阿若拘鄰)2) 비구요, 처음으로 법의 뜻을 받고 4제(諦)3)를 사유한 이도 바로 아야구린 비구이며, 능히 잘 권유하고 인도하여 사람들을 복으로 제도하는 이도 바로 우다이(優陀夷)4) 비구이다. 빨리 신통을 이루어 중간에 후회가 없는 이는 바로 마하남(摩訶男)5) 비구요, 항상 허공을 날아다니면서 발로 땅을 밟지 않는 이는 바로 선주(善肘) 비구이며, 허공을 타고 다니면서 교화하면서도 영화를 바라는 마음이 없는 이는 바로 바파(婆破) 비구이니라. 천상에 살기를 좋아하여 인간 세계에 살지 않는 이는 바로 우적(牛跡) 비구요, 항상 오로(惡露)와 같이 더럽다는 생각으로 관하는 이는 바로 선승(善勝)6) 비구이며, 네 가지를 공양하여 성중을 보양하는 이는 우류비가섭(優留毗迦葉)7) 비구요, 마음이 고요하여 모든 결(結:번뇌)을 항복 받은 이는 강가섭(江迦葉)8) 비구이며, 모든 법을 밝게 관찰해 조금도 집착이 없는 이는 바로 상가섭(象迦葉)9) 비구이니라.”
구린ㆍ우다이ㆍ마하남과
선주ㆍ바파까지 다섯이며
우적과 선승과
가섭 3형제에 대해 설하셨다.

[ 2 ]
“내 성문 중에 제일가는 비구로서, 얼굴이 단정하고 걸음걸이가 조용한 이는 바로 마사(馬師)10) 비구요, 지혜가 끝이 없어 모든 의심을 분명하게 푸는 이는 바로 사리불(舍利弗) 비구이며,신령스런 발을 가져 가볍게 들어 시방 곳곳을 날아다니는 이는 바로 마하목건련(摩訶目揵連) 비구요, 용맹스럽게 정진(精進)하여 고행을 견디어내는 이는 바로 이십억이(二十億耳)11) 비구이며, 얻기 어려운 행인 12두타(頭陀)12)를 행하는 이는 바로 마하가섭(摩訶迦葉) 비구이니라. 천안(天眼)이 제일이어서 시방을 두루 보는 이는 바로 아나율(阿那律)13) 비구요, 좌선하여 선정에 들어 마음이 어지럽지 않은 이는 바로 이왈(離曰)14) 비구이며, 능히 두루 권해 재강(齋講)을 베푸는 이는 바로 타라바마라(陀羅婆摩羅) 비구요, 스님이 거처할 방사(房舍)를 세워 초제승(招提僧)15)에게 주는 이는 바로 작은 타라바마라 비구이며, 귀하고 큰 종족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운 이는 바로 라타파라(羅吒婆羅)16) 비구요, 진리를 잘 분별해 도를 펴 연설하는 이는 바로 대가전연(大迦旃延) 비구이니라.”
마사(馬師)와 사리불과
구율(拘律)과 이십억이ㆍ가섭이며
아나율과 이왈과
마라ㆍ뢰타화라ㆍ가전연에 대해 말씀하셨다.

[ 3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산가지[籌]를 잘 받아 금지하는 법[禁法]을 어기지 않는 이는 군두파막(軍頭波漠)17) 비구요, 외도(外道)를 항복 받고 바른 도를 행하는 이는 바로 빈두로(賓頭盧)18) 비구이며, 병을 잘 보아 약을 주는 이는 바로 식(識) 비구요, 옷과 음식 등 네 가지를 공양하는 이도 바로 식 비구이다. 게송을 잘 지어 여래의 덕을 찬탄하는 이는 바로 붕기사(鵬耆舍)19) 비구요, 언론으로 밝게 분별해주어서 의심이 없게 하는 이도 바로 붕기사 비구이며, 4(辯才)20)를 얻어 아무리 어려운 질문을 받아도 곧 대답하는 이는 바로 마하구치라(摩訶拘絺羅) 비구이니라. 깨끗하고 조용한 곳에 거처하면서 대중들을 좋아하지 않는 이는 바로 견뢰(堅牢) 비구이고,걸식하고 욕(辱)을 잘 참아내면서 비바람을 피하지 않는 이는 바로 난제(難提) 비구이며, 혼자 고요히 앉아 오로지 도만을 생각하는 이는 바로 금비라(今毘羅)21) 비구니고, 한 번 앉아 한 번 먹고[一座一食]22) 자리를 옮기지 않는 이는 바로 시라(施羅) 비구이며, 세 가지 법의만을 가지고 먹고 쉬기를 여의지 않는 이는 바로 부미(浮彌)23) 비구이니라.”
군두(軍頭)와 빈두로(賓頭盧)와
식과 붕기사와 구치라이며
견뢰와 난제, 그리고
금비라ㆍ시라ㆍ부미에 대해 말씀하셨다.

[ 4 ]
“내 성문 중에 제일가는 비구로서, 나무 밑에서 좌선하면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이는 바로 호의이왈(狐疑離曰)24) 비구이고, 몸을 괴롭히면서 한데 앉아 비바람을 피하지 않는 이는 바로 바차(婆嗟)25) 비구이며, 혼자서 텅 비고 한가한 곳에 있기를 좋아하고 뜻을 집중하여 사유하는 이는 바로 타소(陀素)26) 비구이고, 다섯 가지 누더기 옷[五納衣]27)을 입고 호화롭게 장식하지 않는 이는 바로 니바(尼婆) 비구이며, 항상 무덤 사이를 좋아하고 대중들 속에 있지 않는 이는 바로 우다라(優多羅)28) 비구이고, 항상 풀 자리에 앉아 복밭이 되어 날마다 사람을 제도하는 이는 바로 노혜녕(盧醯寧) 비구이니라.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지 않고 땅만 보고 걸어가는 이는 바로 우겸마니강(優鉗摩尼江) 비구이고, 앉거나 일어나거나 다니거나 항상 삼매에 들어 있는 이는 바로 산제(刪提)29) 비구이고, 먼 나라에 유람하기를 좋아하고 사람들을 잘 가르치는 이는 바로 담마류지(曇摩留支)30) 비구이며, 성중(聖衆)을 모아서 법의 이치를 담론하기를 좋아하는 이는 바로 가루(迦淚)31) 비구이니라.”
호의와 바차리와
타소ㆍ니바ㆍ우다라와
노혜녕ㆍ우감마니강과
산제ㆍ담마류ㆍ가루에 대해 설하셨다.

[ 5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수명이 매우 길어 끝내 요사(夭死)하지 않는 이는 바로 바구라(婆拘羅)32) 비구이고, 언제나 한가한 곳에 있기를 좋아하여 대중들 속에 있지 않는 이도 바로 바구라 비구이며, 자세하게 설법하여 그 이치를 잘 분별해주는 이는 바로 만원자(滿願子:富樓那) 비구이고, 계율을 받들어 지켜서 범하지 않는 이는 바로 우바리(優波離) 비구이며, 믿음의 해탈[信解脫]을 얻어 마음에 망설임이 없는 이는 바로 바가리(婆迦利)33) 비구이고, 몸이 단정하여 세상과 다른 이는 바로 난다(難陀)34) 비구이며,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하고 마음이 변하여 바뀌지 않는 이도 바로 난다 비구이니라.
말재주가 넘쳐 쏟아져서 다른 이들의 의심을 시원하게 풀어 주는 이는 바로 바타(婆陀)35) 비구이고, 진리를 자세하게 설명해주어서 이치에 어긋나지 않게 하는 이는 바로 사니(斯尼) 비구이며, 좋은 옷 입기를 좋아하지만 행실이 본래 청정한 이는 바로 천수보리(天須菩提) 비구이고, 늘 후학(後學)들을 가르치기 좋아하는 이는 바로 난타가(難陀迦)36) 비구이며, 비구니 스님에게 계율을 잘 가르치는 이는 바로 수마나(須摩那) 비구이니라.”
바구라ㆍ만원자ㆍ우바리와
바가리와 난다와
바타ㆍ사니ㆍ천수보리와
난타가와 수마나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 6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공덕이 풍족하고 어디를 가든지 단점이 없는 이는 바로 시바라(尸婆羅)37) 비구이고, 온갖 행과 도품(道品)의 법을 원만하게 갖춘 이는 바로 우파선가란타자(優波先迦蘭陀子)38) 비구이며, 말하는 것이 온화하고 부드러워 남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는 이는 바로 바타선(婆陀先)39) 비구이고, 수식관[安般]을 닦고 오로(惡露)를 생각하는 이는 바로 마하가연나(摩訶迦延那) 비구이며, 나라고 하는 것은 덧없는 것임을 헤아려 마음에 생각이 없는 이는 바로 우두반(牛頭槃) 비구이고, 여러 가지로 논리를 펴서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이는 바로 구마라가섭(拘摩羅迦葉)40) 비구이니라.
다 떨어진 더러운 옷을 입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는 바로 면왕(面王)41) 비구이고,계율을 헐지 않고 글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이는 바로 라운(羅雲:羅睺羅) 비구이며, 신통의 힘으로써 잘 숨고 몸을 잘 감추는 이는 바로 반토(般免)42) 비구이고, 몸을 잘 변화해 여러 가지로 신통을 부리는 이는 바로 주리반토(周利般兎)43) 비구이니라.”
시바라ㆍ우파선가란타자와
바타선ㆍ가연나와
우두반ㆍ구마라가섭ㆍ면왕과
라운과 두 반토에 대해 말씀하셨다.

[ 7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큰 종족으로 부(富)하고 귀(貴)하면서 천성이 부드럽고 온화한 이는 바로 석왕(釋王) 비구이고, 걸식하기를 싫어하지 않고 끝없이 교화하는 이는 바로 바제바라(婆提波羅) 비구이며, 기력이 강성하여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도 바로 바제바라 비구이고, 음성이 맑고 트여 말소리가 범천(梵天)에까지 들리는 이는 바로 라바나바제(羅婆那婆提) 비구이며, 몸이 향기롭고 깨끗하여 그 향기가 사방에 풍기는 이는 앙가사(鴦迦闍) 비구이니라.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때를 알고 사물에 밝아 어디에 가나 의심이 없고 잘 기억하여 잊지 않으며, 많이 들어 아는 게 많고 어른을 잘 받드는 이는 바로 아난(阿難) 비구이고, 옷을 잘 차려 입고 길을 걸을 때에 그림자를 자주 돌아보는 이는 바로 가지리(迦持利) 비구이며, 여러 임금들이 공경히 대접하고 많은 신하들이 존경하는 이는 바로 월광(月光)44) 비구이고, 하늘 신의 받들어 모심을 받아 아침마다 인사를 받는 이는 바로 수제(輸提)45) 비구이며, 사람 형상을 버리고 하늘 모양을 본뜨는 이도 바로 수제 비구이고, 하늘 스승의 인도를 받아 바른 법을 배우는 이는 바로 천(天) 비구이며, 자기 전생의 수없이 많은 겁(劫) 동안의 일을 기억하는 이는 바로 과의(菓衣) 비구이니라.”
석왕과 바제바라와
라바나바제ㆍ앙가사와
아난ㆍ가지리ㆍ월광과
수제ㆍ천ㆍ과의에 대해 말씀하셨다.

[ 8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성품이 영리하고 지혜가 너무 깊어 알기 힘든 이는 바로 앙굴마(鴦掘魔)46) 비구이고, 마(魔)와 외도(外道)의 삿된 업을 잘 항복 받는 이는 바로 승가마(僧迦摩)47) 비구이며, 수삼매(水三昧)에 드는 것을 어렵게 여기지 않는 이는 바로 질다사리불(質多舍利弗)48) 비구이고, 아는 것이 많아 남의 존경을 받는 이도 바로 질다사리불 비구이며, 화(火)삼매에 들어 시방을 두루 비추는 이는 바로 선래(善來)49) 비구이고, 용(龍)을 항복 받아 3존(尊)50)을 받들게 한 이는 바로 나라타(那羅陀)51) 비구이니라.
귀신을 항복 받아 악(惡)을 고치고 선(善)을 닦게 하는 이는 바로 귀타(鬼陀)52) 비구이고, 건답화(乾沓和:乾達婆)를 항복 받아 착한 행을 부지런히 행하게 하는 이는 바로 비로차(毘盧遮) 비구이며, 항상 공정(公定)을 좋아하고 공의 이치를 분별하여 해설하는 이는 바로 수보리(須菩提) 비구이고, 비고 고요하고 미묘한 덕업(德業)에 뜻을 두고 있는 이도 수보리 비구이며, 무상정(無想定)을 닦아 온갖 생각을 버리는 이는 바로 기리마난(耆利摩難)53) 비구고, 무원정(無願定)에 들어 뜻이 어지럽지 않은 이는 바로 염성(焰盛) 비구이니라.”
앙굴마ㆍ 승가마와
질다사리불ㆍ 선래ㆍ나라타와
열차(閱叉:귀타)ㆍ부로차(浮盧遮:毘盧遮)와
선업(善業:須菩提)ㆍ기리마난ㆍ염성에 대해 말씀하셨다.

[ 9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자삼매(慈三昧)에 들어 마음에 성냄이 없는 이는 바로 범마달(梵摩達)54) 비구이고, 비삼매(悲三昧)에 들어 본래 업을 성취한 이는 바로 수심(須深)55) 비구이며, 기뻐하는 행의 덕을 얻어 여러 갈래 생각이 없는 이는 바로 사미타(娑彌陀)56) 비구이고, 항상 마음을 지키고 보호하여 뜻을 놓아 버리지 않는 이는 바로 약파가(躍波迦) 비구이며,염성(焰盛)삼매를 닦아 끝내 해탈(解脫)57)하지 않는 이는 바로 담미(曇彌)58) 비구이니라. 말씨가 추하고 거칠어 높고 귀한 이를 가리지 않는 이는 바로 비리타바차(比利陀婆遮)59) 비구이고, 금광(金光)삼매에 드는 이도 비리타바차 비구이며, 금강(金剛)삼매에 들어 있어서 무너뜨릴 수 없는 이는 바로 무외(無畏)60) 비구이고, 주장이 확실하여 겁내거나 나약하지 않는 이는 바로 수니다(須泥多)61) 비구이며, 항상 고요함을 좋아하여 마음이 어지러운 곳에 있지 않는 이는 바로 타마(陀摩) 비구이고, 이치로는 이길 수 없어 끝내 항복 받을 수 없는 이는 바로 수라타(須羅陀)62) 비구이니라.”
범마달과 수심마(須深摩)와
사미타ㆍ약파가ㆍ담미며
비리타바차와 무외와
수니다ㆍ타마ㆍ수라타에 대해 말씀하셨다.

[ 10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별에 대하여 분명하게 알아 길흉(吉凶)을 점쳐 미래를 미리 아는 이는 바로 나가파라(那伽波羅)63) 비구이고, 항상 삼매를 좋아하여 선정의 즐거움으로 밥을 삼는 이는 바로 바사타(婆私吒)64) 비구이며, 항상 기쁨으로 밥을 삼는 이는 바로 수야사(須夜奢) 비구이고, 항상 인욕을 하여 어떤 대상[對]이 와도 일어나지 않는 이는 바로 만원성명(滿願盛明) 비구이니라.
또 일광(日光)삼매를 닦아 익히는 이는 바로 미해(彌奚)65) 비구이고, 산술(算術)에 밝아 조금의 오차도 없는 이는 바로 니구류(尼拘留)66) 비구이며, 평등한 지혜[等智]를 분별해 말해주어 언제나 잊지 않게 하는 이는 바로 녹두(鹿頭)67) 비구이고, 뇌전(雷電)삼매를 얻어 두려움을 품지 않는 이는 바로 지(地)68) 비구이며, 몸의 근본을 관찰하여 깨달은 이는 바로 두나(頭那)69) 비구이고, 최후에 깨달아 누진통(漏盡通)을 얻은 이는 바로 수발(須拔)70) 비구이니라.”
나가파라ㆍ바사타ㆍ수야사와
미해ㆍ니구류이며
녹두ㆍ뇌전ㆍ지ㆍ두나에 대해 말씀하셨고
수발은 맨 뒤에 말씀하셨다.

이상 1백 명의 성현(聖賢)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였다.

5. 비구니품(比丘尼品)

[ 1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니로서, 오랫동안 출가하여 도를 배워 국왕의 존경을 받은 이는 바로 대애도구담미(大愛道瞿曇彌)71) 비구니이고, 지혜롭고 총명한 이는 바로 참마(讖摩)72) 비구니이며, 신족(神足)이 으뜸이어서 모든 신들을 감동시키는 이는 바로 우발화색(優鉢華色)73) 비구니이고, 두타법(頭陀法)의 11한애(限碍:不踰越)를 행하는 이는 바로 기리사구담미(機梨舍瞿曇彌)74) 비구니이며, 천안(天眼)이 으뜸이어서 걸림 없이 비추어보는 이는 바로 사구리(奢拘梨)75) 비구니이니라. 앉아 참선해 선정에 들어 마음이 흩어지지 않는 이는 바로 사마(奢摩)76) 비구니이고, 이치를 분별해 널리 도의 가르침을 펴는 이는 바로 파두란사나(巴豆蘭闍那) 비구니이며, 계율을 받들어 잘 지켜서 범하지 않는 이는 바로 파라차나(波羅遮那)77) 비구니이고, 신해탈(信解脫)을 얻어 다시는 물러나지 않는 이는 바로 가전연(迦旃延)78) 비구니이며, 4변재(辯才)를 얻어 두려워하지 않는 이는 바로 최승(最勝) 비구니이니라.”
대애도와 참마와
우발라색과 기리사구담미,
사구리ㆍ사마ㆍ파두란사나와
파라차나ㆍ가전연ㆍ최승에 대해 말씀하셨다.

[ 2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니로서, 자기 전생의 수 없는 겁 동안의 일을 아는 이는 바로 발타가비리(拔陀迦毘離)79) 비구니이고, 얼굴이 단정하여 남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이는 바로 혜마사(醯摩闍) 비구니이며, 외도를 항복 받아 바른 교를 세우는 이는 바로 수나(輸那)80) 비구니이고, 이치를 분별하여 널리 갈래[分部]를 설명하는 이는 바로 담마제나(曇摩提那)81) 비구니이니라. 몸에 더러운 옷을 입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는 바로 우다라(優多羅) 비구니이고,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하고 그 마음이 한결같은 이는 바로 광명(光明) 비구니이며, 옷을 잘 바로잡아 언제나 법다운 이는 바로 선두(禪頭)82) 비구니이고, 여러 가지를 토론하되 의심나는 곳이나 걸림이 없는 이는 바로 단다(檀多)83) 비구니이며, 게송을 잘 지어 여래의 덕을 찬탄한 이는 바로 천여(天與) 비구니이고, 많이 듣고 널리 알며 은혜로 아랫사람을 대접하는 이는 바로 구비(瞿卑) 비구니이니라.”
발타가비리ㆍ혜마사ㆍ수나와
담마나제ㆍ우다라와
광명ㆍ선두ㆍ단다와
천여와 구비에 대해 말씀하셨다.

[ 3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니로서, 항상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 살고 사람들 속에 살지 않는 이는 바로 무외(無畏)84) 비구니이고, 몸을 괴롭히며 걸식하면서 귀천(貴賤)을 가리지 않는 이는 바로 비사가(毘舍佉)85) 비구니이며, 어떤 곳에 한 번 앉으면 끝내 옮기지 않는 이는 바로 발타바라(拔陀婆羅) 비구니이고, 두루 다니며 구걸하면서 사람을 널리 제도하는 이는 바로 마로가리(摩怒呵利) 비구니이며, 도과(道果)를 빨리 이루어 중간에서 지체하지 않는 이는 바로 타마(陀摩) 비구니이고, 세 가지 법의를 가져 끝내 버리지 않는 이는 바로 수타마(須陀摩) 비구니이니라.
항상 나무 밑에 앉아 뜻을 바꾸지 않는 이는 바로 협수나(王劦須那) 비구니이고, 늘 한데[露地]에 있으면서 덮개[覆蓋]를 생각하지 않는 이는 바로 사타(奢陀) 비구니이며, 텅 비어 고요한 곳을 좋아하여 사람들 속에 있지 않는 이는 바로 우가라(優迦羅) 비구니이고, 항상 풀 자리[草蓐]에 앉아 화려함을 나타내지 않는 이는 바로 이나(離那) 비구니이며, 다섯 가지 누더기 옷을 입고 차례로 걸식[分衛]하는 이는 바로 아노파마(阿奴波摩)86) 비구니이니라.”
무외ㆍ비사카와
발타바라ㆍ마로가리와
단수단(檀須檀)87)ㆍ협수나ㆍ사타와
우가라ㆍ이나ㆍ아노파마에 대해 말씀하셨다.

[ 4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니로서, 쓸쓸한 무덤 사이를 좋아하는 이는 바로 우가마(優迦摩) 비구니이고,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을 많이 내어 생물(生物)들을 가엾이 여기는 이는 바로 청명(淸明) 비구니이며, 도에 이르지 못한 중생을 슬피 여기는 이는 바로 소마(素摩) 비구니이고, 도를 얻은 이가 있으면 기뻐하고 소원이 일체에 미치게 하는 이는 바로 마타리(摩陀利) 비구니이며, 모든 행을 단속하고 지켜서 뜻이 멀리 떠나지 않게 하는 이는 바로 가라가(迦羅伽) 비구니이니라.
공(空)을 지키고 부질없는 것이라고 고집하여 존재함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이는 바로 제바수(提婆修) 비구니이고, 마음이 생각 없음[無想]을 좋아하여 모든 집착을 버린 이는 바로 일광(日光) 비구니이며, 원(願)하는 게 없는 것을 닦아 익혀 마음으로 항상 넓게 제도하는 이는 바로 말나바(末那婆) 비구니이고, 모든 법에 의심이 없어 한량없이 많은 사람을 제도하는 이는 바로 비마달(毘摩達) 비구니이며, 진리를 널리 설명해 심오한 법을 분별해주는 이는 바로 보조(普照) 비구니이니라.”
우가마ㆍ청명ㆍ소마와
마타리ㆍ가라가ㆍ제바수와
일광과 말나바와
비마달과 보조에 대해 말씀하셨다.

[ 5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니로서, 마음으로 욕된 것을 참기를 마치 땅이 모든 것을 수용(受容)하는 것처럼 하는 이는 바로 담마제(曇摩提) 비구니이고, 사람을 잘 교화해 시주 모임[檀會]을 만들게 하는 이는 바로 수야마(須夜摩) 비구니이며, 평상 자리를 준비하는 이도 또한 수야마 비구니이고, 마음이 아주 쉬어져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이는 바로 인타사(因陀闍) 비구니이며,모든 법을 관찰하여 분명하게 알되 만족할 줄 모르는 이는 바로 용(龍) 비구니이니라.
뜻이 굳세고 용맹스러워 더러운데 물들지 않는 이는 바로 구나라(拘那羅) 비구니이고, 수(水)삼매에 들어 일체를 두루 적시는 이는 바로 바수(婆須) 비구니이며, 염광(焰光)삼매에 들어 모든 중생들을 두루 다 비추는 이는 바로 항제(降提) 비구니이고, 오로(惡露)의 더러움을 관(觀)하여 연기(緣起)를 분별하는 이는 바로 차바라(遮波羅) 비구니이며, 모든 사람들의 모자라는 것을 공급해주어 양육하는 이는 바로 수가(守迦)88) 비구니이고, 내 성문들 중에서 최후로 제일가는 비구니는 바로 발타군타라구이국(拔陀軍陀羅拘夷國)89) 비구니이니라.”
담마제와 수야마와
인타사ㆍ용ㆍ구나라와
바수ㆍ항제ㆍ차바라와
수가ㆍ발타군타라구이국에 대해 말씀하셨다.

이상 50비구니에 대하여 위와 같이 자세히 말씀하셨다.

6. 청신사품(淸信士品)

[ 1 ]
“내 제자 중에 제일가는 우바새로서, 처음으로 법의 약[法藥]을 얻고 성현의 진리를 깨달은 이는 바로 삼과(三果)의 장사꾼90)이고, 지혜가 제일인 이는 바로 질다(質多)91) 장자(長者)이며, 신덕(神德)이 제일인 이는 바로 건제아람(犍提阿藍)이고, 외도를 항복 받은 이는 바로 굴다(掘多) 장자이다. 심오한 법을 잘 설명하는 이는 바로 우파굴(優波掘) 장자이고, 늘 앉아서 참선하며 사유하는 이는 바로 가치아라바(呵侈阿羅婆)92)이며, 마(魔)의 궁전을 항복 받은 이는 바로 용건(勇健)93) 장자이고, 복과 덕이 풍성하고 원만한 이는 바로 사리(闍利) 장자이며, 큰 시주의 주인공은 바로 수달(須達)94) 장자이고, 일가친척이 많은 이는 바로 민토(泯兎)95) 장자이니라.”
삼과ㆍ질다ㆍ건제아람과
굴다ㆍ우파굴ㆍ가치아라바와
용건ㆍ사리ㆍ수이며
민토까지 모두 열이 된다.

[ 2 ]
“내 제자 중의 제일가는 우바새로서, 이치 묻기를 좋아하는 이는 바로 생루(生漏)96) 바라문이고, 근기가 영리하고 통해 밝은 이는 바로 범마유(梵摩兪)이며, 모든 부처님들께서 신임하는 사자는 바로 어마마납(御馬摩納)이고, 몸에 대해 생각하기를 ‘나라는 것은 없다’고 여기는 이는 바로 희문금(喜聞笒) 바라문이며, 논리로는 이길 수 없는 이는 바로 비구(毘裘) 바라문이고, 게송을 잘 짓고 외우는 이는 바로 우파리(優波離)97) 장자이며, 말을 빨리 하는 이도 바로 우파리 장자이니라. 좋은 보배를 기꺼이 주고 아까워하는 마음이 없는 이는 바로 수제(殊提) 장자이고, 선(善)의 근본을 이룩한 이는 바로 우가비사리(優迦毘舍離)이며, 미묘한 법을 잘 설명하는 이는 바로 최상무외(最上無畏) 우바새이고, 두려움이 없이 설법하고 사람의 성질을 잘 살피는 이는 바로 두마대장(頭摩大將) 영비사리(領毘舍離)이니라.”
생루ㆍ범마유와
어마마납ㆍ희문금과
비구ㆍ우파리와
수제ㆍ우가비사리ㆍ최상무외ㆍ두마에 대해 말씀하셨다.

[ 3 ]
“내 제자 중에 제일가는 우바새로서, 항상 자비한 마음 베풀기를 좋아하는 바로 비사왕(毘舍王)98)이고, 보시를 아주 조금 하는 이는 바로 광명왕(光明王)99)이며, 선(善)한 근본을 건립한 이는 파사닉왕(波斯匿王)100)이고, 근원도 없이 좋은 믿음을 얻었다 하여 기뻐한 이는 바로 아사세왕(阿闍世王)101)이며,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향해 뜻이 변하지 않는 이는 바로 우전왕(優塡王)102)이고, 바른 법을 받들어 섬기는 이는 바로 월광왕자(月光王子)이니라.
성중(聖衆)을 받들어 공양하되 뜻이 항상 평등한 이는 바로 조기원(造祇洹)왕자103)이고, 항상 남을 제도하기를 좋아하고 자기 자신만을 위하지 않는 이는 바로 사자(師子)왕자이며, 남을 잘 공경하고 받들되 높고 낮은 이의 차별이 없는 이는 바로 무외(無畏) 왕자이고, 얼굴이 단정하여 남보다 뛰어난 이는 바로 계두(雞頭) 왕자이니라.”
비사왕ㆍ광명왕과
파사닉왕ㆍ아사세왕과
월광왕자ㆍ기원왕자ㆍ우전왕과
사자왕자ㆍ무외왕자ㆍ계두왕자에 대해 말씀하셨다.

[ 4 ]
“내 제자 중에 제일가는 우바새로서, 항상 자애로운 마음[慈心]을 실천하는 이는 바로 불니(不尼) 장자이고, 마음속에 항상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悲心]을 내는 이는 바로 석가 종족인 마하납(摩訶納)104)이며, 항상 기뻐하는 마음[喜心]을 실천하는 이는 바로 석가 종족인 발타(拔陀)이고, 항상 보호하는 마음[護心:捨心]을 실천하여 착한 행을 잃지 않는 이는 바로 비사선(毘闍先) 우바새이며, 욕됨을 잘 참는 이는 바로 사자(師子)105) 대장이니라.
여러 가지 논리를 잘 펴는 이는 바로 비사어(毘舍御)106) 우바새이고, 성현의 침묵을 잘 행하는 이는 바로 난제바라(難提婆羅)107) 우바새이며, 착한 행[善行]을 부지런히 닦고 중단하지 않는 이는 바로 우다라(優多羅)108) 우바새이고,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하고 조용해진 이는 바로 천마(天摩) 우바새이며, 내 제자 중에서 맨 마지막으로 깨달은 이는 바로 구이나마라(拘夷那摩羅)이니라.”
불니와 마하납과
발타와 비사선과
사자ㆍ비사어ㆍ난제바라와
우다라ㆍ천마ㆍ구이나마라에 대해 말씀하셨다.

이상 40명의 우바새에 대하여 모두 자세하게 설명하셨다.

7. 청신녀품(淸信女品)

[ 1 ]
“내 제자 중에 제일가는 우바사(優婆斯)109)로서, 처음으로 도를 받아 깨달은 이는 바로 난타난타바라(難陀難陀婆羅)110) 우바사이고, 지혜가 제일인 이는 바로 구수다라(久壽多羅)111) 우바사이며, 항상 좌선(坐禪)하기를 좋아하는 이는 바로 수비야녀(須毘耶女)112) 우바사이고, 지혜가 밝은 이는 바로 비부(毘浮) 우바사이다.
설법을 잘하는 이는 앙갈사(鴦竭闍) 우바사이고, 경문(經文)의 뜻을 잘 연설하는 이는 바로 발타사라수염마(跋陀娑羅須焰摩) 우바사이며,외도를 항복 받은 이는 바로 바수타(婆修陀) 우바사이고, 음성이 맑고 트인 이는 바로 무우(無憂) 우바사이며, 여러 가지로 논리를 잘 전개하는 이는 바로 바라타(婆羅陀) 우바사이고, 용맹스럽게 정진하는 이는 바로 수두(須頭) 우바이니라.”
난타난타바라와 구수와
수비야녀ㆍ비부ㆍ앙갈사와
발타사라수염마ㆍ바수타113)ㆍ무우와
바라타ㆍ수두에 대해 말씀하셨다.

[ 2 ]
“내 제자 중에 제일가는 우바사로서, 여래를 공양한 이는 바로 마리(摩利)114) 부인(夫人)이고, 바른 법을 받들어 섬기는 이는 바로 수뢰바(須賴婆) 부인이며, 성중을 공양한 이는 바로 사미(捨彌) 부인이고, 현재ㆍ미래ㆍ과거의 어진 선비를 우러러 본 이는 바로 월광(月光) 부인이며, 보시[檀越]에 으뜸인 이는 바로 뇌전(雷電) 부인이고, 항상 자(慈)삼매를 실천하는 이는 바로 마하광(摩訶光)115) 우바사이며, 불쌍히 여겨 가엾이 생각하는 마음을 실천하는 이는 바로 비제(毘提)116) 우바사이고, 기뻐하는 마음[喜心]을 끊지 않는 이는 바로 발제(拔提)117) 우바사이며, 업(業)을 지켜 보호하기를 실천하는 이는 바로 난다(難陀)의 어머니118)인 우바사이고, 신해탈(信解脫)을 얻은 이는 조요(照曜) 우바사이니라.”
마리와 수뢰바와
사미ㆍ월광ㆍ뇌전과
대광(大光:摩訶光)ㆍ비제와
발제ㆍ난다모(難陀母)ㆍ조요에 대해 말씀하셨다.

[ 3 ]
“내 제자 중에 제일가는 우바사로서, 항상 인욕(忍辱)을 실천하는 이는 바로 무우(無優) 우바사이고, 공(空)삼매119)를 닦는 이는 바로 비수선(毘讎先) 우바사이며, 무상(無想)삼매120)를 닦는 이는 바로 우나타(優那陀) 우바사이고, 무원(無願)삼매를 닦는 이는 바로 무구(無垢)121) 우바사이며, 남을 가르치기를 좋아하는 이는 시리(尸利) 부인인 우바사이고, 계율을 잘 지키는 이는 앙갈마(鴦竭摩) 우바사이니라.
얼굴 모습이 단정한 이는 바로 뇌염(雷焰) 우바사이고,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하고 조용한 이는 바로 최승(最勝) 우바사이며, 많이 듣고 널리 아는 이는 바로 니라(泥羅) 우바사이고, 송게(頌偈)122)를 잘 짓는 이는 바로 수달(須達)의 딸 수마가제(脩摩伽提)123) 우바사이며, 겁내고 연약하지 않는 이도 바로 수달의 딸이고, 내 성문(聲聞) 가운데서 최후에 깨달은 우바사는 바로 람(藍) 우바사이니라.”
무우와 비수선과
우나타ㆍ무구ㆍ시리와
앙갈마ㆍ뇌염ㆍ최승과
니라ㆍ수마가ㆍ람에 대해 말씀하셨다.

이 30명의 우바사에 대하여 위에서와 같이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8. 아수륜품(阿須倫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몸은 아수륜왕(阿須倫王)보다 더 큰 것은 없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아수륜의 몸은 폭과 길이가 각각 8만 4천 유순(由旬)이고, 입의 가로와 세로는 1천 유순이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혹 때로 아수륜왕이 해에 부딪쳐 범(犯)하고자 할 때에는 몸을 갑절로 크게 변화하여 16만 8천 유순으로 변신해 가지고 해와 달 앞에 머무른다. 해와 달의 왕은 그것을 보고 나서는 각기 두려운 마음을 품고 제 자리에 편히 있지 못한다. 왜냐하면 아수륜은 그 형상이 매우 무섭게 생겨서 저 해와 달의 왕은 두려운 마음을 품고 광명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수륜은 감히 앞으로 나아가 해와 달을 잡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해와 달의 위엄과 덕에는 큰 신력(神力)이 있고 수명도 매우 길며, 얼굴이 단정하고 끝없는 즐거움을 누리며, 그 수명의 길기는 1겁이나 되기 때문이다. 또 그 사이에 중생의 복은 해와 달로 하여금 아수륜에게 부딪쳐 괴로움을 받지 않게 한다. 그때 아수륜은 근심에 잠겨 곧 거기서 사라진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폐마(弊魔) 파순(波旬)은 항상 너희들 뒤에 있으면서 방편을 구해 너희들의 선근(善根)을 파괴하여 없애려고 노력하여, 곧 매우 묘하고 기이한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과 섬세하고 보드라운 촉감을 만들어 모든 비구들의 마음을 어지럽히려고 한다. 파순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이제 저들과 만나서 비구들이 눈으로 잘못을 저지르는 틈을 엿보리라. 또 귀ㆍ코ㆍ혀ㆍ몸ㆍ뜻으로 잘못을 저지르는 틈을 엿보리라.’
그때 비구들이 비록 매우 즐거운 여섯 가지 욕정(欲情)을 보더라도 마음에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으면 폐마(弊魔) 파순은 근심에 잠겨 곧 물러갈 것이다. 그 까닭은 다살아갈(多薩阿竭:如來)ㆍ아라하(阿羅呵:應供)의 위신력 때문이다. 왜냐하면 또 그것은 비구들이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과 섬세하고 보드라운 촉감의 법을 가까이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비구는 항상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한다. 남의 보시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렵게 생각해야 할 일이다. 그것을 잘 소화하지 못하면 틀림없이 다섯 갈래 세계에 떨어져 위없는 바르고 진실한 도에 이르지 못한다. 반드시 전일(專一)한 마음으로 거두지 못한 것은 거두고 얻지 못한 것은 얻으며, 제도되지 못한 이는 제도하고 깨닫지 못한 이는 깨닫게 하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보시가 없더라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내지 말고, 이미 보시가 있을 때에는 곧 잘 소화하여 물들거나 집착하지 말라.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사람들을 이익 되게 하고 중생들을 안온하게 하며, 세상의 뭇 생명을 가엾이 여기고 천상(天上)과 인간으로 하여금 모두 복을 얻게 하려고 한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이른바 다살아갈(多薩阿竭:如來)ㆍ아라하(阿羅呵:應供)ㆍ삼야삼불(三耶三佛:等正覺)이시다. 이것을 일러 어떤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사람들을 이익 되게 하고 중생들을 안온하게 하며, 세상의 숱한 생명을 가엾이 여기고 천상과 인간으로 하여금 모두 복을 얻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여래의 처소에서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곧바로 그는 도에 든 채로 세상에 살며, 또 2제(諦)124)와 3해탈문(解脫門)125)ㆍ4제진법(諦眞法)126)ㆍ5근(根)127)ㆍ6사견멸(邪見滅)ㆍ7각의(覺意)128)ㆍ현성(賢聖)의 8도품(道品)129)ㆍ9중생거(衆生居)130)ㆍ여래의 10력[如來十力]ㆍ11자심해탈(慈心解脫)도 곧 세상에 출현하게 된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이른바 다살아갈(多薩阿竭:如來)ㆍ아라하(阿羅呵:應供)ㆍ삼야삼불(三耶三佛:等正覺)이시다. 이것을 일러 한 사람이 세상에 나타나면 곧바로 그는 도에 든 채로 세상에 살며, 또 2제와 3해탈문ㆍ4제진법ㆍ5근ㆍ6사견멸ㆍ7각의ㆍ현성의 8도품ㆍ9중생거ㆍ여래의 10력ㆍ11자심해탈도 곧 세상에 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여래의 처소에서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곧 지혜의 광명이 세상에 출현한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이른바 다살아갈(多薩阿竭:如來)ㆍ아라하(阿羅呵:應供)ㆍ삼야삼불(三耶三佛:等正覺)이시다. 이것을 일러 한 사람이 세상에 출현나면 곧바로 지혜의 광명이 세상에 출현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믿는 마음으로 부처님께 향하고 기울거나 비뚤어짐이 없게 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매우 깜깜한 무명(無明)이 곧 저절로 사라진다. 그때 어리석은 범부들은 그 무명에 결박되어 나고 죽고 하면서 자신이 가는 곳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서 뒷세상으로 빙빙 돌며 가고 오고 하면서, 겁(劫)에서 겁에 이르도록 해탈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일 다살아갈(多薩阿竭:如來)ㆍ아라하(阿羅呵:應供)ㆍ삼야삼불(三耶三佛:等正覺)께서 세상에 출현하실 때라면 매우 깜깜한 무명이 곧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마땅히 모든 부처님을 생각하고 받들어 섬겨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곧 37품(品:助道品)이 세상에 출현한다. 어떤 것이 37품인가?
이른바 4의지(意止)ㆍ4의단(意斷)ㆍ4신족(神足)ㆍ5근(根)ㆍ5력(力)ㆍ7각의(覺意)ㆍ8진행(眞行)131)이니, 이것이 곧 세상에 출현한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이른바 다살아갈(多薩阿竭:如來)ㆍ아라하(阿羅呵:應供)ㆍ삼야삼불(三耶三佛:等正覺)이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항상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고,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인민(人民)의 무리들은 대부분 근심을 품게 될 것이요 하늘과 사람들은 모두 덮개[蔭覆:보호막]를 잃을 것이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이른바 다살아갈(多薩阿竭:如來)ㆍ아라하(阿羅呵:應供)ㆍ삼야삼불(三耶三佛:等正覺)이시다. 이것을 일러 한 사람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인류는 근심에 잠길 것이요, 하늘과 사람들은 모두 덮개를 잃은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만일 여래께서 세상에서 사라지면 37품(品)도 모두 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항상 부처님을 받들어 섬겨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세상에 나타나면, 그때 하늘과 인민들은 문득 그 광명을 입어, 곧 믿는 마음이 생기고, 계율ㆍ보시ㆍ지혜도 오히려 원만해져서 마치 더러운 티끌이 없는 맑은 가을에 둥근 달빛이 널리 비치는 것과 같이 될 것이다. 이 또한 그와 같아서 만일 다살아갈ㆍ아라하ㆍ삼야삼불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면 하늘과 사람들은 문득 그 광명을 입어, 곧 믿는 마음이 생기고 계율ㆍ보시ㆍ지혜가 마치 달이 원만하여 일체를 두루 비추는 것과 같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항상 부처님을 받들어 섬겨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세상에 나타나면, 그때 하늘과 인민들은 모두 다 불꽃처럼 왕성해지고 세 갈래 나쁜 세계의 중생들은 곧 저절로 줄어들 것이다. 그것은 마치 거룩한 왕이 나라 경계를 다스릴 때에는 그 나라 안의 백성들은 불꽃처럼 왕성해지고 이웃 나라의 힘은 약해지는 것과 같다. 그와 같아서 만일 다살아갈ㆍ아라하ㆍ삼야삼불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면 세 갈래 나쁜 세계는 곧 저절로 줄어들 것이다. 이와 같아서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부처님을 향하여 믿음을 가져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어느 누구도 그와 더불어 동등할만한 이가 없고 그와 같이 본보기로서 법이 될 만하지 못하며, 독보적인 존재라서 짝이 될 만한 이가 없고, 또 그와 짝할 만한 사람도 없어, 어떤 하늘이나 인민들 어느 누구도 그에게 미칠 만한 이가 없으며, 믿음ㆍ계율ㆍ보시ㆍ지혜에 있어서도 그에 미칠 이가 아무도 없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이른바 다살아갈ㆍ아라하ㆍ삼야삼불이시다. 이것을 일러 한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어느 누구도 그와 더불어 동등할만한 이가 없고 그와 같이 본보기로서 법이 될 만하지 못하며, 독보적인 존재라서 짝이 될 만한 이가 없고 또 그와 짝할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서 어떤 하늘이나 인민들 어느 누구도 그에게 미칠 만한 이가 없으며, 믿음ㆍ계율ㆍ보시ㆍ지혜를 모두 완전히 갖춘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부처님을 믿고 공경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아수라와 유익한 한 가지 도와
광명과 또 어두움,
도품(道品)ㆍ사라짐ㆍ믿음과
치성(熾盛)하여 견줄 데 없는 이에 대해 말씀하셨다.

주석
1 참고 경전으로는 송(宋)의 법현(法賢)이 한역한 『불설아라한구덕경(佛說阿羅漢具德經)』이 있다.
2 팔리어로는 Aññta Koṇḍaññ라고 하며, 또는 아야교진녀(阿若憍陳如)로 음역하기도 한다. 교진여는 성(姓)이며 부처님께서 녹야원에서 처음 법륜을 굴리실 적에 부처님의 제도를 받고 제일 먼저 깨달은 사람이다.
3 4제진법(諦眞法)이라고도 하며,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 4성제(聖諦)를 말한다.
4 팔리어로는 Udyin라고 하며, 가류타이(迦留陀夷)의 본명이다. 이를 번역하면 흑광(黑光)ㆍ흑요(黑曜)ㆍ기시(起時)라고 번역한다. 피부가 검고 빛나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5 팔리어로는 Mahnma이며, 마하나미(摩訶那彌)로 표기하기도 한다. 번역하여 대명(大名)이라 하며, 부처님께서 성도(成道)하신 후에 최초로 제도 받은 5비구의 하나이다.
6 발제리가(跋提梨迦)라고 쓰기도 하며, 부처님 성도 후에 제일 먼저 제도 받은 5비구의 한 사람이다.
7 팔리어로는 Uruvela-kassapa라고 하며, 또는 우루빈나가섭(優樓頻那迦葉)으로 표기하기도 하고 번역하여 목과림가섭(木瓜林迦葉)이라 한다. 그 이름의 의미에 세 가지 뜻이 있는데 그의 부모가 목과림에 기도하여 낳았다고 하여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하기도 하고, 또는 가슴이 목과처럼 부풀어 있다 하여 그렇게 이름하였다고 하기도 하며, 또는 목과림에서 수행하였다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기도 한다. 3가섭의 한 사람으로 원래는 불을 숭배하던 외도였다.
8 팔리어로는 Nadī-kassapa로 쓰며, 또는 나제가섭(那提迦葉)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번역하여 하(河)가섭 또는 강(江)가섭이라 한다. 이 사람은 나제하(那提河)라는 강가에서 수행하여 득도하였으며 우루빈나가섭의 동생이다.
9 팔리어로는 Gay-kassapa이라 하며, 또는 가야가섭(伽耶迦葉)ㆍ가이가섭(伽夷迦葉)으로 쓰기도 한다. 가야산(伽耶山)에 살았다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며, 우루빈나가섭과 나제가섭의 동생으로 이 3인을 3가섭이라고 한다.
10 팔리어로는 Assaji라 한다. 또는 아설시(阿說示)ㆍ아습박씨다(阿濕縛氏多)로 표기하기도 하며, 번역하여 마승(馬勝)ㆍ마사(馬師)라 하는데 이는 그의 거동이 단정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녹야원에서 처음 법륜을 굴리실 적에 최초로 제도 받은 5비구의 하나이다.
11 팔리어로는 Śoṇa-Kolivīsa라 한다. 부처님 재세(在世) 시에 아라한과를 얻은 비구로서 발 아래 털의 길이가 두 치[寸]이고 발로 땅을 밟지 않아 제자 중에 정진 제일로 알려진 사람이다.
12 의(衣)ㆍ식(食)ㆍ주(住)에 대한 탐착(貪着)을 떨어버리고 심신(心身)을 수련하는 것을 말한다.
13 팔리어로는 Anuruddha라고 한다. 또는 아누루타(阿★樓馱)ㆍ아이로타(阿儞嚕馱)라고 음역하기도 하고 번역하여 무멸(無滅)ㆍ여의(如意)ㆍ무탐(無貪)이라고 한다. 부처님의 당제(堂弟)이다.
14 팔리어로는 Revata이라고 한다. 또 다른 음사로는 이파다(離婆多)ㆍ이바다(哩★多)라고 하기도 한다. 완전한 이름은 호의난왈(狐疑難曰, Kaṅkh-Revata)이며, 이를 번역하여 실성(室星)ㆍ성수(星宿)라고 한다. 그의 부모가 이파다(離婆多)라고 하는 별에 기도하여 그를 낳았다고 한다.
15 사방에서 수행하기 위해 모여든 스님들을 말한다.
16 팔리어로는 Raṭṭhapla라고 한다. 또 다른 음역은 뢰타화라(賴吒★羅)ㆍ뢰타바라(賴吒婆羅)ㆍ라타파라(羅吒波羅)라고 쓰기도 하며, 의역하여 호국(護國)이라 한다.
17 팔리어로는 Kuṇḍadhna라고 한다. 또 다른 음사로는 군두파한(軍頭波漢)ㆍ군두파한(君頭波漢)이라고도 한다.
18 팔리어로는 Piṇḍola라고 한다.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복전(福田) 제일이다.
19 팔리어로는 Vaṅgīsa라고 한다. 또는 바기사(婆耆舍)ㆍ바의사(★儗舍)라고 음역하며, 번역하여 취선(取善)이라 하고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시(詩)에 제일가는 사람이다.
20 법변(法辯)ㆍ의변(義辯)ㆍ사변(辭辯)ㆍ응변(應辯)을 네 가지 변재라고 하는데, 법변은 모든 법(法)의 명칭에 대하여 걸림 없이 말하는 것이고, 의변이란 모든 법에 대한 이치를 분명하게 걸림 없이 말해주는 것이며, 사변이란 미묘하게 사용하는 일체의 언사(言辭)에 대하여 걸림 없이 말해 주는 것이고, 응변이란 중생들의 바램이 무엇인가를 알아서 거기에 맞추어 잘 설법해주는 것을 말한다.
21 팔리어로는 Kimbila라고 한다. 또는 금비라(金毘羅)ㆍ구비라(俱毘羅)라고 표기하가도 하며, 이를 번역하여 시공비공(是孔非孔)이라고 한다.
22 수행자가 두타행(頭陀行)의 계법을 받는 것으로 음식을 자주 먹지 않고 적게 먹는 것을 말한다.
23 팔리어로는 Bhmija라고 한다. 부마(浮磨)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지(地)라고 한다.
24 앞에 나오는 이왈(離曰)이라는 비구와 같은 인물이다.
25 팔리어로는 Vasabha라고 한다. 찰제리종(刹帝利種)으로 리차(離車) 종족의 공자(公子)이다.
26 팔리어로는 Dsaka라고 한다. 타삭가(馱索迦) 또는 타사(陀娑)로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고(苦)라고 한다. 사위성 급고독장자의 노예의 자식이다.
27 첫째 길가에 버린 옷, 둘째 쓰레기를 버리는 곳에 있는 옷, 셋째 물가에 버려진 옷, 넷째 벌레들이 구멍을 뚫은 옷, 다섯째 다 떨어져 너덜너덜한 옷을 기워 만든 옷을 말한다.
28 팔리어로는 Uttara라고 한다. 오다라(烏多羅)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선승(善勝)이라고 한다. 바라문 종족 출신으로 사위성에서 부처님의 신통을 보고 감격하여 후일 출가 득도한 사람이다.
29 팔리어로는 Sandita라고 한다. 교살라국 사람으로서 비사(毘舍) 종족 장자의 아들이다.
30 팔리어로는 Dhammaruci라고 한다. 담마류지(曇摩留枝)로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법락(法樂)이라고 한다.
31 팔리어로는 Kmabh라고 한다. 가마(迦摩) 또는 가마(伽摩)라고 쓰기도 한다.
32 팔리어로는 Bakkula라고 한다. 박구라(薄拘羅)로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선요(善容)이라고 한다.
33 팔리어로는 Vakkalin이라고 한다. 말가리(末朅哩)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착수피의(著樹皮衣)라고 한다. 신앙이 견고하기로 제일이라고 칭찬을 받은 부처님의 제자이다.
34 팔리어로는 Nanda라고 한다. 난노(難努)로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선환희(善歡喜)라고 한다. 부처님의 이종 동생이다.
35 팔리어로는 Bhadda Ptaliputta라고 한다. 발타라(跋陀羅)로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현선(賢善)이라고 한다. 사위성 사람이고 비사 종족의 장자의 아들이다.
36 팔리어로는 Nandaka라고 한다. 난나가(難那哥)로 쓰기도 한다.
37 팔리어로는 Sīvalan이라고 한다. 시리라(尸利羅)로 쓰기도 한다.
38 팔리어로는 Upasene Vaṅgantaputta라고 한다. 오파세나말가리자(烏波細那末朅梨子)라고 쓰기도 한다.
39 팔리어로는 Bhaddasena라고 한다.
40 팔리어로는 Kunra Kassapa라고 한다. 번역하여 동자가섭(童子迦葉)이라고 한다.
41 팔리어로는 Mogharja라고 한다. 음역하여 모하라야(謨賀羅惹)라고도 한다.
42 또는 마하 반토(摩訶般兎, Mahpanthaka)라고 쓰기도 하고, 대반탁가(大般託迦)로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대로(大路)라고 한다. 이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적에 그 부모가 큰길에 놓아두었는데 등대(等待) 사문과 바라문이 주원(呪願)하고 기복(祈福)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하였다고 한다. 주리반토(周利般兎)의 형으로 총명하고 영리한 근기를 지녔다.
43 팔리어로는 Clapanthaka라고 한다. 반탁가(半託迦)ㆍ주리반타가(周利槃陀伽)로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소로(小路)라고 한다. 그는 품성이 우둔하였기 때문에 또 우로(愚路)라고 하기도 한다.
44 팔리어로는 Candraprabha라고 하며, 전다파라비(旃陀婆羅脾)라고 쓰기도 한다.
45 팔리어로는 Jotidsa라고 한다. 수제타사(樹提陀娑)로 쓰기도 하며, 바라문 종족으로 어른이 되어 대가섭을 공양하고 그에게 불법을 듣고 출가하였다.
46 팔리어로는 Aṅgulimla라고 한다. 앙굴마라(盎堀摩羅)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지만(指鬘)이라고 한다.
47 팔리어로는 Sabbakma라고 한다. 승가라마(僧伽羅摩)라고 쓰기도 한다.
48 팔리어로는 Citta-Hatthirohap라고 한다. 상사리불(象舍利弗)이라고 쓰기도 하는데 사위성에 살았던 농부의 아들로서 여섯 번 환속하고 일곱 번 출가한 끝에 결국 득도했다고 한다.
49 팔리어로는 Sgata라고 한다. 수가타(修伽陀)로 쓰기도 한다.
50 불ㆍ법ㆍ승 3보를 말한다.
51 팔리어로는 Nrada라고 한다.
52 팔리어로는 Khitaka라고 한다. 바라문 종족으로 사위성 사람이다. 목건련의 신통에 대한 일은 듣고 출가하여 수행하였다고 한다.
53 팔리어로는 Giṅmnanda라고 한다. 왕사성 출신으로 바라문 종족이며 빈바사라(頻婆娑羅)왕의 재상의 아들이라고 한다.
54 팔리어로는 Brahmadatta라고 한다. 사위성 파사닉왕의 아들인데, 어느 날 탁발(托鉢)을 하다가 어떤 바라문에게 욕을 당했는데 아무말 없이 인욕(忍辱)하여 마침내는 그 사람을 교화하였다고 한다.
55 팔리어로는 Susīma라고 한다. 번역하여 선결(善結) 또는 애념(愛念)이라고 한다. 처음에 외도(外道)가 되어 부처님 처소에 찾아가 출가할 것을 간청하여 불법을 도적질한 자였으므로 적주(賊住) 비구라고 하기도 한다. 나중에 부처님께 참회하고 지성으로 수확하여 과위(果位)를 이루었다.
56 팔리어로는 Samiddhi라고 한다. 왕사성에 살았던 사람으로 찰제리(刹帝利) 종족이며 그가 출가한 후에 더 큰 부자가 되었다.
57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성본(聖本)에는 해탈(解脫) 두 글자가 해타(懈惰)로 되어 있다”라고 하였다.
58 팔리어로는 Dhammika라고 한다. 달마가(達磨哥)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완둔(頑鈍)이라고 한다.
59 팔리어로는 Pilinda-vaccha라고 한다. 필릉가바차(畢陵伽婆蹉)라고 쓰기도 한다.
60 팔리어로는 Abhaya라고 한다. 교살라국(憍薩羅國) 사위성 사람이며 바라문 출신이다. 탁발을 하다가 아주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잠시 마음이 흔들렸으나 정사에 돌아와 부끄럽게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수행하여 득도했다고 전해진다.
61 팔리어로는 Sunīta라고 한다. 왕사성 사람이며, 생활이 가난하여 도로를 청소하던 사람으로서 나중에 부처님께 출가하여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62 팔리어로는 Surdha라고 한다. 번역하여 선득(善得)이라고 하며 왕사성 사람으로 바라문 출신이며, 라타(羅陀) 장로의 아우이다. 형의 인도에 따라 출가하여 수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63 팔리어로는 Ngasamla라고 한다. 번역하여 용호(龍護)라고 한다.
64 팔리어로는 Vsettha라고 한다.
65 팔리어로는 Meghiy라고 한다. 또는 미기가(彌企哥)로 표기하기도 한다.
66 팔리어로는 Nigrodha라고 한다. 번역하여 무에(無恚)라고 하고 사위성(舍衛城) 사람으로 바라문 종족이다. 니원정사(祇園精舍)의 건립에 감격하다가 출가하여 득도하였다고 한다.
67 팔리어로는 Migasīsa라고 한다. 밀리아시라(蜜哩★尸囉)라고 쓰기도 한다.
68 팔리어로는 Bhmija라고 한다. 부미(浮彌)로 쓰기도 한다.
69 팔리어로는 Doṇa라고 하며, 도로나(徒盧那)로 쓰기도 한다.
70 팔리어로는 Subhadda라고 한다. 또 수발(須跋)ㆍ수발타라(須跋陀羅)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선현(善賢)이라고 한다. 원래는 범지(梵志)였었는데 옛것을 좋아하고 지혜가 많았다. 맨 마지막으로 부처님의 교화를 받아 아라한이 된 사람이다.
71 팔리어로는 Mahpajpatī Gotamī라고 한다. 마하바사바제(摩訶波闍婆提)라고 쓰기도 하고 마야(摩耶)부인의 누이이다. 세존(世尊)의 양모(養母)이고 난타(難陀)의 생모이다.
72 팔리어로는 Khem라고 한다.
73 팔리어로는 Uppalavaṅn라고 하고, 번역하여 연화색(蓮花色)이라고 한다.
74 팔리어로는 Kisgotamī라고 하며, 가리사(訖哩舍)로 쓰기도 한다.
75 팔리어로는 Sakul라고 한다. 번역하여 현(賢)이라고 하며, 사위성 사람으로서 바라문 종족이다.
76 팔리어로는 Sm라고 하며, 교상미(憍賞彌) 사람이다. 우전왕(于闐王)의 부인과 절친한 친구였는데 황후가 죽고 나서 무상함을 느끼고 마침내는 출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77 팔리어로는 Paṭcrg라고 한다. 발타좌라(鉢吒左羅)라고 하기도 하며, 번역하여 미묘(微妙)라고 한다.
78 팔리어로는 Bhaddakaccn라고 한다.
79 팔리어로는 Bhaddkapilnī라고 한다. 발타라가비리야(跋陀羅迦卑梨耶)ㆍ바타(婆陀)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묘현(妙賢)이라고 한다. 원래 대가섭과 함께 범행을 닦는 부부였는데 나중에 함께 출가하였다고 한다.
80 팔리어로는 Soṇ라고 한다. 수로(輸盧)라고 쓰기도 하는데, 일찍이 신통 변화를 보여 외도육사(外道六師)를 항복받았다고 전해진다.
81 팔리어로는 Dhammadinn라고 하며, 번역하여 시법(施法)이라고 한다.
82 팔리어로는 Jentī 이다.
83 팔리어로는 Dantik라고 한다. 찰제리(刹帝利) 종족으로서 비사리성(毘舍離城) 이차족(離車族)의 딸이다. 혼인을 하였다가 남편이 죽자 마침내 출가하여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84 팔리어로는 Abhay라고 한다. 우선니국(于禪尼國) 사람이고 바사종(毘舍種)이다. 일찍이 왕사성 한림(寒林)에서 부정관(不淨觀)을 수행하였다고 한다.
85 팔리어로는 Viskh라고 한다. 가유라위성(迦維羅衛城) 사람으로 찰제리종이다. 원래는 궁녀(宮女)였었는데 뒤에 마하바사바제(摩訶波闍波提) 등과 함께 출가하였다고 한다.
86 팔리어로는 Anopan라고 하며 번역하여 무비(無譬)라고 한다.
87 단수단(檀須檀)은 아마도 타수타(陀須陀)의 잘못인 듯하다. 즉 타마(陀摩)와 수타마(須陀摩)가 되어야만 옳기 때문이다.
88 팔리어로는 Sukk라고 한다. 또는 숙가라(叔迦羅)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백정(白淨)ㆍ선백(鮮白)이라고 한다. 왕사성 사람이며 비사(毘舍)종인데, 왕사성 사람들이 그를 공경하고 공양하기를 마치 아라한을 공경하듯이 하였는데, 하루는 일부러 그에게 공양하는 것을 중지했더니 어떤 귀신이 그 시주 집을 찾아가 게송을 읊어 수가를 공양하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89 팔리어로는 Bhaddkuṇḍalakes라고 하고, 군다라계두(君茶羅繫頭)로 쓰기도 한다. 원래는 니건자(尼乾子)의 제자였는데 뒤에 부처님께 출가하여 귀의하였다고 한다.
90 장사꾼 제바수(提波須)와 발리가(跋利迦) 두 형제이다. 이들 형제는 처음에 꿀을 불타에게 공양하다가 최초로 부처님께 귀의한 사람이 되었다.
91 팔리어로는 Citta라고 한다. 사위성 밖에 거주하던 우바새인데, 그는 항상 비구들과 법을 논하곤 하였으며 우바새 중에 설법이 제일 뛰어났다고 한다.
92 팔리어로는 Hatthaka Ālavaka라고 한다. 아타바가(阿吒嚩哥)ㆍ하실다가(賀悉多哥)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수보상(手寶象)이라고 한다.
93 팔리어로는 Sūra-ambaṭṭha라고 하며, 또는 용맹(勇猛)이라고 쓰기도 한다.
94 팔리어로는 Sudatta라고 하며 번역하여 선수(善授)라고 한다. 파사닉왕의 대신으로 성품이 인자하고 항상 불쌍하고 이로운 이들을 돌보아 의식을 제공해주고 하였으므로 그 당시 사람들이 그를 급고독(給孤獨)이라고 부르곤 했다.
95 팔리어로는 Meṇḍaka라고 하며, 또는 민다(民茶)ㆍ민대(民大)라고 한다. 앙가국(鴦伽國)의 장자이다.
96 팔리어로는 Jṇussoṇī라고 하며 생문(生聞)으로 쓰기도 한다.
97 팔리어로는 Upli라고 한다. 원래는 니건교(尼乾敎)의 무리였었는데 부처님과 논란을 벌이려다가 도리어 부처님께 교화를 당한 사람이다.
98 팔리어로는 Bimbisra라고 한다. 또 빈바사라(頻婆娑羅)ㆍ병사(甁沙)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광택제일(光澤第一)이라고 한다. 마갈타국(摩竭陀國)의 왕으로 아사세왕(阿闍世王)의 아버지이다.
99 팔리어로는 Caṇḍapajjota라고 하며 맹광(猛光)ㆍ광명(光明)ㆍ악생(惡生)으로 쓰기도 한다. 그는 원래 성정(性情)이 포악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맹폭등광(猛暴燈光)이라고 불렀다. 나중에는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100 팔리어로는 Pasenadi라고 한다. 번역하여 화열(和悅)ㆍ월광(月光)ㆍ승광(勝光)ㆍ승군(勝軍)이라고 하며, 교살라국(憍薩羅國)의 왕이다. 부처님과 생일이 같으며, 부인 말리(末利)의 권유로 부처님께 귀의하게 되었다고 한다.
101 팔리어로는 Ajtasattu라고 한다. 번역하여 미생원(未生怨)이라고 한다.
102 팔리어로는 Udena라고 하고, 번역하여 일자(日子)라고 하며, 구섬미국(拘睒彌國)의 왕이다.
103 지타(祗陀, Jeta)라고도 하며, 파사닉왕의 아들이다.
104 팔리어로는 Mahnma라고 한다. 또 마하남(摩訶男)이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대명(大名)이라고 한다.
105 팔리어로는 Sīha라고 한다. 또는 사하(私呵)로 쓰기도 하며, 비사리(毘舍離)의 장군으로서 원래는 니건(尼乾) 외도를 신봉(信奉)하였는데 나중에 불타에게 귀의하였다.
106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비사어(毘舍御)가 송(宋)ㆍ원(元)ㆍ명(明) 세 본에는 모두 비사가(毘舍佉)라고 되어 있다”고 한다.
107 팔리어로는 Nandipla라고 한다.
108 팔리어로는 Uttara라고 한다.
109 팔리어로는 Upsik라고 한다. 또는 우바이(優婆夷)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근사녀(近事女)ㆍ청신녀(淸信女)라고 하는데, 이는 3보를 가까이에서 받들어 모신다는 의미라고 한다.
110 이는 아마도 남타(難陀)와 난타바라(難陀婆羅) 두 사람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이 두 사람은 부처님께서 6년 고행을 마치시고 니련선하(尼連禪河)에서 목욕을 마치시고 강 가에 올라오시자 유미(乳糜)죽을 부처님께 공양하였다고 한다.
111 팔리어로는 Khujjuttar라고 한다. 또는 고몰유달라(酤沒儒怛羅)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도승(度勝)이라고 한다.
112 팔리어로는 Suppiy라고 하며, 또는 수비이(須比耳)로 쓰기도 한다.
113 고려 대장경 원문에는 바수타는 들어 있지 않은데 앞의 글 내용에 따라 역자가 넣었다.
114 팔리어로는 Mallik라고한다. 또는 말리(末利)로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승만(勝鬘)이라고 하며, 교살라(憍薩羅)국 파사닉왕(波斯匿王)의 왕비이다. 원래는 석가족의 여자 종이었는데 부처님께서 성에 들어가 걸식하실 밥을 가져다 부처님께 공양하면서 제발 노예의 몸을 버리고 부귀하게 해달라는 원을 세워 나중에 파사닉왕에게 시집가게 되었다고 한다.
115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ㆍ원ㆍ명 세 본에는 마하광(摩訶光)이 마하선(摩訶先)으로 되어 있다”라고 한다.
116 팔리어로는 Vedehīfkrh 한다. 또는 위제희(韋提希)로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승묘신(勝妙身)이라고 하며, 마가타(摩伽陀)국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의 부인이고 아사세왕(阿闍世王)의 어머니이다.
117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ㆍ원ㆍ명 세 본에는 발제(拔提)가 발타(拔陀)로 되어 있다”라고 한다.
118 팔리어본에는 난타지모우다라(難陀之母優多羅, Uttar Nandamt)로 되어 있다.
119 일체의 온갖 법은 그 자성(自性)이 본래 공한 것이어서 허망하여 진실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관(觀)하는 삼매를 말하는 것으로서 무상(無相)삼매ㆍ무원(無願)삼매와 더불어 3삼매라고 한다.
120 무상(無相)삼매를 말하는 것인 듯하다.
121 팔리어로는 Vimal라고 한다. 그는 일찍이 불타에게 가르침을 청하여 몸소 불탑(佛塔)이 있는 자리를 청소하고 수리하였으며, 불탑에 공양을 올리고 네 가지 범행(梵行)을 닦아 삼귀오계(三歸五戒)의 복보(福報)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122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ㆍ원ㆍ명 세 본에는 송게(頌偈)가 송게(誦偈)로 되어 있다”라고 한다.
123 팔리어로는 Cla-Subhadd라고 한다. 또는 수마제(須摩提)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선무독(善無毒)이라고 한다. 급고독(給孤獨) 장자 수달의 딸인데 원래는 외도를 신봉하는 장자의 집으로 시집갔었는데 나중에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124 진제(眞諦)와 속제(俗諦)를 말한다.
125 공(空)삼매ㆍ무상(無相)삼매ㆍ무원(無願)삼매, 즉 3삼매를 말한다.
126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 4성제(聖諦)를 말한다.
127 신근(信根)ㆍ정진근(精進根)ㆍ염근(念根)ㆍ정근(定根)ㆍ혜근(慧根)을 말한다.
128 또는 7각지(覺支)ㆍ7등각지(等覺支)ㆍ7보리분(菩提分)이라고도 한다.
129 8정도(正道)를 말하며, 8성도(聖道) 혹은 8성도분(聖道分)ㆍ8정도분(正道分)이라고도 한다.
130 아홉 종류의 유정(有情) 중생들이 거처하는 곳으로서 인천(人天)ㆍ범천(梵天)ㆍ광음천(光音天)ㆍ변정천(遍淨天)ㆍ무상천(無想天)ㆍ공처(空處)ㆍ식처(識處)ㆍ무소유처(無所有處)ㆍ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를 말한다.
131 현성(賢聖)의 8품도(品道)라고도 하며, 8정도(正道)를 말한다.

증일아함경 제4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9. 일자품(一子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마치 독실한 믿음을 가진 어머니가 외아들을 두고 늘 생각하기를 ‘어떻게 저 아들을 가르쳐야 사람다운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과 같으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곧 모든 법의 근본이십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을 저희들은 받들어 받아드리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위해 이 심오한 법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들이 듣고 나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라. 내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그 이치를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마치 저 믿음이 독실한 우바사(優婆斯)가 그 아들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 그는 그 아들을 이렇게 가르친다.
‘네가 지금 속가(俗家)에 있으려면 저 질다(質多) 장자처럼 되든지, 아니면 상동자(象童子)처럼 되거라. 왜냐하면 그들이 곧 한계[限:尺度]이고, 곧 칭량[量:秤量]이기 때문이다. 세존께 인증을 받은 제자가 곧 질다 장자이며 상동자이다. 또 동자야, 네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려거든 마땅히 저 사리불처럼 되거나 목건련 비구와 같이 되어라. 왜냐하면 그들은 곧 한계[限:尺度]이고, 곧 칭량[量:秤量]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저 사리불과 목건련 비구는 바른 법[正法] 배우기를 좋아하고 삿된 업[邪業]을 짖거나 그릇된 법을 일으키지 않는다. 가령 네가 물들거나 집착하는 마음을 내면 곧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잘 생각하고 마음을 오로지 하여 얻지 못한 것은 얻고 거두지 못한 것은 거두며 깨닫지 못한 것은 이제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
왜냐하면 비구들아, 시주의 소중한 보시는 진실로 소화하기 어려워서 사람들로 하여금 도에 이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물들거나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말고, 이미 생겼거든 마땅히 없애야 한다. 비구들아, 이렇게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믿음이 독실한 우바사가 외동딸을 두었다면 그는 그 딸을 어떻게 가르쳐 성취시키겠는가?”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곧 모든 법의 근본이십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을 저희들은 받들어 받아드리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위해 이 심오한 법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들이 듣고 나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라. 내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그 이치를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믿음이 독실한 저 우바사가 자기의 딸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 그는 딸을 이렇게 가르친다.
‘네가 지금 속가에 있으려거든 난다(難陀)의 어머니인 구수다라(拘讎多羅) 우바사와 같이 되어라. 왜냐하면 그는 곧 한계[限:尺度]이고, 곧 칭량[量:秤量]이기 때문이다. 세존께 인증(認證)을 받은 제자가 곧 난다의 어머니인 구수다라 우바사이기 때문이다. 만일 네가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려거든 참마(讖摩) 비구니나 우발화색(優鉢華色) 비구니와 같이 되도록 하라. 왜냐하면 그들은 곧 한계이고, 곧 칭량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참마 비구니와 우발화색 비구니는 바른 법 배우기를 좋아하고 삿된 업을 짖거나 그릇된 법을 일으키지 않는다. 가령 네가 물들거나 집착하는 마음을 내면 곧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잘 생각하고 마음을 오로지 하여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은 이룩하고 얻지 못한 것은 얻으며 깨닫지 못한 것은 지금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
왜냐하면 비구들아, 시주의 소중한 보시는 진실로 소화하기 어려워서 사람들로 하여금 도에 이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물들거나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할 것이요, 이미 그런 마음이 생겼거든 마땅히 없애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마음보다 더 빠른 어떤 법도 보지 못하였다. 그것은 비유할래야 비유할 수도 없이 빠르다. 비유하면 마치 원숭이가 하나를 놓아버리면 다른 하나를 잡아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것처럼 사람의 마음도 그와 같아서, 앞생각과 뒷생각이 동일하지 않은 것은 어떤 방편을 써도 도모할 수가 없다. 마음이 빙빙 돌아다니는 것은 참으로 빠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범부로서는 그렇게 빠른 마음을 관찰할 수가 없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마음을 항복 받아 착한 길로 나아가도록 그렇게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마음보다 더 빠른 어떤 법도 보지 못하였다. 그것은 비유할래야 비유할 수도 없이 빠르다. 비유하면 마치 원숭이가 하나를 놓아버리면 다른 하나를 잡아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것처럼 사람의 마음도 그와 같아서, 앞생각과 뒷생각이 동일하지 않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범부로서는 그렇게 빠른 마음을 관찰할 수가 없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마음을 항복 받아 착한 길로 나아가도록 꼭 그렇게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어떤 사람이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일을 주시하여 관찰해 보니, 그는 팔을 한 번 굽혔다 펴는 사이에 지옥에 떨어졌다. 왜냐하면 그는 악한 마음을 품었기 때문이다. 그는 마음에 병이 생겨 지옥에 떨어진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어떤 사람이
마음에 성냄을 품은 것 같나니
이제 모든 비구들에게
그 이치 자세히 설명하리라.

지금이 바로 그때이거니
가령 목숨을 마친 이 있으면
지옥에 떨어질 것 분명하니
마음의 더러운 행(行)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음을 항복 받아 더러운 행을 짓지 말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항상 어떤 사람이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일을 관찰해 보니, 그는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에 천상에 태어난다. 왜냐하면 그는 착한 마음을 내었기 때문이다. 이미 착한 마음을 내고 나면 곧 천상에 태어나게 된다.”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착하고 묘한 마음을 내었다면
나는 지금 모든 비구들에게
그 이치 자세히 설명해주리라.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
만일 목숨을 마친 이 있으면
그는 곧 천상에 태어나게 되리니
마음의 착한 행 말미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깨끗한 뜻을 내고 더러운 행을 짓지 말라.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대중들 가운데에서는 어느 한 법도 가장 훌륭하거나 제일 미묘한 것을 보지 못했다. 그것은 세상 사람을 현혹(眩惑)시켜 자주 고요한 곳[永寂:涅槃]에 이르지 못하게 하고 단단한 지옥에 얽매어 풀릴 길이 없게 한다. 이른바 남자가 여색을 보고 나서는 곧 생각을 내고 애착하여 매우 사랑하고 공경하므로 사람들로 하여금 아주 고요한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하고 지옥에 얽매어 풀릴 길이 없게 한다. 그래서 마음에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 금생(今生)과 후생(後生)을 오고 가면서 빙빙 돌아다닌다. 그렇게 다섯 갈래의 나쁜 세계를 돌다가 자칫하면 여러 겁을 지나게 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범음(梵音)의 부드럽고 연한 소리로
여래께서는 보기 어려운 이치 말씀하셨네.
혹 어떤 때 그것이 보이거든
생각을 한곳에 매어 눈앞에 두라.

그리고 또 여자와 더불어
서로 왕래하거나 이야기를 나누지 말라.
사람을 잡아들이는 옥졸이 항상 널려 있어서
무위(無爲)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색(色)을 여의고, 생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대중들 가운데에서는 어느 한 법도 가장 훌륭하거나 제일 미묘한 것을 보지 못했다. 그것은 세상 사람들을 현혹시켜 자주 고요한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하고 단단한 지옥에 얽매어 풀릴 길이 없게 한다. 이른바 여자가 남자를 보고 나서는 곧 생각을 내어 집착하고 마음에 매우 사랑하고 공경하므로 사람들로 하여금 아주 고요한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하고 지옥에 얽매어 풀릴 길이 없게 한다. 그래서 마음에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 금생과 후생을 오고 가면서 빙빙 돌아다닌다. 그렇게 다섯 갈래의 나쁜 세계를 돌다가 자칫하면 여러 겁을 지나게 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뒤바뀐 생각을 내게 되면
은애(恩愛)하는 마음을 일으키나니
물들어 집착하는 생각 버리면
이내 그러한 더러움 없어지리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색(色)을 여의고, 생각을 일으켜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대중들 가운데에서 어느 한 법도 보지 못하였다. 탐욕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탐욕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탐욕의 생각은 자꾸만 더해간다. 성냄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성냄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성냄의 생각은 자꾸만 더해간다. 수면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수면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수면의 생각은 자꾸만 더해간다. 방일(放逸)한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방일한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방일한 생각은 자꾸만 더해간다. 의심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의심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의심의 생각은 자꾸만 더해간다. 그러므로 오로(惡露)처럼 더럽고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觀)하라. 만일 어지러운 생각을 내면 탐욕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탐욕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생겨난 탐욕의 생각은 자꾸만 많이 늘어나게 된다. 성냄과 수면도 그러하며, 본래 의심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의심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의심의 생각은 더욱 많이 늘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말고 항상 마음을 전일하게 가져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법 가운데에서 한 가지 법도 보지 못하였다. 탐욕의 생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탐욕의 생각을 내지 않고 탐욕의 생각이 생겼으면 곧 그것을 없애며,성내는 생각이 나지 않았으면 성내는 생각을 내지 않고 성내는 생각이 났으면 곧 그 생각을 없앤다. 수면에 대한 생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그 생각을 내지 않고 수면에 대한 생각이 이미 일어났으면 곧 그 생각을 없앤다. 방일한 생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방일한 생각을 내지 않고 방일한 생각이 이미 생겼으면 곧 그 생각을 없앤다. 의심의 생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의심의 생각을 내지 않고 의심의 생각이 생겼으면 곧 그 생각을 없앤다.
그러므로 오로(惡露)처럼 더럽고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觀)하라. 이미 오로와 같이 부정한 것이라고 관하고 나면, 아직 생기지 않은 탐욕의 생각은 생기지 않을 것이요 이미 생긴 것은 곧 없어질 것이며, 아직 생겨나지 않은 성냄의 마음은 생겨나지 않을 것이요 이미 생겨난 성냄의 마음은 곧 사라질 것이며,……(내지)……아직 생겨나지 않은 의심의 생각은 생기지 않을 것이요, 이미 생긴 의심의 생각은 곧 없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마음을 오로지 하여 부정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관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두 우바사(優婆斯)와 두 마음과
하나는 지옥 하나는 천상의 일,
남ㆍ여 애욕의 즐거운 느낌을 말씀하셨고
두 가지 탐욕에 대한 것은 맨 뒤에 설하셨다.

10. 호심품(護心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꼭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또 그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神通)을 얻고 모든 행이 고요해지며, 사문과(沙門果)를 얻어 니원의 경지[泥洹處:열반의 세계]에 이를 것이다.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이른바 방일(放逸)하지 않은 행(行)이다. 어떤 것이 방일하지 않은 행인가? 이른바 마음을 잘 보호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마음을 잘 보호하는 것인가? 비구가 항상 유루(有漏)1)와 유루법(有漏法)2)에서 마음을 잘 보호하는 것이다. 그가 마땅히 유루와 유루법에서 마음을 잘 지켜 보호함에 있어서, 유루법에서 기쁨을 얻으면 또한 믿고 즐거워하며 거기 머물러 옮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항상 그 뜻을 전일하게 하여 스스로 부지런히 힘써야 한다.

이와 같아서 비구들아, 그가 방일한 행동이 없이 스스로 삼가고 조심하면, 아직 생기지 않은 욕루(欲漏)는 곧 생기지 않을 것이고 이미 생긴 욕루는 곧 사라지게 할 수 있으며, 아직 생기지 않은 유루(有漏)는 생기지 않을 것이고 이미 생긴 유루는 곧 사라지게 할 수 있으며, 아직 생기지 않은 무명루(無明漏)는 곧 생기지 않을 것이고 이미 생긴 무명루는 곧 사라지게 할 수 있다. 비구들아, 그가 방일하게 행동하지 않고 한적한 곳에서 늘 스스로 깨달아 알고 스스로 유희(遊戱)하면 욕루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유루에서 마음이 해탈하며 무명루에서 마음이 해탈한다. 이미 해탈하고 나면 곧 해탈의 지혜가 생겨,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梵行)이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다 마쳐 후생에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교만 없는 것은 감로(甘露)의 자취요
방일한 행동은 죽음의 지름길이다.
교만함이 없으면 죽음도 없고
교만한 이는 곧 죽게 되리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수행하기를 생각하되 방일함이 없는 행을 닦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꼭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또 그 한 법을 널리 펴고 나면, 곧 신통을 얻고 모든 행이 고요해지며 사문과(沙門果)를 얻어 니원의 경지[泥洹處:열반의 세계]에 이르게 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이른바 모든 선법(善法)을 행하고, 방일하지 않게 행동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방일하지 않게 행하는 것인가?이른바 일체 중생들을 접촉하여 교란하게 하지 않고, 일체 중생들을 해치지 않으며, 일체 중생들을 괴롭히지 않는 것이니,이것을 방일하지 않은 행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착한 법인가? 이른바 현성의 8도품(道品)이니 즉, 바른 소견[等見]ㆍ바른 방편[等方便]ㆍ바른 말[等語]ㆍ바른 행[等行]ㆍ바른 생활[等命]ㆍ바른 다스림[等治]ㆍ바른 생각[等念]ㆍ바른 선정[等定]이다. 이것을 착한 법이라고 말한다.”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들에게 보시하는 것
그 중에서도 법보시(法布施)가 제일이니라.
아무리 많은 중생들에게 복을 보시하여도
한 사람에게 베푼 법보시가 더 훌륭하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착한 법을 닦아 행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신도들의 시주를 마땅히 어떻게 관찰해야 하겠느냐?”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모든 법의 왕이십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뜻을 말씀하여 주소서. 저희들이 그 법을 듣고 나서는 꼭 받들어 가지겠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그 뜻을 해설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신도들의 시주를 마땅히 공경해야 한다. 마치 자식이 부모에게 효순(孝順)하여 봉양하고 섬겨서 부모님의 몸을 오래 유익하게 하는 것처럼 너희들도 시주를 위하여 염부리(閻浮利:남섬부주)에 갖가지 이치를 나타내 주어야 한다.
너희들은 신자들의 시주를 생각하여, 계율[戒]ㆍ들음[聞]ㆍ삼매(三昧)ㆍ지혜(智慧)를 성취하라. 그러면 시주들에게 유익함이 많아 너희들은 3보(寶) 가운데서 걸림이 없을 것이요, 그들은 너희들에게 의복ㆍ음식ㆍ평상ㆍ침구ㆍ병들고 마른 이를 치료해 줄 의약을 보시할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자애로운 마음으로 시주들을 대해야 한다. 작은 은혜라도 항상 잊지 않아야 하거늘 하물며 큰 것이야 두말할 나위가 있겠느냐? 항상 자애로운 마음으로 시주[檀越]를 향해 몸과 입과 뜻이 행하는 청정한 행에 대하여 설명해주고, 헤아릴 수 없고 한정할 수 없을 정도의 몸과 입과 뜻으로 자애를 베풀어 저 신자들이 보시한 물건을 끝내 헛되게 저버리지 말고, 큰 과업을 이루고 커다란 복을 성취하며 큰 이름이 남겨서, 감로법(甘露法)의 맛이 세상에 널리 퍼지게 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시는 큰 재물을 이룩하게 되고
바라는 일도 성취할 수 있나니
나라 왕이나 또 도둑이라 할지라도
그가 가진 것을 빼앗지 못하리라.

보시는 왕위를 얻을 수도 있고
또 전륜성왕의 지위를 이어 받아서
7보를 완전히 갖추기도 하나니
그것은 본래 보시한 공덕 때문이니라.

보시함으로써 천신(天身)을 이루어
머리에는 갖가지 보배 갓 쓰고
온갖 기녀들과 함께 노나니
그것도 본래 보시한 과보이니라.

보시함으로써 제석천(天帝釋)이 되어
천왕의 그 위력 매우 장하다.
천 개의 눈이 얼굴을 장엄하였으니
그것은 본래 보시한 과보이니라.

보시함으로써 불도(佛道)를 이루어
32상을 갖추고
위없는 법륜(法輪)을 굴리나니
그것은 본래 보시한 과보이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신심 있는 시주는 마땅히 열심히 정진(精進)하고 계율을 잘 지키는 모든 성현(聖賢)들을 어떻게 받들어 섬기고 공양해야 하겠느냐?”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모든 법의 왕이십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뜻을 말씀하여 주소서. 저희들이 그 법을 듣고 나서 꼭 받들어 가지겠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그 뜻을 해설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시주(施主)가 열심히 정진하고 계율을 지키는 많이 들어 아는 모든 성현들을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되, 그들에게 마치 헤매는 이에게 바른 길을 가리켜 보여주듯이, 양식이 떨어진 이에게 먹을 것을 주듯이, 두려워하는 이에게 근심과 걱정을 없게 해주듯이, 놀라고 무서워하는 이에게 두려움이 없게 해주듯이, 돌아갈 곳이 없는 이를 보호해 주듯이, 장님에게 눈이 되어주듯이, 병든 이에게는 의사가 되어주듯이 그렇게 해야 되느니라. 마치 농부가 농사를 지을 때 잡초를 제거하여 곧 곡식이 잘 여물게 하는 것처럼 비구도 항상 5성음(盛陰)의 병을 버리고 두려움이 없는 니원성(泥洹城:涅槃城) 안에 들어가기를 구해야 한다. 이와 같나니 모든 비구들아, 시주는 열심히 정진하고 계율을 잘 지키는 많이 들어 아는 이들을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고 보시해야 하느니라.”

그때 아나빈지(阿那邠持) 장자3)가 그 대중들 가운데 있다가 세존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여래시여, 일체 시주와 그것을 받는 이는 길상병(吉祥甁)과 같고, 보시를 받는 모든 이는 비사왕(毘舍王:頻毘沙羅王)과 같으며, 사람을 권유하여 보시하게 하는 것은 부모와 친근히 하는 것과 같고 보시를 받는 사람은 곧 후세의 좋은 친구와 같으며, 모든 시주와 그것을 받는 이는 거사(居士)와 같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장자여. 네 말과 같다.”

아나빈지 장자가 아뢰었다.
“지금부터는 문(門)을 지키게 하지 않고, 또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사와 양식이 떨어진 나그네들까지도 모두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그때 아나빈지 장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과 비구 대중들은 이 제자의 청을 받아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 잠자코 장자의 청을 받아 주셨다. 그때 장자는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들이시는 것을 보고 곧 부처님께 예배하고 부처님의 주위를 세 번 돌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제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그 밤으로 맛있는 반찬과 갖가지 음식을 준비해놓고 자리를 편 다음 부처님께 나아가 아뢰었다.
“오실 때가 되었습니다. 공양이 다 준비되었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때를 맞춰 오십시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을 데리고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사위성으로 가시어 장자의 집에 이르렀다. 그곳에 이르러 자리에 앉으시자 여러 비구들도 차례를 따라 각각 앉았다.
그때 장자는 부처님과 비구들이 자리에 앉은 것을 보고 직접 갖가지 음식을 골고루 돌렸다. 공양이 끝나고 각각 발우를 챙긴 뒤에는 낮은 자리를 가지고 가서 여래 앞에 앉아 법을 듣고자 하였다.

그때 장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여래시여, 모든 비구들에게 필요한 물건인, 3의(衣)ㆍ발우ㆍ침통(鍼筒)ㆍ니사단(尼師壇)ㆍ옷걸이[衣帶]ㆍ물통[法澡罐]과 그밖에 사문에게 필요한 모든 잡물(雜物)을 모두 이 제자의 집에서 가져다 쓰십시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만일 옷이나 발우ㆍ니사단ㆍ물통과 그밖에 사문에게 필요한 모든 잡물을 쓰고자 할 때에는 이 장자의 집에서 가져다 쓰는 것을 허락한다. 의심하거나 어려워하지 말 것이며, 그렇다고 해서 너무 집착하는 생각을 내지도 말라.”

그때 세존께서 아나빈지 장자를 위해 미묘한 법을 연설하셨다. 미묘한 법을 연설하신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그때 아나빈지는 다시 네 성문(城門)에서 널리 보시하고, 다섯 번째는 저자에서, 여섯 번째는 집에서 보시를 행하였다. 음식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음식을 주고 장(漿)이 필요하다 하면 장을 주고, 수레ㆍ기악(妓樂)ㆍ향ㆍ영락(瓔珞) 등을 필요로 하면 그 모두를 다 달라는 대로 주었다.

그때 세존께서 아나빈지 장자가 네 성문에서 크게 보시하고 다시 저자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보시하고, 또 집에서 한량없이 많은 보시를 했다는 말을 들으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제자 중의 제일가는 우바새로서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이는 바로 아나빈지 장자이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아나빈지 장자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세존의 발에 머리를 대어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떤가? 장자여, 그대는 항상 가난한 이에게 보시를 하는가?”

장자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가난한 이에게 보시하고 있습니다. 네 성문(城門)에서 널리 보시하였고, 또 집에서도 저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모두 보시하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혹 어떤 때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들에 날아다니는 새와 돼지와 개들에게도 보시하자.’
반면 저는 이런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이들에게는 주고 저들에게는 주지 말자.’
저는 또 이런 생각은 없습니다.
‘이들에게는 많이 주고 저들에게는 적게 주자.’
저는 항상 이렇게 생각합니다.
‘모든 중생들은 다 먹음으로써 그 목숨을 보존한다. 먹으면 살고 먹지 않으면 곧 죽는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장자야, 너는 보살의 마음을 가지고서 한결같고 순수한 뜻으로 널리 보시하는구나. 그렇다. 중생들은 먹어야 살고 먹지 않으면 곧 죽는다. 장자야, 너는 틀림없이 큰 결과[大果]를 얻게 될 것이요, 큰 명성과 큰 과보(果報)를 얻게 되어 그 이름이 시방에 사무치고 감로법(甘露法)의 맛을 얻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보살은 항상 평등한 마음을 가지고 은혜롭게 보시하고 한결같고 순수한 뜻으로 ‘중생들은 먹어야 산다. 그러므로 먹을 것으로 그들을 구제해야 한다. 먹을 것이 없으면 곧 죽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자야, 이것을 일러,‘보살은 편안한 마음으로 널리 보시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있는 대로 모두 다 은혜롭게 보시하되
끝내 아끼거나 후회하는 마음 없으면
그는 반드시 좋은 벗 만나
저쪽 언덕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장자야, 마땅히 평등한 마음으로 널리 은혜롭게 보시해야 한다. 장자야,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장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중생들이 원래 그 업(業)을 따라 가는 곳을 자세히 알고 또 보시의 과보에 대해서도 잘 안다. 최후에 남은 한 덩이 밥이라도 자기가 먹지 않고 남에게 베풀어주되, 그때 털끝만큼도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 만일 성을 내면 그 중생은 보시의 과보를 알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다 안다. 보시의 과보는 평등하게 갚는 마음과 다름이 없다. 그런 까닭에 중생들은 평등하게 보시하지 못하여 스스로 타락하고 만다. 항상 아끼고 미워하는 마음이 있어서 제 마음을 얽어매기 때문이다.”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 여래가 가르치신 말씀을
중생들은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
언제나 두루 베풀어 보시하되
오로지 부처님의 처소를 향하라.

그 마음 맑고 깨끗하므로
그가 얻는 복은 배나 많으리.
꼭 같이 고루 그 복을 나누면
뒤에 반드시 큰 과보를 얻으리라.

보시하는 것은 금생에도 좋고
그 마음은 넓은 복밭을 향하네.
이 인간 세상에서 목숨 마치면
틀림없이 천상(天上)에 태어나리라.

저 좋은 곳에 태어나므로
모든 쾌락을 스스로 누리고
길(吉)하고 상서롭고 매우 즐거워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다.

하늘의 위엄과 덕의 업으로
옥녀(玉女)들 둘러 싸 시종하나니
평등한 보시의 과보 때문에
그러한 복을 얻는 것이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복(福)의 과보를 두려워하지 말라. 왜냐하면, 그것은 곧 즐거움을 누리는 원인으로서 매우 사랑하고 공경할 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복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이 큰 과보가 있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복이 없음을 두려워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괴로움의 근본으로서 근심과 괴로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으며 즐거움이 전혀 없기 때문이니, 이것을 일러 복이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비구들아, 나는 기억한다. 옛날에 7년 동안 자애로운 마음[慈心]을 닦았고, 7겁(劫)을 지내도록 이 세상에 오지 않았으며, 또 7겁 동안은 광음천(光音天)에 태어났었고, 또 7겁 동안은 공범천(空梵天)에 태어나서 대범천(大梵天)이 되어 아무도 그와 짝할 이가 없었으며, 백천 세계를 통솔하였다. 서른 여섯 번이나 되풀이하여 제석천(帝釋天)이 되었었고, 수 없이 많은 세상에 전륜왕(轉輪王)이 되었었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복 짓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 왜냐하면, 그것은 즐거움을 누리는 원인으로서 매우 사랑하고 공경할 만한 것이니, 이것을 복이라고 한다. 너희들은 복이 없음을 두려워하라. 왜냐하면, 그것은 괴로움의 근본으로서 근심과 괴로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니, 이것을 복이 없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통쾌하여라, 복 지은 과보여
원하는 것 무엇이든 다 얻고
어느새 모든 번뇌 다 멸하게 되어
함이 없는 그곳에 이르느니라.

가령 수억(數億)이나 되는
천마(天魔) 파순(波旬)이라도
복업(福業)을 닦은 사람은
도저히 현혹하지 못하리라.

저 사람은 항상
성현의 도를 스스로 찾아
온갖 괴로움 모두 없애버리고
후세에도 또한 근심 없으리.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복 짓기를 싫어하지 말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한 법을 받들어 따르고 한 법을 여의지 않으면, 천마 파순도 그 틈을 얻지 못할 것이요, 또 와서 건드리거나 교란하지 못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이른바 공덕의 복업(福業)이니라.
왜냐하면, 나는 기억한다. 나는 옛날 보리수[道樹] 밑에서 여러 보살과 한 곳에 모여 있었다. 그때 폐마(弊魔) 파순은 수천만억의 군사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짐승 머리에 사람의 몸을 한 갖가지 형상 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고, 하늘ㆍ용(龍)ㆍ귀신ㆍ아수륜(阿須倫)ㆍ가류라(伽留羅)ㆍ마휴륵(摩休勒) 등이 모두 모여 구름처럼 몰려왔다.

그때 폐마 파순이 나에게 말하였다.
‘사문이여, 빨리 땅에 엎드려라.’
그러나 나 부처는 복덕의 큰 힘으로 마군을 항복 받았다. 그리고 모든 번뇌의 때가 사라지고 온갖 더러운 것이 다 없어졌으며, 곧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를 이루었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그 이치를 관찰해 보아야 한다. 공덕을 원만하게 갖춘 비구는 악마 파순도 그 틈을 타서 그 공덕을 부수지 못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복 있으면 유쾌하고 즐거우며
복이 없으면 괴롭기만 하다.
금생이나 후생에
복을 지었기에 즐겁기만 하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복 짓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비구가 한 법을 닦아 행하면 나쁜 세계를 부수지 못하리라. 한 법은 좋은 곳으로 나아가고 한 법은 열반으로 가느니라. 한 법을 닦아 행하면 나쁜 세계를 부수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음에 독실한 믿음이 없는 것을 이르는 것이니, 이것이 ‘한 법을 닦으면 나쁜 세계를 부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법을 닦아 행하면 좋은 곳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음에 독실히 믿음이 있어 실천하는 것이니, 이것이 ‘한 법을 닦으면 좋은 곳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한 법을 닦으면 열반에 이른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음을 전일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한 법을 닦으면 열반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전일한 마음으로 모든 선(善)의 근본을 생각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이 세상에 출현하면, 그 세상의 중생들은 곧 수명이 늘어나서 나이가 더욱 많아지며, 얼굴빛은 빛나고 윤택해지며, 기력이 왕성하고 쾌락이 끝이 없으며, 음성은 온화하고 부드럽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이 그 한 사람인가? 그 분은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이시니, 이것을 일러 ‘한 사람이 세상에 나타나면 그 세상 중생들은 곧 수명이 늘어나서 나이가 더욱 많아지며, 얼굴빛은 빛나고 윤택해지며, 기력이 왕성하고 쾌락이 끝이 없으며, 음성은 온화하고 부드럽게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너희들은 전일하고 순수하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거만 없음에 대한 것 둘과 생각과 시주와
두 가지 보시와 아끼고 만족 없음과
보시에 대한 복의 과보와 파순과
나쁜 세계와 한 사람에 대해 설하셨다.

주석
1 유루(有漏)란 욕유루(欲有漏)ㆍ유유루(有有漏)ㆍ무명유루(無明有漏), 이 세 가지 유루를 말하는 것이다.
2 일체 번뇌법(煩惱法)으로서 열반으로 가는 것을 방해하는 모든 법을 말한다.
3 팔리어로는 Anthapatiṇḍika라고 한다. 즉 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인 수달다(須達多)이다.

증일아함경 제5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11. 불체품(不逮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없애야 하느니라. 그러면 나는 그대들이 ‘아나함(阿那含)을 이룰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탐욕(貪欲)을 말한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탐욕을 없애야 하느니라. 그러면 나는 그대들이 ‘아나함을 얻을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탐심과 음욕에 물들기 때문에
중생들은 나쁜 세상에 떨어지나니
마땅히 부지런히 힘써 탐욕 버려라 .
그러면 곧 아나함을 이룰 것이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없애야 하느니라. 그러면 나는 그대들이 ‘아나함(阿那含)을 이룰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성냄[瞋恚]을 말한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성냄을 없애야 하느니라. 그러면 나는 너희들이 ‘아나함을 얻을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성내는 마음에 물들기 때문에
중생들은 나쁜 세상에 떨어지나니
마땅히 부지런히 힘써 성냄을 버려라.
그러면 곧 아나함을 이룰 것이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없애야 하느니라. 그 한 법을 버리면 나는 너희들이 ‘아나함을 이룰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어리석음[愚癡]을 말한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어리석음을 없애야 하느니라. 그러면 나는 너희들이 ‘아나함을 얻을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어리석음에 물들기 때문에
중생들은 나쁜 세상에 떨어지나니
마땅히 부지런히 힘써 어리석음을 버려라.
그러면 곧 아나함을 이룰 것이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없애야 하느니라. 그 한 법을 버리면 나는 너희들이 ‘아나함을 이룰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간탐(慳貪)을 말한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간탐을 버려야 하느니라. 그러면 나는 너희들이 ‘아나함을 얻을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간탐에 물들기 때문에
중생들은 나쁜 세상에 떨어지나니
마땅히 부지런히 힘써 간탐을 버려라.
그러면 곧 아나함을 이룰 것이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중생들에게서 애초부터 이 한 법[一法:마음]처럼 항복 받을 수도 없고 때를 맞추기도 어려우며, 온갖 괴로운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을 보질 못했다. 그 법은 곧 마음을 말하는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이 마음은 항복 받을 수도 없고 때를 맞추기도 어려우며 온갖 괴로운 과보만 받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마음을 잘 분별해야 하고 또 잘 생각하며 모든 선(善)의 근본을 잘 기억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중생들에게서 애초부터 한 법처럼 항복 받기 쉽고 때를 맞추기도 쉬우며 온갖 좋은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을 보질 못했다. 그 법은 곧 마음을 말하는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마음의 선함을 잘 분별하고 또 모든 선(善)의 근본을 잘 기억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대중들 중에서 어느 누가 어떤 생각을 하더라도 나는 그 생각을 다 안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다시 어떤 사람이 ‘나는 음식 때문에 대중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혹 다른 어느 때에 이 사람이 재물에 물들어서 집착하는 마음을 내어 곧 대중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 까닭은 재물에 물들어 집착하는 것은 매우 버리기 어려워 사람들로 하여금 세 갈래 나쁜 세상에 떨어지게 하고 결국에는 함이 없는 곳[無爲處:涅槃]에 이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이미 이런 마음[此心:재물에 집착하는 마음]이 생겼거든 마땅히 곧 버려야 할 것이요, 가령 아직 생기지 않았거든 다시는 재물에 물들어 집착하는 그런 마음이 잃어나지 않게 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대중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설령 죽는 한이 있더라도 대중 가운데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으리라’라고 했는데, 뒷날 그 사람이 재물에 물들어 집착하더니 결국 대중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 까닭은 재물에 물들어 집착하는 것은 매우 버리기 어려워 사람들로 하여금 세 갈래 나쁜 세상에 떨어지게 하고 결국에는 함이 없는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이미 이런 마음이 생겼거든 마땅히 곧 버려야 할 것이요, 가령 아직 생기지 않았거든 다시는 재물에 물들어 집착하는 그런 마음이 잃어나지 않게 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가? 비구들아, 혹 어느 누구라도 제바달두(提婆達兜:提婆達多)에게서 깨끗한 법을 보았느냐? 그렇다. 저 제바달두는 그가 지은 악(惡)이 너무도 무거워 겁(劫)이 지나도록 죄를 받아도 치료할 수가 없으리라. 그에게서는 내 법 가운데에서 칭송할만한 털끝만큼의 선(善)도 보지 못하였다. 그런 까닭에 나는 지금 제바달두의 온갖 죄의 근원을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를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깊은 뒷간에 떨어져 온 몸에 더러운 것이 묻어 깨끗한 곳이라고는 단 한 군데도 없을 때, 어느 누가 와서 그를 건져내어 깨끗한 곳에 옮겨주기 위해 뒷간 곁이나 그 사람의 몸을 살펴보았다. 혹 깨끗한 곳이 있으면 손으로 잡아 건져내려고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을 아무리 구석구석 살펴보아도 손으로 잡을 만한 깨끗한 곳이 없어 그냥 버려두고 떠나가는 경우와 같다.
그와 같아서 모든 비구들아, 나는 저 어리석은 제바달두에게서는 털끝 만한 법도 이렇다 할 곳을 보지 못했다. 그는 겁이 지나도록 죄를 받아도 다 치료될 수가 없으리라. 왜냐하면 저 어리석은 제바달두는 오로지 이양(利養)에만 집착하여 5역죄(逆罪)1)를 지었으므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나쁜 곳에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모든 비구들아, 이양에 대한 집착은 너무도 무거운 것이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안온한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이양에 대해 집착하는 마음이 이미 생겼거든 곧 버리고, 아직 생기지 않았으면 다시는 그런 마음이 일어나지 않게 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 가란다죽원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어떤 비구가 여래께서 ‘조달(調達:提婆達多)은 한 겁 동안 죄를 받아도 다 치료되지 못하리라’고 수기(授記)하셨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 그 비구는 곧 존자 아난(阿難)의 처소를 찾아가서 서로 문안인사를 나누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그 비구가 아난에게 물었다.
“어떻습니까? 아난이여, 여래께서는 제바달두가 지은 업(業)의 근원(根原)을 죄다 보신 뒤에 ‘한 겁 동안 죄를 받아도 다 치료되지 못하리라’고 수기(授記)를 하셨습니까? 아니면, 혹 다른 이유가 있어 그렇게 수기를 하셨습니까?”

그러자 아난이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절대로 함부로 말씀하시지 않으신다. 행동이나 말씀이 사실과 조금도 다름이 없으시다. 여래께서는 진실로 ‘제바달두는 그 죄가 너무도 무거워 한 겁을 지내도 다 치료되지 못하리라’고 수기를 하신 것이다.”

그때 존자 아난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머물러 있었다.
그때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어떤 비구가 저의 처소를 찾아와서 말하기를 ‘어떻습니까? 아난이여, 여래께서는 제바달두가 지은 업의 근원을 죄다 보신 뒤에 ‘한 겁 동안 죄를 받아도 다 치료되지 못하리라’고 수기를 하셨습니까? 아니면, 혹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수기를 하셨습니까?‘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그냥 헤어졌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마도 그 비구는 늦게 출가하여 우리 법에서 도(道)를 배운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그랬을 것이다. 여래는 절대로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어떻게 그 말에 의심이 있을 수 있겠느냐?”

그때 세존께서 연이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비구에게 가서 ‘여래께서 너를 부르신다’ 하고 전하여라.”

아난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때 아난이 세존의 분부를 받고 곧 그 비구가 머무는 곳으로 가서 그 비구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 그대를 부르신다.”
그 비구가 대답하였다.
“알았습니다. 존자여.”
그때 그 비구는 곧 의복을 단정하게 갖추어 입고 아난과 함께 세존의 처소에 나아가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러자 세존께서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사람아, 너는 왜 여래의 말을 믿지 않느냐? 여래의 가르침에는 조금도 거짓이 없다. 너는 이제 여래에게서 거짓말을 찾아보려고 하는구나.”

그러자 그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제바달두 비구는 큰 신통력이 있고 대단히 위엄스러운 세력이 있습니다.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그는 한 겁 동안 무거운 죄를 받을 것이다’라고 그렇게 수기를 하셨습니까?”

세존께서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입을 조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오랜 세월 동안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게 될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신(神)을 놀려 세속에 통하면2)
끝끝내 해탈이 있을 수 없고
열반의 도[滅盡跡]를 닦지 않다가
다시 지옥에 떨어지리라.

“만일 내가 제바달두의 몸에서 털끝 만한 착한 법이라도 보았다면, 나는 끝내 ‘제바달두는 한 겁 동안 죄를 받아도 다 치료될 수 없으리라’고 그렇게 수기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어리석은 사람아, 나는 저 제바달두에게서 털끝 만한 선행(善行)도 찾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저 제바달두는 한 겁 동안 죄를 받아도 다 치료될 수 없으리라’고 수기를 하였던 것이다. 왜냐하면, 제바달두는 어리석어서 이양(利養)에만 탐착(貪着)하는데, 그는 그렇게 탐착하는 마음을 내어 5역죄(逆罪)를 지었으므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마침내 지옥에 들어갈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이양을 구하려는 마음이 중(重)하면 사람의 선(善)한 근본을 무너뜨려 사람들로 하여금 안온한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가령 이양을 구하려는 마음이 일어나거든 곧 없애기를 힘쓰고,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그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미고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원컨대 용서하여 주십시오. 어리석기 때문에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여래께서는 절대로 두 갈래의 말씀은 하시지 않으십니다. 그런데 제가 어리석어 의심을 내었습니다. 부디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저의 참회(懺悔)를 받아들여 과거를 고치고 미래를 닦게 하소서.”
이렇게 두 번 세 번 간청하였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비구야. 네가 진정으로 참회하고 있구나. 너의 잘못을 용서하리라. 다시는 여래에 대해 의심을 내지 말라. 지금 너의 참회를 받아들이나니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
이렇게 세 번 네 번 말씀하셨다.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비록 중한 죄 지었다 하더라도
뉘우치고 다시 범하지 않으면
그는 계율을 잘 지키는 이라서
그 죄의 근원(根原)이 뽑히리라.

그때 그 비구와 사부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네 가지 아나함과
두 가지 마음과 두 가지 음식과
제바달다에 대한 두 가지 경을 설하셨으니
지혜로운 이는 꼭 깨달아 알아야 한다.

12. 일입도품(壹入道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입(一入)의 도(道)3)가 있어서 중생들의 행(行)을 깨끗이 하고 시름과 근심을 제거하여 없애어, 온갖 번뇌가 없는 큰 지혜를 얻어 니원(泥洹:涅槃)의 과(果)를 성취하게 한다. 그것은 곧 5개(蓋)4)를 없애고 4의지(意止)5)를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입(一入)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마음을 전일(專一)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일입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도(道)라고 하는가? 이른바 현성의 8품도(品道)이니, 첫째는 바른 소견[正見]이요, 둘째는 바른 다스림[正治]이며, 셋째는 바른 행위[正業]요, 넷째는 바른 생활[正命]이며, 다섯째는 바른 방편[正方便]이요, 여섯째는 바른 말[正語]이며, 일곱째는 바른 생각[正念]이요, 여덟째는 바른 선정[正定]이다. 이것을 일러 일입도(一入道)라고 말하느니라.

5개(蓋)를 없애야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탐욕의 덮개[貪欲蓋]ㆍ성냄의 덮개[瞋恚蓋]ㆍ들뜸의 덮개[掉悔蓋]ㆍ잠의 덮개[睡眠蓋]ㆍ의심의 덮개[疑蓋]이니, 이 5개를 없애야 한다.

4의지를 사유한다는 것은 하는가? 비구가 안으로 제 몸을 관하여 나쁜 생각을 제거해버려서 근심이 없게 하고, 밖으로 제 몸을 관하여 나쁜 생각을 제거해 없애서 근심을 없게 하며, 안팎으로 제 몸을 관하여 나쁜 생각을 제거해버려서 근심을 없애야 한다.
안으로 느낌[痛:受]을 관하여 스스로 즐거워하고, 밖으로 느낌을 관하고 안팎으로 느낌을 관해야 한다. 안으로 마음을 관하여 스스로 즐거워하고 밖으로 마음을 관하고 안팎으로 마음을 관해야 한다. 안으로 법(法)을 관하고 밖으로 법을 관하며 안팎으로 법을 관하여 스스로 즐거워해야 한다.

어떤 것이 비구가 안으로 몸을 관하여 스스로 좋아하는 것인가? 비구가 그 몸을 관찰하되 그 성행(性行)을 따라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발끝에서 머리 꼭대기까지 그 몸은 모두 더러운 것이라서 탐낼 만한 것이 못된다고 관찰하고, 또 그 몸을 관찰하되 털ㆍ손톱ㆍ발톱ㆍ이ㆍ가죽ㆍ살ㆍ힘줄ㆍ뼈ㆍ골수ㆍ뇌ㆍ기름덩이ㆍ창자ㆍ밥통ㆍ심장ㆍ간ㆍ지라ㆍ콩팥 따위를 모두 관찰해 알고, 또 똥ㆍ오줌ㆍ생장(生藏)ㆍ숙장(熟藏)6)ㆍ눈물ㆍ침ㆍ콧물ㆍ혈맥ㆍ지방ㆍ쓸개 따위를 다 관찰하여 어느 것 하나도 탐낼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모든 비구들은 그 몸을 관찰하여 스스로 즐거워하면서 나쁜 생각을 버리고 시름과 근심을 없애야 하느니라.

또 비구는 그 몸을 돌이켜 관찰하되 ‘이 몸에 흙의 요소가 있는가, 물ㆍ불ㆍ바람의 요소가 있는가?’ 하고 이와 같이 그 몸을 관찰해야 한다.
또 비구는 그 몸을 관찰하여 모든 경계에 대하여 분별하여 ‘이 몸에는 4계(界)가 있다’고 알아야 한다. 마치 능숙하게 짐승을 도살하는 사람이나 그 제자가 소를 다룰 때 뼈마디를 갈라 스스로 관찰하기를 ‘이것은 다리이고 이것은 내장이며, 이것은 뼈이고 이것은 머리이다’라고 아는 것처럼, 비구도 그 경계를 분별하여 그 몸을 관찰하되 ‘이 몸에는 흙의 요소와 물ㆍ불ㆍ바람의 요소가 있다’고 그렇게 관찰해야 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그 몸을 관찰하여 스스로 즐거워해야 하느니라.

또 비구는 그 몸을 관찰하되 ‘이 몸에는 온갖 구멍이 있어서 더러운 것이 새어나온다’고 알아야 한다.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대밭이나 갈대밭을 보는 것처럼, 비구도 그와 같이 그 몸을 관찰하되 ‘이 몸에는 여러 개의 구멍이 있어서 온갖 더러운 것이 그 구멍으로 새어나온다’고 알아야 하느니라.

또 비구는 죽은 시체를 관찰하되 ‘죽은 지 하루, 혹은 이틀ㆍ사흘ㆍ나흘ㆍ닷새ㆍ엿새, 혹은 이레가 지나 그 몸이 부어 터지고 냄새가 나는 더러운 것이라’고 관하고 나서는 제 몸도 저 시체와 다름이 없으니 ‘이 내 몸도 저렇게 될 걱정을 면하지 못하리라’고 관찰해야 한다.
또 비구는 시체가 까마귀ㆍ까치ㆍ독수리 따위에게 먹히거나 혹은 호랑이ㆍ이리ㆍ개ㆍ벌레들에게 먹히는 것을 관하고 나서 또 제 몸도 그것과 다름이 없어 ‘내 몸도 저렇게 되는 근심을 면하지 못하리라’고 관찰해야 한다. 이것을 일러 ‘비구가 제 몸을 관찰하여 스스로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또 비구가 시체를 관찰하되 시체의 절반은 뜯어 먹히고 절반은 땅에 흩어져 있어 냄새나고 더러운 것이라고 알고 나서 또 제 몸에 대해서도 그것과 다름이 없어 ‘내 몸도 저런 법을 면하지 못하리라’고 관찰해야 한다. 또 시체를 관찰하되 송장이 살은 다 없어지고 뼈만 남은 채 피가 묻어 있는 것을 관하고는 또 ‘이 몸도 저 시체와 다름이 없다’고 관찰해야 한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몸을 관찰해야 한다.
또 비구는 시체의 힘줄이 나무에 걸린 것을 관하고 나서 제 몸도 그것과 다름이 없다고 관찰해야 한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몸에 대해 관찰해야 한다.

또 비구는 시체의 뼈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데 손뼈ㆍ다리뼈가 각기 다른 곳에 있고, 혹은 장딴지 뼈ㆍ허리뼈ㆍ엉덩이뼈ㆍ팔뼈ㆍ어깨뼈ㆍ옆구리 뼈ㆍ등뼈ㆍ이마 뼈ㆍ해골들이 제각기 흩어져 있는 것을 관하고 나서, 또 제 몸도 그것과 다름이 없어 ‘나도 저런 법을 면하지 못할 것이며, 내 몸도 무너져 없어지고 말 것이다’라고 관찰해야 한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몸에 대해 관찰하고 스스로 즐거워해야 한다.

또 비구는 시체가 흰 빛과 흰 구슬 빛처럼 된 것을 관하고 나서, 제 몸도 그것과 다름이 없어 ‘나도 저런 법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관찰해야 한다. 이것을 일러 ‘비구가 스스로 제 몸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비구는 시체의 뼈가 시퍼렇게 멍든 것 같아 탐낼 것이 없고 혹은 재나 흙과 그 빛깔이 같아서 분별할 수 없음을 본다. 이와 같이 비구는 그 몸을 관하여 나쁜 생각을 버리고 시름과 근심을 없애야 한다. 이 몸은 무상(無常)한 것이라서 결국에는 흩어지고 마는 법이다. 이와 같이 비구는 안으로 그 몸을 관찰하고 밖으로 그 몸을 관찰하며 안팎으로 그 몸을 관찰하여 아무 것도 없는 것이라고 알아야 하느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비구가 안으로 느낌[痛]을 관하는 것인가? 비구가 즐거움을 느낄 때는 곧 스스로 ‘나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깨달아 알고, 괴로움을 느낄 때에는 ‘나는 괴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낄 때에는 곧 ‘나는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먹는 즐거움을 느낄 때에는 곧 ‘나는 먹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고, 먹는 괴로움을 느낄 때에는 곧 ‘나는 먹는 괴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며, 먹는 것이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낄 때에는 곧 ‘나는 먹는 것이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먹지 않는 즐거움을 느낄 때에는 곧 ‘나는 먹지 않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고, 먹지 않는 괴로움을 느낄 때에는 곧 ‘나는 먹지 않는 괴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며, 먹지 않는 것이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낄 때에는 곧 ‘나는 먹지 않는 것이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비구가 이와 같이 안으로 느낌을 스스로 관찰하는 것이다.

또 비구는 즐거움을 느낄 때에는 괴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그때 ‘나는 즐거움을 느낀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고, 괴로움을 느낄 때에는 즐거움을 느끼지 않나니 ‘나는 괴로움을 느낀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낄 때에는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나니 ‘나는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낀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그는 나는 습법(習法:集法)에 대하여 스스로 즐거워하고, 또 법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며, 또 법이 사라지게 하는 길을 관찰한다. 혹은 느낌이 현재에 앞에 나타나 있을 때에는 그것을 알 수 있고 볼 수 있으며, 그 근본에 대해 사유하여 의지할 만한 것이 없다고 알아 스스로 즐거워한다. 그래서 세상에 대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거기서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곧 열반을 얻어,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후생에서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이와 같이 비구는 안으로 느낌을 관하여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어 근심이 없고, 밖으로 느낌을 관하고 안팎으로 느낌을 관하여 어지러운 생각을 버려 근심이 없다.
이와 같이 비구는 안팎으로 느낌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어떻게 비구는 마음과 마음의 법을 관찰하여 스스로 즐거워해야 하는가? 비구에게 애욕의 마음[愛欲心]이 있으면 곧 애욕의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애욕의 마음이 없으면 곧 애욕의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성내는 마음[瞋恚心]이 있으면 곧 성내는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성내는 마음이 없으면 성내는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어리석은 마음[愚癡心]이 있으면 곧 어리석은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어리석은 마음이 없으면 곧 어리석은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사랑하는 마음[愛念心]이 있으면 곧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곧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받아들이는 마음[受入心]이 있으면 곧 받아들이는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없으면 곧 받아들이는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어지러운 마음[亂心]이 있으면 곧 어지러운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어지러운 마음이 없으면 곧 어지러운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흩어져서 서로 떨어진 마음[散落心]이 있으면 곧 흩어져서 서로 떨어진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흩어져서 서로 떨어진 마음이 없으면 곧 흩어져서 서로 떨어진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두루 미치는 마음[普遍心]이 있으면 곧 두루 미치는 마음이 있는 줄을 깨달아 알아야 하고, 두루 미치는 마음이 없으면 곧 두루 미치는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큰 마음[大心]이 있으면 곧 큰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큰 마음이 없으면 큰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한량없는 마음[無量心]이 있으면 곧 한량없는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한량없는 마음이 없으면 곧 한량없는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삼매의 마음[三昧心]이 있으면 곧 삼매의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삼매의 마음이 없으면 곧 삼매의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해탈하지 못한 마음[未解脫心]이면 곧 해탈하지 못한 마음인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해탈한 마음[解脫心]이면 곧 해탈한 마음인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마음과 마음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침을 관찰해야 한다.

법이 발생하는 것[習法]과 법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고 아울러 법이 사라지게 하는 길을 관찰하며, 법을 사유하는 것을 관하고서 스스로 즐거워해야 한다.
알 수 있고, 볼 수 있으며,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없는 것에 의지할 수는 없다고 깨달아 세상에 대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그런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곧 두려움이 없어지고 두려움이 없어짐으로 남음이 없으며, 이미 남음이 없으므로 곧 열반에 이르러서,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후생에서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비구는 안으로 마음과 마음에서 그 뜻이 그쳐짐을 관하여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 근심이 없고, 밖으로 마음을 관찰하고, 안팎으로 마음과 마음에서 그 뜻의 그쳐짐을 관찰해야 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마음과 마음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쳐지는 것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어떻게 비구는 법과 법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쳐지는 것을 관찰해야 하는가?비구가 염각의(念覺意)를 닦되 관(觀)을 의지하고, 욕심 없음[無欲]을 의지하며, 모두 사라짐[滅盡]을 의지하여 온갖 나쁜 법[惡法]을 다 버린다. 법각의(法覺意)를 닦고, 정진각의(精進覺意)를 닦으며, 염각의(念覺意)를 닦고, 의각의(猗覺意)를 닦고, 삼매각의(三昧覺意)를 닦으며, 호각의(護覺意)를 닦되, 관(觀)법을 의지하고 욕심 없음[無欲]을 의지하며 모두 사라져서 다함[滅盡]을 의지하여 모든 나쁜 법을 버린다. 이와 같이 비구는 법과 법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쳐짐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또 비구는 애욕에서 해탈하여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惡不善法]을 버리고, 각(覺:거친 생각)이 있고, 관(觀:미세한 생각)이 있으며, 편안하게 의지할 생각이 있어 첫 번째 선정에 들어가는 것을 스스로 즐거워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법과 법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쳐짐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또 비구는 각이 있음을 버리고 관이 있음을 버리며 안으로 기쁜 생각을 내어 전일한 마음으로 각도 없고 관도 없음을 이룩하여 마음이 편안하게 의지할 생각이 있어 두 번째 선정에 들어가 즐거워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법과 법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쳐짐을 관찰해야 한다.

또 비구는 기억[念]을 버리고 보호하기를 닦아서 항상 스스로 몸이 느끼는 것을 깨달아 알고, 여러 성현들이 구하는 바를 즐거워하면, 보호하려는 생각이 청정한 세 번째 선정에 들어간다. 이와 같이 비구는 법과 법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쳐짐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또 비구는 괴롭고 즐거운 마음을 버려 근심도 없고 기쁨도 없으며,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어서 보호하려는 생각이 청정한 네 번째 선정을 즐거워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법과 법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쳐짐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그는 발생하는 법[習法]을 수행하고 사라지는 법[盡法]을 수행하며, 아울러 발생하고 사라지는 법[習盡法]을 수행하여 스스로 즐거워하며, 곧 법(法)에 생각이 그치게 되어 현재 세상에서 알 수도 있고 볼 수도 있어 어지러운 생각을 제거해 버리고, 의지하는 데가 없어 세상에 대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미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면 곧 두려움이 없어지고 이미 두려움이 없어지고 나면 나고 죽음이 곧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후생에서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안다.
비구들아, 일입(一入)의 도에 의하여 중생들은 청정함을 얻고, 근심을 멀리 여의며, 다시는 기뻐하는 생각이 없고, 곧 지혜를 체득하여 열반을 증득한다. 이것이 이른바 5개(蓋)를 없애고 4의지(意止)을 닦는다는 것이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가운데서 범행 닦는 이를 미워하고 시기하는 것보다 더 빨리 망하는 법은 보지 못하였다.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마땅히 자비와 인욕을 닦되 몸으로 자애를 실천하고 입으로는 자애로운 말을 하며 뜻으로 자애로움을 실천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세상에 나타날 때에는, 모든 하늘ㆍ사람ㆍ마천(魔天)ㆍ사문(沙門)ㆍ바라문들 중에서 가장 높고 최상이 되는 분으로서 이 세상에 그와 견줄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며, 제일가는 복밭[福田]으로서 섬길 만하고 공경할 만할 것이다.
어떤 사람이 그런 사람인가? 다살아갈(多薩阿竭:如來)ㆍ아라하(阿羅呵)ㆍ등정각(等正覺)을 그런 분이라고 말한다. 이것을 ‘한 사람이 세상에 나타날 때에는 모든 하늘ㆍ사람ㆍ아수륜(阿須倫)ㆍ마(魔)ㆍ마천(魔天)ㆍ사문ㆍ바라문들보다 뛰어나서 가장 높고 최상이 되는 분으로서 이 세상에 그와 견줄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며, 제일가는 복밭으로서 섬길 만하고 공경할 만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항상 여래를 공양하는 것이 제일 잘하는 일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병든 사람을 돌보아주는 것은 곧 나 부처를 돌보는 것이요, 병자를 간호하는 것은 곧 나를 간호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 직접 병자를 간호해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나는 어떤 사람이 하늘ㆍ세간ㆍ사문ㆍ바라문을 보시하는 것 중에 최상이어서 이 보시보다 더 훌륭한 것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러니 이 보시를 행해야 비로소 참다운 보시가 되어 큰 과보(果報)를 얻고 큰 공덕을 얻어 그 명성이 널리 골고루 퍼지고 감로법(甘露法)의 맛을 얻게 될 것이다. 그 한 분이란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을 말하느니라.
온갖 보시 가운데에서 가장 훌륭한 것은 이 보시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 줄 알고 이 보시를 행하면, 그것은 곧 참다운 보시가 되어 큰 과보와 큰 공덕을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이런 인연으로 인하여 이렇게 말한다.
‘병자를 돌보아주는 이는 곧 나를 돌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렇게 하면 너희들은 언제나 큰 복을 얻을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7)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련야(阿練若)8)를 찬탄하고 칭송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고 칭송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아련야행을 찬양하고 칭송하기 때문이다. 아련야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걸식을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고 칭송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걸식을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걸식을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홀로 앉아 있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홀로 앉아 있는 이를 찬양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홀로 앉아 있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한 번 앉아서 계속 수행하다가 하루에 한 끼니를 먹는 이를 찬양하고 칭찬하는 것은 곧 나를 찬양하고 기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한 번 앉아서 계속 수행하다가 하루에 한 끼니를 먹는 이를 찬양하고 칭찬하기 때문이다. 한 번 앉아서 계속 수행하다가 하루에 한 끼니를 먹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나무 밑에 앉아서 수행하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나무 밑에 앉아 수행하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저 나무 밑에 앉아서 수행하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한데 앉아서 수행하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한데 앉아서 수행하는 이를 찬탄하기 때문이다. 한데 앉아서 수행하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비고 한적한 곳에 사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비고 한적한 곳에 사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비고 한적한 곳에 사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다섯 가지 누더기 옷[五納衣]을 입은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다섯 가지 누더기 옷을 입은 이를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다섯 가지 누더기 옷을 입은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세 가지 법의만 지니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칭찬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세 가지 법의만 지니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세 가지 법의만 지니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무덤 사이에 앉아 수행하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무덤 사이에 앉아서 수행하는 이를 찬탄하기 때문이다. 무덤 사이에 앉아 수행하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하루 한 끼니만 먹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하루에 한 끼니만 먹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하루 한 끼니만 먹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점심때만 먹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점심때만 먹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점심때만 먹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온갖 두타행(頭陀行)을 하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두타행을 수행하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두타행을 수행하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 모든 비구들에게 분부하나니 너희들은 마하 가섭(迦葉)처럼 수행하여 빠뜨림이 없게 하라. 그렇게 해야 하는 까닭은 마하 가섭은 이런 모든 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은 항상 마하 가섭처럼 수행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의 가란다죽원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마하 가섭은 아련야에 머물고 있으면서 때가 되어 걸식할 적에는 가난한 집과 부자를 가리지 않았으며, 한곳에 한 번 앉으면 끝끝내 자리를 옮기지 않았다. 나무 밑이나 한데나 비고 한적한 곳에 앉았으며, 다섯 가지 누더기 옷을 입고 세 가지 법의를 지니고 있었으며, 무덤 사이에서 수행을 하였다.
혹은 하루 한 끼니만 먹는데 그것도 점심때에만 먹었으며 두타행을 하는 사람들 중에 나이는 가장 많았다. 이때 존자 마하 가섭은 식사를 마친 뒤에 곧 어떤 나무 밑으로 가서 선정에 들어갔다. 선정에서 다시 일어나 옷을 여미고 세존에게 나아갔다.

그때 세존께서 멀리서 가섭이 오는 것을 보고 곧 말씀하셨다.
“잘 왔다, 가섭아.”

가섭은 세존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아, 그대는 나이도 많고 노쇠하여 기력이 없을 것이다. 그대는 지금부터 걸식과 온갖 두타행을 중단하고 또 여러 장자의 공양과 그들이 주는 옷을 받도록 하라.”

가섭이 대답하였다.
“저는 여래의 분부를 따르지 못하겠습니다. 왜 그런가 하오면, 만일 여래께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無上正眞道]를 이루지 못하셨을 적에 저는 벽지불(辟支佛)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벽지불은 아련야행을 행하면서 때가 되어 걸식할 적에는 가난한 집과 부자를 가리지 않고 한곳에 한 번 앉으면 끝끝내 옮기지 않았으며, 나무 밑이나 한데나 혹은 비고 한적한 곳에 앉았으며, 다섯 가지 누더기 옷을 입고 세 가지 법의를 지녔으며, 무덤 사이에서 수행하였고 끼니는 하루에 한 끼니만 먹되 점심때에만 먹었으며, 또 두타행을 행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와서 본래 익힌 것을 버리고 다시 다른 행을 배울 수가 없사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장하고 장하구나, 가섭아. 그대는 중생들에게 많은 이익을 주어 한량없이 많은 사람들을 건지고, 널리 일체의 천상(天上)과 인간(人間)을 제도할 것이다. 왜냐하면, 또 가섭아, 그 두타행이 세상에 남아 있으면 내 법도 또한 이 세상에 오래 남아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법이 이 세상에 남아 있으면 하늘 세계[天道]는 더욱 늘어나고 세 갈래 나쁜 세계는 점점 줄어들 것이며, 또 수다원(須陀洹)ㆍ사다함(斯陀含)ㆍ아나함(阿那含)의 3승도(乘道)를 성취하여 모두 세상에 존재하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은 수행을 하되 가섭이 익혔던 것처럼 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양(利養)은 너무도 무거운 것이라서 사람들로 하여금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無上正眞道]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왜냐하면 모든 비구들아, 저 제바달두(提婆達兜:提婆達多)는 사람됨이 어리석어서 저 왕자 바라류지(婆羅留支)9)가 공양한 5백 개 가마솥의 밥을 받아 공양하였다. 만일 그가 공양하지 않았더라면 어리석은 제바달두는 끝내 그런 악을 짓지 않았을 것이다. 바라류지 왕자가 날마다 5백 개의 가마솥에 밥을 지어 가지고 가서 공양하였기 때문에 제바달두는 5역죄(逆罪)를 지었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큰 아비지옥에 떨어진 것이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이양은 매우 무거운 것이라서 사람들로 하여금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만약 이양을 탐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거든 다시는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겼거든 곧바로 없애야 할 것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에 있는 기사굴산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무렵에 제바달두가 승가 대중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여래의 발을 다치게 하고는 아사세를 시켜 그 부왕(父王)을 죽이게 하고 다시 아라한인 비구니를 죽이고는 대중들 앞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악(惡)이 어디에 있으며 악은 어디에서 생기는가? 누가 그 악을 지어 그 과보를 받는가? 나는 어떤 악을 지어도 그 과보를 받지 않는다.”

그때 많은 비구들이 라열성(羅閱城)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다가 어리석은 제바달두가 대중들 앞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악이 어디에 있으며 악은 어디에서 생기는가? 누가 그 악을 지어 그 과보를 받는가?”
그때 많은 비구들은 공양을 마친 뒤에 가사와 발우를 챙겨 두고 니사단(尼師壇)을 오른 어깨에 걸치고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많은 대중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 어리석은 제바달두가 대중들 앞에서 말하기를 ‘어떤 악을 지어도 재앙이 없고, 어떤 복을 지어도 보답이 없다. 선과 악의 과보를 받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악도 있고 죄도 있으며 선이나 악을 행했을 경우에는 틀림없이 그 과보가 있다. 만일 저 어리석은 제바달두가 선과 악의 갚음이 있는 줄을 안다면 몸이 바짝바짝 타고 초조해 하며, 근심스럽고 피가 끓어올라 얼굴에 있는 온갖 구멍으로 흘러나올 것이다. 저 제바달두는 선과 악의 갚음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들 앞에서 ‘선과 악의 갚음이 없다. 악을 행해도 재앙이 없고 선을 행하여도 복이 없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사람 스스로 지혜로운 체하며
악을 행해도 복이 있다 하네.
그러나 나는 지금 미리 아나니
선과 악에는 틀림없이 그 갚음 있다네.

“이와 같나니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악은 멀리 여의고 복 짓기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남에게서 이양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중(重)하고 쉽지 않은 일이어서 사람으로 하여금 함이 없는 곳[無爲處:涅槃]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왜냐하면, 이양의 갚음은 사람의 가죽을 들어가 끊고, 가죽을 끊고 나면 살을 끊으며, 살을 끊고 나면 뼈를 끊고, 뼈를 끊고 나면 골수를 끊기 때문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이러한 일로써 이양이란 매우 무거운 줄을 알아야 한다. 만약 이양을 탐내는 마음이 아직 생기지 않았거든 다시는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겼거든 바로 없애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남에게서 이양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중하고 쉽지 않은 일이어서 사람으로 하여금 함이 없는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왜냐하면, 만일 저 사리라(師利羅) 비구가 이양을 탐내지 않았더라면 저렇게 한량없는 살생을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남에게서 무거운 이양을 받으면
사람의 맑고 깨끗한 행 무너지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그 마음 제어하고
그 맛을 탐하여 집착하지 말지니라.

저 사리라 비구가 선정을 닦아
제석천궁에 태어났지만
그 신통력이 갑자기 퇴보하여
백정 노릇을 하는 처지로 타락하였다.

“모든 비구들아, 이러한 일로 볼 때에 남에게서 이양을 받는 것은 그리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와 같나니 모든 비구들은 마땅히 다음과 같이 배워야 하리라. 즉 이양을 탐내는 마음이 아직 생기지 않았거든 다시는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겼거든 방편을 써서 바로 없애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주석
1 또는 5무간업(無間業)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즉 첫째 아비를 죽인 죄, 둘째 어미를 죽인 죄, 셋째 아라한을 죽인 죄, 넷째 승가의 화합을 깨뜨린 죄, 다섯째 부처님의 몸에서 피를 낸 죄를 말한다.
2 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이 부분이 유선통세속(遊禪通世俗)으로 되어 있는데 선(禪)자는 글의 의미에 부합하지 않는다.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원(元)ㆍ명(明) 두 본에는 선(禪)자가 신(神)자로 되어 있다”라고 하므로 역자도 이를 따라 번역하였다.
3 일입의 도[一入道]라고 하는 것은 오직 열반의 도에 들어가기 위하여 한결 같이 행해야 하는 도를 이르는 말이다.
4 5장(障)이라고도 한다. 개(蓋)는 덮어 가리다[覆蓋]라는 뜻으로서 마음을 덮어 가려서 선(善)한 법을 내지 못하게 하는 다섯 가지 번뇌. 즉 탐욕개(貪欲蓋)ㆍ진에개(瞋恚蓋)ㆍ수면개(睡眠蓋)ㆍ도회개(掉悔蓋)ㆍ의개(疑蓋)를 말한다.
5 4념처(念處)를 일컫는 것으로서, 즉 신념처(身念處)ㆍ수념처(受念處)ㆍ심념처(心念處)ㆍ법념처(法念處)이다.
6 처음 음식을 받아들이는 장기를 생장이라 하고 음식물을 받아들여서 소화된 뒤에 그 찌꺼기가 머무는 장기를 숙장이라고 한다.
7 이 소경은 『잡아함경』 제31권 892번째 소경인 육내처경(六內處經)과 내용이 비슷하다.
8 팔리어로는 arañña라고 한다. 또는 아란야(阿蘭若)ㆍ아란나(阿蘭拏)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최한처(最閑處)라고 한다. 아련야행이란 두타(頭陀)행의 하나로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 머물면서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9 팔리어로는 Balaruci라고 한다. 번역하여 절지(折指)라고 하며, 마갈타국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의 태자 아사세(阿闍世)의 별명이다. 그는 일찍이 아비를 시해하고 자신이 왕이 되었는데, 나중에는 과거에 지은 악업에 대하여 참회하고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그가 태어났을 때에 관상 보는 사람이 그의 관상을 보고 나중에 틀림없이 아비를 시해할 상이라고 하자 빈바사라왕이 두려운 마음이 생겨 왕자를 데리고 높은 누각에 올라가 그를 밀쳐 떨어뜨렸는데 죽지는 않고 다만 손가락 하나만 부러졌다. 이 왕자는 태어나기 전에 이미 서로 원한이 있었다 하여 그 이름을 아사세(阿闍世:未生怨)라고 하였고 손가락이 부러졌으므로 또 바라유지(婆羅留支:折指)라고 하였다.

증일아함경 제6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13. 이양품(利養品)1)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남에게서 이양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중하고 쉽지 않은 일이어서 사람으로 하여금 함이 없는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왜냐하면, 만일 수라타(修羅陀) 비구가 이양을 탐내지 않았더라면 끝내 내 법 안에서 세 가지 법의(法衣)를 버리고 속가(俗家)로 돌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수라타 비구는 예전 아련야행(阿練若行)을 할 때에 때가 되면 걸식(乞食)을 하였고 한곳에 한 번 앉아 일어나지 않았으며, 하루에 점심 한 끼니만 먹었고 나무 아래나 한데에 앉고 한적한 곳을 좋아하였으며, 다섯 가지 누더기 옷[五納衣]을 입고 혹은 세 가지 법의를 지녔으며, 혹은 무덤 사이를 좋아하기도 하였고 부지런히 고행을 닦는 등 이런 두타행(頭陀行)을 실천하였다.

그때 수라타 비구는 항상 포호국왕(蒲呼國王)으로부터 공양을 받았는데, 그 왕은 온갖 맛있는 음식을 날마다 가지고 왔다. 그래서 저 비구는 그 음식에 맛을 들여 점점 아련야행을 버리게 되었다. 즉 때가 되어 걸식하는 것, 한 곳에 한 번 앉는 것, 점심때에만 끼니를 먹는 것, 나무 밑이나 한데에 앉는 것, 한적한 곳을 좋아하는 것, 다섯 가지 누더기 옷을 입는 것, 세 가지 법의를 지니는 것, 무덤 사이를 좋아하면서 부지런히 고행하는 것 등, 이런 일들을 다 버렸다. 세 가지 법의도 버리고 속가로 돌아가 백정이 되어서는 수없이 많은 소를 잡고 또 양(羊)을 죽였다. 그리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떨어진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이러한 일로써 이양이란 매우 무거운 것이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바르고 참된 위없는 도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니 만약 이양을 탐내는 마음이 아직 생기지 않았거든 다시는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겼거든 방편을 구하여 바로 없애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너희들은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한 가지 법만은 꼭 없애라. 그러면 나는 너희들이 신통(神通)을 얻어 모든 번뇌[漏]를 다 끊게 될 것이라고 증명하리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 법인가? 맛에 대한 욕심[味欲]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꼭 이 맛에 대한 욕심을 없애야 한다. 그러면 나는 너희들이 신통을 얻어 모든 번뇌를 다하게 될 것이라고 증명하리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중생들이 만일 이 맛에 집착하면
죽어서 나쁜 세계에 떨어지리니
지금 꼭 그 탐욕을 버린다면
그는 곧 아라한이 되리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이 맛에 집착하는 생각을 항상 버려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사위성에 살고 있던 어떤 장자가 마침 애지중지 사랑하여 잠깐도 놓지 않던 외동아들을 잃었다. 그 장자는 애지중지하던 아들이 죽자 그만 미쳐서 빙빙 온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한곳에 가만히 머물러 있지 못하였다. 그는 사람을 볼 때마다 곧 이렇게 말하였다.
“혹 내 아들을 보았는가?”

그때 그 사람은 자꾸만 돌아다니다 기원정사(祇園精舍)까지 오게 되었고 세존의 처소에 이르러 한쪽에 머물렀다. 그때 그는 세존께 아뢰었다.
“사문 구담(瞿曇)이시여, 혹 제 아들을 보셨습니까?”

세존께서 그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연고로 안색이 그리도 어둡고 모든 감관[根]이 그리도 산란한가?”

그때 장자가 구담에게 대답하였다.
“어떻게 그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왜냐하면, 저에게 외동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저를 버리고 죽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를 너무도 애지중지하여 잠깐도 눈앞에서 떼어놓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이 죽었으니 그 아이가 불쌍해 저는 미칠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사문께 여쭙니다. 혹 제 아들을 보셨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겠구나. 장자여, 네가 질문한 것과 같다.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세상의 변하지 않는 법이다. 은애(恩愛)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도 괴로운 일이고, 미워하는 사람끼리 만나는 것도 괴로운 일이니라. 사랑하던 아들이 너를 버리고 죽었으니 어찌 생각나지 않겠느냐?”

그때 장자는 세존의 말씀을 들었으나 마음에 들지 않아 그만 버리고 물러갔다. 길을 가다가 어떤 사람을 보고 또 이렇게 말하였다.
“사문 구담은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사문이 한 말이 옳습니까?”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는데 무슨 즐거움이 있겠습니까?”
그때 사위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도박판을 벌이고 있었다. 그 장자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남자들은 총명하고 지혜로워 모르는 일이 없을 것이다. 나는 이제 저들에게 이 일에 대해 물어보리라.’
그는 곧 도박이 벌어진 곳으로 가서 그 사람들에게 물었다.
“사문 구담이 내게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괴로움, 미운 이와 만나는 괴로움, 이런 것들을 즐거운 일이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때 도박꾼들이 대답하였다.
“은애하는 사람과 이별하는데 무슨 즐거움이 있겠는가? 즐겁다고 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그때 그들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하시는 말씀은 절대로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그러나 어떻게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는 데 즐거울 수 있을까? 그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그때 그들은 사위성으로 들어가서 궁문 밖에 이르러 외쳤다.
“사문 구담이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고 미워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라고 가르친다.”
그때 사위성과 궁중에 그 말이 두루 전해져 퍼져나가지 않는 곳이 없었다.

그때 대왕 파사닉(波斯匿)과 마리(摩利) 부인이 높은 누각 위에서 서로 즐기면서 놀고 있다가 파사닉왕이 마리 부인에게 말하였다.
“사문 구담께서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고 미워하는 이와 만나는 일이 즐거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하오.”

부인이 대답하였다.
“저는 여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설령 여래께서 그렇게 가르치셨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틀림없이 그럴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파사닉왕이 말하였다.
“마치 스승이 제자에게 ‘이것은 하라. 이것은 버려라’ 하고 가르치면 그 제자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스승님’ 하고 대답하는 것처럼, 지금 그대 마리 부인도 또한 그와 같구려. 저 사문 구담이 비록 그런 말을 하였다 하더라도 부인께선 ‘그러하여 틀림이 없고 허망한 말이 아니다’라고 하오. 그대는 썩 물러나시오. 잠시도 내 앞에 머물러 있지 마시오.”

그러자 마리 부인은 죽부(竹膊)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기원정사에 계시는 여래의 처소로 찾아가서 내 이름으로 여래의 발에 예를 올리고, 다시 이 뜻을 부처님께 자세히 아뢰어라. 즉 ‘사문 구담께서는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고 미워하는 이와 만나는 것이 다 즐거운 일이라 말씀하셨다고 사위성 안과 궁중 사람들이 말합니다. 그 뜻을 알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 정말로 그렇게 가르치셨습니까?’ 하고 말이니라. 만일 세존께서 무슨 말씀이 있으시거든 너는 잘 받들어 가지고 돌아와 내게 말해다오.”

그래서 죽부 바라문은 부인의 분부를 받고 곧 기원정사의 세존께서 계시는 처소로 찾아가 문안을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그 범지(梵志)가 세존께 아뢰었다.
“마리 부인이 세존의 발에 예배를 올리고 문안드리나이다.
‘여래께서는 기거가 편안하시고 걸음 걸으시기가 건강하시며, 어리석어 아무 것도 모르는 이들을 교화하시기에 얼마나 수고가 많으십니까?’
그리고 다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 사위성에 이런 말이 퍼졌습니다. 〈사문 구담께서는 은애하는 이를 이별하는 것과 미워하는 이와 만나는 것이 다 즐거운 일이라고 가르치신다〉고 말들을 합니다. 알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 과연 그렇게 가르치셨습니까’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죽부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위성에 사는 어떤 장자가 애지중지하던 외동아들을 잃었다. 그는 그 아들 생각 때문에 정신 이상이 생겨 동쪽 서쪽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사람만 만나면 곧 ‘누가 내 아들을 보았느냐’고 묻곤 하였다. 그런 이유로 내가 ‘바라문아,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요, 미운 이와 만나는 것도 괴로운 일이다. 이 두 가지에는 아무런 즐길만한 것이 없다’고 하였던 것이다.
또 옛날 이 사위성에 어떤 나이 많은 어머니가 죽었다. 그 아들이 미쳐서 동쪽과 서쪽을 분별하지 못하였다. 또 어떤 나이 많은 아버지가 죽었고, 또 형ㆍ동생ㆍ누이ㆍ누이동생이 모두 죽었다. 저들은 그렇게 죽어간 변란을 당하고는 모두들 정신 이상이 생겨 동쪽과 서쪽을 분별하지 못하였다. 바라문아, 옛날 이 사위성에 살았던 어떤 사람은 얼굴이 매우 단정한 아내를 새로 맞이했다. 그런데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집안이 가난하게 되었다.

그의 장인과 장모는 그 사람이 가난해진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가 딸을 빼앗아다가 다른 이에게 시집보내는 것이 타당한 일이다.’
그는 장인과 장모가 제 아내를 빼앗아 다른 이에게 주려 한다는 말을 몰래 전해 들었다. 그는 잘 드는 칼을 옷 속에 감추어 가지고 곧 처가로 달려갔다. 그때 그 아내는 담 밖에서 길쌈을 짜고 있었다. 그는 장인과 장모에게 가서 물었다.
‘제 아내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
장모가 대답했다.
‘자네 아내는 담 밖의 그늘에서 베를 짜고 있네.’
그러자 그는 곧 그 아내에게로 달려가서 아내에게 물었다.
‘그대의 부모가 그대를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시집보내려고 하는가?’
아내가 대답하였다.
‘그런 말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때 그는 예리한 칼을 빼어 아내를 찔러 죽이고 다시 그 칼로 자기의 배를 찌르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둘이 함께 죽자.’
바라문아, 이 사실로 보더라도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과 미워하는 사람이 서로 만나는 것이 괴로운 일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걱정과 근심은 사실 이루 다 말할 수 없느니라.”

그때 죽부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 온갖 번뇌는 실로 괴로운 것이요 즐거운 것이 아닙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옛날 제 외동아들이 저를 버리고 죽었습니다. 저는 밤낮으로 생각하며 마음에서 잠시도 잊어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때 나는 아이 생각에 정신 이상이 생겨 동쪽과 서쪽으로 미친 듯이 치달리면서 누구나 만나면 ‘누가 내 아들을 보았느냐?’고 물었습니다. 지금 사문 구담께서 하신 말씀은 참으로 옳으신 말씀입니다. 나라 일이 많아 저는 이만 돌아가고자 합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정히 그렇다면 좋을 대로 하여라.”

그러자 죽부 바라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떠나갔다. 그는 마리 부인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 동안의 경위를 자세히 설명하였다.

그러자 마리 부인이 다시 파사닉왕에게 찾아가 아뢰었다.
“지금 여쭐 일이 있습니다. 바라옵건대 대왕께서는 묻는 대로 대답해주십시오. 어떻습니까? 대왕께서는 유리(琉璃)2)왕자를 사랑하십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매우 생각하고 사랑하여 한 시도 잊을 수가 없소.”

부인이 다시 물었다.
“만일 장차 왕자에게 무슨 변이 생긴다면 대왕께서는 근심이 되시겠습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그럴 것이오. 부인이여, 그대의 말과 같을 것이오.”

부인이 또 물었다.
“대왕이시여, 꼭 아셔야 합니다. 은애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데에는 반드시 근심이 생길 뿐입니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시여. 이라(伊羅) 왕자를 사랑하십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매우 사랑하오.”

부인이 또 물었다.
“대왕이시여, 만일 그 왕자에게 무슨 변이 생긴다면 대왕께서는 근심하시겠습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매우 근심할 것이오.”

부인이 말하였다.
“이러한 사실로 보아 은애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데에는 기쁨과 즐거움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대왕께서는 찰리(刹利) 종족의 살라타(薩羅陀) 부인을 사랑하십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몹시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오.”

부인이 말하였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시여, 만일 살라타 부인에게 무슨 변이 생긴다면 대왕께서는 근심하시겠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나는 근심하고 걱정할 것이오.”

부인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그러므로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은 곧 괴로운 일이라는 것을 꼭 아셔야만 합니다.”

부인이 다시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저를 사랑하십니까?”

왕이 말하였다.
“나는 그대를 진실로 사랑하오.”

부인이 또 말하였다.
“만일 제 몸에 무슨 변이 생긴다면 대왕께서는 근심하시겠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만일 그대 몸에 무슨 변이 생기면 나는 진실로 근심하고 걱정이 될 것이오.”

부인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이런 사실로 미루어볼 때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고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에는 기쁘고 즐거운 마음이 없다는 사실을 꼭 아셔야 합니다.”
부인이 다시 말하였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시여. 가시(迦尸)와 구살라(拘薩羅) 백성들을 사랑하십니까?”

왕은 말하였다.
“나는 가시와 구살라 백성들을 매우 사랑하고 생각하오.”
부인이 말하였다.
“가시나 구살라에 살고 있는 백성들에게 혹 무슨 변이 생긴다면 대왕께서는 걱정하시겠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가시나 구살라 백성들에게 무슨 변이 생긴다면 내 목숨조차 보존할 수 없을 것이오. 어찌 근심하고 걱정하는 정도겠소? 왜냐하면 나는 가시와 구살라에 사는 백성들의 힘으로 살아가기 때문이오. 그러므로 나는 알고 있소. 목숨도 오히려 보존하지 못하겠거늘 어찌 근심하지 않겠소.”

부인이 말하였다.
“이로써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는 데에는 모두 이런 고통이 있을 뿐, 즐거움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때 파사닉왕은 오른 무릎을 땅에 꿇어 합장하고 세존께서 계신 곳을 향해 말하였다.
“참으로 기이하고 기이하십니다. 저 세존께서 이러한 법을 말씀하시다니요. 만일 사문 구담께서 여기 오신다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부인에게 말하였다.
“지금부터는 평소 때보다 당신을 더 훌륭하고 어여쁘게 볼 것이요, 입는 옷도 나와 다름이 없게 하겠소.”

그때 세존께서 마리 부인이 대왕과 이와 같은 이론의 원리를 주고받았다는 말을 듣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리 부인은 매우 총명하다. 설사 파사닉왕이 나에게 그렇게 물었더라도 나 또한 저 부인의 말한 대로 왕에게 대답하였을 것이다. 그것은 부인이 왕에게 말한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聲聞)들 중에서 제일 먼저 도를 깨달은 우바사(優婆斯)로서 믿음이 독실하고 견고한 이는 바로 저 마리 부인이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3)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발지국(拔祇國)에 있는 시목마라산(尸牧摩羅山) 귀림(鬼林) 녹원(鹿園)에 계셨다.

그때 나우라공(那憂羅公)4) 장자가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아 있었다. 조금 뒤에 물러나 앉아서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늙어 나이도 많고, 게다가 또 질병도 있어서 온갖 근심과 번뇌가 많습니다.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때를 따라 가르치고 훈계하셔서 중생들로 하여금 오랜 세월 동안 안온할 수 있게 해주소서.”

그때 세존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말한 것과 같이 몸에는 두려움과 고통이 많다. 어찌 믿을 만한 것이겠는가? 다만 엷은 가죽으로 그 위를 덮었을 뿐이니라. 장자야, 꼭 알아야 한다. 그 몸을 의지하는 사람들은 실로 잠시 동안 즐거움이 있을지라도 그것은 어리석은 마음으로서, 지혜로운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것은 아니니라. 그러므로 장자야, 비록 몸에 병이 있다 하더라도 마음은 병들지 않게 하라. 장자야,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장자는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곧 물러갔다.
그때 장자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존자 사리불에게 가서 이 이치를 물어보리라.’
그때 사리불은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어느 나무 밑에 앉아 있었다. 나우라 장자가 사리불을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사리불이 장자에게 물었다.
“얼굴 모습이 화열(和悅)하고 모든 감각기관[根]은 고요하니 거기에는 틀림없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장자여, 그대는 부처님께 법을 들었는가?”

장자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어떻게 제 얼굴에 기쁜 빛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왜냐하면, 아까 세존께서 감로법(甘露法)을 제 가슴에 쏟아 부어주셨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장자여, 어떻게 감로법을 그대 가슴에 쏟아 부으셨는가?”

장자가 대답하였다.
“사리불이시여, 저는 세존이 계신 곳으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세존께 아뢰었습니다.
‘저는 나이 많고, 게다가 또 질병도 있어서 온갖 많은 고통을 이루다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이 몸에 대해 잘 분별해 주시어 널리 중생들로 하여금 오랜 세월 동안 안온함을 얻을 수 있게 해주소서.’
그때 세존께서 곧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 장자야. 이 몸에는 온갖 쇠퇴만 따르고 고통만 많을 뿐이다. 이 몸은 다만 엷은 가죽으로 그 위를 덮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장자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몸을 믿고 따르는 이는 정녕 잠깐 동안의 즐거움은 있지만 오랜 세월 동안 한량없이 많은 괴로움을 받는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그런 까닭에 장자야, 이 몸에는 비록 근심이 있다 하더라도 반드시 그 마음에는 근심이 없게 하라. 장자야,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세존께서는 이와 같은 감로법을 내게 쏟아 부어주셨습니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장자여, 왜 여래에게 ‘어떤 것이 몸에는 근심이 있으나 마음에는 근심이 없는 것이며, 어떤 것이 몸에는 병이 있는데 마음에는 병이 없는 것입니까’ 하고 그 이치를 다시 묻지 않았는가?”

장자가 사리불에게 대답하였다.
“사실 세존께 그 뜻에 대해서는 거듭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몸에도 근심이 있고 마음에도 근심이 있는 것과 몸에는 근심이 있는데 마음에는 근심이 없는 이치를 존자 사리불께서는 틀림없이 아실 것이니 바라건대 자세히 분별하여 주십시오.”

사리불이 말하였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그리고 잘 생각해 보아라. 내가 너를 위해 자세하게 설명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리불이시여, 그 가르침을 잘 따르겠습니다.”

사리불이 장자에게 말하였다.
“장자여, 범부들은 성인을 보지도 않고 성인의 가르침을 받지도 않으며, 그 교훈을 따르지도 않고 착한 벗을 만나지도 않으며, 착한 벗과 같이 일을 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색(色)이 곧 나[我]다. 색은 곧 내 것[我所]이다. 나는 곧 색의 것[色所]이다. 색 안에 내가 있다. 나 안에 색이 있다. 저 색과 이 색이 한곳에 합해져 있다. 저 색과 이 색이 한곳에 모여있다’고 생각하다가 그 색이 갑자기 무너지고 변하여 그대로 있지 않게 되면 그로 인하여 근심ㆍ걱정ㆍ고통ㆍ번민을 일으킨다.
또 통(痛:受)ㆍ상(想)ㆍ행(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며, 식(識)에 대해서 ‘나에게 식이 있다. 식 안에 내가 있다. 나 안에 식이 있다. 저 식과 내 식이 한곳에 합해져 있다. 저 식과 내 식이 한곳에 모여 있다’고 관찰하다가 식이 갑자기 무너지고 변하여 그대로 있지 않게 되면 그로 인하여 근심ㆍ걱정ㆍ고통ㆍ번민을 일으킨다. 장자여, 이것을 일러 ‘몸에도 근심이 있고 마음에도 근심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장자가 사리불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몸에는 비록 근심이 있지만 마음에는 근심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장자여, 현성의 제자[賢聖弟子]는 성현을 잘 받들어 섬기고 계율을 닦아 실천하며 착한 벗과 일을 같이 하고 착한 벗을 친근히 한다. 그러므로 그는 ‘나에게 색(色)이 있다’고 관찰하지 않고 ‘색은 내 것이다. 나는 색의 것이다’라고 보지 않는다. 그러므로 색이 자꾸 변해 그대로 있지 않아도 그 때문에 근심ㆍ걱정ㆍ고통ㆍ번민을 일으키지 않는다.
또 통(痛:受)ㆍ상(想)ㆍ행(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식(識)을 보지 않으며,‘식 안에 내가 있다. 나 안에 식이 있다’고 보지 않고 ‘식은 내 것이다. 나는 식의 것이다’고 보지 않는다. 또 ‘저 식과 내 식이 한곳에 모여 있다’고도 보지 않는다. 그러므로 식이 갑자기 무너져서 사라져도 그 때문에 근심ㆍ걱정ㆍ고통ㆍ번민을 일으키지 않는다. 장자여, 이것이 바로 ‘몸에는 근심이 있어도 마음에는 근심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자여, 그대는 꼭 이와 같이 익혀서 몸을 잊고 마음을 버려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장자여, 반드시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나우라공 장자는 사리불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수천만 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설법하고 계셨다.
그때 강측(江側) 바라문5)이 무거운 짐을 지고 갑자기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 이르러 짐을 내려놓고는 잠자코 한쪽에 머물러 있었다. 그 바라문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 사문 구담은 수천만 대중들에게 앞뒤로 빙 둘러 싸여 설법을 하고 있다. 청정하기로 말하면 지금 내가 사문 구담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왜냐하면 사문 구담은 좋은 쌀밥에 갖가지 맛있는 반찬을 드시지만 나는 과일이나 오이 따위를 먹으면서 겨우 생명을 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 세존께서 그 바라문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아시고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어떤 중생은 21결(結) 때문에 마음이 더러워져 있다. 마땅히 잘 살펴보아야 하리라. 그 사람은 좋은 곳에 태어나지 못하고 틀림없이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이다. 어떤 것이 그 스물 한 가지인가? 성내는 마음의 번뇌[嗔心結], 해치려는 마음의 번뇌[恚害心結], 잠을 자려는 마음의 번뇌[睡眠心結], 조롱하고 희롱하려는 마음의 번뇌[調戱心結], 의심하는 마음의 번뇌[疑是心結], 기피하려는 것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忌爲心結], 고뇌가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惱爲心結], 시기함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嫉爲心結], 미워함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憎爲心結],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마음의 번뇌[無慚心結], 남부끄러운 줄 모르는 마음의 번뇌[無愧心結]ㆍ허깨비가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幻爲心結], 간사함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姦爲心結], 거짓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僞爲心結], 다툼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諍爲心結], 교만함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憍爲心結], 거만함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慢爲心結], 질투가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妬爲心結], 증상만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增上慢爲心結], 탐욕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貪爲心結] 등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만일 어떤 사람이 이 21결(結)이 있어 마음으로 집착한다면, 마땅히 관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사람은 틀림없이 나쁜 세계에 떨어지고 좋은 곳에 태어나지 못할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흰 천으로 만든 새 옷이 오래되어 먼지와 때가 많이 묻게 되면, 그것은 파랑ㆍ노랑ㆍ빨강ㆍ검정 등의 물감으로 물들이려고 하여도 끝내 뜻대로 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먼지와 때가 너무 많이 묻었기 때문이다. 그와 같나니 비구들아, 만일 어떤 사람이 저 21결(結) 때문에 마음에 집착이 생기게 되면 마땅히 관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사람은 틀림없이 나쁜 세계에 떨어지고 좋은 곳에 태어나지 못할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21결(結)로 인해 마음에 집착하는 법이 없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사람은 틀림없이 천상에 태어나게 되고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새롭고 깨끗한 흰 천은 파랑ㆍ노랑ㆍ빨강ㆍ검정 등 어떤 빛으로 물들이려고 해도 마음대로 무슨 색깔이든 만들 수 있고 또 끝내 지워지지 않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그 바탕이 깨끗하기 때문이다. 그와 같이 21결(結)로 인한 마음의 집착이 없는 사람은 꼭 살펴 관찰해 보아라. 그 사람은 틀림없이 천상에 태어나게 되고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만약 현성의 제자라면 성내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날 때 그것을 관찰하고 나서 곧 그치게 한다. 해치려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수면의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조롱하고 희롱하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의심하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화내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꺼리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번민하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시기하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미워하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남부끄러운 줄 모르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허황한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간사한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거짓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다투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교만한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거만한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질투하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뛰어난 체하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탐내는 마음의 번뇌 일어나면, 그것을 보고 나서는 곧 그쳐버린다.

만일 현성의 제자로서 성냄이 없고 분노함이 없으며 어리석고 미혹함이 없으면, 마음과 뜻이 화열(和悅)하게 되어 자애로운 마음[慈心]을 한 방위에 두루 채우고 스스로 즐거워한다. 그리하여 2방ㆍ3방ㆍ4방과 4유(維:간방)와 위아래 일체 가운데에도 또한 그러하며, 일체 세간에 한계가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무게를 달아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인 성냄이 없는 마음으로 스스로 즐겁게 노닌다. 이 자애로운 마음으로써 그 가운데를 두루 채워 즐거움을 얻고 나면 마음과 뜻이 곧 올바르게 된다.

다음에는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悲心]을 한 방위에 두루 채우고 스스로 즐거워한다. 그리하여 2방ㆍ3방ㆍ4방과 4유와 위아래 일체 가운데에도 또한 그러하며, 일체 세간에 한계가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무게를 달아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인 성냄이 없는 마음으로 스스로 즐겁게 노닌다. 이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으로써 그 가운데를 두루 채워 즐거움을 얻고 나면 마음과 뜻이 곧 올바르게 된다.

다음에는 기뻐하는 마음[喜心]을 한 방위에 두루 채우고 스스로 즐거워한다. 그리하여 2방ㆍ3방ㆍ4방과 4유와 위아래 일체 가운데에도 또한 그러하며, 일체 세간에 한계가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무게를 달아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인 성냄이 없는 마음으로 스스로 즐겁게 노닌다. 이 기뻐하는 마음으로써 그 가운데를 두루 채워 즐거움을 얻고 나면 마음과 뜻이 곧 올바르게 된다.

다음에는 평정한 마음[護心:捨心]을 한 방위에 두루 채우고 스스로 즐거워한다. 그리하여 2방ㆍ3방ㆍ4방과 4유와 위아래 일체 가운데에도 또한 그러하며, 일체 세간에 한계가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무게를 달아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인 성냄이 없는 마음으로 스스로 즐겁게 논다. 이 보호하는 마음으로써 그 가운데를 두루 채워 즐거움을 얻고 나면 마음과 뜻이 곧 올바르게 된다.

그는 또 여래에 대해 믿음의 근원을 성취하여 그 근원이 흔들리지 않으며 높이 빛나는 깃대를 세워 움직일 수 없게 하여 모든 하늘ㆍ용ㆍ신ㆍ아수륜(阿須倫)ㆍ사문ㆍ바라문과 혹은 세상 인민들은 그 안에서 기쁨을 얻어 마음과 뜻이 곧 올바르게 된다.
그는 ‘이 분을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중우(佛衆祐)라 부른다’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얻어 마음과 뜻이 곧 올바르게 된다.
다음에는 법을 성취한다. 여래의 법은 매우 청정하여 움직여 옮길 수 없고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이와 같이 관찰하고 나서 그 안에서 기쁨을 얻고 또한 승가 대중을 이룩한다.
그는 또 ‘여래의 성중은 매우 청정하여 성질과 행동이 순수하고 부드러우며, 모든 법을 다 성취하고 계율을 성취하며, 삼매를 성취하고 지혜를 성취하며, 해탈을 성취하고,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성취한다. 성중이란 곧 4쌍8배(四雙八輩)6)를 이르는 말이다. 그들은 여래의 성중으로서 공경할 만하고 귀히 여길 만하며 진실로 받들어 섬길 만한 사람으로서, 그 안에서 즐겁고 기쁨을 얻어 마음과 뜻이 곧 올바르게 된다.

그는 다시 이 삼매로써 마음이 청정하게 되어 티와 더러움[瑕穢]이 없고, 모든 번뇌[結使]가 이내 사라져서 더러움이 없으며, 성질과 행동이 유연(柔軟)하여 신통(神通)을 얻는다. 그리하여 한량없이 많은 전생의 일들과 그가 어디에서 왔는가를 다 알지 못하는 것이 없다.
즉 ‘1생ㆍ2생ㆍ3생ㆍ4생ㆍ5생ㆍ10생ㆍ20생ㆍ30생ㆍ40생ㆍ50생ㆍ백생ㆍ천생ㆍ백천생과 성패겁(成敗劫)ㆍ불성패겁(不成敗劫)ㆍ성패불성패겁ㆍ무수한 성패겁ㆍ무수한 불성패겁 동안 나는 어디서 태어났으며, 자(字)는 무엇이었고 이름은 무엇이었으며, 성은 무엇이었다. 이와 같은 삶을 누렸고 어떤 음식을 먹었으며, 이러이러한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았고, 목숨의 길고 짧음과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에 태어났다’고 하는 것들에 대해 이와 같이 수없이 많은 전생 일을 스스로 다 안다.

그는 또 이 삼매의 힘 때문에 마음이 청정하고 티와 더러움이 없어 중생들이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다 안다. 그는 또 천안(天眼)으로써 중생들이 태어나는 것과 죽는 것을 본다. 받는 몸의 아름답고 추함과 사는 곳의 좋고 나쁨까지도 다 본다. 또 좋거나 나쁜 것은 그 중생들이 지은 업을 따라 받는 과보라는 것을 모조리 다 안다.
‘어떤 중생은 몸으로 악한 짓을 하였고 입으로 악한 말을 하였으며 마음으로 악을 행하였다. 성현을 비방하고 삿된 소견으로 그릇된 일을 하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져 지옥[泥黎]에 태어난다. 또 어떤 중생은 몸으로 선한 행동을 하고 입으로 선한 말을 하였으며 뜻으로 선을 행하였다. 성현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을 가졌고 그릇된 소견이 없어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 같은 좋은 곳에 태어난다.’
이것을 일러 ‘깨끗한 천안으로써 중생들이 태어나는 것과 죽는 것, 받는 몸의 아름답고 추함과 사는 곳의 좋고 나쁨까지도 다 본다. 또 좋거나 나쁜 것은 그 중생들이 지은 업을 따라 받는 과보라는 것을 모조리 다 아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또 이 삼매로써 마음이 청정하여 아무 티와 더러움이 없고 번뇌[結使]가 없으며, 마음과 성질이 부드럽고 연해져서 신통을 얻는다. 그는 누진통(漏盡通)을 얻어 스스로 즐거워한다. 그는 이러한 괴로움을 관찰하여 그 괴로움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안다. 또 괴로움의 발생을 관찰하고 괴로움의 소멸을 관찰하며,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관찰하여 사실 그대로를 안다. 그는 이와 같이 관찰하고 난 뒤에는 욕루(欲漏)의 마음에서 해탈하고 유루(有漏)와 무명루(無明漏)의 마음에서 해탈한다. 거기서 이미 해탈하고 난 뒤에는 이내 해탈한 지혜[解脫智]를 얻어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안다.
비구들아, 이와 같이 현성의 제자로서 마음이 해탈을 얻으면 비록 쌀밥과 여러 가지 맛있는 좋은 반찬을 수미산만큼 많이 먹는다 해도 마침내 허물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탐욕이 다하여 애착이 없어졌기 때문이요, 성냄이 다하여 분노가 다 없어졌기 때문이며, 어리석음이 다하여 어리석음이 다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것을 일러 ‘비구 중에 참다운 비구로서 마음을 아주 깨끗이 씻었다’고 하는 것이니라.”

그때 강측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사문 구담이시여, 손타라(孫陀羅)강에 가서 목욕하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아, 어찌하여 그 강을 손타라강이라고 부르는가?”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손타라강의 물은 복(福)이 되는 깊은 못이요, 세상의 광명입니다. 만일 어느 누구라도 그 강물에 목욕을 하면 모든 악이 다 없어집니다.”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무수한 겁을 지나는 동안
그 강물에 가서 목욕하였고
또 수없이 많은 작은 연못을
골고루 다니면서 목욕하였다.

어리석은 이들이 목욕을 즐기지만
남몰래 더러운 짓 저지른다.
묵은 죄 몸 안에 가득 찼는데
어떻게 저 강물이 그를 구하리.

깨끗한 이는 언제나 즐겁고
계율이 맑으면 그 또한 시원하다네.
맑은 사람은 맑은 행을 행하나니
그는 원하는 것을 반드시 이루리라.

주지 않는 것 가지지 않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살생하지 않으며
진실을 지켜 거짓말이 없으면
마음이 평등하여 더하고 덜함이 없으리.

네가 지금 이 계율에 목욕하면
반드시 편하고 아늑한 곳 얻으리라.
구태여 강물로 갈 것 없나니
장님을 어둠 속에 던진 것 같으리.

그때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제 그만 두십시오. 구담이시여, 마치 꼽추의 등을 펴게 하고, 어둠 속에서 빛을 보이며, 헤매는 이에게 길을 가르쳐주고, 어두운 방에 등불을 켜주며, 장님에게 눈을 주듯이, 사문 구담께서는 무수한 방편으로 그 묘한 법을 말씀하셨습니다. 바라옵건대 저에게도 도 닦기를 허락해주소서.”

그때 강측 바라문은 곧 비구가 되어 구족계를 받았다. 그는 이름 있는 종족의 아들들이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목적대로 위없는 범행을 닦아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알았다. 그래서 손타라제리(孫陀羅諦利:江側)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그때 존자 손타라제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석제환인(釋帝桓因)이 해질 무렵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때 석제환인이 곧 게송으로 여래에게 뜻을 여쭈었다.
잘 연설하시고 잘 선포하시며
흐름을 건너고 무루(無漏)를 이루시어
나고 죽음의 깊은 바다 건너신
구담(瞿曇)께 이 뜻을 묻습니다.

저는 이제 이 모든 중생들이
짓는 복의 업을 관찰해 보았습니다.
그들이 짓는 여러 가지 보시 가운데
누구에게 베푸는 복이 가장 높습니까?

지금 영취산(靈鷲山)에 계시는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그 이치를 말씀해주셔서
부처님의 취향을 알려주시고
보시하는 자들 위해 말씀해주소서.

네 갈래 중생들은 지은 복이 없다.
4과(果)를 원만하게 이룩하여
도의 자취를 얻어 공부하는 이거든
마땅히 그 법을 믿고 받들어야 한다.

탐욕도 없고 성냄도 또한 없으며
어리석음도 다해 무루를 이루고
일체의 깊은 바다 모두 건넌 이
그에게 보시하면 큰 결과[大果] 있으리.

이 모든 중생계의 갖가지 무리
그들이 지은 복덕(福德)의 업도
짓고 행하는 것 여러 가지 있지만
비구에게 보시하면 많은 복 얻으리라.

그들은 한량없는 중생 건지나니
바다 속에 많은 보물이 있는 것처럼
성중도 그와 같아서
지혜 광명의 법을 널리 연설하네.

구담이 말씀하신 좋은 곳이란
여러 비구들에게 잘 보시하는 것이요
헤아릴 수 없는 복을 얻는다는 말
가장 훌륭한 이께서 말씀하신 것이라네.

그러자 석제환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는 곧 그곳에서 물러갔다.
그때 석제환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 기사굴산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존자 수보리(須菩提)도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 곁에서 따로 초막을 짓고 몸소 선정을 닦고 있었다.
그때 존자 수보리는 몸에 병이 들어 매우 위중하였다. 그는 갑자기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내가 받고 있는 이 고통은 무엇을 좇아 생기고 무엇을 좇아 멸하며 또 어디로 가는 것인가?’
그때 존자 수보리는 곧 한데에다 앉을 방석을 펴고 몸을 곧게 하고 뜻을 바르게 가지고 전일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가부좌하고 앉아 모든 입(入)의 욕심과 해로움과 고통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석제환인은 존자 수보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 곧 파차순(波遮旬)7)에게 명령하였다.
선업(善業:須菩提)께서는 모든 결박 벗어나
영취산에 머무시더니
이제 매우 위중한 병환을 얻어
공을 좋아하여 모든 감관 고요해졌네.

너는 빨리 가서 병 문안하고
높은 이의 그 얼굴 직접 뵈어라.
그러면 큰복을 얻을 것이요
덕을 심는 것 이보다 나은 것 없으리.

그때 파차순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존자여.”

그때 석제환인이 5백 명 하늘사람과 파차순을 데리고 장정이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만큼 짧은 시간에 곧 삼십삼천에서 사라져 영취산에 내려와 존자 수보리와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다시 게송으로 파차순에게 말하였다.
네가 지금 선정에 들어 삼매를 즐기시는
저 선업(善業:須菩提)을 깨울 수 있겠느냐?
부드럽고 맑고 깨끗한 소리로
저 분을 선정에서 깨어나게 하여라.

파차순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그때 파차순은 석제환인의 말을 듣고 곧 유리로 만든 거문고를 연주하며 수보리 앞으로 다가가 게송으로 수보리를 찬탄하였다.
번뇌가 영원히 다 끊어져 남음이 없고
모든 생각 고요해져 어지럽지 않네.
온갖 때와 티끌 다 없어졌으니
원컨대 빨리 선정에서 깨어나소서.

마음은 쉬어 생사의 강을 건너셨고
마(魔)를 항복 받고 모든 결박 벗어나
그 공덕은 마치 저 큰 바다와 같으니
원컨대 빨리 선정에서 깨어나시라.

눈 깨끗하기는 연꽃과 같아
더러운 때 다시는 붙지 못하네.
귀의할 곳 없는 이의 귀의할 곳 되었으니
저 공(空)의 선정에서 빨리 일어나소서.

네 흐름의 강 건너 함이 없고
늙고 병듦 없음을 잘 깨달아
함이 있는 재앙에서 벗어났으니
존자시여, 빨리 선정에서 깨어나소서.

지금 5백 명 하늘 사람 저 위에 있고
석제환인도 직접 오려고 하옵니다.
거룩한 님의 얼굴 뵙고자 하오니
해공(解空:須菩提)이시여, 빨리 선정에서 일어나소서.

그때 존자 수보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파차순을 찬탄하였다.
“훌륭하다, 파차순이여. 지금 네 노래 소리는 거문고 소리와 잘 어울리고 거문고 소리는 노래 소리와 잘 어울려서 다름이 없구나. 그래서 거문고 소리는 노래 소리를 떠나지 않고 노래 소리는 거문고 소리를 떠나지 않아, 두 소리가 서로 잘 어울려 마침내 묘한 소리를 이루었구나.”

그때 석제환인이 존자 수보리의 처소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석제환인이 수보리에게 아뢰었다.
“어떻습니까? 선업이시여, 병환은 좀 덜하십니까? 그런데 지금 그 병은 어디서 생겼습니까? 몸에서 생겼습니까, 아니면 마음에서 생겼습니까?”

그때 존자 수보리가 석제환인에게 말하였다.
“훌륭합니다, 구익(拘翼:석제환인의 다른 이름)이여. 모든 법은 저절로 생겨났다가 저절로 소멸하며, 모든 법은 스스로 서로 움직이고 스스로 그치는 것입니다. 구익이여, 비유하면 마치 독약이 있으면 또 그 독을 제거하는 약이 있는 것처럼, 법과 법은 서로 어지럽게 하고 법과 법은 스스로 그쳐 고요해집니다. 법이 곧 법을 생겨나게 합니다. 검은 법은 흰 법으로써 다스리고 흰 법은 검은 법으로써 다스립니다.
천제석(天帝釋)이여, 탐욕의 병은 더러운 것이라는 생각으로 다스리고 성내는 병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스리며, 어리석은 병은 지혜로써 다스립니다. 석제환인이여, 이와 같이 일체의 존재는 다 공(空)으로 돌아갑니다. 즉 나라는 것도 없고 남이라는 것도 없으며, 수(壽)도 없고 명(命)도 없으며, 선비도 없고 지아비도 없으며, 얼굴도 없고 모양도 없으며, 남자도 없고 여자도 없는 것입니다.
석제환인이여, 비유하면 마치 바람이 큰 나무를 넘어뜨리면 가지와 잎사귀가 말라 떨어지고,눈과 우박이 곡식을 때리면 꽃과 열매가 처음에는 무성하였다가 물이 없어지면 저절로 시들다가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시들었던 싹이 다시 살아나서 존재하게 되는 것처럼 천제석이여, 그와 같이 법과 법이 서로 어지럽혔다가 법과 법이 서로 안정시킵니다. 내가 전에 앓던 아픔과 고통도 지금은 이미 다 사려져서 다시는 근심과 괴로움이 없습니다.”

이때 석제환인이 수보리에게 아뢰었다.
“나도 역시 근심ㆍ걱정ㆍ고통ㆍ번민이 있었는데, 지금 그 법을 듣고 나니 다시는 근심과 걱정이 없어졌습니다. 여러 가지 일이 쓸데없이 많아서 이제 천상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전에도 일이 있었지만, 오늘따라 여러 하늘의 일들이 실없이 많습니다.”

그때 수보리가 말하였다.
“이제 갈 때가 되었으니 가도록 하시오.”
이때 석제환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수보리의 앞으로 나아가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세 번 돌고 나서 떠나갔다.

그때 존자 수보리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능인(能仁)께서 말씀하시기를
그 근본을 완전히 갖추었으니
지혜로운 사람은 안온을 얻을 것이고
법을 들은 사람은 모든 병 나으리라.

그때 석제환인은 존자 수보리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조달에 대한 두 가지 경과
피(皮)와 사리라(師利羅)8)와
수라타ㆍ죽부ㆍ손타리ㆍ선업과
석제환에게 말씀하셨다.

주석
1 내용으로 보아 이 「이양품(利養品)」의 제명은 제5권 일곱 번째 소경에서부터 해당되는 것 같다. 제6권 말(末)의 올타남에서는 「이양품」의 내용을 그렇게 보고 있다. 아마도 소제명(小題名)을 잘못 여기에 달아놓은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2 팔리어로는 Viḍḍabha라고 한다. 비유라(鞞留羅) 또는 비유리(毗瑠璃)로 표기하기도 하며, 번역하여 악생왕(惡生王)이라고 한다. 파사닉왕과 마리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왕자로서 뒤에 찬위(簒位)하여 형을 죽이고 가비라위국(迦毘羅衛國)의 석가종족까지 섬멸하였다.
3 이 소경은 『잡아함경』 제5권 109번째 소경인 「모단경(毛端經)」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4 팔리어로는 Nakulapit라고 한다. 또 나구라(那拘羅)라고 쓰기도 하고 또는 나우라부(那憂羅父), 나호라부(那酤羅父)라고도 한다.
5 팔리어로는 Sundarika-Bhradvja라고 하며, 또 손타라체리(孫陀羅諦利)라고 쓰기도 한다.
6 소승 4향(向) 4과(果)의 성자를 말한다. 향과 과가 한 쌍으로써 네 종류의 쌍(雙), 곧 8배(輩)를 이르는 말이다.
7 팔리어로는 Pañcasikha라고 한다. 또 반차익(般遮翼)이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오계(五髻) 또는 오결락자(五結樂子)라고도 하는데, 음악을 담당하는 신(神)의 이름이다. 늘 제석을 위해 연주하는 신이라고 한다.
8 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이사라(利師羅)로 되어 있는데 앞에 나온 경, 즉 제5권 맨 마지막경의 내용에 의거하여 사리라(師利羅)로 바꾸었다.

해제보기

증일아함경 제7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14. 오계품(五戒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중생들 가운데에서, 나는 이 한 가지 법만큼, 그것을 많이 익히고 나면 지옥으로 가는 업이 되고 축생이 되는 업이 되며 아귀가 되는 업이 되며, 혹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목숨이 매우 짧아지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 한 가지 법이란 살생을 말한다.
모든 비구들아, 만일 어떤 사람이 살생을 좋아하면 곧 지옥ㆍ아귀ㆍ축생의 세계에 떨어질 것이요, 혹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받는 수명이 매우 짧을 것이다. 왜냐하면 남의 목숨을 끊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살생하지 않는 것을 배워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중생들 가운데에서, 나는 이 한 가지 법만큼, 그것을 많이 닦아 실천하고 나면 인간 세상에서 복을 받거나 천상에서 복을 받으며 열반[泥洹]을 증득하게 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 한 가지 법이란 살생하지 않는 법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살생하지 않고 또 죽이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매우 긴 수명을 누리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남을 요란(嬈亂)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살생하지 않는 것을 배워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중생들 가운데에서, 나는 이 한 가지 법만큼, 그것을 많이 익히고 나면 지옥으로 가는 업이 되고 아귀가 되는 업이 되고 축생이 되는 업이 되며, 혹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매우 가난하여 몸을 가릴 옷도 없고 배를 채울 음식도 없이 그렇게 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 한 가지 법이란 남의 물건을 겁탈하거나 도둑질하는 것을 말한다.
모든 비구들아, 만일 어떤 사람이 겁탈하고 도둑질하기를 좋아하여 남의 재물을 취해 가면 곧 지옥ㆍ아귀ㆍ축생의 세계에 떨어질 것이요, 혹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매우 가난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다른 사람의 생업(生業)을 끊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도둑질하는 것 멀리 여의기를 배워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중생들 가운데에서, 나는 이 한 가지 법만큼, 그것을 많이 닦아 실천하고 나면 인간 세상에서 복을 받거나 천상에서 복을 받으며, 열반을 증득하게 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 한 가지 법이란 널리 보시하는 법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널리 보시를 행하면 현재 세상에서 아름다운 몸을 얻고 큰 세력을 얻으며, 온갖 덕을 원만하게 갖추어 천상과 인간의 복을 한량없이 누릴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보시를 행하되 아까워하는 마음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중생들 가운데에서, 나는 이 한 가지 법만큼, 그것을 많이 익히고 나면 지옥으로 가는 업이 되고 아귀가 되는 업이 되고 축생이 되는 업이 되며, 혹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속가에서 지내며 간음을 행하여 깨끗한 행실을 갖추지 못함으로서 사람들에게 조롱을 당하고 비방을 받게 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 한 가지 법이란 사음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음란하고 절도가 없어서 남의 아내 범하기를 좋아한다면 곧 지옥ㆍ아귀ㆍ축생의 세계에 떨어질 것이요, 혹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규문(閨門)의 처녀 때부터 음란할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항상 꼭 뜻을 바르게 하여 음탕한 생각을 내지 말고 부디 남의 아내에게 음란한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반드시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중생들 가운데에서, 나는 이 한 가지 법만큼, 그것을 많이 닦아 실천하고 나면 인간 세상에서 복을 받거나 천상에서 복을 받으며, 열반을 증득하게 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 한 가지 법이란 다른 사람의 아내에 대해 음심을 가지지 않고 몸이 깨끗하며 또한 삿된 생각이 없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정숙하고 깨끗하며 음행을 행하지 않는다면 천상이나 인간 세상의 복을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사음을 행하지 말고 음탕한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반드시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중생들 가운데에서, 나는 이 한 가지 법만큼, 그것을 많이 익히고 나면 지옥으로 가게 되고 아귀의 세계에 가거나 축생의 세계로 가게 되며, 혹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입에서 나쁜 냄새가 나서 남의 미움을 받게 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 한 가지 법이란 거짓말하는 것을 말한다.
모든 비구들아, 만일 어떤 사람이 거짓말과 꾸며대는 말로 서로 싸우고 시비하면 곧 지옥ㆍ아귀ㆍ축생의 세계에 떨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진실한 말을 하고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중생들 가운데에서, 나는 이 한 가지 법만큼, 그것을 많이 닦아 실천하고 나면 인간 세상에서 복을 받거나 천상에서 복을 받으며, 열반을 증득하게 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 한 가지 법이란 거짓말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모든 비구들아, 만일 거짓말하지 않으면 입에서 향기가 나고 명예와 덕망이 멀리 퍼지게 될 것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중생들 가운데에서, 나는 한 가지 법만큼, 그것을 많이 익히고 나면 축생의 몸을 받게 되거나 아귀의 몸을 받게 되거나 지옥에 떨어져 죄를 받으며, 혹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어리석고 미혹하여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하게 되는 그런 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 한 가지 법이란 술을 마시는 것을 말한다.
모든 비구들아, 만일 어떤 사람이 술 마시기를 좋아한다면 그는 태어나는 곳마다 지혜가 없고 항상 어리석을 것이다. 이와 같나니 모든 비구들아, 부디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중생들 가운데서 어느 한 법도 이 법보다 더 훌륭한 법은 없다. 만약 그 법을 많이 닦아 행한다면 인간 세상에서 복을 받거나 천상의 복을 받을 것이며 열반을 증득하게 될 것이다. 그 한 가지 법이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만일 어떤 사람이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태어나면서부터 총명하여 조금도 어리석지 않고 경전을 해박하게 알며 마음이 뒤섞이거나 혼란스럽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나니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지옥으로 가는 다섯 가지 길을
이름하여 착하지 않는 행이라 하시고
천상과 인간의 복을 누리는 다섯 가지
그러한 일들을 차례로 알게 하셨다.

15. 유무품(有無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견해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견해인가? 있다[有]는 견해와 없다[無]는 견해이다.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이 두 가지 견해를 익히고 외워서 끝끝내 바른 법은 좇지 않는 이가 있다. 만일 그것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면 그는 사문(沙門)이 아니요 바라문도 아니다. 그는 사문으로서 사문의 법을 범하고 바라문으로서 바라문의 법을 범하는 것이다. 이런 사문이나 바라문은 마침내 몸으로 도를 증득하여 스스로 즐겁게 노닐지 못할 것이다.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이 두 가지 견해에 대하여 읽고 외우고 생각하고는 버려야할 것임을 알고 사실 그대로를 안다. 그는 사문으로서 사문의 행(行)을 지키고 바라문으로서 바라문의 행을 알아 자신이 직접 증득하여 스스로 즐기며 노닌다. 그래서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안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이 두 가지 견해는 익혀 행하지 말아야 하고 외우지도 말아야 하며 마땅히 모두 다 버려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두 가지 견해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견해인가?‘있다고 하는 견해[有見]’와 ‘없다고 하는 견해[無見]’이다. 어떤 것을 있다고 하는 견해라고 하는가? 욕계[欲]가 있다는 견해ㆍ색계[色]가 있다고 하는 견해ㆍ무색계[無色]가 있다고 하는 견해이니라.
어떤 것이 욕계가 있다고 하는 견해인가? 이른바 다섯 가지 욕망이 그것이다.
어떤 것을 다섯 가지 욕망이라고 하는가? 즉 눈으로 빛깔을 보고 매우 좋아하고 경건하게 기억하여 세상 사람들이 숭상하고 받드는 것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또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느끼고, 몸으로 촉감을 느끼며, 뜻으로 법을 분별하는 것이니, 이것을 욕계가 있다고 하는 견해라고 말한다.
저 어떤 것을 없다고 하는 견해라고 하는가? 이른바 항상함이 있다고 하는 견해와 항상함이 없다고 하는 견해, 단멸(斷滅)이 있다고 하는 견해와 단멸이 없다고 하는 견해, 끝이 있다고 하는 견해와 끝이 없다고 하는 견해, 몸이 있다고 하는 견해와 몸이 없다고 하는 견해, 목숨이 있다고 하는 견해와 목숨이 없다고 하는 견해, 몸이 다르다고 하는 견해와 목숨이 다르다고 하는 견해이니라. 이런 예순 두 가지 견해를 없다고 하는 견해라고 하는데, 그것은 참된 견해가 아니다. 이것을 없다고 하는 견해라고 말하느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이 두 가지 견해는 마땅히 버려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에 두 가지 보시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법의 보시[法施]와 재물의 보시[財施]를 말한다.
모든 비구들아, 온갖 보시 중에서 최상의 보시로는 법의 보시보다 더 한 것은 없느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은 항상 법의 보시를 배워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에 두 가지 업(業)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법업(法業)과 재업(財業)이다. 온갖 업 중에서 최상의 업으로는 법업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은 마땅히 법업을 힘써 배워야 할 것이요, 재업은 배우지 말아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두 가지 은혜[恩]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법을 베푸는 은혜와 재물을 베푸는 은혜를 말한다. 은혜 중에서 최상의 은혜로는 법을 베푸는 은혜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은 마땅히 법의 은혜를 닦고 실천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이에게는 두 가지 모양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저 어리석은 이에게는 제가 성취할 수 없는 일을 굳이 하려고 하는 것과, 제가 성취할 수 있는 일을 싫어해서 버리는 것이 있다. 모든 비구들아, 이것이 어리석은 이의 두 가지 모양이다.
또 비구들아, 지혜로운 사람에게도 두 가지 모양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이 성취할 수 없는 일은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 또한 싫어하여 버리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어리석은 사람의 두 가지 모양은 마땅히 버려 여의고 지혜로운 사람의 두 가지 모양은 닦고 실천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에 두 가지 법이 있다. 비구는 안으로 스스로 사유(思惟)하고 전일하고 순수하게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마땅히 여래에게 예를 올려야 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지혜이고 다른 하나는 멸진(滅盡:涅槃의 異名)이다. 이것을 일러 비구가 안으로 스스로 사유하고 전일하고 순수하게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마땅히 여래에게 예를 올려야 하는 것이라 한다. 이와 같나니, 모든 비구들은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에 두 가지 법이 있다. 비구는 안으로 스스로 사유하고 전일하고 순수하게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마땅히 법보(法寶)에 예를 올려야 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힘이 있는 것과 두려움 없음을 말한다.
이것을 일러 비구는 이 두 가지 법에 대하여 안으로 스스로 사유하고 전일하고 순수하게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마땅히 법보와 여래에게 예를 올려야 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이와 같나니, 모든 비구들은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에 두 가지 법이 있다. 비구는 안으로 스스로 사유하고 전일하고 순수하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여래의 사탑(寺塔)에 예를 올려야 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여래는 세간의 인민(人民)들로서는 도저히 견줄 수가 없는 분이고, 여래는 큰 자애로움[慈]과 크게 불쌍하게 여기시는 마음이 있어 시방의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일러 비구는 이 두 가지 법에 대하여 안으로 스스로 사유하고 전일하고 순수하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여래의 사탑(寺塔)에 예를 올려야 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이와 같나니,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인(因)과 두 가지 연(緣)이 있어서 바른 소견을 일으킨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법의 교화를 받는 것과 마음으로 지관(止觀)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일러 비구는 두 가지 인과 두 가지 연이 있어서 바른 소견을 일으킨다고 하는 것이다. 이와 같나니,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두 가지 견해와 두 가지 보시
어리석은 이의 두 가지 모양
법보와 여래 신묘에 예배하는 것
맨 마지막에 바른 소견에 대한 말씀이 있다.

16. 화멸품(火滅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존자 난타(難陀)는 사위성(舍衛城)에 있는 상화원(象華園)에 있었다.

그때 존자 난타는 한가롭고 고요한 곳에서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였다.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을 만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억 겁(劫)을 지내야 비로소 출현하시니 참으로 뵐 수가 없다. 여래는 참으로 오랜 세월이 흘러서야 비로소 세상에 출현하신다. 마치 우담발화(優曇鉢華)가 오랜만에 피는 것처럼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을 만나는 일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억 겁을 지내야 비로소 나타나시니 참으로 뵐 수가 없다. 여래께서 출현하시는 그곳도 또한 만나기 어렵다. 여래께서는 모든 행(行)이 다 쉬었고 애욕도 다하여 남음이 없으시며, 물들고 더러움도 없으시고 아주 사라져 열반에 들어가셨다.’

그때 어떤 마행(魔行) 천자가 존자 난타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고는 곧 석가 종족의 딸 손타리(孫陀利)에게로 가서 허공을 날면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그대는 이제 기쁜 마음을 내어
몸을 단장하고 풍악을 울려라.
난타가 지금 법복을 버리고
그대에게 찾아가 즐겁게 놀리라.

그때 석가 종족의 딸 손타리는 천자의 말을 듣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녀는 곧 몸을 단장하고 방을 꾸미고 좋은 자리를 펴고 풍악을 울렸다. 마치 난타가 전에 속가에 있을 때와 다름이 없게 꾸며 놓았다.
그때 파사닉왕(波斯匿王)은 보회(普會) 강당에 있다가 난타 비구가 법복을 벗어버리고 속가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말을 듣게 된 까닭은 어떤 천자가 허공에서 그 아내에게 알려주었기 때문이었다.
파사닉왕은 그 소식을 듣고 나서 문득 마음속에 시름이 생기고 걱정되어 곧 흰 코끼리를 타고 그 동산으로 찾아갔다. 그 동산에 이르러 곧 화상지(華象池)로 들어가 멀리서 존자 난타를 바라보고 앞으로 난타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존자 난타가 파사닉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무슨 연고로 여기에 오셨습니까? 얼굴빛이 변하고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무슨 일로 왔습니까?”

파사닉왕이 말하였다.
“존자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나는 좀 전에 보회 강당에 있다가, 존자께서 법복을 버리고 세속의 옷으로 갈아입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일부러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존자께서 누구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난타는 빙그레 웃으면서 천천히 왕에게 말하였다.
“보지도 않고 직접 듣지도 않았으면서, 대왕께서는 무슨 이유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대왕이여, 어찌 여래의 주변 사람들로부터 내가 모든 번뇌를 이미 다 제거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사람의 태(胎)를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알며, 지금은 아라한이 되어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습니까?”

파사닉왕이 말하였다.
“나는 여래로부터 ‘난타 비구는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였고 아라한이 되어 마음이 해탈하였다’는 말씀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어떤 천자가 석가 종족의 딸인 손타리라는 여인에게 와서 말하자 손타리 부인은 그 말을 듣고 곧 풍악을 울리고 복장을 꾸미고 자리를 폈다’는 말만 들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 소식을 듣고 곧 존자의 처소로 달려온 것입니다.”

난타가 말하였다.
“왕은 알지도 못하고 직접 듣지도 못했으면서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모든 사문 바라문들은 휴식의 즐거움ㆍ잘 가는 즐거움ㆍ사문의 즐거움ㆍ열반의 즐거움을 즐거워하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음욕의 불구덩이는 바라보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다시 그런 일에 나아간다는 것은 당치도 않은 일입니다.
뼈는 마치 쇠사슬 같고 살은 돌을 모아놓은 것 같아서, 마치 꿀을 칼날에 발라놓으면 사람들은 앉아서 조그만 이익을 탐내면서 뒷날의 걱정을 염려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또 열매가 너무 번성하면 가지가 부러지는 것과 같으며, 또 빌린 물건은 오래지 않아 꼭 갚아야 하는 경우와 같습니다. 또 그것은 칼나무[劍樹] 숲과 같고 또한 독이 들어있어 사람을 해치는 약과 같으며, 독이 들어있는 꽃이나 과일과 같은 것입니다. 이 음욕 보기를 이와 같이 하면서 거기에 집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저 불구덩이로부터 시작하여 나아가 독한 과일에 이르기까지의 이런 일들을 관찰하지 않고서 애욕의 흐름[欲流]ㆍ존재의 흐름[有流]ㆍ소견의 흐름[見流]ㆍ무명의 흐름[無明流]을 건너고자 한다면, 그 일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입니다. 애욕의 흐름ㆍ존재의 흐름ㆍ소견의 흐름ㆍ무명의 흐름을 건너지도 못했으면서 무여열반(無餘涅槃)의 세계에 들어가 반열반[般泥洹]을 얻으려고 한다면 그 일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꼭 아셔야만 합니다. 저 사문 바라문들이 휴식의 즐거움ㆍ잘 가는 즐거움ㆍ사문의 즐거움ㆍ열반의 즐거움을 관찰하는 일은 필연적인 것입니다. 저들은 이러한 관찰로써 음욕 구덩이의 불을 분명하게 깨달아, 뼈는 마치 쇠사슬 같고 살은 돌을 모아놓은 것 같으며, 마치 꿀을 칼날에 발라놓은 것 같고 또 열매가 너무 번성하면 가지가 부러지는 것과 같으며, 빌린 물건은 오래지 않아 꼭 갚아야 하는 경우와 같고 또 그것은 칼나무 숲이나 독한 나무나 독이 들어있어 사람을 해치는 약과 같은 것이라고 모두 그렇게 관찰하여 깨달아 안다는 것은 그럴 수 있는 일입니다.
이미 음욕의 불이 일어나는 것을 깨달아 알고 나면, 곧 애욕의 흐름ㆍ존재의 흐름ㆍ소견의 흐름ㆍ무명의 흐름을 건너게 될 것이니, 그 일은 필연적인 일입니다. 그가 이미 애욕의 흐름ㆍ존재의 흐름ㆍ소견의 흐름ㆍ무명의 흐름을 건넜다면, 그 일도 필연적인 일입니다.
어떻습니까? 대왕께서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알았기에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대왕이시여, 지금 나는 이미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끝났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어머니 태에 드는 일이 없으며, 마음의 해탈[心解脫]을 얻었습니다.”

그때 파사닉왕이 마음 속으로 매우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착한 마음이 생겨 존자 난타에게 아뢰었다.
“나는 지금 털끝 만한 의심도 없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존자께서 아라한이 된 줄을 알았습니다. 저는 이제 나라 일이 바빠 하직인사를 하고 돌아가고자 합니다.”

난타가 대답하였다.
“좋을 대로 하십시오.”

그때 파사닉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배하고 곧 물러나 떠나갔다. 파사닉왕이 떠나간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을 무렵, 그때 마천(魔天)이 존자 난타의 처소로 찾아와 허공에 머물러 있으면서 다시 아래와 같은 게송으로 난타에게 말하였다.
부인의 얼굴 모습 달과 같으며
금과 은과 영락으로 단장한 몸
저 아름다운 모습을 생각해 보오
다섯 가지 풍악으로 늘 즐긴다오.

거문고 타고 노래도 부르는데
그 소리 매우 부드럽고 아름답네.
온갖 근심 걱정을 떨쳐버리고
이 숲에서 즐길 수 있으리라.

그때 곧 존자 난타는 ‘이것은 마행천인(魔行天人)의 짓이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런 사실을 깨닫고 나서 곧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도 옛날엔 그런 마음이 있어
음란에 빠져 만족할 줄 모르고
애욕에 얽히고 또한 쌓인 채
늙고 병들고 죽는 줄을 깨닫지 못하였다.

나는 이미 애욕의 깊은 못 건너
더러움 없고 물들 것도 없나니
영화와 지위는 모두가 괴로운 것
나 홀로 진여(眞如)의 법의 맛 즐기노라.

나는 이제 그 어떤 번뇌[結]도 없고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없어졌다.
다시는 그런 짓을 익히지 않으리니
너 어리석은 자여 마땅히 그런 줄 알라.

그때 저 마행천인은 이 말을 듣고 곧 근심에 잠겨 곧 그곳에서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 많은 비구들은 이러한 사실을 세존께 자세하게 아뢰었다.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단정하기로 말하면 난타 비구보다 더 나은 이가 없다. 모든 감각기관이 담박(澹泊)한 이도 또한 난타 비구이니라. 욕심이 없는 이도 역시 난타 비구이고, 성냄이 없는 이도 난타 비구이며, 어리석음이 없는 이도 바로 난타 비구요, 아라한(阿羅漢)이 된 이도 또한 난타 비구이다. 왜냐하면, 난타 비구는 단정하고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어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聲聞) 제자들 중에 제일 단정한 이도 바로 난타 비구요,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한 이도 바로 난타 비구이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열반 세계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유여열반(有餘涅槃)1)의 세계와 무여열반(無餘涅槃)2)의 세계이니라.
어떤 것을 유여열반의 세계라고 하는가? 비구가 5하분결(下分結)3)을 없애고 저 반열반(般涅槃)에 들어 이 세상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을 곧 유여열반의 세계라고 한다. 저 어떤 것을 무여열반의 세계라고 하는가? 비구가 번뇌를 다 끊고 번뇌가 없어져서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하며 몸으로 증득하여 스스로 즐겁게 노닐며,‘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해야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알면, 이것을 무여열반의 세계라고 한다.
이것이 두 가지 열반의 세계이다. 마땅히 방편을 구해 무여열반의 세계로 가도록 하라.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까마귀로 비유를 들어 말하고, 또 돼지로 비유를 들어 말하리니 잘 사유하라. 내가 이제 자세히 설명하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을 까마귀 같다고 비유하는가? 어떤 사람은 적막하고 고요한 곳에 있으면서 항상 음욕(淫欲)을 익히고 온갖 악한 짓을 하다가 나중에 갑자기 부끄러워하고 스스로 뉘우쳐서, 사람들을 향해 제가 한 일을 모두 말한다. 그 까닭은 혹 범행을 닦는 모든 사람들이 그를 보고 ‘이 사람은 음욕을 익히고 온갖 악한 짓을 저질렀다’고 조롱하고 나무랄까 두려워해서이다. 그래서 제가 지은 악한 짓들을 다 남들 앞에서 뉘우치고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저 까마귀가 늘 배고픔에 고통받다가 문득 더러운 것을 먹고는 곧 주둥이를 닦는데, 그것은 다른 새들이 그것을 보고 ‘이 까마귀는 더러운 것을 먹었다’고 말할까 두려워해서 그렇게 하는 것과 같다. 그 사람들도 또한 그와 같아서 적막하고 고요한 곳에서 음욕을 익히고 온갖 좋지 못한 짓을 하다가 나중에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뉘우쳐서 제가 한 일을 모두 남에게 말한다. 그 까닭은 혹 범행을 닦는 사람들이 그것을 보아 알고 ‘이 사람은 음욕을 익히고 온갖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말할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곧 어떤 사람은 까마귀와 같다고 비유하는 것이니라.

어떤 사람을 돼지와 같다고 비유하는가? 어떤 사람은 적막하고 조용한 곳에서 오래도록 음욕을 익히고 온갖 나쁜 짓을 행하고도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고 또 뉘우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남에게 뽐내고 자랑하며 ‘나는 다섯 가지 욕락(欲樂)을 누리는데 저 모든 사람들은 다섯 가지 욕락도 누리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는 나쁜 짓을 하고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이런 사람을 비유하면 마치 저 돼지가 항상 더러운 것을 먹고 더러운 곳에 누워지내면서 다른 돼지들에게 뽐내는 것처럼, 어떤 사람은 음욕을 익히고 온갖 나쁜 짓을 하고도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고 뉘우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남에게 뽐내고 자랑하기를 ‘나는 다섯 가지 욕락을 누리는데 저 모든 사람들은 저 다섯 가지 욕락도 누리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곧 어떤 사람은 돼지와 같다고 비유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그런 짓을 버리고 멀리 여의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4)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노새와 같고 소와 같은 사람에 대해 설명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을 노새와 같은 사람이라고 하는가? 어떤 사람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신심(信心)을 굳게 가지고 출가(出家)하여 도를 배운다. 그러나 그때 그 사람은 감각기관[根]이 안정되지 못하여, 만약 눈으로 빛깔을 보면 그것을 따라 빛깔이라는 생각을 일으켜 만 갈래로 마음이 치달리지 않는 곳이 없다. 그때 눈이 깨끗하지 못해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내어 제어할 수가 없게 되고 온갖 악이 두루 모여 그 눈마저도 보호하지 못하고 만다.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보드라움을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이며, 뜻으로 법을 알면 이내 의식의 병을 일으켜 마음이 치달리지 않는 곳이 없다. 그때 뜻이 깨끗하지 못해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내어 제어할 수가 없게 되고 온갖 악이 두루 모여 그 뜻마저도 보호하지 못하고 만다.
그래서 위의(威儀)와 예절(禮節)의 법도가 없어 걸음걸이와 나아가고 그치며, 굽히고 펴며, 숙이고 쳐다보며,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는 것 등에서 모두 계율을 어긴다. 그래서 범행을 닦는 사람들은 그를 보고는 ‘쯧쯧, 이 어리석은 사람은 모양만 사문 같구나’라고 조롱하고 나무라고는 곧 ‘만일 올바른 사문이라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며 꾸짖어 쫓아낼 것이다.
그래도 그는 말하기를 ‘나도 비구다, 나도 비구야’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노새가 소의 무리 속에 들어가서 스스로를 일컬어 ‘나도 소다, 나도 소야’라고 하지만, 그 두 귀를 보아도 소와 닮지 않았고 뿔이나 꼬리도 닮지 않았으며 소리도 서로 다른 것과 같다. 그때 소들은 혹은 뿔로 떠받고 발로 짓밟으며 혹은 입으로 문다.
이제 그 비구도 그와 같아서 온갖 감각기관이 안정되지 않아 눈으로 빛깔을 보면 그것을 따라 빛깔이라는 생각을 일으켜 마음이 치달리지 않는 곳이 없다. 그때는 눈이 깨끗하지 못해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내어 제어할 수가 없게 되고 온갖 악이 두루 모여 그 눈마저도 보호하지 못하고 만다.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부드러움을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이며, 뜻으로 법을 분별해 알면 그것을 따라 의식의 병을 일으켜 마음이 치달리지 않는 곳이 없다.
그때는 뜻이 깨끗하지 못해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내어 제어할 수가 없게 되어서 온갖 악이 두루 모여 그 뜻마저도 보호하지 못하고 만다.
그래서 위의(威儀)와 예절의 법도가 없어 걸음걸이와 나아가고 그치며, 굽히고 펴며, 숙이고 쳐다보며,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는 것 등에 있어서 모두 계율을 어긴다. 그래서 범행을 닦는 사람들은 그를 보고는 ‘쯧쯧, 이 어리석은 사람은 모양만 사문 같구나’라고 조롱하고 나무라고는 곧 ‘만일 올바른 사문이라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며 꾸짖어 쫓아낼 것이다.
그래도 그는 말하기를 ‘나도 사문이다’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노새가 소의 무리 속에 끼여있는 것과 같다. 이것이 곧 어떤 사람은 노새와 같다는 것이니라.

어떤 사람을 소와 같은 사람이라고 하는가? 어떤 사람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신심(信心)을 굳게 가지고 출가(出家)하여 도를 배운다. 그때 그 사람은 모든 감각기관[根]이 고요하고 음식도 절도 있게 먹으며, 온종일 거닐면서 일찍이 버리는 일이 없이 마음이 37조도품(助道品)에서 노닌다. 그는 눈으로 빛깔을 보고도 빛깔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고 또한 치달리는 생각도 없다. 그럴 때엔 눈은 깨끗하고 온갖 착한 생각을 내며, 또 잘 억제하여 모든 악한 생각이 없으며, 언제나 그 눈을 잘 보호한다.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부드러움을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이며, 뜻이 법에 대해서도 의식의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때는 뜻이 깨끗하게 되어 범행을 닦는 사람들에게 가면 범행을 닦는 사람들은 그가 오는 것을 멀리서 보고 모두들 ‘잘 오셨소, 동지여’라고 하면서 제 때에 공양을 올리고 모자람이 없게 해줄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좋은 소가 소들의 무리 속에 들어가서 ‘나도 소다’라고 스스로 일컬으면,그 소는 털ㆍ꼬리ㆍ귀ㆍ뿔ㆍ소리까지 모두 소와 똑같아서 다른 소들이 그것을 보고는 제각기 와서 몸을 핥아 주는 것과 같다.
그와 같아서 어떤 사람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견고한 믿음을 가지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 그때 그 사람은 모든 감각기관이 안정되어 고요하고 음식에도 절도가 있으며, 온종일 거닐면서 일찍이 버리는 일이 없이 마음이 37조도품에 노닌다. 그는 눈으로 빛깔을 보고도 빛깔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고 또한 치달리는 생각도 없다. 그럴 때엔 그의 눈은 깨끗하고 온갖 착한 생각을 내며, 또 잘 억제하여 모든 악한 생각이 없으며, 언제나 그 눈을 잘 보호한다.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부드러움을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이며, 뜻이 법에 대해서도 의식의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때는 뜻이 원만함을 얻게 된다. 이것이 어떤 사람은 소와 같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소와 같기를 배우고 노새를 본받지 말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착한 행과 착하지 못한 행에 대하여 설명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착하지 못한 행이며, 어떤 것이 착한 행인가? 말하자면, 살아있는 목숨을 죽이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살아있는 목숨을 죽이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주지 않는 것을 취하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음탕한 짓을 하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음탕한 짓을 하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비단처럼 번지르르한 말을 하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비단처럼 번지르르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이간하는 말을 하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이간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남과 싸우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남과 싸우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남의 것을 탐내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남의 것을 탐내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성을 내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성을 내지 않는 것은 착한 행이다. 삿된 소견을 일으키는 것은 착하지 못한 행이요, 바른 소견을 내는 것은 착한 행이다.
이와 같나니, 비구가 이런 악한 일을 행하면 축생ㆍ아귀ㆍ지옥의 세계에 떨어질 것이요, 만약 선한 일을 행하면 인간과 천상 같은 좋은 세계나 혹은 아수라로 태어날 것이다. 그러므로 나쁜 행을 멀리 여의고 착한 행을 닦아 익혀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너희들을 위해 묘한 법을 설하리라. 그것은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으며 마지막까지 다 좋다. 뜻도 있고 맛도 있으며, 범행을 원만하게 갖추는 법을 닦을 수 있는 것이니, 그것은 이른바 두 가지 법이니라.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내 이제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설명하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두 가지 법인가? 말하자면 삿된 소견[邪見]과 바른 소견[定見]이요, 삿된 다스림[邪治]과 바른 다스림[正治]이며, 삿된 말[邪語]과 바른 말[正語]이요, 삿된 업[邪業]과 바른 업[正業]이며, 삿된 생활[邪命]과 바른 생활[正命]이요, 삿된 방편[邪方便]과 바른 방편[正方便]이며, 삿된 기억[邪念]과 바른 기억[正念]이요, 삿된 삼매[邪三昧]와 바른 삼매[正三昧]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두 가지 법이라고 말한다.
나는 지금 너희들을 위해 이미 이 두 가지 법을 말하였다. 내가 꼭 해야 할 일은 이제 모두 다 마쳤다. 잘 사유하고 관찰하고 외우되 게을리 하지 말라. 지금 수행하지 않으면 뒷날 후회해도 소용이 없으리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밝은 등불의 법과 또한 등불로 말미암아 도(道)에 나아가는 업(業)을 말해주리라.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사유하고 기억하라.”

모든 비구들이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밝은 등불이라고 하는가? 탐냄ㆍ성냄ㆍ어리석음이 없어진 것을 말한다. 어떤 것을 등불로 말미암아 도에 나아가는 업이라고 하는가? 바른 소견ㆍ바른 다스림ㆍ바른 말ㆍ바른 행위ㆍ바른 생활ㆍ바른 방편ㆍ바른 기억ㆍ바른 삼매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을 등불로 말미암아 도에 나아가는 업이라고 한다.
나는 이로 말미암아 등불을 말하였고, 또 등불로 인하여 도에 나아가는 업에 대하여 말하였다.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이제 완전히 마쳤다. 잘 생각하고 관찰하고 외우되 게을리 하지 말라. 지금 수행하지 않으면 뒷날 후회해도 소용이 없으리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두 가지 힘[力]이 있다. 어떤 것이 두 가지 힘인가? 참는 힘[忍力]과 사유하는 힘[思惟力]을 말하는 것이다. 만일 나에게 이 두 가지 힘이 없었더라면 끝내 위없이 바르고 참된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지 못하였을 것이다. 또 이 두 가지 힘이 없었더라면 끝끝내 우류비(優留毗)5)에서 6년 동안 고행하지 못하였을 것이요, 또 마(魔)를 항복 받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어 도량에 앉아 있지 못하였을 것이다.
나에게 이 참는 힘과 사유하는 힘이 있었기 때문에 곧 악마를 항복 받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어 도량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그대들은 꼭 방편(方便)을 구하여 이 두 가지 힘인 참는 힘과 사유하는 힘을 닦아 수다원도(須陀洹道)ㆍ사다함도(斯陀含道)ㆍ아나함도(阿那含道)ㆍ아라한도(阿羅漢道)를 이루어 저 무여열반(無餘涅槃)의 세계에서 반열반(般涅槃)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존자 아나율(阿那律)은 옛날 자기가 태어났던 곳인 구시나갈(拘尸那竭)국에 있었다.
그때 제석천(帝釋天)과 범천(梵天)과 사천왕(四天王) 및 5백 천인(天人)과 28명의 큰 귀신왕들이 존자(尊者) 아나율의 처소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아 게송으로 아나율을 찬탄하였다.
사람 중의 높은 분께 귀명(歸命)하나니
뭇 사람의 존경을 받는 분이시여
우리들은 지금 어떤 선정(禪定)을
의지해 닦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사발타(闍拔吒)라는 범지(梵志)가 있었다. 그는 범마유(梵摩喩)의 제자였다. 그 또한 아나율의 처소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아 아나율에게 물었다.
“나는 옛날에 왕궁에 태어났지만 일찍이 이런 자연(自然)의 향기를 맡아 본 적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여기에 와 있기에 이런 향기가 납니까? 혹 하늘입니까, 용입니까, 귀신입니까? 그도 아니면 혹 사람인 듯 사람 아닌 것입니까?”

그러자 아나율이 범지에게 대답하였다.
“아까 제석천과 범천과 사천왕과 5백 천인, 그리고 28명의 큰 귀신왕들이 내게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내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아 다시 이런 게송으로 나를 찬탄하였었다.”
사람 중의 높은 분께 귀명하나니
뭇 사람의 존경을 받는 분이시여
우리들은 지금 어떤 선정을
의지해 닦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범지가 물었다.
“무슨 까닭으로 나는 그들의 형상을 볼 수 없습니까? 제석천ㆍ범천ㆍ사천왕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아나율이 대답하였다.
“너는 천안(天眼)이 없기 때문에 제석천ㆍ범천ㆍ사천왕ㆍ5백 천인ㆍ28명의 큰 귀신왕들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범지가 물었다.
“만일 내가 천안을 얻는다면 이 제석천ㆍ범천ㆍ사천왕ㆍ5백 천인ㆍ28명의 큰 귀신왕들을 볼 수 있습니까?”

아나율이 대답하였다.
“만일 천안을 얻는다면 곧 제석천ㆍ범천ㆍ사천왕ㆍ5백 천인과 28명의 큰 귀신왕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또 범지여, 그 천안은 그리 기이한 것이 아니다. 천안(千眼)이라는 범천왕이 있다. 그는 눈이 있는 사람이 자기 손바닥 위에 있는 보배갓[寶冠]을 들여다보듯이 이 1천 세계를 본다. 이 범천은 이처럼 이 1천 세계를 보는데 아무 걸림이 없다. 그러나 그 범천은 제 몸에 입고 있는 제 옷은 보지 못한다.”

범지가 물었다.
“무슨 까닭에 천안 범천은 제가 입고 있는 옷을 보지 못합니까?”

아나율이 대답하였다.
“그 하늘은 최상의 지혜의 눈[慧眼]이 없기 때문에 제가 입고 있는 제 옷을 보지 못한다.”

범지가 물었다.
“만일 그가 최상의 지혜의 눈을 얻는다면 자신의 몸에 입고 있는 옷을 볼 수 있습니까?”

아나율이 대답하였다.
“만일 최상의 지혜의 눈을 얻는다면 곧 제가 입고 있는 옷을 충분히 볼 수 있을 것이다.”

범지는 말하였다.
“원컨대 존자는 나에게 지극히 미묘한 법을 설명하여 나로 하여금 최상의 지혜의 눈을 얻게 해주십시오.”

아나율이 말하였다.
“너는 계율을 지키느냐?”

범지가 물었다.
“어떤 것을 계율이라고 합니까?”

아나율이 말하였다.
“어떤 악도 짓지 않고 그릇된 법을 행하지 않는 것이다.”

범지가 대답했다.
“그런 것이 계율이라면 나는 받들어 가질 수 있습니다.”

아나율이 말하였다.
“범지여, 너는 지금부터 꼭 계율을 가져 털끝만큼도 잃어버리지 말고,또한 교만(憍慢)이라는 번뇌[結]를 반드시 버리고, 또 우주적인 나[吾]다, 나[我]다 하는 오염된 생각에 집착하지 말라.”

그러자 범지가 다시 물었다.
“어떤 것을 우주적인 나[吾]라 하고 어떤 것을 나[我]라 하며, 어떤 것을 교만의 번뇌라고 합니까?”

아나율이 말하였다.
“우주적인 나[吾]란 곧 신식(神識)을 말하는 것이고, 나[我]란 곧 이렇게 형체(形體)를 갖추고 있는 것을 말한다. 거기서 식(識)이 생겨 ‘우주적인 나다, 나다’ 하고 주장하는 것을 교만의 번뇌라고 말한다. 그런 까닭에 범지여, 그대는 꼭 방편을 구해 그런 온갖 번뇌를 버려야 한다. 범지여, 반드시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범지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아나율의 발에 예를 올리고 세 바퀴 돌고 떠나갔다.
그는 집으로 가는 도중에 그 이치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모든 티끌과 때[塵垢]가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때 옛날에 이 범지와 친한 벗이었던 어떤 하늘이 있었다. 그 친구는 범지의 마음속에서 모든 티끌과 때가 없어지고 법안이 깨끗하게 된 것을 알고 다시 존자 아나율에게 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머무른 채 곧 게송으로 아나율을 찬탄하였다.
범지는 자기 집에 이르기도 전에
도중에서 도의 자취[道跡]를 얻어
때가 다하고 법안이 깨끗하여
의심도 없고 망설임도 없어졌네.

그러자 존자 아나율도 다시 게송으로 하늘에게 답하였다.
나는 아까 그의 마음 관찰하고
도중에서 도 얻을 것 이미 알았다.
그 사람은 저 가섭(迦葉) 부처님 때에
일찍이 이 법을 들었느니라.

그때 존자 아나율은 바로 그곳을 떠나 인간 세상을 유행하며 점점 사위성으로 갔다. 그는 세존께서 계시는 곳을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세존께서는 아나율에게 법을 자세히 갖추어 말씀해주셨다. 아나율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나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이내 물러갔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 제자들 중에서 천안(天眼)이 제일인 사람은 바로 아나율 비구이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존자 라운(羅雲)은 계율을 받들어 잘 지키며 조금도 범하지 않았다. 작은 허물이 될만한 일도 피하거늘 더구나 큰 허물이 될 일이야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번뇌의 마음에서 해탈하지 못하였다.

그때 많은 비구들이 갑자기 세존의 처소에 이르러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많은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라운 비구는 계율을 닦고 잘 지키며 조금도 범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번뇌의 마음에서 해탈하지 못하고 있으니 무슨 까닭입니까?”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금하는 계율을 완전히 갖추면
모든 감각기관도 성취하리라.
차츰 차츰 체득하게 되어
마침내 모든 번뇌 끊어지리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항상 바른 법 닦기를 생각하여 실수가 없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난타ㆍ열반ㆍ까마귀와
노새와 두 가지 착하지 못한 일과
등불ㆍ참음ㆍ사유와
범지와 또 라운에 대하여 설하셨다.

17. 안반품(安般品) ①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라운(羅雲:羅睺羅)을 데리고 사위성(舍衛城)으로 가서 걸식[分衛]을 하셨다. 세존께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라운을 돌아보시면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색(色)을 무상한 것이라고 관찰하느냐?”

라운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색은 무상한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라운아, 통(痛: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다 무상한 것이니라.”

라운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통ㆍ상ㆍ행ㆍ식도 모두 무상한 것입니다.”

그때 존자 라운은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기에 무슨 인연이 있을까? 지금은 걸식하기 위해 성으로 들어가는 중이고 또 길을 가는 중이다. 무슨 까닭으로 세존께서는 직접 나를 가르치시는 것일까? 나는 지금 당장 내 처소로 돌아가야겠다. 성으로 들어가 걸식할 때가 아니다.’

그때 존자 라운은 도중에 다시 기환정사(祇桓精舍)로 되돌아가 옷과 발우를 두고 어떤 나무 밑으로 갔다. 그곳에서 몸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바르게 가지고는 가부좌하고 앉아 전일한 마음으로 색은 무상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통ㆍ상ㆍ행ㆍ식도 모두 무상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무렵 세존께서는 사위성에 가셔서 걸식을 마치시고, 식사가 끝난 뒤에 기환정사에서 혼자 경행(經行)하시다가 라운이 있는 곳으로 가셔서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꼭 안반(安般:數息觀)을 닦아야 한다. 그 법을 닦으면 가지고 있던 모든 근심과 걱정이 죄다 사라지게 될 것이다. 또 오로(惡露)와 같이 부정(不淨)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아라. 그렇게 하면 온갖 탐욕(貪欲)이 당장 다 사라지게 될 것이다.
라운아, 너는 지금 마땅히 자애로운 마음[慈心]을 닦아야 하느니라. 자애로운 마음을 닦고 나면 온갖 성내는 마음이 다 사라지게 될 것이다. 라운아, 너는 마땅히 불쌍히 여기는 마음[悲心]을 닦아야 한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닦고 나면 온갖 남을 해치려는 마음이 다 없어지게 될 것이다. 라운아, 너는 꼭 기뻐하는 마음[喜心]을 닦아야 한다. 그렇게 기뻐하는 마음을 닦고 나면 온갖 시기하는 마음이 다 없어지게 될 것이다. 라운아, 너는 마땅히 평정한 마음[護心:捨心]을 닦아야 한다. 평정한 마음을 닦고 나면 온갖 교만(憍慢)이 다 없어지게 될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라운을 향해 게송을 읊으셨다.
집착하는 생각을 자주 일으키지 말고
항상 마땅히 스스로 법을 따라야 한다.
그렇게 하는 지혜로운 사람은
좋은 이름이 널리 퍼지리라.

사람들을 위해 횃불을 밝혀
큰 어두움을 깨뜨려 주면
저 하늘과 용들이 떠받들어 공경하여
마치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고 섬기듯이 하리라.

그러자 라운 비구도 게송으로 아뢰었다.
저는 집착하는 생각 일으키지 않고
언제나 법만을 따르나이다.
이러한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스승과 어른을 섬길 수 있으리.

그때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가르치고 나서 그를 두고 고요한 방으로 돌아가셨다.

그때 존자 라운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어떻게 안반(安般)을 닦아야 근심과 걱정을 없애고 모든 생각을 끊을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한 라운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조금 뒤에 다시 자리에서 조금 비껴 앉아 세존께 아뢰었다.
“어떻게 안반을 닦아야 근심과 걱정을 없애고 온갖 생각이 끊어지며 큰 과보를 성취하여 감로(甘露)의 맛을 얻게 되겠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라운아, 네가 능히 내 앞에서 사자의 외침으로 그런 이치를 묻는구나.
‘어떻게 수식관을 닦아야 근심과 걱정을 없애고 온갖 생각이 끊어지며 큰 과보를 성취하여 감로의 맛을 얻게 되겠습니까?’
라운아,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사유하고 기억하라. 내 너를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존자 라운은 세존의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라운아, 어떤 비구가 아무도 없는 한가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여 몸과 마음을 바르게 가지고 가부좌하고 앉아 다른 생각 없이 뜻을 코끝에 매어두고 내쉬는 숨이 길면 긴 줄을 알고 들이쉬는 숨이 길어도 긴 줄을 알며, 내쉬는 숨이 짧으면 짧은 줄을 알고 들이쉬는 숨이 짧아도 짧은 줄을 안다. 내쉬는 숨이 차가우면 차가운 줄을 알고 들이쉬는 숨이 차가와도 차가운 줄을 알며, 내쉬는 숨이 따뜻하면 따뜻한 줄을 알고 들이쉬는 숨이 따뜻해도 따뜻한 줄을 알아서 온 몸의 들이쉬는 숨과 내쉬는 숨을 관찰하여 모두 다 안다.
어떤 때에는 숨이 있으면 있는 줄을 알고 어떤 때에는 숨이 없으면 없는 줄도 안다. 만일 그 숨이 심장(心臟)에서 나오면 심장에서 나오는 줄을 알고 혹은 그 숨이 심장으로 들어가면 심장으로 들어가는 줄을 안다.
라운아, 이와 같이 안반을 닦아 행하면 곧 근심ㆍ걱정ㆍ번민ㆍ어지러운 생각 따위가 다 없어지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감로의 맛을 얻게 될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라운을 위해 미묘한 법을 자세히 갖추어 말씀해주셨다. 라운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떠나갔다.
그는 안다(安陀) 동산에 있는 어떤 나무 밑으로 가서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가부좌하고 앉아 다른 생각 없이 마음을 코끝에 매어두고 내쉬는 숨이 길면 긴 줄을 알고 들이쉬는 숨이 길어도 긴 줄을 알며, 내쉬는 숨이 짧으면 짧은 줄을 알고 들이쉬는 숨이 짧아도 짧은 줄을 알았다. 내쉬는 숨이 차가우면 차가운 줄을 알고 들이쉬는 숨이 차가와도 차가운 줄을 알며, 내쉬는 숨이 따뜻하면 따뜻한 줄을 알고 들이쉬는 숨이 따뜻해도 따뜻한 줄을 알아서 온 몸의 들이쉬는 숨과 내쉬는 숨을 관찰하여 모두 다 알았다.
어떤 때에는 숨이 있으면 있는 줄을 알고 어떤 때에는 숨이 없으면 없는 줄을 알았다. 만일 그 숨이 심장(心臟)에서 나오면 심장에서 나오는 줄을 알고 혹은 그 숨이 심장으로 들어가면 심장으로 들어가는 줄을 알았다.

그때 라운은 이와 같이 사유하여 욕심에서 곧 해탈(解脫)하여 다시는 어떤 악(惡)도 없고, 다만 각(覺)과 관(觀)이 있어서 기쁨과 편안함[喜安]을 기억해 지니며 초선(初禪)에서 노닐었다. 다음에는 각(覺)과 관(觀)이 없어지고 안으로 스스로 기뻐하면서 그 마음을 전일하게 하여 각과 관이 없는 삼매(三昧)를 얻고, 거기서 생기는 기쁨을 기억하며 제2선에서 노닐었다. 다음에는 기쁜 기억도 없어지고 스스로 지켜 몸이 즐거운 것을 깨달아 알며, 모든 성현(聖賢)들이 늘 구하는 바인 평정한 기쁨의 기억으로 제3선에서 노닐었다. 그는 다시 괴로움과 즐거움이 이미 사라지고 다시는 근심ㆍ걱정이 없으며 괴로움도 즐거움도 없는 평정한 기억이 청정한 제4선에서 노닐었다.

그는 이 삼매의 힘으로 마음은 깨끗하여 아무 더러움도 없고, 몸은 부드럽고 연해져서 자기가 온 곳을 알고 과거에 했던 일을 기억하여 수없이 많은 겁(劫) 동안의 전생 일들을 모두 분별(分別)하였다. 그리고 또 1생ㆍ2생ㆍ3생ㆍ4생ㆍ5생과 10생ㆍ20생ㆍ30생ㆍ40생ㆍ50생과 백 생ㆍ천 생ㆍ만 생ㆍ수십만 생과 성겁(成劫)ㆍ괴겁(壞劫)ㆍ수없이 많은 성겁ㆍ수없이 많은 괴겁과 억 년 동안의 셀 수 없는 긴 세월 동안에 ‘나는 저기에 태어났을 때 이름은 무엇이었고 성은 무엇이었다’는 것과 어떤 음식을 먹었고 어떤 고락(苦樂)을 받았었다는 것과 목숨이 길고 짧았던 것과 저기서 죽어 여기에 태어나고,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났었다는 것을 모조리 다 알았다.
그는 또 이 삼매의 힘으로 마음이 청정해져 더러운 티가 없어지고, 또한 온갖 번뇌도 없어졌으며, 또 중생들이 마음먹은 것을 다 알았다.
그는 또 천안이 깨끗하고 티가 없어서 중생들을 보되 태어나고 죽는 것, 그들이 받는 몸의 좋고 나쁜 것, 그들이 사는 곳의 좋고 나쁜 것, 그 얼굴의 곱고 추한 것, 그 행한 일과 지은 업을 모두 관찰해 사실 그대로 알았다.

또 혹 어떤 중생이 몸으로 나쁜 짓을 행하고, 입으로 나쁜 말을 하며, 뜻으로 나쁜 마음을 먹어 성현을 비방(誹謗)하고 삿된 소견으로 삿된 짓을 저지르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들어가며, 어떤 중생이 몸으로 착한 일을 행하고, 입으로 착한 말을 하며, 뜻으로 착한 마음을 먹어 성현을 비방하지 않고, 항상 바른 소견을 가지고 바른 일을 행함으로써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천상(天上)의 좋은 곳에 태어나는 것을 다 보아 알았다.
이것이 이른바 ‘천안이 깨끗하고 티가 없어서 중생들을 보되 태어나고 죽는 것, 그들이 받은 몸의 좋고 나쁜 것, 그들이 사는 곳의 좋고 나쁜 것, 그 얼굴의 곱고 추한 것, 그 행한 일과 지은 업을 모두 관찰해 사실 그대로 안다’는 것이다.
그는 다시 뜻으로 번뇌가 없어진 마음을 성취하여 괴로움을 관찰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다시 괴로움의 발생과 괴로움의 소멸과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관찰하여 사실 그대로 알았다. 그는 이와 같이 관찰함으로써 욕루(欲漏)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유루(有漏)와 무명루(無明漏)에서 마음이 해탈하며, 이미 해탈을 얻고 나서는 거기서 해탈했다는 지혜가 생겼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끝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알았다.”그때 존자 라운은 이미 아라한이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미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머물러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구하던 것을 이미 얻었으며, 모든 번뇌가 다 없어졌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라한이 된 사람 중에 라운 만한 이가 없다. 온갖 번뇌가 다한 이를 논하더라도 그 또한 라운 비구요, 계율을 잘 지키는 자를 따져보아도 곧 라운 비구이다. 왜냐하면 과거의 모든 여래(如來)ㆍ등정각(等正覺) 때에도 저 라운 비구가 있었고, 부처의 아들로 말하여도 그는 곧 라운 비구이다. 그는 직접 부처에게서 몸을 받아 법의 으뜸가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聲聞)들 중에 제일가는 제자로서 계율을 잘 지키는 이는 바로 라운 비구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계율을 원만하게 갖추어
모든 감관을 잘 성취하면
그는 그 길로 점점 나아가
마침내 모든 번뇌 다 끊으리.

그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주석
1 또는 유여의열반(有餘依涅槃)이라고도 한다. 탐(貪)ㆍ진(瞋)ㆍ치(癡) 따위의 모든 번뇌(煩惱)는 다 끊어졌으나 업보로 받은 육신은 없애지 못한 열반을 말한다.
2 또는 무여의열반(無餘依涅槃)이라고도 한다. 탐ㆍ진ㆍ치 따위의 모든 번뇌가 다 끊어졌고 업보로 받은 육신까지 모두 없앤 열반을 말한다.
3 욕계(欲界) 중생들의 다섯 가지 번뇌. 즉, 신견(身見)ㆍ의(疑)ㆍ계금취견(戒禁取見)ㆍ욕탐(欲貪)ㆍ진에(瞋恚)를 말한다.
4 이 소경은 『잡아함경』 제29권 828번째 소경인 「여경(驢經)」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5 팔리어로는 Uruvelā라고 한다. 지명으로 니련선하(尼連禪河)에서 1리쯤 떨어진 곳에 있으며 부처님께서 성도하시기 전에 이곳에서 고행(苦行)을 닦으셨다고 전해진다.

증일아함경 제8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17. 안반품②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이 세상에 출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어떤 사람이 그 두 사람인가? 여래ㆍ지진(至眞:아라한)ㆍ등정각이 세상에 출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며,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 두 사람이 세상에 함께 출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어떤 사람이 그 두 사람인가? 벽지불(辟支佛)이 세상에 출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며, 여래의 제자로서 번뇌가 다한[漏盡] 아라한이 이 세상에 출현하기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두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법이 있어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심한 번뇌를 일으킨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이른바 온갖 악(惡)의 근본을 만들어 여러 가지 원망과 미움을 일으키는 것이요, 또 한 가지는 착한 행으로 여러 가지 덕의 근본을 짓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두 가지 법이 있어서 심한 번뇌가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 번뇌를 일으키는 법을 깨달아 알아야 하고, 또 번뇌를 일으키지 않는 법에 대해서도 깨달아 알아 모든 번뇌를 일으키는 법을 끊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번뇌를 일으키지 않는 법을 닦아야 하겠다고 생각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삿된 소견을 가진 중생들이 생각하고 행하는 것과 그밖의 모든 행은 다 귀하게 여길 만한 것이 못 되어 세상 사람들이 탐내고 즐기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삿된 소견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저 쓴 과일의 종자와 같다. 쓴 과일이라고 말한 것은 고삼(苦蔘) 종자ㆍ정력자(葶藶子)ㆍ필지반지자(畢地槃持子)와 그밖의 쓴 종자를 말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땅에 심어도 이 모든 씨앗들은 나중에 싹이 나면 옛것이나 다름없이 쓰다. 왜냐하면 그 종자가 본래부터 쓰기 때문이니라.
저 삿된 소견을 가진 중생도 그와 같아서 그가 몸으로 짓는 행ㆍ입으로 짓는 행ㆍ뜻으로 짓는 행과, 취향하고 생각하는 모든 악행은 귀하게 여길 것이 못 되므로 세상 사람들이 탐하고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삿된 소견은 악하고 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삿된 견해를 버리고 바른 견해를 익히고 행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바른 소견을 가진 중생들이 기억하고 취향하는 것과 그밖의 모든 나머지 행(行)은 다 귀하게 여길 만하고 공경할 만하여 세상 사람들이 탐하고 좋아할 만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 바른 소견은 미묘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저 단 과일인 감자ㆍ포도와 그밖의 달고 맛있는 과일과 같다. 어떤 사람이 좋은 땅을 일구어 그와 같은 단 과일의 종자를 뿌리면, 거기에서 나는 열매는 모두 달고 맛이 있어서 사람들이 탐하고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 과일 종자는 본래부터 달고 맛있던 것이기 때문이다.
저 바른 소견을 가진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아서 기억하고 취향하는 것과 그밖의 모든 나머지 행은 다 탐하고 좋아할 만하여 세상 사람들이 모두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 올바른 견해는 미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바른 견해를 익히고 행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1)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존자 아난(阿難)은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서 홀로 있다가 문득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상 사람들은 애욕(愛欲)에 대한 생각을 내고 곧 욕애에 대한 생각을 낸 다음에는 밤낮으로 그것을 익히면서 만족할 줄을 모른다.’

그때 존자 아난이 해질 무렵에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르게 입고는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존자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아까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 홀로 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모든 중생들은 욕애(欲愛)에 대한 생각을 내고 곧 애욕에 대한 생각을 낸 다음에는 오랜 세월 동안 그것을 익히면서 만족할 줄 모른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아난아, 네 말과 같다. 모든 사람들은 애욕에 대한 생각을 내고 곧 그 생각을 더욱 키워 오랜 세월 동안 익히면서 만족할 줄 모른다. 왜냐하면 아난아, 과거 어느 세상에 정생(頂生)이라는 전륜성왕이 있었다. 그는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고 교화하여 간사한 짓을 하거나 속이는 일이 없었고 7보를 성취하였다. 이른바 7보란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주보(珠寶)ㆍ옥녀보(玉女寶)ㆍ거사보(居士寶)ㆍ전병보(典兵寶)이다.
그에게는 또 1천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들들은 모두 용맹스럽고 강하고 씩씩하여 모든 악을 항복 받고 온 천하를 통솔하면서도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았다.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때 그 정생 성왕(聖王)은 문득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이 염부제(閻浮提) 땅을 다 차지했다. 백성들도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다. 나는 전에 덕망 높은 장로(長老)들로부터 들은 말이 있다. 〈서쪽에 구야니(瞿耶尼)라고 하는 땅이 있는데 백성들은 번성하고 온갖 보배가 많다〉고 하였으니, 나는 지금 거기 가서 그 나라를 통치해야겠다.’
아난아, 그 정생 성왕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이 염부지(閻浮地)에서 사라져 곧 구야니에 나타났다.

그때 그 나라 백성들은 이 성왕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나와 맞이하며 예배하고 꿇어앉아 문안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시여. 지금 이 구야니 나라는 백성들이 불꽃처럼 번성합니다. 오직 바라건대 성왕께서는 이곳에서 이 백성들을 다스리고 교화하여 법의 가르침을 따르게 하소서.’
아난아, 그래서 그 성왕 정생은 구야니에서 그곳 백성들을 통치하면서 수백 천 년을 지냈다.

그때 저 정생은 또 다른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저 염부제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다. 또 7보가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다. 나는 또 이 구야니를 소유하고 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다. 나는 전에 또 노인들에게서 〈불우체(弗于逮)라는 나라가 있는데, 백성은 불꽃처럼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지금 그곳에 가서 그 나라를 통치하리라.’
아난아, 그 정생 성왕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네 종류 군사를 거느리고 구야니에서 사라져 곧 불우체에 나타났다.

그 나라 백성들은 이 성왕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나와 맞이하며 예배하고 꿇어앉아 문안을 올리고 똑같은 말로 이렇게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시여, 이 불우체에는 백성들이 불꽃처럼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습니다. 오직 바라건대 성왕께서는 이곳에서 이 백성들을 다스리고 교화하여 법의 가르침을 따르게 하소서.’
아난아, 그래서 그 정생 성왕은 불우체에서 그곳 백성들을 통치하면서 백 천만 년을 지냈다.

그때 저 성왕 정생은 또 다른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저 염부제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다. 또 7보가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다. 나는 또 구야니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았다. 지금은 또 이 불우체 나라를 소유하고 있는데, 백성들이 불꽃처럼 번성하고 온갖 진보(珍寶)도 많다. 나는 또 전에 덕 있는 노인들에게서 〈울단월(鬱單越)이라는 나라가 있는데, 백성은 불꽃처럼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으며, 하는 일이 자유로워 고집스럽게 지키는 것이 없고, 요사(夭死)하는 일도 없어서 정해진 수명은 천 살이며, 그 수명을 마치고 나면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고 다른 나쁜 세계에는 떨어지지 않으며, 무명옷[劫波育衣]을 입고 저절로 나는 쌀을 먹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지금 그곳에 가서 그 나라를 통치하되 법으로 다스리고 교화하리라.’

아난아, 저 정생 성왕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불우체에서 사라져 곧 울단월에 나타났다. 그는 멀리서 그 나라에 푸른빛이 울창한 모습을 보고 좌우의 신하들에게 물었다.
‘너희들도 저 땅의 울창한 푸른빛이 보이는가?’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아주 잘 보입니다.’
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부드러운 풀이다. 그 부드럽기가 하늘 옷과 다름이 없다. 여기에 사는 모든 현인(賢人)들은 저 풀 위에 앉느니라.’
정생 성왕은 앞으로 조금 더 나아가다가 멀리서 그 땅의 황홀하게 눈부신 노란빛을 보고 모든 신하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이 땅의 황홀하게 눈부신 노란빛이 보이는가?’
대답하였다.
‘다 잘 보입니다.’

대왕이 말하였다.
‘저것은 저절로 나는 쌀이다. 여기 모든 사람들은 늘 이 쌀을 먹고 살아간다. 그대들도 이 쌀을 먹게 될 것이다.’
그때 성왕은 조금 더 나아가다가 다시 그 땅이 다 평평한데, 멀리 높은 누각들이 우뚝 솟아 있는 것을 보고 신하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저 땅이 평평하고 넓은 것이 보이는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다 잘 보입니다.’
대왕이 말하였다.
‘저것의 이름은 무명나무[劫波育樹]인데 그것으로 옷을 만든다. 너희들도 이 나무로 만든 옷을 입게 될 것이다.’

아난아, 그때 그 나라 백성들은 이 대왕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일어나 맞이하여 예배하고 꿇어앉아 문안을 올리고 똑같은 말로 이렇게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시여, 이 울단월에는 백성들이 불꽃처럼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습니다. 오직 바라건대 성왕께서는 이곳에서 이 백성들을 다스리고 교화하여 법의 가르침을 따르게 하소서.’
아난아, 그래서 그 정생 성왕은 울단월에서 그곳 백성들을 통치하면서 백 천만 년을 지냈다.

그러다 저 성왕 정생은 또 다른 때에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저 염부지(閻浮地)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다. 또 7보가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다. 나는 또 구야니ㆍ불우체ㆍ울단월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다. 나는 또 전에 덕이 있는 노인들에게서 〈삼십삼천(三十三天)이 있는데, 쾌락은 견줄 데 없고 수명은 매우 길며, 옷과 밥은 저절로 생기고 모시는 옥녀(玉女)들도 헤아릴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지금 그곳에 가서 그 천궁(天宮)을 통치하되 법으로 다스리고 교화하리라.’

그때 아난아, 그 정생 성왕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울단월에서 사라져 삼십삼천에 나타났다. 그때 천제석(天帝釋)이 멀리 정생 성왕이 오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여, 이 자리에 앉으십시오.’
아난아, 정생 성왕은 곧 석제환인(釋帝桓因)과 한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이 같이 앉으니 모습이 닮아 분별할 수가 없었다. 얼굴이나 행동이나 말소리도 똑같아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아난아, 그때 정생 성왕은 그곳에서 수천 백 년을 지내고 나서, 그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저 염부지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다. 또 7보가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다. 나는 또 이 구야니ㆍ불우체ㆍ울단월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었다. 나는 지금 이 삼십삼천에 왔다. 나는 지금 이 천제석을 죽이고, 여기서 나 혼자 이 하늘의 왕이 되리라.’
아난아, 그때 정생 성왕은 이런 마음을 먹자마자 곧 자리에서 떨어져 염부리지(閻浮里地)로 가게 되었고, 네 종류의 군사들도 모두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는 윤보(輪寶)도 사라져 있는 곳을 알 수 없었으며, 상보(象寶)와 마보(馬寶)는 한꺼번에 죽고, 주보(珠寶)는 저절로 사라지고 옥녀보(玉女寶)ㆍ거사보(居士寶)ㆍ전병보(典兵寶)도 다 목숨을 마치고 말았다.

그때 정생 성왕은 몸에 중한 병이 들었다. 친척들이 모두 모여 문병을 하고 안부를 물었다.
‘어떠하십니까? 대왕이시여, 만일 대왕이 세상을 떠나고 난 뒤에 어떤 사람이 와서 정생 성왕은 임종할 때 무슨 말을 하였느냐고 물으면 무어라고 대답하리까?’
정생 성왕은 대답하였다.
‘만일 내가 죽은 뒤에 누가 와서 묻거든 〈정생 성왕은 이 온 천하를 통치하면서도 만족할 줄을 모르고, 다시 삼십삼천에 가서 수백 천 년을 지냈다. 거기서 탐욕이 생겨 천제를 해치려 하다가 인간에 떨어져 목숨을 마쳤다〉고 이렇게 대답하라.’

아난아, 너는 의심하지 말라. 그때 그 정생 성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다른 생각을 내지 마라. 왜냐하면 그때의 정생 성왕은 바로 나였기 때문이니라. 그때 나는 온 천하를 차지하고 또 삼십삼천에 가서 다섯 가지 욕망[五欲]을 누리면서도 만족할 줄을 몰랐다. 아난아, 이런 사실을 거울삼아 자기가 나아갈 바를 깨달아 알아야 한다. 만일 탐욕을 일으키면 그 생각이 더욱 자라 배로 늘어나며, 애욕에 빠져 만족할 줄 모르나니, 만일 만족할 줄 알기를 구하려고 하거든 마땅히 성현의 지혜 가운데서 그것을 구해야 할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대중 가운데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탐욕이란 때맞추어 오는 비처럼
그 욕심 자꾸 자라 만족할 줄 모른다.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만 많으니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떨어버린다.

비록 하늘의 즐거움 받아
다섯 가지 욕망을 누리더라도
그것은 저 애욕의 마음을 끊어버린
부처님의 제자만 못하느니라.

탐욕으로 여러 억 겁 오래 살아도
복이 다하면 다시 지옥에 떨어지네.
향락을 누리는 것 얼마이던가?
이내 곧 지옥의 고통 받느니라.

“그런 까닭에 아난아, 마땅히 이런 이치로서 탐욕을 알아서 그 탐욕을 버리고 다시는 그런 생각을 일으키지 않도록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2)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생루(生漏) 바라문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문안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생루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나쁜 벗은 어떻게 보아야 합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달을 보듯이 그렇게 보아라.”

바라문이 여쭈었다.
“좋은 벗은 어떻게 보아야 합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달을 보듯이 그렇게 보아라.”

바라문이 말하였다.
“사문 구담(瞿曇)께서 지금 말씀하신 것은 그 요점만 간단히 말씀하신 것이라 저는 그 뜻을 자세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바라건대 구담께서는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하시어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바라문아,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사유하고 기억하라. 내가 너를 위해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해 주리라.”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바라문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아, 마치 보름이 지나면 달은 밤낮 돌아가도 다만 줄어들기만 할 뿐 커지는 일이 없는 것과 같다. 그 달은 자꾸만 줄어들다가 마지막에는 나타나지 않아 사람들이 볼 수 없게 된다. 바라문아, 이것도 그와 같아서 만일 나쁜 벗[惡知識]이라면 그는 시일이 지날수록 점점 믿음이 없어지고 계율도 지키지 못하며, 들음도 없고 보시도 없으며, 지혜도 없어진다. 그때 그는 믿음ㆍ계율ㆍ들음ㆍ보시ㆍ지혜가 없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떨어진다. 그러므로 바라문아, 나는 지금 나쁜 벗을 보름이 지나서 뜨는 달과 같다고 비유하여 말하였다.
바라문아, 초승달은 날이 가면 갈수록 광명이 점점 늘어나고 커져서 보름이 되면 완전하게 둥글게 되어 중생들이 모두 다 볼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아서 바라문아, 만일 착한 벗[善知識]이라면 날이 가면 갈수록 믿음ㆍ계율ㆍ들음ㆍ보시ㆍ지혜가 더욱 늘어나고, 그는 믿음ㆍ계율ㆍ들음ㆍ보시ㆍ지혜가 더욱 늘어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天上)처럼 좋은 곳에 태어난다. 그런 까닭에 바라문아, 나는 지금 착한 벗에게 나아가는 것을 마치 달이 둥글게 되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람이 만일 탐욕이 있고
성냄과 어리석음이 다하지 않으면
착한 일이 차츰 줄어드는 것
마치 달이 그믐으로 향하는 것 같다.

사람이 만일 탐욕이 없고
성냄과 어리석음 모두 다하면
착한 일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
마치 달이 둥글게 되는 것 같다.

“그러므로 바라문아, 마땅히 초승달처럼 되기를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생루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거룩하십니다, 구담이시여. 마치 꼽추의 등을 펴주고 소경에게 눈을 주며 헤매는 이에게 길을 보이고 어둠 속에 등불을 밝힌 것처럼 이제 사문 구담께서는 수없이 많은 방편으로 저를 위해 설법하셨습니다. 저는 지금 세존ㆍ법ㆍ승가에 귀의합니다. 지금부터 제가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시면, 저는 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생물을 죽이지 않겠습니다.”

그때 생루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3)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착한 벗의 법에 대하여 말하고 또 악한 벗의 법에 대하여 말할 것이니,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사유하고 기억하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저 어떤 것을 나쁜 벗의 법이라고 하는가? 비구들아, 어떤 나쁜 벗은 곧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귀한 집안에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데 다른 비구는 빈천(貧賤)한 집안에서 출가하여 도를 배운다.’
이렇게 자기의 집안과 명망을 믿고 다른 사람을 헐뜯고 나무라면, 이것을 나쁜 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나쁜 벗은 곧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몹시 노력하여 여러 가지 바른 법을 받드는데, 다른 비구들은 정진하지도 않고 계율을 지키지도 않는다.’

그가 이런 생각으로 남을 헐뜯고 나무라며 스스로 뽐내면, 이것을 나쁜 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나쁜 벗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삼매(三昧)를 성취하였는데,다른 비구들은 삼매가 없어 마음이 어지럽고 고요하지 못하다.’
그는 이 삼매를 믿고 항상 스스로 교만하게 굴면서 남을 헐뜯고 나무란다. 이것을 나쁜 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나쁜 벗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지혜가 제일인데, 다른 비구들은 지혜가 없다.’
그는 그 지혜를 믿고 스스로 교만하게 굴면서 남을 헐뜯고 나무란다. 이것을 나쁜 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나쁜 벗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지금 항상 음식ㆍ앉을 평상ㆍ침구ㆍ병들었을 때에 먹는 약을 받는데, 다른 비구들은 그런 공양을 받지 못한다.’
그는 이런 이양(利養)하는 물질의 공양을 믿고 스스로 교만하게 굴면서 남을 헐뜯고 나무란다. 이것을 나쁜 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비구들아, 이를 두고 나쁜 벗은 이런 삿된 행동을 한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저 어떤 것이 착한 벗이 하는 일인가? 비구들아, 착한 벗이라면 ‘나는 귀한 종족으로 태어났는데, 다른 비구들은 귀한 종족으로 태어나지 않았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저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착한 벗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 착한 벗은 ‘나는 지금 계율을 지키고 있는데, 다른 비구들은 계율을 지키지 않는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저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계율을 빙자하여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남을 헐뜯지도 않는다. 이것을 착한 벗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 비구들아, 착한 벗은 ‘나는 삼매를 성취하였는데, 다른 비구들은 마음이 어지러워 안정되지 않았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저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이 삼매를 빙자하여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남을 헐뜯지도 않는다. 이것을 착한 벗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 비구들아, 착한 벗은 ‘나는 지혜를 성취하였는데, 다른 비구들은 지혜가 없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저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지혜를 빙자하여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남을 헐뜯지도 않는다. 이것을 착한 벗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 비구들아, 착한 벗은 ‘나는 의복ㆍ음식ㆍ평상ㆍ침구ㆍ질병을 치료할 약을 받는데, 다른 비구들은 그런 것을 받지 못한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저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저런 이양을 가지고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남을 헐뜯지도 않는다. 이것을 착한 벗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너희들에게 나쁜 벗이 하는 짓과 착한 벗이 하는 일을 분별해 말하였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나쁜 벗이 하는 짓은 멀리 여의고, 착한 벗이 하는 일을 늘 생각하고 그와 똑같이 수행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시(釋翅) 니구류원(尼拘留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그 나라의 5백 여 부유하고 귀한 큰 석가 종족들이 의논할 일이 있어 보의강당(普義講堂)에 모여 있었다.
그때 세전(世典)이라는 바라문이 그 석가 종족들이 있는 곳에 가서 말하였다.
“어떤가, 여러분. 이 가운데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혹은 세속 사람들 중에 나와 변론할 사람이 있는가?”

그때 여러 석가 종족들이 세전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우리 가운데 지금 재주가 많고 학식이 많은 두 사람이 있다. 그들은 지금 가비라월국(迦毘羅越國)에서 지내고 있다. 누가 그 두 사람인가? 한 사람은 주리반특(周利槃特) 비구이고,다른 한 사람은 석씨 종족인 구담(瞿曇)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이시다. 여기 있는 대중들은 아는 것이 적고 들은 것이 없다. 또 지혜도 없고 말은 추잡하며, 나아가고 물러날 줄을 분별하지 못하는 것이 저 주리반특과 같은 사람들이다. 또 이 가비라월국에서 아는 것도 없고, 사람됨이 추하고 더러운 이는 저 구담 같은 사람이다. 너는 지금 가서 저들과 변론해 보아라. 저들과 변론하여 네가 이기면 우리 5백 사람은 때에 따라 필요로 하는 물건을 즉시 너에게 공양할 것이요, 또 순금 천 일(鎰)을 너에게 주리라.”

그때 바라문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가빌라월의 석씨(釋氏)들은 모두 총명하고 온갖 기술이 많으며, 간특(姦慝)하고 거짓이 많고 바른 행동이 없다. 비록 내가 저들과 변론(辯論)해 이긴다 하더라도 무엇이 그리 대단하겠는가? 만일 혹시라도 저들이 나를 이긴다면, 내가 저 어리석은 자에게 항복한 꼴이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이치를 생각하면 내가 저들과 논란을 벌여서는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그는 곧 떠나갔다.

그때 주리반특은 때가 되어 발우를 가지고 가비라월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 그때 세전 바라문은 멀리서 주리반특이 오는 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저 사람에게 가서 이치를 물어 보아야겠다.’
그는 곧 주리반특 비구에게로 가서 말하였다.
“사문의 이름은 무엇인가?”

주리반특이 대답하였다.
“그만두시오. 바라문이여, 이름은 무엇 때문에 묻습니까? 이치를 물으러 왔으면 곧 그것이나 물으시오.”

바라문은 말하였다.
“사문이여, 나와 한 번 논의해 보겠는가?”

주리반특이 말하였다.
“나는 지금 오히려 저 범천(梵天)과도 논의할 수 있는데, 하물며 너같이 눈 없는 장님이야 말할 것도 없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장님이면 곧 눈 없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눈이 없으면 곧 장님이 아닌가? 그것은 같은 뜻인데, 어찌 번거롭게 겹말을 쓰는가?”

그때 주리반특은 곧 공중에 솟아올라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렸다. 바라문은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신통력은 있지만 변론할 줄은 모른다. 만일 나와 같이 이치를 환히 잘 안다면 나는 그 제자가 될 것이다.’

이때 존자 사리불(舍利弗)이 천이(天耳)로 주리반특과 세전 바라문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곧 몸을 변화해 반특의 모습을 하고는, 반특의 몸을 숨겨 나타나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고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네가 만일 ‘이 사문은 신통력만 있고 변론은 감당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너는 이제 자세히 들어라. 내가 아까 그대가 물은 뜻에 대하여 대답하리라. 그리고 이 문제의 근본에 대해서도 비유를 들어 말하리라. 바라문이여, 지금 그대 이름은 무엇인가?”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내 이름은 범천이다.”

주리반특이 물었다.
“그대는 장부인가?”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나는 장부다.”

또 물었다.
“그대는 사람인가?”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사람이다.”

주리반특이 물었다.
“어떤가? 바라문이여, 장부는 곧 사람이요, 사람은 곧 장부이다. 그것은 같은 뜻이니 어찌 번거롭지 않겠는가? 그러나 바라문이여, 장님과 눈이 없다는 것은 그 뜻이 같질 않다.”

바라문이 물었다.
“사문이여, 어떤 것을 장님이라고 하는가?”

주리반특이 말하였다.
“그것은 마치 금세(今世)와 후세(後世)에 태어나는 이와 죽는 이, 좋은 몸과 나쁜 몸, 고운 것과 추한 것이며, 중생들이 짓는 선악(善惡)의 행(行)을 사실 그대로 보아 알지 못하면, 영원히 보는 것이 없으므로 장님이라고 말한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눈이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주리반특이 말하였다.
“눈이라고 말한 것은 위없는 지혜의 눈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이 지혜의 눈이 없기 때문에 눈이 없다고 말한 것이다.”

바라문은 말하였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사문이여, 나는 이제 그런 쓸데없는 변론은 그만두고 깊은 이치에 대하여 물어보겠다. 어떤가? 사문이여, 혹 법을 의지하지 않고도 열반을 얻을 수 있는가?”

주리반특이 대답하였다.
“5성음(盛陰)을 의지하지 않고 열반(涅槃)을 얻는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어떤가? 사문이여, 이 5성음은 어떤 인연이 있어야만 생기는가? 아니면 인연이 없어도 생기는가?”

주리반특이 대답하였다
“그 5성음은 인연이 있어서 생기는 것이요,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어떤 것이 그 5성음의 인연이 되는가?”

비구가 말하였다.
“애욕이 바로 그 인연이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어떤 것이 애욕인가?”

비구가 대답하였다.
“나는 것[生]이 곧 애욕이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어떤 것을 나는 것이라 하는가?”

비구가 말하였다.
“애욕이 곧 나는 것이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애욕에는 어떤 길[道:방법]이 있는가?”

사문이 말하였다.
“현성(賢聖)의 8품도(品道)가 바로 그것이다. 즉 바른 소견[正見]ㆍ바른 업[正業]ㆍ바른 말[正語]ㆍ바른 생활[正命]ㆍ바른 행[正行]ㆍ바른 방편[正方便]ㆍ바른 기억[正念]ㆍ바른 선정[正定]이다. 이것을 현성의 8품도라고 한다.”

그때 주리반특이 이렇게 자세히 설법하여 마치자, 바라문은 비구로부터 이 법을 듣고는 모든 티끌과 때가 없어져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몸 가운데에서 도풍(刀風)이 일어나 목숨이 끊어졌다. 그때 존자 사리불은 본래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허공을 날아 그의 처소로 돌아갔다.

그때 존자 주리반특 비구가 석씨 종족들이 많이 모여 있는 보집강당(普集講堂)으로 가서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소유(酥油)와 섶나무를 준비해 가지고 가서 세전 바라문을 화장하라.”

그때 석씨 종족들은 곧 소유와 섶나무[薪柴]를 가지고 가서 세전 바라문을 화장[耶維:闍維]한 뒤에 네거리에 탑을 세웠다. 그리고 존자 주리반특에게로 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모든 석가 종족들은 이런 게송으로 존자 주리반특에게 말하였다.
화장한 뒤에 탑 세웠으니
존자의 분부 어기지 않았네.
이제 우리들은 큰 이익 얻어
이러한 복을 만나게 되었네.

이때 존자 주리반특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존자는 이제 법륜(法輪)을 굴려
모든 외도들을 항복 받았으니
그 지혜 마치 큰 바다와 같아
여기 와서 저 범지를 항복 받았네.

과거와 미래와 또 현재에
지은 바 갖가지 선과 악의 행은
억 겁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으니
그러므로 복을 꼭 지어야 하네.

그때 존자 주리반특은 여러 석씨들에게 자세히 설법하였다. 여러 석씨들이 주리반특에게 말하였다.
“만일 존자께서 의복ㆍ음식ㆍ평상ㆍ침구ㆍ의약이 필요하시면 우리가 하나하나 다 대어드리겠습니다. 바라건대 이 청을 받아들여 조그만 정을 물리치지 마십시오.”
존자 주리반특은 묵묵히 허락하였다.

그때 여러 석씨들은 존자 주리반특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악한 사람 제바달두(提婆達兜)가 바라류지(婆羅留支:阿闍世) 왕자에게 가서 말하였다.
“옛날에는 백성들의 수명이 매우 길었다는데, 지금 사람들의 수명은 백 년을 넘기지 못합니다. 왕자께서는 꼭 아셔야 합니다. 사람의 목숨이란 정말 무상(無常)하답니다. 왕위에 오르기도 전에 목숨을 마친다면 어찌 애통하지 않겠습니까?
왕자여, 지금 곧 부왕(父王)의 목숨을 끊고 이 나라 백성들을 직접 통치하십시오. 나는 이제 사문 구담(瞿曇)을 죽이고 가장 높은 지진(至眞:아라한)ㆍ등정각(等正覺)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만 되면 이 마갈국(摩竭國)의 새 임금과 새 부처가 되리니 어찌 통쾌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은 마치 해가 구름을 뚫고 어디든 비추지 않는 곳이 없는 것과 같고, 구름이 사라진 하늘에 달이 많고 많은 별 가운데서 제일 밝은 것과 같습니다.”
그때 바라류지(婆羅留支 왕자는 곧 부왕을 무쇠로 만든 감옥에 잡아 가두고 대신을 바꿔 다시 세우고 백성들을 다스렸다.

이때 비구 대중들이 라열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제바달두가 왕자를 시켜 그 부왕을 무쇠감옥에 잡아 가두고 대신들을 바꿔 세웠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걸식을 마치고 있던 곳으로 돌아와서 가사와 발우를 거두어 놓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세존께 아뢰었다.
“저희들이 아침에 성에 들어가서 걸식하다가 저 어리석은 제바달두가 왕자를 시켜 그 부왕을 감옥에 가두고 대신들을 바꿔 세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는 다시 왕자에게 ‘당신이 부왕을 죽이고 내가 여래를 죽이면, 이 마갈국의 새 임금과 새 부처가 되리니 어찌 통쾌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임금으로서 정치와 교화를 바른 도리로 행하지 않으면 그때는 대신들도 법이 아닌 일을 행할 것이요, 대신들이 이미 법이 아닌 일을 행하게 되면 그때는 왕태자도 법이 아닌 일을 행할 것이다. 태자가 이미 법이 아닌 일을 행하게 되면 그때는 신하들과 관리들도 법이 아닌 일을 행할 것이요, 신하들과 관리들이 이미 법이 아닌 일을 행하고 나면 그때는 백성들도 법이 아닌 일을 행할 것이다. 나라 안에 백성들이 이미 법이 아닌 일을 행하고 나면 그때는 군대도 법이 아닌 일을 행할 것이요, 군대가 이미 법이 아닌 일을 행하고 나면 그때는 해와 달이 운행(運行)을 잘못하여 때를 잃게 될 것이다.
해와 달이 때를 잃게 되면 곧 연세(年歲)가 없어질 것이요, 연세가 없어지고 나면 해와 달은 자리를 잃을 것이고 또한 광채가 없어질 것이다. 해와 달이 이미 광채가 없어지면 그때는 별[星宿]들이 변괴를 나타낼 것이요, 별들이 변괴를 나타내면 폭풍(暴風)이 일어날 것이다. 폭풍이 이미 일어나고 나면 하늘과 땅의 신(神)이 성을 낼 것이요, 하늘과 땅의 신이 성을 내면 그때는 바람과 비가 때를 맞추지 못할 것이니,그때는 곡식이 땅에 있어도 자라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나 짐승이나 벌레들까지 모두 형색이 변하고 수명이 매우 짧아질 것이다.

만일 어떤 때에 어떤 왕이 법으로 바르게 다스리면 그때는 신하들도 바른 법을 행할 것이요, 많은 신하들이 이미 바른 법을 행하고 나면 그때는 왕태자도 바른 법을 행할 것이다. 왕태자가 이미 바른 법을 행하고 나면 그때는 관리들도 바른 법을 행할 것이요, 관리들이 이미 바른 법을 행하면 백성들도 바른 법을 행할 것이다.
그리하여, 해와 달은 제대로 돌아가고 바람과 비가 때를 잘 맞추어 재변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하늘ㆍ땅ㆍ신도 기뻐하고 곡식도 풍년이 들 것이다. 임금과 신하가 서로 화목하여 마치 형제처럼 지내 마침내 증손(增損)이 없을 것이며, 중생들의 형색에서 광채(光彩)가 나고 먹는 것은 잘 소화되어 아무 재해(災害)가 없으며, 수명은 매우 길고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을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소 떼가 물을 건널 때처럼
길잡이 소가 바로 가지 못하면
그 소 떼는 모두 바로 가지 못하나니
그것은 길잡이 소를 따르기 때문이다.

중생도 또한 그와 같아서
대중들에게는 반드시 길잡이가 있나니
만일 길잡이가 나쁜 법을 행하면
그 뒤를 따르는 이는 말할 것도 없다네.

백성들이 모두 괴로움을 받는 것은
왕의 법이 바르지 못한 데 있네.
그러므로 알아라. 나쁜 법 행하면
백성들도 따라서 그러하리라.

마치 소 떼가 물을 건널 때처럼
길잡이 소가 바르게 가면
그 뒤를 따르는 소도 모두 바르나니
그것은 길잡이 소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아서
대중들에게는 반드시 길잡이가 있나니
만일 길잡이가 바른 법을 행하면
그 뒤를 따르는 이들은 말할 것도 없다네.

백성들 모두 즐거움 누리는 것
그것은 왕의 법이 바르기 때문이라네.
그러므로 알아라. 바른 법을 행하면
백성들도 그를 따라 편안하리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부디 나쁜 법을 버리고 바른 법을 행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그렇게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주석
1 이 소경의 내용은 『중아함경』 제11권 60번째 소경인 「사주경(四洲經)」과 비슷하며, 이역경(異譯經)으로는 서진(西晉) 시대 법거(法炬)가 한역한 『정생왕고사경(頂生王故事經)』과 북량(北涼 시대 담무참(曇無讖)이 한역한 『문타갈왕경(文陀竭王經)』이 있다.
2 이 소경은 『중아함경』 제36권 148번째 소경인 「하고경(何苦經)」과 내용이 비슷하고 『잡아함경』의 제94번째 소경과도 내용이 유사하다.
3 이 소경은 『중아함경』 제21권 85번째 소경인 「진인경(眞人經)」과 내용이 비슷하며, 이역경으로는 후한(後漢) 시대 안세고(安世高)가 한역한 『불설시법비법경(佛說是法非法經)』이 있다.

증일아함경 제9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18. 참괴품(慚愧品)

[ 1 ]1)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묘한 법이 있어서 세상을 잘 옹호(擁護)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이른바 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慚]과 남에 대한 부끄러움[愧]이 그것이다.
비구들아, 만약 이 두 가지 법이 없다면 세상에는 부모ㆍ형제ㆍ처자ㆍ지식(知識)ㆍ존장ㆍ노소의 구별이 없어져 돼지ㆍ개ㆍ소ㆍ양 등의 6짐승과 같을 것이다.
세상에 이 두 가지 법이 있어서 세상을 잘 옹호해 주기 때문에 부모ㆍ형제ㆍ처자ㆍ어른ㆍ노소의 구별이 있어서 여섯 짐승처럼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부끄러워 할 줄을 알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그들은 다 만족할 줄을 모르고 목숨을 마친다. 어떤 것이 그 두 종류의 사람인가? 이른바 재물을 얻어 간직하기만 하다가 아주 거덜나는 사람과 재물을 얻으면 남에게 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것을 만족할 줄을 모르고 목숨을 마치는 두 종류의 사람이라고 말하느니라.”

그때 어떤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너무 간략히 말씀하시니 저희들은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떤 것이 재물을 얻어 간직하기만 하다가 아주 거덜나는 것이며, 어떤 것이 재물을 얻으면 남에게 주기를 좋아하는 것입니까?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하여 주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사유해 기억하라. 내가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그 뜻을 분별해 주리라.”

대답하였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어떤 족성자(族姓子)가 있다. 그들은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우는데, 혹은 농사짓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혹은 문학을 익히기도 하며, 혹은 계산법을 익히고 혹은 천문(天文)을 익히기도 하며, 혹은 지리(地理)를 익히기도 하고 혹은 점치기[卜相]를 익히기도 하며, 혹은 사신의 일을 익히기도 하고 혹은 왕을 보필하는 일을 하기도 하는데, 추위와 더위를 피하지 않고 굶주림과 헐벗음으로 고통 받으면서 스스로 경영한다. 그는 이렇게 노력하여 재물을 얻으면 저도 잘 먹지 않고 처자(妻子)나 종들이나 친척들에게도 나누어 주지 않는다.
그는 그렇게 애써 벌어놓은 재물을 혹 왕에게 수탈당하기도 하고, 혹은 도둑에게 빼앗기기도 하며, 혹은 불에 타거나 물에 떠내려 보내는 둥 다른 곳에 흩어버려 큰 손해를 보게 된다. 또는 그 집안사람이 그 재물을 탕진하여 그것을 보존하지 못한다. 비구들아, 이것을 재물을 얻어 간직하기만 하다가 아주 거덜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이 재물을 얻으면 잘 나누어 주는 것인가? 여기 어떤 족성자가 있다. 그들은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우는데, 혹은 농사짓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혹은 문학을 익히기도 하며, 혹은 계산법을 익히고 혹은 천문(天文)을 익히기도 하며, 혹은 지리(地理)를 익히기도 하고 혹은 점치기[卜相]를 익히기도 하며, 혹은 사신의 일을 익히기도 하고 혹은 왕을 보필하는 일을 하기도 하는데, 추위와 더위를 피하지 않고 굶주림과 헐벗음으로 고통 받으면서 스스로 경영한다.
그는 이렇게 노력하여 재물을 얻으면 중생들에게 보시한다. 즉 부모ㆍ종ㆍ처자를 돌보고, 나아가서는 사문(沙門)이나 바라문(婆羅門)에게 보시하여 많은 공덕을 짓고 천상의 복을 심는다. 비구들아, 이것을 재물을 얻으면 잘 보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만족할 줄 모르는 두 종류의 사람이라고 말한다. 앞의 한 사람은 재물을 모았다가 거덜나는 것이니 그런 일에 대해서는 버려야겠다고 생각하고, 뒷사람은 애써 모은 재물을 널리 보시하는 것이니 그런 일은 본받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2)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항상 마땅히 법을 보시해야 할 것이요, 음식을 보시하는 것은 익히지 말라. 왜냐하면 너희들에겐 지금 과보(果報)의 도움이 있고, 내 제자들로 하여금 법을 공경하고 이양(利養)을 탐내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만일 이양을 탐하면 곧 여래의 처소에 큰 허물이 있을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중생들은 법을 분별(分別)하지 못하여 세존의 가르침을 비방할 것이요, 이미 세존의 가르침을 비방하고 나면 나중에 다시는 열반(涅槃)의 길[道]에 이르지 못할 것이니, 나에게 곧 부끄러움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여래의 제자로서 이양을 탐하여 법을 행하지 않고 법을 분별하지 못하면 세존의 가르침을 비방하고 바른 법을 따르지 않을 것이요, 세존의 가르침을 비방하면 다시는 열반의 길에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 너희 비구들은 법(法) 보시하기를 생각하고, 재물을 보시하려고 생각지 말라. 그러면 좋은 이름이 사방에 펴지게 될 것이요, 법을 공경(恭敬)하고 재물을 탐내지 않으면 거기에는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여래의 제자는 법보시를 좋아하고 욕구를 바라는 보시를 탐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마땅히 법을 보시하기를 생각해야 하고 욕구를 바라고 보시하는 것을 좋아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너희 비구들아, 나는 여기에서 인(因)이 되는 이치를 말하였다. 그러면 무슨 뜻으로 나는 이 사실을 말하였는가?”

그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 일일이 자세하게 분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자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어떤 사람이 나를 초청하여 공양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그때 버려야 할 남은 음식이 있었다. 때마침 멀리서 두 비구가 찾아왔는데, 그들은 몸이 매우 피로해 보였고 얼굴도 수척하였다.
그때 나는 그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여기 남은 음식이 있어 버려야 할 처지이다. 필요하거든 마음대로 먹고 시장기를 면하도록 하라.’
그때 한 비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세존께서 남은 음식이 있어 버려야 할 처지이니 필요하거든 마음대로 먹고 시장기를 면하라고 하신다. 가령 우리가 그것을 먹지 않는다 하더라도 곧 이 음식은 깨끗한 땅에 버려지거나 또는 물에 버려질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그 음식을 가져다 먹고 시장기를 면하고 기운을 차리자.’
그러나 그 비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마땅히 법보시를 행하고 어떤 욕구를 바라고 보시하지 말라. 왜냐하면 보시 중에 재물을 보시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은 없지만 그러나 또 법을 보시하는 것은 그 중에서도 최상(最上)이기 때문이다〉라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종일 먹지 않는다 해도 그런 대로 견딜 수 있다. 꼭 저 시주의 복(福)을 받을 필요는 없다.’
그래서 그 비구는 곧 스스로 단념하고 그 밥을 먹지 않았고, 몸이 매우 지쳤지만 목숨을 돌아보지 않았다.

그때 또 다른 한 비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남은 음식이 있어서 버려야 할 처지라고 하신다. 우리는 그것을 가져다 먹지 않으면 매우 곤란을 당할 것이다. 지금 저 음식을 가져다 먹고 허기를 면하고 기력(氣力)을 얻으면 이 밤을 편히 지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비구는 그 밥을 가져다 먹고 기력이 회복되어 그 밤을 편히 지냈느니라.”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비구는 그 밥을 가져다 먹고 허기를 면하고 기력을 얻었지만, 공경할 만하고 귀히 여길 만하며 매우 존중할 만한 앞에서 말한 비구만 못하다. 앞에서 말한 비구는 오랜 세월 동안 좋은 이름이 멀리 퍼지고 만족할 줄 알아 쉽게 채워지고 쉽게 가득해졌느니라.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마땅히 법보시를 배워야 하고 어떤 욕구를 바라고 하는 보시는 배우지 말아야 하느니라. 내가 앞에서 말한 것은 이런 인연 때문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시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그때 많은 비구들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까 세존께서는 그 요점만 간략히 말씀하셨을 뿐 자세히 해설해 주지 않으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적막하고 고요한 방으로 들어가셨다. 지금 이 대중들 가운데 이렇게 간략하게 말씀하신 것에 대하여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해 줄 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리고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저 존자 사리불(舍利弗)은 세존의 칭찬을 받는 분이다. 우리 저 사리불에게 가보자.’
그들은 곧 사리불의 처소로 찾아가 서로 인사를 나누고 한쪽에 앉았다. 많은 비구들은 세존께 들은 일을 모두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이때 존자 사리불이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어떤 것이 세존의 제자로서 이양(利養)만을 탐하고 집착하여 법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며, 어떤 것이 세존의 제자로서 법 수행하기를 탐하고 이양을 탐하지 않는 것입니까?”

그때 비구 대중이 아뢰었다.
“우리들은 먼 곳에서 와서 그 뜻을 청해 묻고 수행하려고 합니다. 존자 사리불께서는 그 일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분입니다. 우리에게 그 뜻을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사리불이 말하였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사유하고 기억하시오. 내 그대들을 위해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해 드리리다.”

그때 많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세존의 제자로서 꼭 배워야 할 것은 적막하고 고요한 곳에서 편안함을 생각하는 것인데, 성문(聲聞)제자들이 그렇게 배우고 있지 않습니다. 세존께서는 반드시 없애야 할 법들을 가르치시는데, 비구들은 그것도 없애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곤 그 가운데서 게으름을 피우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켜, 꼭 해야 할 일은 즐겨 실천하지 않고 해서는 안 될 일만을 굳이 익히고 실천합니다.
그렇게 할 때 여러 장로(長老) 비구들은 세 가지 일에 대하여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세존께서는 항상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시는데, 그런데도 성문들이 그렇게 배우지 않으니 거기에 장로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반드시 이 법만은 없애야 한다고 가르치시는데, 비구들은 그 법을 없애지 못하고 있으니 거기에 장로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켜 뜻이 전일(專一)하지 못하니 거기에 장로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꼭 알아야만 합니다. 중년 비구도 세 가지 일에 대하여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세존께서는 항상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시는데, 그런데도 성문들이 그렇게 배우지 않으니 거기에 중년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반드시 이 법만은 없애야 한다고 가르치시는데, 저 비구들은 그 법을 없애지 못하고 있으니 거기에 중년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다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켜 뜻이 전일하지 못하니 거기에 중년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꼭 알아야만 합니다. 연소(年少) 비구도 세 가지 일에 대하여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세존의 제자들은 항상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는데, 그런데도 성문들은 그렇게 배우지 않으니 거기에 연소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이 법만은 없애야 한다고 가르치시는데, 저 비구들은 그 법을 없애지 못하고 있으니 거기에 연소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다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켜 뜻이 전일하지 못하니 거기에 연소 비구들은 곧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여러분이 재물을 탐하고 집착하면서 법은 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모든 비구들이 사리불에게 아뢰었다.
“어떤 것이 비구들이 법을 탐하고 집착하며 재물을 탐하지 않는 것입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비구들이여, 세존께서는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시면 성문들도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고, 세존께서 마땅히 그 법만은 없애야 한다고 말씀하시면 모든 비구들은 곧 그 법을 없앱니다. 그리하여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마음이 어지럽지 않으며, 꼭 행해야 할 것은 곧 닦아 행하고, 행해서 안 될 것은 곧 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장로 비구는 이 세 가지 일에 대하여 명예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세존께서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시면 성문들도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합니다. 거기에 장로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세존께서 사람들에게 그 법만은 꼭 없애야 한다고 가르치시면, 그때 비구들은 곧 그 법을 없앱니다. 거기에 장로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어지러운 생각의 기억을 일으키지 않고 뜻이 항상 전일(專一)하면 거기에 장로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중년 비구도 이 세 가지 일에 대하여 명예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세존께서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시면 성문들도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합니다. 거기에 중년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세존께서 사람들에게 그 법만은 꼭 없애야 한다고 가르치시면, 그때 비구들은 곧 그 법을 없앱니다. 거기에 중년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어지러운 생각의 기억을 일으키지 않고 뜻이 항상 전일하면 거기에 중년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연소 비구도 이 세 가지 일에 대하여 명예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비구들이여, 세존께서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시면 연소 비구도 적막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합니다. 거기에 연소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세존께서 사람들에게 그 법만은 꼭 없애야 한다고 가르치시면, 그때 비구들은 곧 그 법을 없앱니다. 거기에 연소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어지러운 생각의 기억을 일으키지 않고 뜻이 항상 전일하면 거기에 연소 비구의 명예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탐욕(貪欲)은 병이 되고, 아주 큰 재앙입니다. 성내는 것도 또한 그러합니다. 탐욕ㆍ음욕ㆍ성냄을 없애면, 곧 중도를 얻어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모든 얽매임을 풀고 열반(涅槃)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간탐과 질투가 병이 되는 것도 또한 매우 중하고, 번뇌는 사람을 불사르고 볶으며, 교만 역시 심각합니다. 거짓되어 진실하지 못한 것과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남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것과 바른 마음을 해치는 음욕을 버리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만(慢)과 증상만(增上慢)을 버리지 못하는데, 만일 만과 증상만을 버린다면 곧 중도(中道)를 얻어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온갖 얽매임을 풀고 열반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비구들이 아뢰었다.
“존자 사리불이여, 어떻게 하면 중도를 얻어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온갖 얽매임을 풀고 열반에 이르게 되겠습니까?”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여러분은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현성(賢聖)의 8품도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른바 바른 소견[正見]ㆍ바른 다스림[正治]ㆍ바른 말[正語]ㆍ바른 행위[正行]ㆍ바른 생활[正命]ㆍ바른 방편[正方便]ㆍ바른 기억[正念]ㆍ바른 삼매[正三昧]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성현이 중도에 이르러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온갖 얽매임을 풀고 열반에 이르게 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때 많은 비구들은 존자 사리불의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의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때가 되어 가사(袈裟)를 입고 발우를 들고 라열성에 들어가 걸식(乞食)하시며 어떤 골목에 계셨다. 그때 그 골목에 어떤 범지(梵志)의 아내가 바라문(婆羅門)에게 밥을 차려 주려고 바라문을 찾아 문을 나섰다가 멀리서 세존을 보고는 곧 세존 앞으로 다가와 물었다.
“혹 바라문을 보셨습니까?”

그때 존자 대가섭(大迦葉)이 그 골목에 벌써부터 와 있었다. 세존께서는 손으로 그를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저 사람이 바라문이다.”

그 범지의 아내는 여래(如來)를 물끄러미 보고는 잠자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때 세존께서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욕심이 없고 성냄 없으며
어리석음을 버려 어리석음 없으며
온갖 번뇌 다 버린 아라한이면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욕심이 없고 성냄 없으며
어리석음을 버려 어리석음 없으며
번뇌[結使]의 무더기 버려버리면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욕심이 없고 성냄 없으며
어리석음을 버려 어리석음 없으며
나를 내세우는 교만함을 끊으면
그런 사람을 범지라고 말한다.

만일 네가 삼불[三佛:等正覺]께서 말씀하신
바른 법을 알고자 한다면
지극한 정성으로 저분께 귀의하라
그는 가장 존귀한 최상의 분이시다.

그때 세존께서 대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범지의 아내에게 가서 그 부인을 위해 곧 몸을 나타내어 전생의 죄를 면하게 하라.”

그래서 가섭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그 범지 아내의 집으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 그때 그 바라문의 아내가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장만해 가섭에게 바쳤다.

그러자 가섭은 그 음식을 받고 그 부인을 제도하기 위해 다음 게송을 읊어 법보시(法布施)를 하였다.
제사(祭祀)에는 불이 으뜸이 되고
여러 글 중에는 게송(偈頌)이 제일이며
사람 중에는 임금이 제일 높고
모든 물에서는 바다가 으뜸이다.

뭇 별 중에는 달이 우두머리요
밝은 것에는 해가 첫째가 되며
모든 방위와 지역 경계에는
동ㆍ서ㆍ남ㆍ북과 상ㆍ하가 있다.

천상이나 세간의 사람 중에는
부처님이 가장 높으신 분이니
그 복을 구하려 하는 사람은
마땅히 삼불께 귀의해야 하리라.

그때 그 범지의 아내는 이 말을 듣고 기뻐 뛰며 어쩔 줄을 모르면서 대가섭 앞으로 다가가 아뢰었다.
“원컨대 범지시여, 제 청(請)을 받아 항상 저희 집에서 공양하소서.”

대가섭은 그 청을 받아들여 그 집에서 공양하였다. 그때 바라문의 부인은 가섭의 공양이 끝난 것을 보고 낮은 평상을 가지고 와서 가섭 앞에 앉았다. 그러자 가섭은 미묘한 법을 차례로 말하였다. 그 자리에서 논한 것은 보시론(布施論)ㆍ계율론(戒律論)ㆍ생천론(生天論)이었고, 탐욕은 깨끗하지 못한 것이므로 번뇌를 끊는 것이 제일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출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등이었다.
존자(尊者) 대가섭은 범지 아내의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 못내 기뻐하는 줄을 알고 나서, 모든 부처님께서 늘 말씀하셨던 괴로움[苦]ㆍ괴로움의 발생[集]ㆍ괴로움의 소멸[盡]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에 대하여 범지 아내를 위하여 모두 설명하였다. 범지의 아내는 그 자리에서 온갖 번뇌의 때가 다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마치 새롭고 깨끗한 흰 천은 때가 없어서 색깔이 쉽게 물이 드는 것처럼, 범지의 아내도 그와 같아서 그 자리에서 법안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는 이미 법을 얻었고 법을 보았으며 법을 분별하였으므로 의심이 없어지고 두려움이 없어져 3존(尊)인 불(佛)ㆍ법(法)ㆍ승(僧)에 귀의하여 5계를 받아 가졌다.
그때 존자 대가섭은 거듭 범지의 아내를 위해 미묘한 법을 설명하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가섭이 떠나간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그 남편이 집에 돌아왔다. 바라문은 아내의 얼굴빛이 매우 빛나고 부드러워 보통 사람과 다른 것을 보고 아내에게 물었다. 아내는 그 동안에 있었던 사실을 그 남편에게 자세히 말하였다. 그러자 바라문은 그 말을 듣고 나서 곧 아내를 데리고 정사(精舍)에 계신 세존을 찾아갔다. 바라문은 세존께 문안을 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바라문의 아내는 세존의 발에 머리를 대어 예를 올리고 나서 한쪽에 앉았다. 그때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아까 어떤 바라문이 저희 집에 오셨다가 가셨다는데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그때 존자 대가섭은 세존께서 계신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묘한 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멀리서 대가섭을 가리키셨다.
“저 사람이 존장(尊長) 바라문이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구담(瞿曇)이시여, 어찌하여 사문(沙門)을 바라문이라 말씀하십니까? 사문과 바라문은 다르지 않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문을 말하려면 내가 바로 사문이다. 왜냐하면 나는 곧 사문으로서 사문이 받들어 가지는 모든 계율을 이미 다 성취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또 바라문을 논하려고 하면 내가 바로 바라문이다. 왜냐하면 나는 곧 바라문으로서 과거 바라문들이 가졌던 법(法)과 행(行)을 이미 다 알았기 때문이다.
만일 사문을 논하려고 하면, 대가섭이 바로 사문이다. 왜냐하면 사문이 지녀야 할 모든 계율을 가섭 비구는 다 거두어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바라문을 논하려고 하면 가섭 비구가 바로 바라문이다. 왜냐하면 모든 바라문이 받들어 가져야 하는 계율을 가섭 비구는 다 환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 세존께서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저 주술(呪術)을 아는 이를
범지(梵志)라 말하지 않는다.
범천에 태어난다 외쳐대지만
아직 결박[縛]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박도 없고 태어나는 세계도 없고
일체의 번뇌[結]를 능히 벗어나
다시 천상의 복을 일컫지 않으면
그것이 사문이요 범지니라.

그때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결박(結縛)이란 어떤 것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욕애(欲愛)가 곧 결박이요, 성냄[瞋恚]과 어리석음[愚癡]이 곧 결박이다. 여래는 이 욕애가 아주 사라져 남음이 없고 성냄과 어리석음도 또한 그와 같다. 여래는 그런 결박이 다시는 없느니라.”

바라문이 말하였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깊고 묘한 법을 말씀하시어, 다시는 저희에게 그런 결박이 없게 하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그 바라문을 위해 미묘한 논을 차례로 말씀하셨다. 이른바 논이란 보시론ㆍ계율론ㆍ천상에 태어나는 것에 대한 논이며, 탐욕은 더러운 것이므로 번뇌를 끊는 것이 제일이요, 그러기 위해서는 출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바라문의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 매우 기뻐하고 있음을 아시고는, 옛날의 여러 부처님들께서 늘 말씀하셨던 괴로움[苦]ㆍ괴로움의 발생[集]ㆍ괴로움의 소멸[盡:滅]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의 법에 대하여 설명하셨다.

세존께서 그 바라문을 위한 설법을 마치자, 바라문은 곧 그 자리에서 번뇌의 때가 없어지고 법안이 깨끗하게 되었다. 마치 새롭고 깨끗한 흰 천은 빛깔이 쉽게 물이 드는 것처럼 그 바라문도 그와 같아서 그 자리에서 곧바로 법안이 깨끗해졌다.
그는 법을 얻고 법을 보고 그 법을 분별하여 의심이 없어졌다. 두려움이 없게 되어 3존인 불ㆍ법ㆍ승에 귀의하고 5계를 받아 가져 여래의 참다운 제자가 되어 다시는 물러나지 않았다.

그때 그 바라문 부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의 가란타죽원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아사세왕(阿闍世王)에게는 나라기리(那羅祇梨)라는 코끼리가 있었다. 그 코끼리는 흉악하고 사나우며 모질고 용감하여 능히 바깥에서 침략해 들어오는 도적들을 항복 받았다. 또 그 코끼리의 힘으로 마갈타(摩竭陀)의 온 나라를 모두 항복 받았다.

그때 제바달다(提婆達多)는 아사세왕에게 찾아가 이렇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저 코끼리는 매우 사나워서 어떤 원수든 다 항복 받습니다. 그러니 저 코끼리에게 독(毒)한 술을 먹여 취하게 한 뒤에, 내일 아침이면 사문 구담이 틀림없이 성에 들어와 걸식할 것이니, 그때 그 취한 코끼리를 풀어놓아 그를 밟아 죽이게 하십시오.”

그때 아사세왕은 제바달다의 말을 듣고 곧 나라에 영(令)을 내렸다.
“내일 아침에는 술에 취한 코끼리를 풀어놓을 것이니 아무도 길에 나와 다니지 말라.”

제바달다가 아사세왕에게 말하였다.
“만일 사문 구담에게 일체지(一切智)가 있어서 닥쳐올 일을 미리 안다면, 내일은 분명히 성에 들어와 걸식하지 않을 것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존자의 말씀과 같이 만일 그에게 일체지가 있다면 내일 아침에는 반드시 성에 들어와 걸식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 왕사성 안에 살고 있던 부처님을 섬기는 남녀(男女)와 노소(老少)들은 아사세왕이 이른 아침에 취한 코끼리를 풀어놓아 부처님을 해치려 한다는 소문을 듣고, 모두들 걱정하면서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서서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내일 아침에는 성에 들어가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아사세왕이 영을 내려 ‘성 안 사람들은 내일 아침에 거리에 나와 다니지 말라. 내가 술 취한 코끼리를 풀어놓아 사문 구담을 죽이려고 한다. 만일 저 사문에게 일체지가 있다면 내일 아침에는 성에 들어와 걸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니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성에 들어가지 마십시오. 만일 세존께서 다치시면 세상 사람들은 눈을 잃게 되고 다시는 구호(救護)해줄 이가 없게 될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모든 우바새(優婆塞)들은 걱정하지 말라. 왜냐하면 여래의 몸은 세속 무리들의 몸이 아니다. 그래서 남의 해침을 받지 않는다.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우바새들아, 꼭 알아야 한다. 이 염부리(閻浮里) 땅은 동서(東西)의 너비가 7천 유순(由旬)이요, 남북(南北)의 길이는 2만 1천 유순이나 된다. 또 구야니(瞿耶尼)는 길이와 너비가 8천 유순인데 반달 모양처럼 생겼다. 또 불우체(弗于逮)는 길이와 너비가 9천 유순인데 그 지형은 네모나다. 또 울단월(鬱單越)은 길이와 너비가 1만 유순인데 땅이 보름달처럼 둥글다.
가령 이러한 네 천하를 벼나 삼대나 나무숲처럼 많은 취한 코끼리로 가득 채운다 하더라도 여래의 털끝 하나도 움직이지 못하거늘, 하물며 여래를 해칠 수 있겠느냐?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이 네 천하는 고사하고, 다시 천 개의 천하ㆍ천 개의 해와 달ㆍ천 개의 수미산ㆍ천 개의 네 바다ㆍ천 개의 염부제ㆍ천 개의 구야니ㆍ천 개의 불우체ㆍ천 개의 울단월과 1천의 사천왕(四天王)ㆍ1천의 삼십삼천(三十三天)ㆍ1천의 도술천(兜術天)ㆍ1천의 염천(豔天)ㆍ1천의 화자재천(化自在天)ㆍ1천의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을 천 세계라 하고, 나아가 2천 세계를 중천세계(中千世界)라고 하며, 3천 세계를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라고 한다. 이 삼천대천세계에 이라발(伊羅鉢)용왕을 가득 채우더라도 여래의 털끝 하나 움직이지 못할 것인데, 하물며 저 코끼리가 여래를 해치겠는가?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여래의 신력(神力)은 불가사의(不可思議)하기 때문이다. 여래는 세상에 나와 결코 남의 해침을 받지 않는다. 너희들은 각기 자기 집으로 돌아가라. 여래가 스스로 알아서 그 일을 처리할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사부대중을 위해 미묘한 법을 자세하게 설명하셨다. 그러자 우바새(優婆塞)와 우바이(優婆夷)들은 바른 법을 듣고는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이내 물러갔다.

그때 세존께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라열성에 들어가 걸식하려고 하셨다. 이때 제두뢰타천왕(提頭賴吒天王)은 건답화(乾沓惒) 무리들을 거느리고 동쪽으로부터 와서 세존을 모셨고, 비류륵왕(毗留勒王)은 구반다(拘槃茶) 무리들을 거느리고 남쪽으로부터 와서 세존을 모셨으며, 서방의 비류바차(毗留波叉)는 모든 용의 무리들을 거느리고 와서 세존을 모셨고, 북방 천왕 구비라(拘毗羅)는 나찰귀(羅刹鬼) 무리들을 거느리고 와서 세존을 모셨다.
이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은 하늘사람 수천만을 거느리고 도술천(兜術天)에서 사라져 세존에게로 내려왔고, 범천왕도 범천 수천만을 거느리고 범천에서 세존이 계신 곳으로 왔다. 제석천ㆍ범천ㆍ사천왕과 또 28천과 큰 귀신왕들이 각각 말하였다.
“우리 오늘 저 용과 코끼리 두 신이 싸우는 것을 구경하자, 누가 이기고 누가 질까?”

그때 라열성에 있던 사부대중들은 부처님께서 비구들을 데리고 걸식하기 위해 성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멀리서 보았고, 이때 성안 사람들은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아사세왕은 그 소리를 듣고 좌우 신하들에게 물었다.
“저 소리는 무슨 소리기에 여기까지 들리는가?”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저 소리는 여래가 걸식하러 성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지르는 소리입니다.”

아사세왕이 말하였다.
“사문 구담도 성인의 도가 없구나. 사람의 마음에 닥쳐오는 변고(變故)의 징조를 알지 못하는구나.”
아사세왕은 곧 코끼리 조련사에게 명령했다.
“너는 빨리 코끼리에게 독한 술을 먹이고, 그 코에 날카로운 칼을 달고는 곧 풀어놓아 제멋대로 달리게 하라.”

그때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데리고 성문(城門)에 이르러 성문에 발을 막 들여놓으셨다. 이때 천지(天地)는 크게 진동하였고 모든 귀신과 하늘들은 허공에서 갖가지 꽃을 뿌렸다. 그때 5백 비구들은 술에 취한 코끼리가 오는 것을 보고 저마다 달아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때 그 사나운 코끼리는 멀리서 세존이 오는 것을 보고 곧 달려왔다. 시자(侍者) 아난(阿難)은 술 취한 코끼리가 오는 것을 보고 세존의 뒤에서 어쩔 줄 모르면서 세존께 아뢰었다.
“저 코끼리는 매우 사납습니다. 장차 해칠까 두려우니 마땅히 피하시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이제 여래의 신력으로 저 코끼리를 항복 받으리라.”

세존께서는 사나운 코끼리로부터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곳에서 자세히 관찰하시고는, 곧 좌우 사람을 변화시켜 사자왕(師子王)을 만들고, 그 코끼리 뒤쪽에는 큰 불구덩이를 만들었다. 그때 그 사나운 코끼리는 좌우의 사자왕과 또 뒤의 불구덩이를 보고 그만 오줌과 똥을 싸고 말았다. 그러나 달아날 곳이 없게 되자 여래를 향해 앞으로 나아왔다.
그때 세존께서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너는 이 용을 해치지 말라.
용을 만나 보기는 매우 어렵다.
만일 이 용을 해치지 않으면
그로써 좋은 곳에 태어나리라.

그때 사나운 코끼리는 세존께서 설하신 이 게송을 듣고 불에 덴 듯 곧 스스로 칼을 풀더니, 여래를 향해 두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려 코로 여래의 발을 핥았다. 그러자 세존께서 오른손을 펴 코끼리의 머리를 쓰다듬으시면서 다음 게송을 설하셨다.
성내거나 분노하면 지옥에 태어나고
나중에는 또 뱀이나 독사의 몸 받는다.
그러므로 마땅히 성냄을 버려
다시는 그런 몸 받지 말아라.

그때 모든 신과 하늘사람들은 허공에서 백 천 가지 꽃을 여래 위에 뿌렸다. 이때 세존께서는 사부대중들과 하늘ㆍ용ㆍ귀신들을 위해 미묘한 법을 연설하셨다. 그때 코끼리를 항복 받는 것을 본 남녀 6만 여 명은 온갖 번뇌의 때가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해졌으며, 또 하늘사람 8만 여 명도 법안이 깨끗해졌다. 그리고 술에 취한 코끼리는 몸에 칼바람[刀風]3)을 일으키더니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 사천왕의 궁전에 태어났다.”

그때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하늘ㆍ용ㆍ귀신들은 세존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4)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존자 난타(難陀)는 눈이 부시도록 빛깔이 찬란하고 매우 아름다운 옷을 입고, 금(金)으로 장식한 신을 신고, 또 두 눈썹을 예쁘게 그리고는 발우를 들고 사위성(舍衛城)으로 들어가 걸식(乞食)을 하려고 하였다. 그때 많은 비구들은 존자 난타가 매우 아름다운 옷을 입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하려고 하는 것을 멀리서 보았다. 많은 비구들은 곧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가 조금 뒤에 세존께 아뢰었다.
“아까 난타 비구가 매우 아름다운 옷을 입었는데, 그 빛깔이 사람의 눈을 부시게 하였습니다. 그런 옷을 입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빨리 난타에게 가서 여래가 부른다고 일러라.”
대답하였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세존의 분부를 받고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린 다음 난타에게 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그대를 부르십니다.”

난타는 그 비구의 말을 듣고 곧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어쩌자고 그렇게 아름다운 옷을 입고, 게다가 금으로 꾸민 신까지 신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려고 하였느냐?”
존자 난타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세존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어떠냐? 난타야, 너는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있지 않은가?”

난타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족성자로서 율(律)에 맞지 않는 행위를 했다.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서 어쩌자고 또 그렇게 아름다운 옷을 입고 몸을 다듬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려고 하느냐? 저 속인[白衣]들과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

그때 세존께서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언제나 난타가
아련야행(阿練若行)을 능히 닦으며
사문(沙門)의 법을 좋아하면서
두타(頭陀) 바라밀[度無極] 행하는 걸 보려나.

“난타야, 너는 다시는 그런 행(行)을 하지 말아라.”

그때 존자 난타와 사부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존자 난타는 범행(梵行) 닦기를 견디지 못해 법의(法衣)를 벗고 속인[白衣]의 행(行)을 익히려고 하였다.

그때 많은 비구들이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많은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난타 비구가 범행 닦기를 견디지 못하여 법의를 벗고 속인의 행을 익히려고 합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난타가 있는 곳으로 가서 여래가 부른다고 일러라.”

대답하였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세존의 분부를 받고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린 다음 물러갔다. 그리고는 난타가 있는 곳으로 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그대를 부르십니다.”

대답하였다.
“곧 가겠소.”
난타 비구는 잠시 뒤에 그 비구를 따라서 곧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어떠냐? 난타야, 범행 닦기를 좋아하지 않아 법의를 벗고 속인의 행을 따르려하느냐?”

난타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이냐? 난타야.”

난타가 대답하였다.“음욕이 불꽃처럼 일어나 스스로 억제할 수가 없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떠냐? 난타야, 너는 족성자로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있지 않느냐?”

난타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족성자로서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족성자로서 그런 일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집을 버리고 도를 배우면서 청정한 행(行)을 닦는데, 어찌하여 바른 법을 버리고 더러운 것을 익히려고 하느냐?
난타야, 너는 꼭 알아야 하느니라.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에 만족이란 없다. 만일 어떤 사람이 그 법을 익히면 끝내 만족할 줄 모를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이른바 음욕(淫欲)과 술을 마시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만족할 줄 모르는 두 가지 법이니라. 어떤 사람이라도 이 두 가지 법을 익히면 끝끝내 만족할 줄을 모르느니라. 따라서 그 행의 결과로 말미암아 또한 함이 없는 곳[無爲處:涅槃]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난타야, 마땅히 이 두 가지 법을 버리기를 생각하면, 뒤에는 반드시 번뇌가 없는 과보[無漏報]를 얻게 될 것이다. 난타야, 너는 지금부터 범행을 잘 닦아야 하느니라.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결과가 이것으로 말미암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지붕을 촘촘히 덮지 않으면
비가 내리면 곧 새나니
사람이 범행을 닦지 않으면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새게 되리라.

지붕을 촘촘하게 잘 덮으면
비가 내려도 새지 않으니
사람이 능히 범행을 닦으면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없어지리라.

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족성자는 음욕이 너무 세구나. 내가 이제 불로써 저 음욕의 불을 꺼 주리라.’
그때 세존께서는 곧 신력(神力)으로써 손으로 난타를 잡고,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만큼의 짧은 시간에 난타를 향산(香山) 위로 데리고 올라갔다. 그 산 위에는 바위 동굴이 하나 있었고, 그 동굴 속에는 한 마리 애꾸눈 원숭이가 살고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오른손으로 난타를 잡고 물으셨다.
“난타야, 너는 이 애꾸눈 원숭이가 보이느냐?”

대답하였다.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떠냐? 너의 아내 석씨(釋氏) 종족 손타리(孫陀利)가 아름다우냐, 이 애꾸눈 원숭이가 아름다우냐?”

난타가 대답하였다.
“이 원숭이는 마치 어떤 사람이 매우 추악한 개 코에 상처를 내고 거기에 다시 독약(毒藥)을 발라 그 개가 갑절이나 더 흉악해진 것과 같습니다. 석씨 가문의 딸 손타리와 이 애꾸눈 원숭이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마치 큰 불 덩어리가 산과 들을 태울 때 마른 섶나무를 거기에 보태면 불길이 더욱 왕성해지는 것처럼, 저는 지금 저 석씨의 딸에 대한 생각이 마음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의 짧은 시간에 그 산에서 사라져 삼십삼천으로 가셨다. 그때 삼십삼천의 여러 하늘들은 모두 선법강당(善法講堂)에 모여 있었다. 선법강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다시 궁전이 있는데, 거기에는 5백 옥녀(玉女)들이 서로 즐겁게 놀고 있었다. 온통 여자들뿐이고, 남자는 하나도 없었다. 난타는 멀리서 5백 천녀들이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연주하면서 서로 즐겁게 노는 것을 보고 세존께 여쭈었다.
“여기가 어디기에 저 천녀(天女)들이 저렇게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연주하면서 즐겁게 놀고 있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난타야, 네가 가서 물어 보아라.”

그때 존자 난타는 곧 5백 천녀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 궁전에 이르러보니, 수백 가지 좋은 자리를 깔아놓았는데, 순전히 여자들뿐이고 남자는 하나도 없었다. 존자 난타는 그 천녀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어떤 하늘의 여인들이기에 이처럼 서로 즐겁게 놀며 이와 같은 쾌락을 누리는가?”

천녀들이 대답하였다.
“저희 5백 명은 모두 청정(淸淨)하고 남편이 없습니다. 저희들이 들으니 세존의 제자 중에 난타라는 이가 있는데, 그는 부처님과는 이종(姨從)간으로서, 여래 밑에서 범행을 깨끗이 닦는다고 합니다. 그가 목숨을 마친 뒤에 장차 이곳에 태어나 우리들의 남편이 되어 서로 즐기게 될 것입니다.”

존자 난타는 못내 기뻐하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세존의 제자(弟子)요, 또한 이종 간이다. 이 여러 천녀들은 다 내 아내가 될 것이다.’
그때 난타는 곧 물러나 세존이 계신 곳으로 갔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난타야, 저 옥녀(玉女)들이 무슨 말을 하던가?”

난타가 대답하였다.
“저 옥녀들이 저마다 말하기를,‘저희는 모두 남편이 없습니다. 듣자하니 세존의 제자로서 범행을 잘 닦는 이가 있는데, 그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여기 와서 태어날 것이라고 합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난타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난타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난타가 대답하였다.
“저는 그때 곧 생각하기를, 나는 세존의 제자이며, 또 세존과는 이종 간이다. 이 여러 천녀들은 장차 모두 내 아내가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매우 유쾌한 일이다. 난타야, 네가 범행을 잘 닦으면, 이 5백 명의 여자들로 하여금 모두 너를 시봉(侍奉)하게 할 것을 내 너에게 증명하리라.”

세존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어떠냐? 난타야, 석씨 종족의 딸 손타리가 아름다우냐? 저 5백 명의 천녀들이 더 아름다우냐?”

난타가 대답하였다. “마치 저 산꼭대기의 애꾸눈 원숭이가 손타리 앞에서는 조금도 광택(光澤)이 없는 것처럼, 손타리도 저 천녀들 앞에 있으면 또한 아무 광택이 없을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범행을 잘 닦아라. 내가 꼭 너에게 저 5백 명의 천녀들을 얻도록 보증해줄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불로써 난타의 불을 꺼 주리라.’
그렇게 생각하시고는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가 펴는 만큼의 짧은 시간에 세존께서는 오른손으로 난타의 손을 잡고 지옥으로 데리고 갔다. 그때 지옥에 있던 중생들은 여러 가지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 지옥에는 커다란 빈 가마솥 하나만 있고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그것을 보고 몹시 두려워 온몸의 털이 다 곤두섰다. 그는 세존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이 모든 중생들이 모두 고통을 받고 있는데, 오직 이 가마솥만은 비어 있고 아무도 없으니 무슨 까닭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곳이 바로 아비지옥(阿毗地獄)이라고 하는 곳이니라.”

그러자 난타는 더욱더 겁이 나서 온몸의 털이 모두 일어섰다. 그는 세존께 아뢰었다.
“이 아비지옥만이 비어 있사온데, 여기는 죄인이 아무도 없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난타야, 네가 직접 가서 물어 보아라.”

그때 존자 난타가 직접 가서 물었다.
“어떻습니까? 옥졸(獄卒)이여, 여기는 무슨 지옥인데 텅 비어 있고 아무도 없습니까?”

옥졸이 대답하였다.
“비구여,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석가모니(釋迦文)부처님의 제자 난타는 여래의 처소에서 범행(梵行)을 깨끗이 닦고 있는데,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좋은 세계인 천상(天上)에 태어나, 천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스스로 쾌락을 누릴 것입니다. 그러다가 그는 거기에서 목숨을 마치고 이 아비지옥에 태어날 것입니다. 그때 이 빈 가마는 곧 그의 집이 될 것입니다.”

존자 난타는 이 말을 듣고 더욱 두렵고 무서워서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빈 가마솥이 바로 내 집이구나.’
그는 세존께 돌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세존께 아뢰었다.
“바라건대 제가 지금 참회하오니 저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범행은 닦지 않고 여래를 괴롭혔습니다.”

그때 존자 난타는 다시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의 삶이란 귀할 것 하나 없고
하늘의 목숨도 다하면 죽는다네.
지옥은 아프고 쓰라리고 괴로운 곳
오직 열반에만 즐거움이 있네.

그때 세존께서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네 말과 같다. 열반만이 가장 즐거운 것이다. 난타야, 너의 참회를 받아 주노라. 너는 어리석었다. 너는 참으로 어리석었다. 그러나 이제 내 앞에서 스스로 그 허물을 알았으니, 나는 이제 네 참회를 들어준다. 뒤에는 다시 범하지 말라.”

그리고는 세존께서 팔을 굽혔다 펴는 짧은 시간 동안에 손으로 난타를 붙들고 지옥에서 사라져 사위성에 있는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으로 돌아왔다.
그때 세존께서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난타야, 너는 지금부터 반드시 두 가지 법(法)을 닦아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이른바 지(止)와 관(觀)이다. 또 두 가지 법을 닦아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태어나고 죽는 것은 즐거워할 만한 것이 아니요, 열반만이 즐거움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또 두 가지 법을 닦아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이른바 지혜(智慧)와 변재(辯才)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런 여러 가지 법을 난타에게 말씀해 주셨다.

그때 존자 난타는 세존의 가르침을 받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이내 물러갔다. 그는 곧 안타원(安陀園)으로 가서 한 나무 밑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가지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여래의 이러한 가르침을 생각하였다.
이때 존자 난타는 한가하고 고용한 곳에서 지내면서 언제나 여래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잠시도 잊지 않았다. 그리하여 족성자들이 굳은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道)를 배우는 목적대로 위없는 범행을 닦아,‘나고 죽음을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알게 되었다.
그때 존자 난타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이미 아라한이 되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미고는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린 다음 한쪽에 앉았다.
그때 존자 난타가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전에 5백 천녀들로 하여금 저를 시중들게 하겠다고 증명하셨지만 저는 이제 다 버리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였고, 범행이 이미 성취되었구나. 나도 곧 없던 일로 하리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 이제 난타를 보니
사문의 법을 닦아 행하여
모든 악을 다 끊고
두타행에 잘못이 없구나.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라한이 된 사람은 바로 난타 비구요,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없는 이도 바로 난타 비구이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시수(釋翅瘦) 가비라월(迦毗羅越) 니구류원(尼拘留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대애도(大愛道 구담미(瞿曇彌)가 세존의 처소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언제나 어리석은 이를 교화하시고 항상 생명을 보호하소서.”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구담미야, 여래를 향하여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여래는 오래 살기로 말하면 끝이 없을 것이요, 항상 그 목숨을 보호하느니라.”
그때 대애도 구담미가 다음 게송을 말하였다.
가장 높은 분께 어떻게 예배해야 할까
이 세상에서 견줄 데 없으신 분
일체의 의심을 끊으셨으니
그러므로 그런 말씀 능히 하시네.

세존께서 또 게송으로 구담미에게 대답하셨다.
정진하며 그 뜻이 이지러짐 없고
언제나 용맹스런 마음 가져서
평등하게 저 성문(聲聞) 제자들 보면
그것이 곧 여래께 예배하는 것이다.

이때 대애도가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부터 이후로는 마땅히 세존께 예를 올리겠습니다. 여래께서 지금 말씀하신 것과 같이, 모든 중생들에게 예를 올리되 마음에 차별을 두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천상(天上)과 인간(人間)과 아수륜(阿須倫) 가운데서 여래께서 가장 높으십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대애도의 말을 옳다고 하셨다. 대애도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갔다.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 가운데 제일가는 제자로서 널리 듣고 많이 아는 이는 바로 저 대애도이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두 사람은 여래의 제자들을 비방한다. 어떤 이가 그 두 사람인가? 이른바 법이 아닌 것을 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바른 법을 법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이것이 ‘어떤 두 사람은 여래를 비방한다’고 하는 것이다.
또 어떤 두 사람은 여래를 비방하지 않는다. 어떤 이가 그 두 사람인가? 이른바 법이 아닌 것은 법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과 참된 법은 참된 법이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이것이 ‘어떤 두 사람은 여래를 비방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법이 아닌 것은 법이 아니라고 말하고 참된 법은 참된 법이라고 말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이, 너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두 사람은 한량없이 많은 복을 받는다. 어떤 이가 그 두 사람인가? 칭찬할 만한 사람을 칭찬하는 사람과 칭찬해서는 안 될 사람을 칭찬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이것이 ‘두 사람은 한량없이 많은 복을 받는다’고 하는 것이다.
또 어떤 두 사람은 한량없이 많은 죄를 받는다. 어떤 이가 그 두 사람인가? 칭찬할 만한 사람을 도리어 비방하는 사람과 칭찬해서는 안 될 사람을 도리어 칭찬하는 사람이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그렇게 배우지 말아야 한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주석
1 후한(後漢) 시대 안세고(安世高)가 한역한 『불설칠처삼관경(佛說七處三觀經)』의 제40번째 소경과 『잡아함경』 제47권 1,243번째 소경인 「이정법경(二靜法經)」과 내용이 비슷하다.
2 이 소경은 『중아함경』 제22권 88번째 소경인 「구법경(求法經)」과 내용이 비슷하다.
3 중생이 목숨을 마치려고 할 즈음 일어나는 바람의 기운. 사지 마디마디를 칼로 해체하듯 한다고 해서 도풍(刀風)이라고 한다.
4 이 소경은 『잡아함경』 제38권 1,067번째 소경인 「난타경(難陀經)」과 『별역잡아함경(別譯雜阿含經)』 제1권 5번째 소경과 내용이 비슷하다.

증일아함경 제10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19. 권청품(勸請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타국(摩竭陀國)의 도량[道場:菩堤樹] 나무 밑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도(道)를 얻은 지 오래지 않았는데, 이렇게 생각하셨다.
‘내가 얻은 매우 깊은 이 법은 밝히기 어렵고 알기 어려우며, 깨달아 알기 어렵고 생각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번뇌가 끊어진 미묘한 지혜를 가진 사람만이 깨달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 이치를 분별하여 익히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 곧 기쁨을 얻을 것이다. 설령 내가 남을 위해 이 묘한 법을 연설하더라도 사람들이 그것을 믿고 받아 주지 않거나 또 받들어 실천하지 않으면, 부질없이 수고롭고 손해만 있을 것이다. 나는 이제 차라리 침묵을 지키는 것이 좋겠다. 어찌 꼭 설법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때 범천왕(梵天王)은 멀리 범천에서 여래의 생각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짧은 시간에 범천에서 사라져서 보이지 않더니 곧 세존 앞에 나타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머물러 있었다.

그때 범천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 염부제(閻浮提)는 반드시 무너지고 말 것이요, 삼계(三界)는 눈을 잃게 될 것입니다.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께서 이 세상에 출현(出現)하시면 마땅히 법보(法寶)를 연설하시는데, 지금 그 법을 연설하지 않고 계십니다. 오직 바라건대 여래께서는 널리 중생들을 위하여 심오한 법을 널리 연설하소서. 그리고 이 중생들의 근기(根器)는 제도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만일 법을 듣지 못한다면 영원히 법안(法眼)을 잃게 되어 이들은 분명 법에서 버려진 아들이 되고 말 것입니다.
비유하면 우발(優鉢)연꽃이나 구모두(拘牟頭)꽃이나 분타리(分陀利) 꽃이 비록 땅에서 나오긴 했지만, 물 위로 나오지 못해 피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은 저 꽃이 점점 자라려고 아직 물에서 나오지 않고 있지만, 혹 때가 되면 그 꽃은 물 위로 솟아오르고, 혹 때가 되면 그 꽃은 물에 젖지 않을 것입니다. 이 세상의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에 시달리고 있지만 근기는 이미 성숙했습니다. 그러나 만일 법을 듣지 못하고 그만 죽고 만다면, 그 또한 애달프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부디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들을 위하여 설법해 주소서.”

그때 세존께서는 범천왕의 마음속 생각을 아시고, 또 일체 중생들을 가엾이 여겨 다음 게송을 말씀하셨다.
범천이 지금 여래를 찾아와서
법(法)의 문 열어 주기 간청하나니
이 법을 듣는 사람 독실한 믿음 얻어
심오한 이 법의 요지 분별하여라.

마치 저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
중생들 무리를 두루 살피는 것처럼
내 이제 이 법을 지녔으니
높은 데 올라 법안을 나타내리라.

그때 범천은 ‘여래께서 틀림없이 중생들을 위해 심오하고 미묘한 법을 연설하실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는 곧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천상(天上)으로 돌아갔다.

그때 범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라내국(波羅㮈國)의 선인(仙人)이 살던 녹원(鹿苑)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일이 있으니, 도(道)를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그것을 가까이하지 말라.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탐욕과 즐거움에 집착하는 것이다. 그것은 곧 비천(卑賤)한 법으로서 숱한 괴로움의 온갖 실마리가 되는 것이니, 이것이 ‘두 가지 일이 있으니 도를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그것을 가까이하지 말라’고 한 것이니라.
그러므로 나는 이 두 가지를 버리고 나서 지극히 요긴한 도를 가지게 되었고, 바른 깨달음[正覺]을 성취하여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뜻이 쉬게 되었다. 그래서 온갖 신통(神通)을 얻고 사문(沙門)의 과(果)를 이루어 열반(涅槃)에 이르게 되었다.
어떤 것이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여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뜻이 쉬게 되며, 온갖 신통을 얻고 사문의 과를 이루어 열반에 이르게 된 지극히 요긴한 도인가? 이른바 현성(賢聖)의 8품도(品道)가 그것이다.
그것은 바른 소견[等見]ㆍ바른 다스림[等治]ㆍ바른 말[等語]ㆍ바른 행위[等業]ㆍ바른 생활[等命]ㆍ바른 방편[等方便]ㆍ바른 기억[等念]ㆍ바른 선정[等定]이니, 이것을 지극히 요긴한 도라고 말한다. 나는 이것으로써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여,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뜻이 쉬게 되었으며, 온갖 신통을 얻고 사문의 과를 이루어 열반에 이르렀느니라.
이와 같으니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위의 두 가지 일을 버리고, 지극히 요긴한 도를 닦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라운(羅雲)ㆍ가섭(迦葉)ㆍ용(龍)과
두 가지 어려움과 대애도(大愛道)와
비방(誹謗)과 비방 아님과 범천의 청(請)을 설하셨고
맨 마지막에 두 가지 일에 대하여 설하셨다.

[ 3 ]1)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석제환인(釋帝桓因)이 세존이 계신 처소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머물고 있다가 세존께 아뢰었다.
“어떻게 해야 비구가 애욕(愛欲)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어 마침내 최후의 안온(安穩)한 곳에 이르러 아무 걱정이 없이 천상(天上)과 인간(人間)의 공경을 받게 되겠습니까?”

그때 세존께서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셨다.
“구익(拘翼)이여, 만일 어떤 비구가 공(空)에 대한 법을 듣고 아무것도 존재하는 게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일체의 법을 깨달아서 사실 그대로 알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몸이 느껴 아는 괴롭거나 즐거운 법도, 또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법도, 모두 무상하여 결국에는 공으로 돌아간다고 이 몸에 대하여 관찰한다. 저들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법의 변함을 관찰한 뒤에는 곧 어떤 생각도 일으키지 않는다.
이미 아무 생각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지고, 두려움이 없어지면 곧 반열반하게 된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안다.
석제환인이여,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어 마침내 구경(究竟)의 경지인 안온한 곳에 이르러 아무 걱정이 없이 천상과 인간의 공경을 받는다’는 것이니라.”

그때 석제환인은 세존 발에 예배한 뒤 세 바퀴를 돌고 물러갔다.

그때 존자 대목건련(大目犍連)은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뜻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있었다.
그때 대목건련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까 저 제석(帝釋)은 도적(道跡)을 얻고 나서 그렇게 물은 것인가? 아니면 도적을 얻지도 못하고서 그렇게 물은 것인가? 내가 지금 시험해 보아야겠다.’
그때 존자 대목건련은 곧 신통(神通)을 부려 팔을 굽혔다 펴는 아주 짧은 시간에 삼십삼천으로 갔다.

그때 석제환인은 대목건련이 멀리서 오는 것을 보고 곧 일어나 맞으면서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존자 대목건련이시여, 존자께서 이곳을 찾지 않으신 지도 참 오래입니다. 존자와 함께 법의 이치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 자리에 앉으십시오.”

이때 목건련은 석제환인에게 물었다.
“세존께서 그대를 위해 애욕을 끊는 법을 말씀하셨습니다. 나도 그것을 듣고 싶습니다. 지금 곧 나를 위해 그 법을 말해 주십시오.”

석제환인이 말하였다.
“나는 지금 여러 가지 하늘의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내 개인적인 일도 있고, 혹은 여러 하늘들의 일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예전에 들었던 것을 다 잊어버렸습니다. 목련이시여, 옛날에 나는 아수륜(阿須倫)들과 싸운 일이 있습니다. 그날 싸움에서는 우리 하늘이 이기고 아수륜은 졌습니다.
그때 나는 몸소 나아가 직접 싸웠습니다. 그래서 여러 하늘들을 거느리고 이내 천궁으로 돌아와 최승강당(最勝講堂)에 앉았습니다. 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에 최승강당이라고 이름을 지은 것입니다.
이 강당의 길들은 층계와 항렬을 이루었고 난간과 난간은 서로 이어졌으며, 낱낱 층계 머리에는 7백 개의 누각이 있고 하나하나의 누각마다 천녀(天女) 일곱 명씩이 있으며, 한 천녀마다 몸종이 일곱 명씩 있습니다. 바라건대 존자 목건련이시여, 그곳에 가셔서 한번 구경해보십시오.”

그때 석제환인과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은 존자 목건련을 앞세우고 그 뒤를 따라 최승강당으로 갔다.
그때 석제환인과 비사문천왕이 대목건련에게 말하였다.
“이것이 바로 최승강당입니다. 두루두루 구경하십시오.”

목건련이 말하였다.
“천왕들이여, 이 강당은 참으로 미묘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대들이 전생에 복(福)을 지었기 때문에 이런 보배강당이 저절로 있게 된 것입니다. 마치 인간 세상에서 조금만 즐거운 일이 있어도 서로 경하(慶賀)하는 것처럼, 이 하늘궁전도 그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다 전생에 복을 지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때 석제환인의 좌우에 있던 옥녀(玉女)들은 제각기 달아났는데 그들이 간 곳을 알 수가 없었다. 마치 인간 세상에서 꺼리는 일이 있으면 모두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그때 석제환인이 데리고 있던 옥녀들 또한 그러하였다. 대목건련이 오는 것을 멀리서 보고는 제각기 달아나 숨어버리는 것이 꼭 그러했다.

그때 대목건련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석제환인은 마음이 매우 방일(放逸)하다. 내가 이제 그를 놀래게 하리라.’
그때 존자 대목건련이 곧 오른쪽 발가락으로 땅을 누르자 그 궁전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그러자 석제환인과 비사문천왕은 모두 두려운 마음을 품어 온몸의 털이 다 일어섰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대목건련이 큰 신통력이 있어서 이 궁전을 여섯 가지로 진동시키는구나. 매우 기이하고 매우 특이한 일이로구나. 아직까지 이런 일은 없었다.’

이때 대목건련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석제환인이 매우 두려워하고 있구나. 내가 이제 그 심오한 이치를 물어보리라.’
“어떻습니까? 구익(拘翼)이여, 여래께서 말씀하신바 애욕을 제하는 법은 어떤 것인가? 지금이 바로 그것을 말할 때이니,바라건대 우리들을 위해 말해 주십시오.”

석제환인은 대답하였다.
“목련이시여, 나는 지난번에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습니다. 그때 세존께 이렇게 여쭈어 본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이 해탈을 얻어, 마침내 구경의 경지인 함이 없는 곳[無爲處:涅槃]에 이르러 아무 걱정도 괴로움도 없게 되고 또 천상과 인간의 존경을 받겠습니까?’
그때 세존께서 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구익이여, 모든 비구들은 법을 듣고 나서 조금도 집착하는 것이 없고 또 색(色)을 집착하지도 않아 어떤 법도 전혀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 모든 법을 알고 나서는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거나 그것은 다 무상하여 남김없이 사라지는 것이고 또 완전히 단멸하는 것도 아니라고 관찰한다. 저들은 이렇게 관찰하고 나서는 조금도 집착하는 것이 없고, 세상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또 두려움이 없게 된다. 두려움이 없으므로 곧 반열반(般涅槃)하게 되어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안다. 석제환인이여,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어 마침내 구경의 경지인 함이 없는 곳에 이르러 아무 괴로움도 없고 천상과 인간의 존경을 받는다〉고 하는 것이다.’
그때 나는 이 말씀을 듣고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린 다음, 세 번 돌고 물러나 천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때 존자 대목건련은 석제환인과 비사문에게 심오한 법을 자세히 연설하였다. 그때 목건련은 법을 자세하게 설하고 나서,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아주 짧은 동안에 삼십삼천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더니, 곧 사위성 기수급고독원으로 돌아왔다. 그는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목건련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아뢰었다.
“여래께서 전에 석제환인에게 애욕을 제거하는 법을 말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다시 한 번 더 말씀하여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석제환인은 내가 있는 곳으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내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다. 그리고 석제환인은 나에게 이런 이치를 물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는 것입니까?’
그때 나는 석제환인에게 말하였다.
‘구익이여, 만일 비구가 모든 법은 공(空)해서 아무것도 존재하는 것이 없고 또한 집착할 것도 없다는 것을 알면 일체의 법은 모두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 그리하여 일체의 법은 무상하여 남김없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고 또 완전히 단멸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이렇게 관찰하고 나서는 그것에 조금도 집착하지 않고, 이미 세상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다시는 두려움이 없게 된다. 이미 두려움이 없게 되면 곧 반열반하게 되어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안다. 석제환인이여,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는다는 것이니라.’
그때 석제환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내 발에 예를 올리고 곧 물러나 천상(天上)으로 돌아갔느니라.”

그때 마하 목건련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는 우레와 번개와 벼락 치는 것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는 두 생물[二人]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둘인가? 하나는 짐승의 왕인 사자(師子)이고, 다른 하나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阿羅漢)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세간에는 우레와 번개와 벼락 치는 것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는 두 생물이 있다’고 말한 것이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번뇌가 다한 아라한을 배워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의 지혜를 없앤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나보다 나은 이에게 묻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그저 잠에만 빠져 정진(精進)할 뜻이 없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어떤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의 지혜를 없앤다’고 말한 것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으로 하여금 큰 지혜를 이루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이치 묻기를 좋아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잠을 탐하지 않고 정진할 뜻을 가지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어떤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으로 하여금 큰 지혜를 이루게 한다’는 것이다. 마땅히 그 나쁜 법은 멀리 여의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빈천하여 재물이 없게 만든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다른 사람이 보시하는 것을 보면 곧 막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 자신도 보시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여기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빈천하여 재물이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부귀하게 만든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다른 사람이 남에게 보시하는 것을 보면 그를 도와 같이 기뻐해 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 자신도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부귀하게 만든다’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꼭 보시하기를 배우고 탐심(貪心)을 가지지 말아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빈천한 집안에 태어나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부모와 여러 어른들 그리고 스승에게 효순(孝順)하지 않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나보다 나은 이를 받들어 섬기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여기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빈천한 집안에 태어나게 한다’고 하는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또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부호(富豪) 귀족(貴族)의 집안에 태어나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부모ㆍ형제ㆍ종족(宗族)을 공경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사람을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서 가지고 있는 것들을 보시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부호 귀족의 집안에 태어나게 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수심(須深)이라는 범지(梵志)의 딸이 존자(尊者) 대구치라(大拘絺羅)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저 범지의 딸 수심이 구치라에게 말하였다.
“우답람불(優蹋藍弗2)ㆍ나륵가람(羅勒迦藍)3)은 이 심오한 법에서 끝내 교화(敎化)를 받지 못하고 각각 목숨을 마치고 말았습니다. 세존께서는 그 두 사람에게 수기(授記)하시기를 ‘한 사람은 불용처(不用處:無所有處)에 태어날 것이고, 다른 한 사람은 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에 태어날 것이다. 또 이 두 사람은 거기에서 다시 목숨을 마치면, 한 사람은 장차 변두리 나라의 국왕(國王)이 되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죽일 것이요, 다른 한 사람은 장차 날개 달린 사나운 삵이 될 터인데 다른 날짐승과 들짐승들이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 목숨을 마치면 지옥(地獄)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그 사람들이 언제 반드시 괴로움을 완전하게 벗어나리라고는 수기하지 않으셨습니다. 무슨 까닭으로 세존께서는 저 사람들이 장차 언제 괴로움이 다 없어지게 될 것이라는 수기를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러자 존자 구치라가 수심 여인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그것을 말씀하지 않으신 것은 당시 그 이유를 묻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세존께서는 그 사람이 언제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리라고 수기하지 않으셨다.”

수심 여인이 말하였다.
“지금은 여래께서 열반에 드셨기 때문에 그 이유를 물을 수 없습니다만 만일 세상에 계신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그 이유를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지금 존자 구치라께서 저를 위해 저들이 언제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것인가를 말씀해 주십시오.”

그때 존자 구치라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갖가지의 과보(果報)가 같지 않듯이
중생이 가는 곳 또한 그러하다.
스스로도 깨닫고 남도 깨닫게 하는
그러한 말재주가 내게는 없다.

선정과 지혜와 해탈의 변설
옛날 일 기억하는 것과 천안(天眼)의 신통
괴로움의 근원을 모두 끊는
그러한 말재주가 내게는 없네.

그때 수심 여인도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선서(善逝)께서는 그런 지혜 있으시고
질박하고 정직하며 티와 때 없으시네.
용맹스러워 항복 받을 것 항복 받아
대승(大乘)으로서 해야 할 일 행하시네.

그러자 존자 구치라도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런 마음 갖기는 매우 어렵네.
그것은 모든 법의 요지를 얻고
하기 어려운 일도 능히 이루어
기특한 일을 향하여 나아가리.

그때 존자는 수심 여인을 위해 긴요한 법을 자세히 설명하여 그로 하여금 기쁜 마음을 내게 하였다. 그 여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이내 물러갔다.

그때 수심 여인은 존자 구치라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4)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존자 마하 가차연(迦遮延:迦旃延)은 바나국(婆那國)의 깊은 못 가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있었다.

존자 가차연은 그 당시 그 명성이 사방에 멀리 퍼져 있었다. 그때 존자 장로 간다(姦茶) 바라문5)도 그곳을 유행하며 교화하고 있었다. 그때 간다 바라문은 ‘존자 가차연이 그 못 가에서 5백 명의 비구를 거느리고 유행하며 교화하고 있는데, 그 존자 장로는 공덕(功德)을 두루 갖추었다’고 하는 소문을 듣고 ‘내 이제 저 사람을 찾아가서 문안하리라’ 하고 생각하였다. 그때 상색(上色) 바라문은 5백 명의 제자를 데리고 존자 가차연에게 가서 문안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그 바라문이 존자 가차연에게 물었다.
“가차연처럼 행동하는 것은 법과 율(律)에 맞지 않다. 나이 젊은 비구가 덕망이 높은 우리 바라문들에게 예를 올리지 않는구나.”

가차연이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저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는 두 가지 위치를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위치인가 하면, 첫째는 늙은이의 위치이고, 둘째는 젊은이의 위치이다.”

바라문이 물었다.
“어떤 것이 늙은이의 위치이고, 어떤 것이 젊은이의 위치인가?”

가차연이 말하였다.
“가령 바라문이 나이 80이나 90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음욕을 끊지 못하고 온갖 나쁜 짓을 행한다면 그 바라문은 비록 늙었다 하더라도 아직 젊은이의 위치에 있는 것이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그러면 나이는 젊었으나 늙은이의 위치에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가차연이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만일 어떤 비구가 나이는 20살, 혹은 30ㆍ40ㆍ50살이라 하더라도, 음욕을 익히지 않고 나쁜 짓을 행하지 않는다면 바라문이여, 그런 비구는 나이는 젊지만 늙은이의 위치에 있다고 말한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이 대중들 중에 혹 음욕을 행하지 않고 나쁜 짓을 행하지 않는 비구가 있는가?”

가차연이 대답하였다.
“우리 대중들 중에는 음욕을 익히거나 나쁜 짓을 행하는 비구가 한 사람도 없다.”

그때 바라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여러 비구들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지금 나이는 젊으나 늙은이의 위치에 있고, 나는 지금 비록 나이는 많으나 젊은이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바라문은 다시 가차연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배를 올리고 말하였다.
“나는 이제 가차연과 비구승들에게 귀의(歸依)하여 목숨을 마칠 때까지 절대로 살생(殺生)하지 않겠습니다.”

가차연이 말하였다.
“너는 지금 나에게 귀의하지 말라. 내가 귀의하는 곳을 향하여 너도 나아가야 한다.”

바라문이 물었다.
“존자 가차연께서는 누구에게 귀의합니까?”

그때 존자 가차연이 곧 꿇어앉아 여래께서 열반(涅槃)하신 곳을 향하여 말하였다.
“석씨(釋氏) 종족의 아들로서 출가(出家)하여 도(道)를 배우신 분이 계신다. 나는 항상 그분에게 귀의한다. 그분이 바로 내 스승이시다.”

바라문이 물었다.
“그 사문 구담(瞿曇)께서는 지금 어디 계십니까? 저도 뵙고 싶습니다.”

가차연이 말하였다.
“저 여래께서는 이미 열반에 드셨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만일 그 여래께서 세상에 살아 계셨다면 나는 백 천 유순(由旬)이나 먼 곳에 계신다 하더라도 찾아가 문안드렸을 것입니다. 저 여래께서 지금 비록 열반에 드셨지만 나는 거듭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하여 예를 올리고, 이 한 목숨 다할 때까지 다시는 살생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때 상색 바라문은 존자 가차연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세상에 출현(出現)하는 것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다. 누가 그 두 사람인가? 첫째는 법을 연설하는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을 만나기가 참으로 어렵고, 둘째는 법을 듣고 받아 가지고 받들어 실천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참으로 어렵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두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법을 연설하는 것을 배우고 법을 듣는 것을 배워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 경계를 유행하시다가 점점 비사리성(毗舍離城)으로 오셔서, 비사리성 북쪽에 있는 암바파리(闇婆婆利) 동산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암바파리(闇婆婆利)라고 하는 여인은 세존께서 그 동산에 오셔서 5백 명의 대비구들과 함께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우보(羽寶)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비사리성을 빠져나와, 좁은 길 어귀에서 바로 세존이 계신 곳에 이르러 수레에서 내려 세존께 나아갔다.

그때 세존께서는 멀리서 그 여자가 오는 것을 보시고 곧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두들 마음을 전일하고 순수하게 하여 삿된 생각을 일으키지 말라.”

그때 그 여인은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지극히 미묘한 법을 말씀하셨다.

지극히 미묘한 법을 설하고 나자 그 여인이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비구 스님들과 함께 저의 청(請)을 받아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녀의 청을 받아들이셨다. 그녀는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 주신 것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그때 비사리성에 살고 있던 남녀노소도 세존께서 암바파리 동산에서 5백 명의 대비구들과 함께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때 그 성의 5백 명 동자들이 갖가지 우보(羽寶)로 꾸민 수레를 타고 있었는데, 옷ㆍ일산ㆍ깃발ㆍ시종들까지도 다 하얀색이었다. 혹은 붉은 수레에 붉은 말을 타고 있기도 했는데, 옷ㆍ일산ㆍ깃발ㆍ시종들까지도 모두 붉은 색이었다. 혹은 푸른 수레에 푸른 말을 타고 있기도 했는데, 옷ㆍ일산ㆍ깃발ㆍ시종들까지도 다 푸른색이었다. 혹은 노란 수레에 누런 말을 타고 있기도 했는데, 옷ㆍ일산ㆍ깃발ㆍ시종들까지도 다 노란색이었다. 그 위용(威容)이 장엄하기가 마치 제왕(帝王)의 행차(行次)와 같았다.
그들은 비사리성을 나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향해 가다가 미처 그곳에 이르기 전에 길에서 수레를 달려 성안으로 들어가는 그 여인을 만났다.

그때 모든 동자들이 그 여인에게 물었다.
“너는 여인으로서 마땅히 수줍어해야 할 것이거늘, 어찌 소를 때리고 수레를 몰아 성안으로 달려가느냐?”

그러자 여인이 대답하였다.
“여러분, 꼭 아셔야만 합니다. 저는 내일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을 초청하였습니다. 그래서 수레를 타고 달려가는 길입니다.”

동자가 말하였다.
“우리도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기 위해 지금 초대하러 가는 길이다. 지금 너에게 순금 천 냥을 줄 것이니 내일만은 우리가 공양을 올릴 수 있게 해 달라.”

그러자 여인이 말하였다.
“그만두십시오, 더 이상 말하지 마십시오. 족성자(族姓子)들이여, 저는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동자가 또 말하였다.
“아니다, 너에게 2천ㆍ3천ㆍ4천ㆍ5천 냥 내지, 10만 냥의 금(金)을 줄 터이니, 부디 허락하여 내일 우리가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께 공양할 수 있게 해 달라.”

그 여인이 대답하였다.
“저는 허락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세존께서는 늘 말씀하시기를 ‘두 가지 희망이 있는데 세상 사람들은 그것을 버리지 못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하나는 재물에 대한 희망이고, 다른 하나는 목숨에 대한 희망이다’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제가 내일까지 꼭 살아 있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먼저 여래를 청하였으니 지금 곧 가서 음식을 준비해야겠습니다.”

그때 동자들은 각기 손을 흔들면서 말하였다.
“우리들은 저 여인만도 못하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서로 작별하고 떠나갔다.

그때 모든 동자들은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자 세존께서 동자들이 온 것을 보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은 이 동자들의 위엄스런 거동과 복장을 보아라. 천제석(天帝釋)이 나가 유람할 때와 조금도 다름이 없구나.”

그때 세존께서 동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 두 가지 일이 있는데 가장 얻기 어려운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일인가? 하나는 돌이켜 갚을 줄 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큰 은혜는 말할 것도 없고 조그만 은혜까지도 잊지 않는 것이다. 동자들아, 이것이 ‘세상에 두 가지 일이 있는데 가장 얻기 어려운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동자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돌이켜 갚기를 생각해야 하고,또 큰 은혜는 말할 것도 없이 조그만 은혜까지도 잊지 않아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은혜를 알아 되돌려 갚을 줄 알고
항상 기억하여 남을 가르치면
지혜로운 이가 공경해 모시고
천상과 인간에 그 명성이 자자하리라.

“그러므로 동자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할 줄 알아야 하느니라.”

세존께서는 모든 동자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자세히 말씀해 주셨다. 그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각기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곧 물러나 떠나갔다.

그때 그 여인은 그날 밤으로 갖가지 맛있는 반찬과 음식을 장만하고 앉을 자리를 펴놓고, 이른 아침에 세존께 나아가 아뢰었다.
“때가 되었습니다. 바라건대 세존이시여, 누추한 집이지만 왕림하여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비사리성으로 들어가 그 여인의 집에 이르렀다. 그 여인은 세존께서 좌정(坐定)하신 것을 보고 손수 음식을 받들어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에게 올렸다.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이 공양을 다 마치자 맑은 물을 돌리고 나서, 다시 금(金)으로 꾸민 조그만 평상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았다.

그때 여인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 암바파리 동산을 여래와 비구 스님들에게 바쳐, 미래ㆍ과거ㆍ현재의 스님들로 하여금 이곳에서 지내시게 하겠습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이 동산을 받아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는 그 여인을 위해 곧 그 동산을 받으셨다. 그리고 곧 다음과 같이 축원[呪願]하셨다.
과수원으로 시원한 것 베풀고
다리를 놓아 사람 건너게 하며
길거리마다 변소를 지어
사람들의 고통을 없애 주어라.

낮이나 밤이나 안온함을 얻고
받는 복 헤아릴 수 없이 많으리니
모든 법과 계(戒)를 이루게 되어
죽어서는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리라.

그때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곧 일어나 떠나가셨다.

그때 그 여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애욕을 끊는 법과 사자왕(師子王)
지혜롭지 못한 일과 재물 적은 일
가난한 집과 수심 여인
가전연과 설법과 그리고 암바파리 여인에 대해 설하셨다.

주석
1 이 소경은 『잡아함경』 제19권 505번째 소경인 「애진경(愛盡經)」과 내용이 비슷하다.
2 팔리어로는 Uddaka-Rāmaputta라고 하며, 또는 울타라라마자(鬱陀羅羅摩子)라고 쓰기도 한다. 이 사람은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을 증득한 사람이다.
3 팔리어로는 Ālāra-Kālāma라고 하며, 또는 아라라가라마(阿羅羅伽羅摩)라고 쓰기도 한다. 이는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을 증득하였다고 한다.
4 이 소경은 『잡아함경』 제20권 547번째 소경인 「집장경(執杖經)」과 내용이 비슷하다.
5 『잡아함경』 제20권 547번째 소경인 「집장경(執杖經)」에는 집장범지(執杖梵志)로 되어 있다.

증일아함경 1, 증일아함경 2, 증일아함경 3, 증일아함경 4, 증일아함경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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