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제 五十권

제 五十二 대애도반열반품(大愛道般涅槃品)

一.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이샤알리성의 보회 강당에서 五백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 때에 대애도(大愛道)는 바이샤알리성의 고대사(高臺寺)에서 五백의 큰 비구니들과 함께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아라한으로서 온갖 번뇌가 이미 다하였다.

그 때에 대애도는 여러 비구들의 '여래께서는 오래지 않아 멸도 하실 것인데, 三개월이 지나지 안아 쿠쉬나가라의 사알라 쌍수 사이에서 멸도 하실 것이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때에 대애도는 생각하였다. '나는 여래께서 멸도 하시는 것을 차마 뵈올 수 없고 또 아아난다님의 멸도 하는 것을 차마 볼 수 없다. 내가 지금 먼저 멸도 하리라.'

그는 곧 세존님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사뢰었다.

"저는 세존께서 오래지 않아 멸도 하시는데, 三개월이 지나지 않아 쿠쉬나가라의 사알라 쌍수 사이에서 멸도 하신다고 들었나이다. 저는 세존님과 아아난다님의 멸도 하시는 것을 차마 볼 수 없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제가 먼저 멸도 하는 것을 허락하소서.

그 때에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다. 대애도는 다시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지금부터는 제가 여러 비구니들을 위해 계율을 설명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비구니가 도로 비구니들을 위해 설계하는 것을 허락한다. 내가 전에 설계하는 것처럼 하여 틀림이 없게 하라."

그는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서서 사뢰었다.

"저는 이제 다시는 여래님 얼굴을 뵈올 수 없고, 또 미래의 여러 부처님께서 태를 받지 않고 영원히 하염없는 곳에 계실 것도 뵈올 수 없나이다. 지금 그 거룩한 모습을 떠나면 다시는 뵈올 수 없겠나이다."

때에 대애도는 부처님과 아아난다를 일곱 번 돌고, 또 비구들을 돌고는 곧 물러갔다.

그는 비구니들에게 돌아 가 말하였다.

"나는 지금 하염없는 열반 세계에 들려고 한다. 왜냐하면, 오래지 않아 여래께서 열반에 드시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각각 갈 데로 가라."

그 때에 케마 비구니, 우발색 비구니, 기리시 비구니, 발타란석 비구니, 바라석라 비구니, 가전연 비구니, 사야 비구니 및 五백 비구니들은 세존님께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五백 비구니 중에서 케미 비구니가 우두머리가 되어 부처님께 사뢰었다.

"저희들은 여래께서 오래지 않아 멸도 하신다는 말을 들었나이다. 저희들은 여래님과 아아나다님이 먼저 멸도 하시는 것을 차마 뵈올 수 없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희들이 먼저 멸도 하는 것을 허락하여 주소서. 저희들은 지금 멸도 하는 것이 마땅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다.

때에 케마 비구니와 五백 비구니들은 세존께서 잠자코 허락하시는 것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는 세 번 돌고 물러나 본디 처소로 돌아갔다.

때에 대애도는 강당 문을 닫고 챤타아를 치고는 한데다 자리를 펴고 허공에 올라가, 공중에서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며 거닐기도 하였다. 혹은 불꽃을 내되, 몸 아래서 연기를 내면 몸 뒤에서는 불을 내며, 몸 아래서 불을 내면 몸 위에서는 연기를 내며, 온 몸에서 불꽃을 놓는가 하면 온 몸에서 연기를 놓았다.

왼쪽 옆구리에서 물을 내면 오른쪽 옆구리에서는 불을 내고 오른쪽 옆구리에서 물을 내면 왼쪽 옆구리에서는 연기를 내었다. 앞에서 불을 내면 뒤에서는 물을 내며 앞에서 물을 내면 뒤에서는 불을 내며, 온 몸에서 불을 내는가 하면 온 몸에서 물을 내었다.

그 때에 대애도는 여러 가지 변화를 부리고는 본 자리로 돌아 와 가부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로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는 첫째 선정에 들어갔다. 첫째 선정에서 일어나 둘째 선정에 들고 둘째 선정에서 일어나 셋째 선정에 들며 셋째 선정에서 일어나 넷째 선정에 들었다. 넷째 선정에서 일어나서는 허공 경계에 들고 허공 경계에서 일어나 의식 경계에 들며 의식 경계에서 일어나 아무 것도 없는 경계에 들고 아무 것도 없는 경계에서 일어나 생각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경계에 들며 생각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경계에서 일어나 생각 끊인 선정에 들었다.

생각 끊인 선정에서 일어나 도로 생각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경계에 들고 생각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경계에서 일어나 도로 아무 것도 없는 경계에 들며 아무 것도 없는 경계에서 일어나 도로 의식 경계에 들고 의식 경계에서 일어나 도로 허공 경계에 들었다.

허공 경계에서 일어나 도로 넷째 선정에 들고 넷째 선정에서 일어나 도로 셋째 선정에 들며 셋째 선정에서 일어나 도로 둘째 선정에 들고 둘째 선정에서 일어나 도로 첫째 선정에 들었다. 다시 첫째 선정에서 일어나 둘째 선정에 들고 둘째 선정에서 일어나 셋째 선정에 들며 셋째 선정에서 일어나 넷째 선정에 들고 이미 넷째 선정에 들자 곧 멸도 하였다.

그 때에 천지는 크게 흔들렸다. 동쪽이 솟으면 서쪽이 꺼지고 서쪽이 솟으면 동쪽이 꺼지며 四방이 모두 솟으면 복판이 꺼졌다.

또 四방이 시원한 바람이 일고 하늘들은 허공에서 풍류를 아뢰며 욕심 세계의 하늘은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었으니, 그것은 마치 봄 하늘에서 단 비가 내리는 것과 같았다. 신묘한 하늘들은 우트팔라 꽃과 챤다나를 부수어 그 위에 뿌렸다.

그 때에 케마 비구니와 우발색 비구니, 기리시고오타미 비구니, 살구리 비구니, 사마 비구니, 파타란차라 비구니, 가전연 비구니, 사야 비구니 등, 이런 五백 우두머리 비구니들은 모두 한데에 자리를 펴고 허공에 올라, 공중에서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며 거닐기도 하면서 열 여덟 가지로 변화를 부리고, 내지 생각 끊긴 선정에 들어 각각 멸도 하였다.

그 때에 바이샤알리에 대장이 있었는데 이름은 야수제였다. 그는 五백 동자를 데리고 보회 강당에 모여 강설하고 있었다. 그들은 멀리서 五백 비구니들이 열 여덟 가지 변화를 부리는 것을 보고, 한량없이 기뻐 뛰면서 각각 합장하고 그 쪽을 향하였다.

때에 세존께서는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야수제 대장에게 가서 전하라. '빨리 평상 五백 개와 좌구 五백 개, 타락 웃물 五백 병, 기름 五백 병, 꽃 五백 수레, 향, 五백 상자, 섶나무 五백 수레를 준비하라.'고"

그 때에 아아난다는 앞으로 나아가 여쭈었다.

"알 수 없나이다. 세존께서는 그것으로 무엇하시렵니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애도와 五백 비구니가 이미 멸도 하였다. 나는 그 사리에 공양하려 하는 것이다."

그 때에 아아난다는 슬피 울고 어쩔 줄을 모르면서 말하였다.

"대애도님의 멸도는 어이 그리 빠르신가."

아아난다는 손으로 눈물을 뿌리면서 야수제 대장에게로 갔다.

때에 야수제는 멀리서 아아난다가 오는 것을 보고 일어나 맞이하면서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아아난다님, 무슨 분부가 있으시기에 갑자기 오셨습니까."

아아난다는 말하였다.

"나는 부처님 심부름으로 왔는데 부탁할 일이 있소."

대장은 물었다.

"무슨 분부이십니까."

아아난다는 말하였다.

"세존께서 대장에게 분부하시기를 '빨리 평상 五백 개와 좌구 五백 개, 타락 웃물 五백 병, 기름 五백 병, 꽃 五백 수레, 향 五백 상자, 섶나무 五백 수레를 준비하라. 대애도와 五백 비구니가 모두 멸도하였다. 우리는 가서 그 사리에 공양하려 한다.'고 하셨습니다."

때에 대장은 슬피 울면서 말하였다.

"대애도님의 멸도는 어이 그리 빠르신가. 五백 비구니의 멸도는 참으로 빠르구나. 지금부터는 누가 우리를 가르치고 보시하는 시주들을 교화하겠는가."

야수제 대장은 곧 평상 五백 개와 좌구 五백 개, 기름 五백 병과 타락 웃물과 섶나무 등 화장할 기구를 준비한 뒤에 세존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사뢰었다.

"여래께서 분부하신 공양할 기구는 지금 다 준비되었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대애도의 몸과 五백 비구니의 몸을 메고 바이샤알리 성에 나가 광야로 가자. 나는 거기서 그 사리에 공양하리라."

대장은 사뢰었다.

"그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때에 대장은 곧 대애도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어떤 사람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사다리를 놓고 담을 넘어 안에 들어가 천천히 문을 열어 소리를 내지 않게 하라."

그는 시키는 대로 곧 들어가 문을 열었다. 대장은 다시 五백 사람에게 분부하였다.

"너희들은 각각 그 사리를 들어 평상 위에 놓아라."

때에 두 사미니가 거기 있었다. 한 사람 이름은 난타요, 또 한 사람 이름은 우바난타였다. 그 두 사미니는 대장에게 말하였다.

"그만 두시오, 그만 두시오, 대장님. 그 여러 스승님을 시끄럽게 마십시오."

대장은 말하였다.

"너희 스승님들은 자는 것이 아니다. 모두 멸도 하셨다."

두 사미니는 스승님이 멸도 하셨다는 말을 듣고 두려운 마음이 생겨 가만히 생각하면서 모든 '모인 법은 다 없어지는 법'임을 관(觀)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그 자리에서 세 가지 밝음과 여섯 가지 신통을 얻었다.

때에 그 두 사미니는 곧 허공을 날아 먼저 광야로 가서 열 여덟 가지 변화를 부리되,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며 다니기도 하고 몸에서 물과 불을 내면서 변화하기 한량없었다. 그리고는 남음 없는 열반 세계에 들어 반열반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앞, 뒤로 둘러싸이어 대애도의 절에 가시어, 아아난다와 난다와 라아훌라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대애도의 몸을 들어라. 내 몸소 공양하리라."

때에 석제환인은 세존님 마음속의 생각을 알고,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사이에 三十三천에서 바이샤알리에 이르러 세존님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그 중에서 번뇌가 다한 비구들은 모두 석제환인과 三十三천을 보았지마는, 번뇌가 다하지 못하고 욕심이 있는 비구와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로서 아직 번뇌가 다하지 못한 이들은 아무도 석제환인과 三十三천을 보지 못하였다.

그 때에 범천왕은 멀리서 여래님 마음속의 생각을 알고, 범천들을 데리고 범천 위에서 떠나 세존님께 나아 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또 바이슈라마나 천왕도 세존님 마음속의 생각을 알고, 약사 귀신들을 데리고 여래님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또 드리타라아스트라 천왕은 건달바를 데리고 동방으로부터 와서 여래님께 나아 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또 비루우다카 천왕은 무수한 쿰바안다를 데리고 남방으로부터 와서, 세존님께 나아 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또 비루우파악사 천왕은 용신(龍神)들을 데리고 여래님께 나아 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또 욕심 세계, 형상 세계, 무형 세계의 여러 하늘들도 여래님 마음속의 생각을 알고 세존님께 나아 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그 때에 석제환인과 바이슈라마나 천왕은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몸소 수고하시지 말으소서. 저희들은 그 사리에 공양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만 두라, 천왕들이여. 여래가 스스로 알아 할 것이다. 이것은 여래가 행할 일이요, 하늘이나 용이나 귀신들이 할 일은 아니다. 왜 그러냐 하면, 부모는 자식을 낳아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즉 젖을 먹이고 안아 주면서 키운 은혜는 중하다. 그 은혜를 갚아야 한다. 은혜를 갚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하늘들은 알아야 한다. 과거에도 여러 부처 세존을 낳은 그 어머님이 먼저 멸도 하셨다. 그러면 그 부처 세존은 스스로 그 사리에 화장하고 공양하였다. 또 미래에도 여러 부처 세존을 낳은 그 어머님이 먼저 멸도 하실 것이다. 그러면 그 부처 세존이 모두 스스로 공양할 것이다.

이런 사실로써도 여래가 스스로 공양할 것이요, 하늘, 용, 귀신들이 할 것이 아닌 줄을 알 수 있느니라."

그 때에 바이슈라마나 천왕은 五백 귀신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저 챤다나 숲속에 가서 챤다나 섶나무를 가져 오라. 화장에 공양하리라."

五백 귀신은 천왕의 말을 듣고, 곧 챤다나 숲속으로 가서 챤다나 섶나무를 가지고 광야로 왔다.

때에 세존께서 몸소 평상의 한 다리를 드시고 난다와 라아훌라와 아아난다가 각각 한 다리씩 들고는 허공을 날아 그 무덤 사이(화장터)로 갔다. 그리고 그 중간 대중인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는 五백 비구니의 사리를 들고 그 무덤 사이로 갔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야수제 대장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다시 평상 두 개, 좌구 두 개, 섶나무 두 수레를 준비하고, 향과 꽃으로 두 사미니 몸에 공양하라."

"그리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대장은 곧 공양할 기구를 준비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챤다나 나무를 여러 하늘들에게 전해 주시고, 다시 대장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그 五백 비구니의 사리를 가져다 각각 분별해 공양하고 두 사미니도 그렇게 하게 하라."

대장은 부처님 분부를 받고 각각 분별해 공양하고 곧 가져다 화장하였다.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챤다나 나무를 대애도 몸 위에 놓고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일체의 형상은 덧없는 것

한 번 나면 반드시 다함이 있네

나지 않으면 죽지 않나니

이 사라짐 가장 즐거움 되네.

그 때에 하늘과 사람들은 모두 그 무덤 사이에 구름처럼 모여 있어 그 대중들 수는 十억 나유타였다.

때에 그 불이 꺼지자 대장은 다시 사리를 가져다 탑을 세웠다.

세존께서는 대장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그 五백 비구니의 사리도 가져다 탑을 세워라. 긴 밤 동안에 한량없는 복을 받을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세상에는 탑을 세울 만한 내 종류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 네 사람이란 누군가.

만일 어떤 사람이 여래, 아라한, 다 옳게 깨달은 이를 위해 탑을 세우고 전륜성 왕과 성문과 벽지불을 위해 탑을 세우면 한량없는 복을 받을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그 하늘과 사람들을 위해 미묘한 법을 연설하시어 기쁘게 하시자, 그 중에서 一억의 하늘과 사람들은 티끌과 때가 없어지고 법의 눈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 때에 하늘과 사람, 건달바, 아수라와 네 가지 무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二.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서 五백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 때에 슈라아바스티이에 비구니가 있었는데 이름을 바타라 하였다.

그는 五백 비구니를 데리고 거기서 노닐고 있었다.

때에 바타 비구니는 한적한 곳에서 고요히 생각하면서 가부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는 무수한 전생 일을 생각하다가 혼자 웃었다.

어떤 비구니가 멀리서, 바타 비구니의 웃는 것을 보고, 비구니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말하였다.

"지금 바타 비구니는 혼자 나무 밑에 앉아 웃고 있다. 과연 무슨 이유가 있어서일까."

때에 五백 비구니는 서로 이끌고 바타 비구니에게 가서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아뢰었다.

"무슨 이유로 혼자 나무 밑에 앉아 웃었습니까."

그 때에 바타 비구니는 五백 비구니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아까 이 나무 밑에서 무수한 전생 일을 생각하였다. 그리고 또 옛날에 겪은 내 몸을 관하고, 여기에서 죽어 저기서 난 것을 모두 다 보아 알았다."

五백 비구니는 다시 아뢰었다.

"원컨대 과거의 일을 말씀하여 주소서."

때에 바타 비구는 말하였다.

"오랜 옛날 九十一겁 중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으니 이름을 비파신 여래, 아라한, 다 옳게 깨달은 이, 지혜와 행을 갖춘 이, 잘 간 이, 세상 아는 이, 위없는 선비, 도법으로 어거하는 이, 천상과 인간의 스승, 부처 중우라 하였다.

그 때의 나라 이름은 반두마로서 백성들은 번성하여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그 때에 그 여래는 그 나라에 노닐면서 十六만 八천 비구들에게 앞, 뒤로 둘러싸이어 설법하셨다. 그래서 그 부처님의 이름은 四방에 멀리 퍼졌다. 그 부처님은 온갖 모양을 완전히 갖추어 모든 인간의 좋은 복밭이 되셨다.

그 때에 그 나라에 어떤 동자가 있었는데 이름을 범천(梵天)이라 하였고, 얼굴이 단정하기 세상에 드물었다. 그는 손에 보배 일산을 들고 온 거리를 다녔다.

때에 어떤 거사의 아내가 있었는데 얼굴이 단정하였다. 그도 이 길을 따라 갈 때 사람들은 모두 그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때에 동자는 생각하였다. '나도 얼굴이 단정하고 손에는 보배 일산까지 들었지마는 사람들은 유심히 보지 않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모두 저 여자를 유심히 바라본다. 나는 지금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게 하리라.'

그래서 그는 곧 성을 나가 비파신 여래님께 나아 가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보배 꽃으로 공양하고 또 서원을 세웠다. 즉

'만일 비파신 여래께서 큰 신통과 큰 신력이 있으시다면 바로 이 인간과 천상의 복밭이시다. 내가 지은 이 공덕으로써, 나로 하여금 미래 세상에 여자 몸이 되어 누구나 보고는 모두 기뻐 뛰게 하여지이다.'

그 동자는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그 부처님께 공양한 뒤에 목숨을 마치고는 여자 몸으로 三十三천에 났다. 얼굴은 매우 단정하여 천녀들 중에서 제일이었고, 다섯 가지 공덕으로 그 천녀들 보다 뛰어났었다. 다섯 가지란 이른바, 하늘 수명, 하늘 형상, 하늘 즐거움, 하늘의 위엄과 복, 하늘의 자유였다.

때에 三十三천들은 모두 그 여자를 보고 말하였다.

'이 천녀는 매우 뛰어나고 아름다워 아무도 비길 사람이 없다.'

그 중의 어떤 천자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기어코 이 천녀를 얻어 천후(天后)를 삼으리라.'

그리하여 모두들 서로 다투었다.

때에 큰 천왕은 말하였다.

'너희들은 다투지 말라. 너희들 중에서, 가장 묘한 법을 연설하는 이에게 이 천녀를 주어 아내가 되게 하리라.'

그 때에 어떤 천자는 곧 다음 게송을 읊었다.

일어나거나 혹은 또 앉았거나

자나 또 깨나 즐거움 없네

만일 내가 깊은 잠에 빠져 버리면

그 때야 비로소 욕심 없으리.

그 때에 또 어떤 천자는 다음 게송을 읊었다.

너는 지금 일부러 즐거움 위해

잠에 들어 아무 생각 없으리라 하지만

내게 지금 일어나는 그리운 이 생각

마치 저 싸움북[戰鼓]을 치는 것 같네.

그 때에 또 어떤 천자는 다음 게송을 읊었다.

아무리 싸움북을 친다 하여도

그것은 오히려 쉴 때 있지만

지금 내 욕심의 빨리 달리기

물이 흘러 멈추지 않는 것 같네.

그 때에 또 어떤 천자는 다음 게송을 읊었다.

물이 큰 나무를 띄워 보내도

그것은 오히려 쉴 새 있지만

내 항상 생각하고 그리는 정은

죽은 코끼리 눈 깜박이지 않는 것 같네.

그 때에 여러 천자 중에서 가장 높은 천자는 여러 천자에게 다음 게송을 읊었다.

너희들은 오히려 한가하구나

그래서 제각기 게송 읊지만

나는 지금 스스로 알지 못하네

이것이 산 것인가 죽은 것인가.

이 때에 여러 천자들은 그 천자에게 말하였다.

'장하다, 천자가 읊은 게송이 가장 맑고 묘하다. 지금 이 천녀를 천왕(그대)에게 바치노라.'

그래서 그 천녀는 곧 천왕의 궁전으로 들어갔느니라.

너희 비구니들이여, 의심하지 말라. 왜 그러냐 하면, 그 때의 동자 몸으로서 보배 일산을 부처님께 공양한 이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는가.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 그 때의 동자는 바로 지금의 이 나이니라.

또 과거 三十三겁 중에 쉬킨 여래께서 세상에 나와, 야마 세계에서 노닐면서 十六만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 때에 그 천녀는 뒷날 목숨을 마치고 인간에 태어나 여자의 몸을 받아 매우 단정하여 세상에 드물었다.

어느 때 쉬킨 여래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야마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때에 그 천녀는 장자의 아내가 되어 좋은 음식으로 쉬킨 여래님께 바치면서 다시 서원을 세웠다.

'이 공덕의 업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세 가지 나쁜 세상에 떨어지지 않고 얼굴이 단정하여 다른 이보다 뛰어나지이다.'

그 뒤에 그 여자는 목숨을 마치고 三十三천에 났다. 그는 거기서 다시 여자 몸이 되어 얼굴이 단정하고 다섯 가지 공덕이 있어 다른 천녀들 보다 뛰어났었다. 비구니들이여, 그 때의 그 천녀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 그 천녀는 바로 이 나이니라.

또 그 겁에 비사부부 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셨다.

그 때에 그 천녀는 살대로 살다가 목숨을 마치고는 인간에 태어나, 여자의 몸을 받고 얼굴이 매우 단정하여 세사에 드물었다. 그는 다시 장자 거사의 아내가 되어 좋은 의복을 여래님께 바치면서 이런 서원을 세웠었다.

'나로 하여금 미래 세상에 여자 몸이 되게 하소서.'

그 뒤에 그 부인은 목숨을 마치고 三十三천의 천녀로 태어나 얼굴이 단정하여 다른 천녀들 보다 뛰어났었다.

비구니들이여, 그 때의 그 천녀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 그 때의 그 여자는 바로 이 나이니라.

때에 그 여자는 살대로 살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에 태어나 바아라아나시이에 살면서 월광(月光) 장자의 종이 되었다. 그는 얼굴이 추악하여 사람들이 모두 밉게 보았다.

비사부부 여래께서 세상을 떠난 뒤로는 다른 부처님이 없었고 벽지불이 세상을 교화하였다.

때에 월광 장자 부인은 그 종에게 말하였다.

'너는 밖에 나가 돌아다니다가, 사문으로서 얼굴이 단정하여 내 마음에 들 이를 만나거든 우리 집에 데려 오라. 나는 공양하리라.'

종은 곧 집을 나가 밖에서 사문을 찾다가, 우연히 성안에서 걸식하는 벽지불을 보았다. 그러나 그는 얼굴이 추악하고 맵시가 더러웠다. 그 종은 그에게 말하였다.

'우리 집 주인이 뵈우려고 합니다. 원컨대 집으로 오십시오.'

종은 곧 집에 들어가 주인에게 아뢰었다.

'사문님이 오셨습니다. 나가 보십시오.'

장자 부인은 사문을 보자 마음이 불쾌하여 곧 그 종에게 말하였다.

'사문님이 오셨습니다. 나가 보십시오.'

장자 부인은 사문을 보자 마음이 불쾌하여 곧 그 종에게 말하였다.

'그를 돌려보내라. 나는 보시하지 않겠다. 왜냐 하면 그는 얼굴이 추악하기 때문이다.'

그 때에 그 종은 부인에게 말하였다.

'만일 부인께서 그 사문님께 보시하지 않으신다면 오늘 제가 먹을 몫을 모두 그에게 드리겠습니다.'

그 부인은 곧 그의 몫으로 밀가루 한 되를 내어 주었다. 종은 그것을 받아 사문에게 주었다. 벽지불은 그것을 받아먹은 뒤 허공에 날아올라 열 여덟 가지 변화를 부렸다.

때에 그 종은 이런 서원을 세웠다.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세 가지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고, 미래 세상에는 얼굴이 아주 단정한 여자가 되게 하소서.'

벽지불은 손으로 바리를 받쳐들고 성을 세 번 돌았다.

그 때에 월광 장자는 五백 상인(商人)을 데리고 보회 강당에 모여 있었다.

때에 그 성안의 남, 녀, 노, 소들은, 벽지불이 밥바리를 받쳐들고 허공을 날고 있는 것을 보고 저희들끼리 말하였다.

'저 이는 어떤 사람인데 저처럼 신통이 있는가. 이 벽지불을 만났으니 음식을 보시하자.'

때에 장자의 종은 그 부인에게 말하였다.

'나와서 저 사문님의 신력을 보십시오. 허공을 날으면서 한량없이 열 여덟 가지 신통을 부리십니다.'

부인은 말하였다.

'만일 네가 아까 저 사문에게 보시한 음식이 복을 받게 되거든, 그것을 모두 내게 돌려라. 나는 너에게 二일 분의 밥값을 주리라.'

'저는 그 복을 드릴 수 없습니다.'

'나는 너에게 나흘 분 밥값, 내지 열흘 분 밥값을 주리라.'

'저는 복을 드릴 수 없습니다.'

부인은 말하였다.

'나는 너에게 금 백 냥을 주리라.'

종은 대답하였다.

'제게는 필요 없습니다.'

'나는 너에게 금 二백 냥 내지 천 냥을 주리라.'

'내게는 필요 없습니다.'

부인은 말하였다.

'나는 네 몸이 종을 면하게 하여 주리라.'

종은 대답하였다.

'저는 구태여 평민 되기를 구하지 않습니다.'

부인은 말하였다.

'너를 부인으로 모시고 내가 종이 되리라.'

종은 말하였다.

'나는 구태여 부인되기를 구하지 않습니다.'

부인은 말하였다.

'나는 지금 너를 잡아 매를 치고 귀와 코를 베고 손, 발을 끊고 네 목을 베리라.'

종은 대답하였다.

'그런 고통은 다 견디어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코 복을 줄 수는 없습니다. 몸은 비록 주인집에 매여 있지마는 마음과 선은 각각 다릅니다.'

때에 장자 부인은 곧 그 종을 매질하였다.

그 때에 五백 상인들은 모두 이렇게 말하였다.

'이 신인(神人)이 지금 와서 걸식한다. 꼭 우리 집에서 보시하리라.'

때에 월광 장자는 여러 사람들을 돌려보내고 집으로 들어갔다. 그 부인이 종을 매질하는 것을 보고 물었다.

'무슨 이유로 이 종을 때리는가.'

종은 그 사실을 자세히 아뢰었다.

때에 장자는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리고 곧 부인을 바꾸어 종으로 만들고 그 종을 대신하여 부인으로 삼았다.

그 때에 바아라아타시이를 다스리는 왕이 있었는데 이름을 브라흐마닷타라 하였다. 왕은 월광 장자가 벽지불에게 음식으로 공양하였다는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그는 참 사람을 만나 때를 따라 보시하였구나.'

곧 사람을 보내어 월광 장자를 불러 말하였다.

'너는 과연 저 신선 참 사람에게 음식으로 공양하였는가.'

장자는 아뢰었다.

'진실로 참 사람을 만나 음식으로 보시하였습니다.'

왕은 곧 상을 주고 또 직위를 더 올렸다.

때에 장자의 종은 살대로 살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三十三천에 났다. 얼굴은 뛰어나게 묘하여 세상에 드물었고 다섯 가지 공덕으로 다른 하늘보다 뛰어났었다.

비구니들이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때의 장자의 종은 바로 이 나이니라.

또 그 현겁 중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이름을 크라쿠챤다 여래라 하였다.

때에 그 천녀는 살대로 살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에 태어나 야야달 범지의 딸이 되었다. 그도 여래님께 음식으로 공양하면서 서원을 세워 여자 몸이 되기를 구하였다. 그 뒤에 그는 목숨을 마치고 三十三천에 났다. 얼굴은 단정하여 다른 천녀들 보다 뛰어났었다. 그는 또 거기서 목숨을 마친 뒤에 인간에 태어났다.

그 때에 카나카무니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다. 때에 그 천녀는 장자의 딸이 되었다. 그는 또 금꽃으로 카나카무니 부처님께 공양하면서 발원하였다.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세 가지 나쁜 것에 떨어지지 않고 뒷세상에는 여자 몸이 되게 하소서.'

그래서 그 여자는 살대로 살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三十三천에 났다. 거기서도 얼굴이 단정하여 다른 천녀들 보다 뛰어났었고, 다섯 가지 공덕이 있어 따를 이가 없었다.

비구니들이여, 그 때의 장자 딸로서 카나카무니 부처님께 공양한 이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 그 때의 장자 딸은 바로 이 나이니라.

때에 그 천녀는 살대로 살다가 인간에 태어났다. 다시 장자의 아내가 되어 얼굴은 뛰어나 세상에 드물었다.

그 때에 카아샤파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다. 때에 그 장자 아내는 이레 낮 이레 밤을 카아샤파 부처님께 공양하면서 서원을 세웠다.

'미래 세상에 나를 여자 몸이 되게 하소서.'

장자 아내는 살대로 살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三十三천에 났다. 다섯 가지 공덕이 있어 다른 천녀들 보다 뛰어났었다.

비구니들이여, 그 때의 장자의 아내로서 카아샤파 부처님께 공양한 이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 그 때의 장자 아내는 바로 이나 이니라.

또 이 현겁에 석가모니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다. 때에 그 천녀는 목숨을 마친 뒤에, 이 라아자그리하에서 겁비라 바라문의 딸이 되었다. 얼굴이 단정하여 모든 여자들 중에 뛰어났었다. 그 여자의 몸은 자마금빛으로서 다른 여자들에게 가면, 그들은 검기가 먹과 같았다. 그는 다섯 가지 향락을 탐내지 않았다.

비구니들이여, 그 여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 그 때의 그 바라문 딸은 바로 이 나이니라.

비구니들이여, 알라. 나는 옛날의 그 공덕의 갚음으로 말미암아 비발라 마납(청년)의 아내가 되었으니, 그는 이른바 마하아 카아샤파가 바로 그이니라. 존자 마하아 카아샤파님이 먼저 집을 떠났고 그 뒤에 내가 집을 떠났느니라.

비구니들이여, 나는 내가 옛날 여자 몸으로 겪은 일을 기억한다. 그래서 내가 웃은 것이요, 또 나는 무지하고 깜깜하여 여섯 분 여래님께 공양하면서 스스로 여자 몸 되기를 빌었다. 그래서 나는 옛날에 경력에 대하여 웃은 것이니라."

그 때에 여러 비구들은 바타 비구니가, 스스로 전생의 무수한 세상일을 기억한다는 말을 듣고 곧 세존님께 나아 가 땅에 엎으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이 사실을 자세히 여래님께 사뢰었다.

때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혹 내 성문 제자 비구니로서 무수한 일을 기억하는 것이 이 사람 같은 이를 보았는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지 못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내 성문 중의 첫째 제자로서, 스스로 전생의 무수한 일을 기억하는 이는 겁비라(바타)비구니가 바로 그 사람이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三.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어떤 비구는 세존님께 나아 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조금 있다가 뒤로 물러앉더니, 다시 나아 가 사뢰었다.

"겁(劫)의 길고 짧음은 한정이 있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겁은 매우 길고 멀다. 나는 지금 비유를 들것이니 알뜰히 들으라. 나는 지금 설명하리라."

그 때에 비구는 부처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비구야, 알라. 마치 세로와 넓이가 一 요오자나 되는 쇠성이 있다. 거기에 빈틈없이 겨자씨를 가득 채워 두었는데, 어떤 사람이 백 년에 한 번씩 와서 그 겨자씨를 하나씩 집어내어, 그 쇠성의 겨자씨가 모두 없어져야 한 겁이 되는 것처럼, 그것은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생, 사는 길고 멀어 끝이 없는데, 중생들은 은혜와 사랑에 얽매어 생사에 떠돌아다니면서, 여기서 죽고 저기서 나 끝날 때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거기서 생, 사를 싫어하고 근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부디 방편을 구해 이 애착을 면하도록 하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증일아함경 제 五十一권

제 五十二 대애도반열반분품 2

四.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어떤 비구는 부처님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겁(劫(은 길고 머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겁은 매우 길고 멀어 산수로서 셀 수 없다. 나는 지금 너를 위해 비유를 들것이니 잘 기억하라. 나는 지금 설명하리라."

때에 그 비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마치 세로와 넓이가 一 요오자나요 높이가 一 요오자나 되는 큰 돌산이 있는데, 어떤 사람이 하늘 옷을 들고 백 년에 한 번씩 와서 스쳐, 돌은 닳아 없어지더라도 겁 수는 한정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왜 그러냐 하면 겁 수는 길고 멀어 그런 한 겁이나 백 겁 따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째 그런가. 생, 사는 길고 멀어 한량 할 수 없고 끝도 없는데, 중생들은 무명에 덮이어 생, 사에 떠돌되 나올 기약이 없이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나면서 끝날 때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거기서 생, 사를 싫어하고 근심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비구들도 부디 방편을 구해 이 애착을 벗어나도록 하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때를 따라 법을 들으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어 언제나 때를 잃지 않는다. 다섯 가지 공덕이란 어떤 것인가. 일찍 듣지 못한 법을 곧 듣게 되고 이미 들은 것은 받들어 가지게 되며, 의심을 없애고 그릇된 소견이 없게 되며, 매우 깊은 법을 알게 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때를 따라 법을 들으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부디 명심하여 항상 매우 깊은 법을 듣도록 하라. 이것이 내 교훈이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이샤알리의 마하아바나 동산에서 五백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 때에 사자(師子) 대장은 부처님께 나아 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대장에게 말씀하셨다.

"시주에게는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다섯 가지 공덕이란 어떤 것인가.

이른바 시주는 이름이 멀리 퍼진다. 즉 '어떤 촌에는 보시를 좋아하는 어떤 사람이 있어 곤궁한 이를 두루 구제하되 아까워하는 마음이 없다.' 사자 대장이여, 이것이 시주의 첫째 공덕이니, 그것은 보시에서 오는 것이니라.

또 사자 대장이여, 시주는 크샤트리야 무리, 바라문 무리, 사문 무리 속에 가더라도 두려워할 것이 없고 또 어려워할 것이 없다. 사자여, 이것이 둘째 공덕이니라.

또 시주는 남의 사랑을 받으므로 모두 와서 우러러본다. 마치 자식이 어머니를 사랑하여 그 마음이 서로 떠나지 않는 것처럼, 시주도 그와 같아서 남의 사랑을 많이 받느니라.

또 사자여, 시주는 보시할 때에 기뻐하는 마음을 내고 기뻐하는 마음이 있으면 곧 즐거움이 있어서 그 뜻이 견고해진다. 그래서 즐거움과 괴로움이 있음을 깨달아도 마음이 변해 뉘우치지 않으면서 어떤 이치를 여실히 안다. 어떤 이치를 여실히 아는가. 즉 괴로움과 진리와 괴로움의 쌓임, 괴로움의 사라짐, 괴로움을 벗어나는 진리를 여실히 아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보시는 중생 위한 복의 도구로

가장 제일 되는 진리에 이르나니

누구나 능히 보시를 생각거든

곧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내라.

"또 사자 장자여, 시주는 보시함으로써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三十三천에 나고, 또 다섯 가지 일이 있어 다른 하늘들보다 뛰어 난다.

다섯 가지란 어떤 것인가. 첫째는 얼굴과 귀함과 위신과 공명이요, 둘째는 무엇이나 마음대로 되어 이루지 못할 것이 없으며, 셋째는 시주로서 인간에 나면 부귀한 집을 만나고, 넷째는 재물과 보배가 많으며, 다섯째는 말대로 순종하고 작용하는 것이니, 사자여, 시주에게는 이 다섯 가지 공덕이 있어 선한 길로 끌어들이느니라."

사자 대장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리고 나아 가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비구들과 함께 저의 청을 받아 주소서."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셨다.

때에 사자 대장은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 주심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 갖가지 음식을 장만하고 좋은 자리를 펴고는 곧 가서 사뢰었다.

"때가 되었나이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옵니다. 원컨대 대성께서는 저를 가엾이 여겨 왕림하소서."

때에 세존께서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바리를 가지고 여러 비구들에게 앞, 뒤로 둘러싸이어 대장 집에 이르러 각각 차례로 앉았다.

사자 장군은 세존님과 비구들이 차례로 앉으신 것을 보고, 손수 진지하여 갖가지 음식을 돌렸다.

대장이 음식을 돌릴 때 하늘들이 허공에서 말하였다.

"이 이는 아라한이요, 이 이는 아라한으로 향하는 이다. 이 이에게 보시하면 많은 복을 얻고 이 이에게 보시하면 적은 복을 얻는다. 이 이는 아나함이요 이 이는 아나함으로 향하는 이다. 이 이는 사다함이요 이 이는 사다함으로 향하는 이다. 이 이는 수다원이요 이 이는 수다원으로 향하는 이다.

이 이는 일곱 생을 왕래할 이요 이 이는 一 생 뿐이다. 이 이는 믿음을 가진 이요 이 이는 법을 만드는 이다. 이 이는 근기가 날카로운 이요 이 이는 근기가 둔한 이다. 이 이는 비천한 이요 이 이는 정진하고 계율을 가지는 이며 이 이는 계율을 범하는 이다. 이 사람에게 보시하면 복을 많이 얻고 이 사람에게 보시하면 복을 적게 얻는다."

때에 사자 대장은 하늘들의 이 말을 들었으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래께서 공양을 마치시자, 그는 바리를 치운 뒤에 따로 작은 자리를 가져다 여래님 앞에 앉아

"아까 하늘들이 저에게 와서 말하였나이다." 하고 '아라한에서 계율을 범하는 이'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세히 사뢰었다. 그리고 다시

"저는 그런 말을 들었사오나 마음에 들지 않았나이다. 또 이렇게 생각하지도 않았나이다. 즉 '나는 이 이는 두고 저 이에게 보시하자, 저 이는 두고 이 이에게 보시하자'고. 그리고 또 저는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즉 '형상이 있는 일체 중생들에게 보시하여야 한다. 중생은 음식을 먹음으로 살고 음식을 먹지 않으면 죽는다.' 저는 직접 여래님에게서 이런 게송을 듣고는 항상 마음에 두고 잊지 않았나이다. 이런 게송을 듣고는 항상 마음에 두어 잊지 않았나이다. 그 게송이란 즉

보시는 마땅히 두루하고 평등하여

마침내 거스림이 없어야 한다.

그리하면 반드시 성현을 만나

그 때문에 구제를 얻게 되리라.

세존이시여, 이것이 이른바 그 게송으로서, 제가 직접 여래님께 듣고 언제나 기억하여 잊지 않는 것이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장하고 장하다. 그것을 보살 마음의 평등한 보시라 한다. 만일 보살로서 보시할 때에 그렇게 생각하되 '나는 이에게는 주고 저에게는 주지 않으리라.'하지 않고 언제나 평등하게 보시할 것이며, 또 생각하되 '일체 중생은 음식을 먹으면 살고 음식을 먹지 않으면 죽는다.'고 할지니라. 그러므로 보살이 보시할 때에는 다시 그런 업을 생각하고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어야 한다. 즉

대개 사람은 그 행을 닦을 때

악도 행하고 또 선도 행하지만

그들은 제각기 그 갚음 받나니

그 행은 마침내 멸하는 것 아니다.

사람들 만일 그 행을 찾아보면

그 과보 받는 것 알 수 있나니

선을 행하면 선의 갚음을 받고

악을 지으면 악의 갚음을 받는다.

악을 행하거나 선을 행하거나

그 사람의 익힘을 따르나니

마치 五욕의 종자를 심어

제각기 그 열매 거두는 것 같네.

사자여, 이 사실로 보아도 선과 악은 각각 행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왜 그러냐 하면, 처음으로 뜻을 세울 때부터 도의 마음을 이룰 때까지 그 마음에는 더하고 덜함이 없어, 사람을 가린다거나 도는 그 지위를 보지 않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사자여, 만일 보시하려 할 때에는 언제나 평등을 생각하고 옳다 그러다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 사자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보시를 말씀하셨다.

보시하는 기쁨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

그것은 누구나 칭송하나니

어디를 가나 어려워할 것 없고

또 누구에게도 질투하는 마음 없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의 보시는

온갖 나쁜 생각을 떨어버리고

항상 좋은 곳으로 나아가나니

모든 하늘들이 찬탄하는 바이니라.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마치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그 때에 사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七.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푸라세나짓 왕은 세존님께 나아 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대개 보시하는 사람은 어떤 곳에 보시하여야 하리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마음이 기뻐하는 대로 따라 거기에 보시하라."

왕은 다시 여쭈었다.

"어디에 보시하여야 큰 공덕을 얻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왕은 아까는 '어디에 보시해야 하느냐.'고 묻더니, 이제는 또 '복을 얻는 공덕'을 묻는구나."

왕은 사뢰었다.

"나는 지금 여래님께 '어디에 보시해야 그 공덕을 얻는가.'고 여쭈었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도로 물으리니 왕은 좋을 대로 대답하시오. 어떻소, 대왕이여, 만일 어떤 크샤트리야의 아들이나 바라문의 아들이 왔는데, 그들은 모두 우혹하여 아는 것이 없고 마음은 어지러워 언제나 일정하지 않소. 그런데 왕에게 와서 말하기를 '우리는 성왕을 공경하고 받들어 언제나 필요한 것에 따르겠다.'한다면, 어떻소, 왕은 그 사람을 받아들여 좌우에 두겠소."

왕은 사뢰었다.

"쓰지 않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왜 그러냐 하오면, 그들은 지혜가 없고 마음은 일정하지 않아 바깥 도적을 막아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떻소, 대왕이여. 만일 어떤 크샤트리야 종족이나 바라문 종족으로서, 온갖 방편이 많아 어려움이 없고 또 두려워하지 않아 능히 바깥 도적을 막아 낼 수 있는데, 그들이 왕에게 와서 말하기를 '우리들은 언제나 성왕을 보살펴 받들겠습니다. 원컨대 은혜를 베풀어 받아들여 주소서.'한다면, 어떻소, 왕은 그들을 받아들이겠소."

왕은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그들을 받아들이겠나이다. 왜 그러냐 하오면, 그들은 바깥 도적을 막아내되 어려움이 없고 또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지금 비구들에 있어서도 그와 같소. 모든 감관을 완전히 갖추어 다섯[五]을 버리고 여섯[六]을 성취하며, 하나[一]을 보호하고 넷[四]을 항복 받았다면, 그런 사람에게 보시하면 가장 많은 복을 얻을 것이오."

왕은 여쭈었다.

"어떤 것이 비구로서, 다섯을 버리고 여섯을 성취하며, 하나를 보호하고 넷을 항복 받는 것입니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이른바 비구로서 탐욕의 덮개, 성냄의 덮개, 잠의 덮개, 들뜸의 덮개를 버리면, 그런 비구는 '다섯을 버렸다.'하오.

어떤 것이 비구로서 여섯을 성취하였다 하는가. 왕은 알아야 하오. 만일 비구로서 눈으로 빛깔을 보고도 빛깔이라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아 그로써 눈의 감관을 보호하고, 악하고 선하지 않은 생각을 없애어 눈의 감관을 보호하며, 또 귀, 코, 혀, 몸, 뜻에 있어서 의식을 일으키지 않아 뜻의 감관을 보호하면, 그런 비구는 여섯을 성취한 것이오.

어떤 것이 하나를 보호하는 것인가. 이른바 비구로서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그런 비구는 하나를 보호하는 것이오.

어떤 것이 비구로서 넷을 항복 받는 것인가. 이른바 비구로서 몸의 악마를 항복 받고, 탐욕의 악마, 죽음의 악마, 하늘의 악마를 모두 다 항복 받으면, 그런 비구는 넷을 항복 받는 것이오.

대왕이여, 이것이 '다섯을 버리고 여섯을 성취하며 하나를 보호하고 넷을 항복 받는 것'이니, 이런 사람에게 보시하면 한량없는 복을 받을 것이오.

그리고 대왕이여. 삿된 소견은 치우친 소견과 서로 어울리는 것이니, 그런 사람에게 하는 보시는 대개 이익이 없는 것이오."

왕은 사뢰었다.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런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 복은 헤아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만일 비구로서 한 법만을 성취하여도 그 복은 헤아리기 어렵겠거늘 하물며 여럿이겠나이까. 한 법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몸의 생각이 그것이옵니다. 왜 그러냐하오면, 니르그란타는 항상 몸의 행만 생각하고 뜻의 행과 입의 행은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니르그란타는 어리석고 미혹하여 뜻은 항상 착란하고 마음은 일정하지 않소. 그런 스승의 법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이오. 대개 몸의 행과 입의 행의 갚음을 받는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뜻의 행은 형상이 없기 때문에 볼 수 없는 것이오."

왕은 여쭈었다.

"몸과 입과 뜻의 세 가지 행 가운데 어느 행이 가장 중하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세 가지 행 가운데 뜻의 행이 가장 중하오. 입의 행과 몸의 행은 말할 것도 못 되오."

왕은 여쭈었다.

"무슨 이유로 뜻의 행이 가장 중하다 하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대개 사람의 소행은 먼저 뜻으로 생각한 뒤에 입으로 나오고 입으로 나온 뒤에 몸으로 살생과 도둑질과 음행을 행하는 것이오. 그런데, 혀란 기관은 일정하지 않아 선악의 가름이 없는 것이오. 비록 사람이 목숨을 마치더라도 몸과 혀는 있소. 그러나 대왕이여, 그 사람은 왜 몸으로 행하지 못하고 혀로 말하지 못하는가."

왕은 사뢰었다.

"그 사람은 뜻의 감관이 없기 때문에 그런 변괴가 있는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이런 사실로 보아도 뜻의 감관이 가장 중하고 다른 두 가지는 가벼운 줄을 알 수 있는 것이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마음은 모든 법의 근본이 된다.

마음은 주인 되어 모든 것을 부린다.

그 마음속에 악을 생각해

곧 그대로 실행할 때는

거기서 괴로움의 갚음 받는 것

바퀴가 바퀴 자국 밟는 것 같네

마음은 모든 법의 근본이 된다.

마음은 주인 되어 모든 것을 부린다.

그 마음속에 손을 생각해

곧 그대로 실행할 때는

거기서 그 선의 갚음 받는 것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 같아라.

그 때에 푸라세나짓 왕은 세존님께 사뢰었다.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악을 짓는 사람은 몸으로 악을 행하고, 그 행을 따라 나쁜 세계에 떨어지나이다."

세존께서는 물으셨다.

"왕은 어떤 사실을 보았기에 내게 와서 '어떤 사람에게 보시하면 복을 더 많이 받는가.'고 물었소."

왕은 사뢰었다.

"나는 옛날 니르그란타에게 가서 그에게 묻기를 '어떤 곳에 보시해야 하는가.'고 하였더니, 그는 내 말을 듣고 다른 일만 이야기하고 대답하지 않았나이다. 때에 그 니르그란타는 내게 말하기를 '사문 고오타마는 내게 보시하면 복을 받지마는 다른 사람에게는 복이 없다. 그러므로 내 제자에게만 보시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보시하지 마라. 어떤 사람이나 내 제자에게 보시하면 그 복은 헤아릴 수 없다고 말하였다.'고 하였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때에 왕은 어떻게 대답하였소."

왕은 사뢰었다.

"때에 나는 생각하였나이다. '혹 그런 이치가 있는가, 여래에게 보시하면 그 복은 헤아리기 어렵다'고. 그래서 지금 일부러 여래님께 '어디에 보시하면 그 복을 헤아리기 어렵는가'고 여쭙는 것이옵니다. 그러나 지금 세존께서는 스스로 칭찬하지도 않고 또 남을 헐지도 않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내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소. '내게 보시하면 복을 많이 얻고 다른 사람에게는 복을 얻지 못한다.' 다만 내가 지금 말하는 것은 '바리에 남은 것을 가지고 남에게 주면 그 복은 헤아리기 어렵다. 혹은 청정한 마음으로 깨끗한 물에 던지면서 두루 그렇게 생각하면 그 가운데 사는 형상이 있는 무리들도 한량없는 복을 받겠거늘 하물며 사람이겠는가.'

대왕이여, 다만 내가 지금 말하는 것은 '계율을 가지는 이에게 보시하면 그 복은 헤아리기 어렵지마는, 계율을 범하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은 말할 것도 못 된다.'는 것이오.

대왕이여, 알아야 하오. 마치 저 농부가 땅을 잘 다루고 잡초를 없앤 뒤에 좋은 종자를 좋은 밭에 뿌리면 거기서 얻는 수확은 한량이 없지마는, 그 농부가 땅을 잘 다루지 않고 잡초들도 없애지 않고서 종자를 뿌리면 그 수확은 말할 것도 못 되는 것과 같소.

지금 비구에 있어서도 그와 같소. 만일 비구로서 다섯을 버리고 여섯을 성취하며 하나를 보호하고 넷을 항복 받았다면, 그런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 복은 한량이 없지마는,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것은 말할 것도 못될 것이오.

또 대왕이여, 그것은 마치 크샤트리야 종족이나 바라문 종족으로서 뜻에 의혹이 없고 바깥 도적을 항복 받는 것과 같은 것이니, 그런 사람은 아라한과 같이 보아야 하는 것이오."

왕은 사뢰었다.

"계율을 가지는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 복은 헤아리기 어렵다 하오며, 나는 지금부터는 그런 사문이 와서 구하면 결코 거절하지 않겠나이다. 그리고 만일 네 무리로서 와서 구하더라도 거절하지 않고 때를 따라 의복, 음식, 침구 등으로 이바지하며, 또 여러 범행인 들에게도 보시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런 말 마시오. 왜 그러냐 하면, 축생들에게 보시하여도 그 복은 헤아리기 어렵거늘 하물며 사람이겠소. 다만 내가 지금 말하는 것은 계율을 가지는 이에게 보시하면 그 복은 헤아리기 어렵고 계율을 범하는 이를 말한 것이 아니오."

왕은 사뢰었다.

"나는 지금 거듭 세존님께 귀의하나이다. 그러하온데 세존께서는 이처럼 은근하시나이다. 저 외도 이학들은 서로 전해 가면서 세존님을 비방하는데 세존께서는 항상 저들을 칭찬하시고, 저 외도 이학들은 이양에 탐착하는데 세존께서는 이양에 탐착하시지 않나이다. 나라 일이 너무 많이 돌아가려 하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때를 알아하시오."

그 때에 프라세나짓 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八.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프라세나짓 왕은 그 서모의 아들 백 명을 죽이고 곧 후회하였다. '나는 매우 많은 죄를 지었는데 또 그런 버릇으로 왕위를 위해 二백 사람을 죽였다. 누가 능히 내 이 근심을 덜어 줄 수 있겠는가.'고. 그는 또 생각하였다. '오직 세존님만이 능히 내 근심을 덜어 주리라.'

때에 왕은 다시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이 근심을 가져서는 안된다. 잠자코 세존님께 가되, 왕의 위엄을 차리고 세존님께 가리라.'

"너희들은 빨리 보배깃 수레를 차려라. 예전 왕의 법과 같이 슈라아바스티이 성을 나가 여래님을 뵈오리라."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보배깃 수레를 차리고는 왕에게 돌아 와 아뢰었다.

"수레 준비는 되었나이다. 왕은 때를 알아하소서."

왕은 곧 보배깃 수레를 타고는 종을 치고 북을 울리며 비단의 번기와 일산을 날리고 종자들은 모두 갑옷을 입었다.

왕은 신하들에게 둘러싸이어 슈라아바스티이 성을 나가 제타 동산에 이르러서는 걸어서 제타 숲 절로 들어갔다. 예전 왕의 법과 같이 다섯 가지 위의를 버렸다. 즉 하늘 갓, 총채, 칼, 가죽신, 삼신을 모두 버리고 세존 앞에 나아 가, 머리를 땅에 대고, 다시 손으로 세존님 발을 어루만지면서 호소해 사뢰었다.

"나는 지금 참회하나이다. 과거를 고치고 미래를 닦겠나이다. 어리석고 미혹하여 참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하고 왕의 위력을 위해 서모의 아들 백 명을 죽였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장하오, 대왕이여. 곧 자리로 돌아가 앉으시오. 지금 설법하겠소."

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님 발에 예배하고 본 자리로 돌아갔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사람의 목숨은 매우 위태롭고 약한 것이오. 기껏 살아야 백 년을 지내지 못하는데 거기서 벗어나는 사람은 몇 명이 없소.

사람의 목숨을 백 년으로 계산하면 三十三천의 하루 낮, 하룻밤이오. 그 낮과 밤을 계산하여 三十일을 한 달로 삼고 열 두 달을 한 해로 삼으면, 그 三十三천의 바른 수명 천 년은 인간의 수명으로 계산하면 十만 년이오.

또 활환(活還) 지옥의 하루 낮, 하룻밤으로 계산할 때 그 낮과 밤을 계산하여 三十일을 한 달로 삼고 열 두 달을 한 해로 삼으며 활환 지옥의 五천 년이 되오.

거기서 반 겁을 살기도 하고 혹은 한 겁을 살기도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지은 행을 따르는 것이오. 그 중에서 혹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있는데, 그것을 계산하면 인간 수명의 백억 년이 되는 것이오.

지혜로운 이는 항상 그것을 생각하여 수행하오. 그런데 거기서 악을 행하기 때문에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은 많아 그 재앙은 헤아리기 어렵소.

그러므로 대왕은 자기 몸이나 부모, 처자, 나라, 백성으로 말미암아 죄업을 행하지 말고, 또 왕의 몸을 위하여 죄악의 근본을 짓지 마시오. 마치 석밀(石蜜)이 처음에는 달지마는 뒤에는 쓴 것처럼, 이것도 그와 같은데 짧은 一생 동안에 무엇 하느라 죄를 짓겠소.

대왕이여, 알아야 하오. 네 가지 두려운 것이 있어 항상 사람 몸을 핍박해 오지마는 그것은 막아낼 수가 없소. 그것은 주술이나 싸움이나 약초로써도 억눌러 꺾을 수 없는 것이오. 그것은 이른바 생, 노, 병, 사인 것이오.

마치 네 개의 큰산이 四방에 와서 와 각각 서로 부딪치면 나무를 꺾고 부수어 모두 없애는 것처럼 그 네 가지도 그와 같은 것이오.

대왕이여, 알아야 하오. 생(生)이 올 때에는 부모로 하여금 근심, 걱정, 고통, 번민을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지게 하오. 또 늙음이 올 때에는 젊음은 아주 없어지고 몸은 허물어지며 사지와 뼈마디는 차츰 이지러질 것이오. 또 병이 오면 젊은 기력은 없어지고 차츰 목숨은 촉박해 질 것이오. 또 죽음이 오면 목숨이 끊어져 은혜와 사랑은 헤어지고 다섯 가지 기관은 각기 흩어질 것이오.

대왕이여, 이것이 이른바 네 가지 큰 무서운 것이 있어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오.

또 사람이 만일 살생을 즐겨 하면 온갖 죄를 받을 것이요, 만일 인간에 태어나면 목숨이 아주 짧은 것이오.

또 사람이 만일 살생을 즐겨 하면 온갖 죄를 받을 것이요, 만일 인간에 태어나면 목숨이 아주 짧을 것이오.

또 사람이 도둑질하기를 익히면 후생에는 빈곤하여, 옷은 몸을 가리지 못하고 음식은 배를 채우지 못할 것이오. 왜 그러냐 하면 남의 재물을 취하였기 때문에 그런 변을 당하는 것이오. 그리고 인간에 태어나면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오.

또 사람이 남의 아내와의 음행을 즐기면 후생에 인간에 태어나더라도 그 아내가 정숙하지 않을 것이오.

또 사람이 거짓말을 즐기면 후생에 인간에 태어나더라도 그 말에 신용이 없고 남의 업신여김을 받을 것이니, 그것은 모두 전생에 거짓을 말하였기 때문이오.

또 만일 사람이 나쁜 말을 하면 지옥의 죄를 받고 만일 인간에 태어나면 얼굴이 추하게 될 것이니, 그것은 모두 전생에 나쁜 말을 하였기 때문에 그런 갚음을 받는 것이오.

또 사람이 비단말을 하면 지옥의 죄를 받고 만일 인간에 태어나면 집안이 불화하여 항상 싸울 것이오. 왜 그러냐 하면 다 전생에 지은 행의 갚음 때문이오.

또 사람이 이간질하는 말로 사람을 싸움 붙이면 지옥의 죄를 받을 것이요 만일 인간에 태어나면 집안이 불화하여 항상 싸울 것이오. 왜 그러냐 하면, 다 전생에 남들을 싸움 붙였기 때문이오.

또 사람이 남을 미워하기를 좋아하면 지옥의 죄를 받을 것이오, 만일 인간에 태어나면 남의 미움을 받을 것이니, 모두 전생의 행 때문이오.

또 사람이 모해하려는 마음을 내면 지옥의 죄를 받을 것이요, 인간에 태어나면 뜻이 전일 하지 못할 것이오. 왜 그러냐 하면, 다 전생에 그런 마음을 내었기 때문이오.

또 사람이 삿된 소견을 가지면 지옥의 죄를 받을 것이요, 만일 인간에 태어나면 귀머거리나 장님이나 벙어리가 되어 남의 미움을 받을 것이니, 그 까닭은 다 전생의 행 때문이오.

대왕이여, 이것이 이른바 열 가지 악의 갚음으로 말미암아 그런 재앙과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다는 것이니, 하물며 다른 사람이겠소.

그러므로 대왕은 법으로 다스리고 비법을 쓰지 마시오. 또 이치로 백성을 다르시고 비리를 쓰지 마시오.

대왕이여, 바른 법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천상에 날 것이오, 또 대왕이 목숨을 마친 뒤에라도 백성들은 기억하여 끝까지 잊지 않고 이름이 멀리 퍼질 것이오.

대왕이여, 알아야 하오. 비법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이는 모두 지옥에 날 것이니, 그 때에 옥졸은 다섯 묵음으로 얽매어, 거기서 받는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오.

즉 때리고 결박하며 찢기도 하고 혹은 사지를 찢으며, 불에 지지고 끓는 구리쇠 물을 몸에 부으며 가죽을 벗기고 풀을 뱃속에 넣으며, 혹은 혀를 베고 몸을 지르며 톱으로 몸을 썰고 쇠 절구통에 찧기도 하며, 혹은 바퀴로 얼굴을 갈고 칼 산과 칼 나무로 달리게 하며 잠깐도 쉬지 못하게 하며 뜨거운 구리쇠 기둥을 안게 하고, 혹은 눈을 오려 내고 귀를 베며 손, 발을 끊고 귀나 코를 베면 다시 돋아나며, 온 몸을 큰 가마솥에 넣고 쇠가지로 그 몸을 휘둘려 잠깐도 쉬지 않다가, 가마솥에서 내어서는 등 힘줄을 뽑아 수레를 고치는데 쓰오.

또는 뜨거운 지짐 지옥에 들어가고 재 지옥에 들어가며 칼 나무 지옥에 들어가고 혹은 반듯이 눕히고 뜨거운 철환을 먹이면 창자와 밥통 등 다섯 장위가 모두 문드러지면서 철판은 밑으로 내려가며, 또 끓는 구리쇠 물을 입에 부어 밑으로 내려가오. 그리고 거기서 받는 고통은 그 죄가 다 없어져야 비로소 나오게 되오.

대왕이여, 중생이 지옥에 들어가는 상황은 이러한데, 그것은 모두 전생에 바르지 않은 법으로 다스렸기 때문이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백 년 동안에 방일을 즐겼기에

후생에 가서 지옥에 들어가네

마침내 그것은 탐할 것 아니거니

그 죄를 받기 헤아릴 수 없어라.

"대왕이여, 법으로 다스리면 자기 몸과 부모, 처자, 노비, 친족을 구제할 것이요 또 나라 일을 보호할 것이오. 그러므로 대왕이여, 법으로 다스리고 비법을 쓰지 마시오.

사람의 목숨은 매우 짧아 세상에 있기는 잠깐이며 생, 사는 길고 멀어 두려움과 어려움이 많소. 만일 한 번 죽음이 오면 거기서 아무리 울부짖어도 뼈마디는 모두 물러나고 몸은 모두 허물어질 것이오. 그 때에는 아무도 구제할 이가 없을 것이니, 부모나 처자, 노비, 하인이나 그 나라 백성들도 구제할 수 없는 것이오. 이러한 어려움이 있는데 그것을 누가 대신할 수 있겠소.

거기에는 오직 보시와 계율이 있을 뿐이오. 말은 언제나 부드러워 남의 마음을 다치지 말고 온갖 공덕을 지어 선의 근본을 행하도록 하시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지혜로운 이 마땅히 보시하라

모든 부처님 귀여이 여기시네

그러므로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조금도 게으른 생각을 내지 말라

저 닥쳐오는 죽음의 핍박으로

지극히 큰 고통을 받아 겪고

마침내 저 나쁜 세계에 이르러

잠깐 동안 편히 쉴 때 없나니

또 만일에 세상에 다시 와도

지극히 큰 고통을 받아 겪고

모든 감관은 저절로 허물어져

악으로 말미암아 쉬지 못하네

또 혹은 만일에 의사가 와서

온갖 약초를 한데 모아도

그것은 몸에 두루 맞지 않나니

악으로 말미암아 쉬지 못하네

또 혹은 만일에 친척이 와서

재물 둔 곳을 물어 보아도

귀가 먹어 그 소리 듣지 못하나니

악으로 말미암아 쉬지 못하네

또 혹은 다른 곳에 옮기어 가서

병든 이가 그 위에 쓰러져 있어도

그 몸은 마른나무 뿌리 같나니

악으로 말미암아 쉬지 못하네

또 혹은 만일에 목숨이 끝나

몸에서 명과 의식 이미 떠나면

몸은 마치 장벽의 흙과 같나니

악으로 말미암아 쉬지 못하네

또는 그가 죽어 그 시체를

친척들이 무덤으로 매고 갈 때는

그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나니

오직 믿을 만한 것 복뿐이니라.

"그러므로 대왕이여, 부디 방편을 구해 복업을 닦도록 하시오. 지금 행하지 않으면 후회해도 소용없을 것이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여래는 그 복의 힘을 가지고

악마의 권속들을 다 항복 받고

이제는 부처 힘에 이르렀나니

그러므로 복의 힘은 거룩하니라.

"그러므로 대왕이여, 부디 복을 짓기를 생각하시오. 만일 악을 행하였거든 곧 뉘우치고 다시는 범하지 마시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아무리 큰 악을 지었더라도

뉘우치면 허물은 없어지리니

그 때에는 바로 이 세상에서

악의 근본이 모두 사라지리라.

"그러므로 대왕이여, 자기 몸을 위해 악을 행하지 말고 부모, 처자, 사문, 바라문을 위해 악을 행하거나 그 악행을 익히지 마시오. 대왕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능히 이 악을 면하게 할 이는

부모도 아니요 형제도 아니며

또는 그 여러 친족들도 아니다

그들은 날 버리고 죽고 마나니.

"그러므로 대왕이여, 지금부터는 법으로 다스려 교화하고 비법을 쓰지 마시오. 대왕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오."

그 때에 프라세나짓 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九.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의 제타 숲<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푸라세나짓 왕은 꿈에 열 가지 일을 보았다. 왕은 꿈을 깨어 매우 근심하면서, 나라와 자기 몸과 처자들이 망하지나 않을까 하고 매우 두려워하였다.

그 이튿날 곧 공, 경 대신들과 지혜가 밝은 도사와 바라문으로서 꿈풀이를 말하는 이를 불러 그들을 모두 모았다. 왕은 곧 지난 밤 꿈에서 본 열 가지 일을 설명하고 물었다.

"누가 해석할 수 있는가."

바라문은 대답하였다.

"내가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왕께서 들으시면 매우 불쾌하실 것입니다."

"곧 말해 보라."

바라문은 말하였다.

"왕과 왕태자와 왕후가 죽을 것입니다."

왕은 물었다.

"어떤가, 여러분, 혹 그것을 물리칠 방법이 있는가."

바라문은 말하였다.

"그것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태자와 왕이 사랑하는 부인과 시자, 하인, 종과 중히 여기는 대신을 죽여 천왕에 제사하고, 왕이 가진 침구과 진기한 보물을 모두 사루어 하늘에 제사하소서. 그렇게 하면 왕이나 나라가 모두 무사할 것입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매우 근심하고 걱정하면서 불쾌히 여겼다. 그리고 재실에 들어가 그 일만 생각하였다.

왕에게는 마리라는 부인이 있었다. 그는 왕에게 가서 물었다.

"무엇 때문에 근심에 잠겨 있나이까. 제가 왕에게 무슨 잘못이나 있나이까."

왕은 말하였다.

"그대는 내게 아무 잘못이 없다. 그저 그 이유를 묻지 말라. 만일 그대가 들으면 그대는 매우 걱정하고 두려워할 것이다."

부인은 대답하였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겠나이다."

"묻지 말라. 들으면 걱정하고 두려워할 것이다."

"저는 왕의 몸의 반쪽입니다. 만일 큰 변이 있어 저를 죽여 왕께서 무사하다면 저는 그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원컨대 왕은 말하소서."

왕은 부인을 위해 지난 밤 꿈에서 본 열 가지 일을 말하였다.

첫째는 세 개 가마솥이 있는데 양쪽 가마는 모두 가득 찼고 복판 가마는 비어 있었다. 양쪽 가마의 끓는 기운은 서로 오가면서도 복판의 빈 가마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둘째는 말이 입으로도 무엇을 먹고 궁둥이로도 무엇을 먹고 있었다. 셋째는 큰 나무에 꽃이 피었었다. 넷째는 작은 나무가 열매를 맺었었다. 다섯 째는 어떤 사람이 밧줄[繩]을 끌고 가고 뒤에 염소가 있었는데 염소 주인이 그 밧줄을 먹고 있었다.

여섯째는 여우가 금평상 위에 앉아 금그릇으로 음식을 먹고 있었다. 일곱째는 큰 소가 송아지 젖을 빨고 있었다. 여덟째는 검은 소 떼가 四방에서 모여 와서 울부짖으며 싸우려 하는데 서로 붙어야 할 것이 붙지 않았고 소의 간 곳을 알지 못하였다.

아홉째는 큰 못물이 있는데 복판은 흐렸고 四방은 맑았었다. 열째는 큰 개울물이 모두 빨갛게 흘렀었다.

"나는 이런 꿈을 꾸고 깨어나서는 몹시 두려워하였다. '혹 나라와 내 몸과 처자와 백성들이 망하지나 않을까.' 그래서 공, 경 대신들과 도인과 바라문으로서 해몽 할 수 있는 사람을 불렀던 것이다. 때에 어떤 바라문은 말하였다. '태자와 사랑하는 부인과 대신과 종들을 죽여 하늘에 제사하라.' 그래서 나는 근심하는 것이다."

부인은 대답하였다.

"대왕은 그 꿈을 걱정하지 마소서. 마치 어떤 사람이 금을 사 가지고 와서 불로 굽고 또 돌에다 갈면 좋고 나쁜 것이 저절로 나타나는 것처럼, 지금 부처님께서는 저 가까운 제타 숲 절에 계십니다. 부처님께 여쭈어 보아 부처님께서 해설하시면 그것을 따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왜 저 어리석은 바라문의 말을 믿어 이처럼 스스로 근심하고 괴로워하나이까."

왕은 비로소 깨닫고 기뻐하여 곧 좌우의 신하를 불러 수레를 차리라고 명령하였다.

왕은 높은 덮개 있는 수레를 타고, 말을 탄 시종 수천만 인을 거느리고 슈아라바스티이 성을 나가 제타 숲 절에 이르러서는,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세존께 나아 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한 뒤에 꿇어앉아 합장하고 나아 가 사뢰었다.

"어젯밤 꿈에 열 가지 일을 보았나이다. 나를 가엾이 여겨 낱낱이 해설하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좋소, 대왕이여, 대왕이 꾸신 꿈은 미래의 후세를 위해 그 징조가 나타난 것이오. 후세 사람들은 금하는 법을 두려워하지 않고, 모두 음탕하고 처자에 탐착하며 마음껏 음탕하여 만족할 줄 모르며 질투하고 어리석어 부끄러워할 줄 모르며, 청렴결백한 이는 버림을 받고 아첨하는 이가 나라를 어지럽힐 것이오.

대왕이 꿈에서 본 '가마솥 셋이 있는데, 양쪽 가마는 가득 찼고 복판 가마는 비어 있으며 양쪽 가마의 끓는 기운은 서로 오가면서도 복판의 빈 가마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은, 후세 사람들은 빈궁한 이를 구제하지 않고 부모를 봉양하지 않으며, 형제, 자매와는 친하지 않으면서도 도리어 부귀한 남과 친하여 서로 따르고 돕는다는 것이니, 왕의 꿈에서 본 첫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이오.

또 대왕이 꿈에서 본 '말이 입으로도 무엇을 먹고 궁둥이로도 무엇을 먹는다.'는 것은 후세 사람들의 공, 경 대신들과 큰 관리들이 나라의 녹(祿)도 먹고 또 백성들을 짜 먹되, 가혹한 부역과 조세가 쉬지 않고 말단 관리가 간사를 부려 백성들이 그 고장에서 편히 살 수 없다는 것이니, 대왕이 꿈에서 본 둘째 일이 바로 이것을 보인 것이오.

또 왕이 꿈에서 본 '큰 나무에 꽃이 핀다.'는 것은, 후세 백성들이 항상 큰 부역을 만나 애가 타고 마음이 괴로우며 항상 근심하고 두려워하여, 나이 三十만 되어도 머리가 희어진다는 것이니, 왕이 꿈에서 본 셋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이오.

또 왕이 꿈에서 본 '작은 나무가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후세 여자는 나이 열 다섯도 못 되어 곧 사내를 구하여 아기를 안고 돌아오면서도 부끄러워할 줄을 모른다는 것이니, 왕이 꿈에서 본 넷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이오.

또 왕이 꿈에서 본 '한 사람이 밧줄을 끌고 가고 뒤에 염소가 있는데 염소 주인이 밧줄을 먹는다.'는 것은, 후세 사람들은 남편이 행상을 나가거나 혹은 군대에 들어가서는 패를 만들어 거리를 쏘다니면서 저이끼리 유희에 빠져 있을 때, 정숙하지 못한 아내는 집에 있으면서 다른 남자와 정을 통하여 집에 재우고 남편 재물을 먹이며 마음껏 향락하면서도 부끄러워 할 줄을 모르며, 그 남편은 그것을 알고도 일부러 모르는 체 한다는 것이니, 왕이 꿈에서 본 다섯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이오.

또 왕이 꿈에서 본 '여우가, 금평상에 올라앉아 금그릇으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후세 사람으로서 천한 이가 귀하게 되어 금평상 위에 앉아 맛난 음식을 먹고 귀족이나 양반들은 심부름꾼이 되며, 양민이 종이 되고 종이 양민이 된다는 것이니, 왕이 꿈에서 본 여섯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이오.

왕이 꿈에서 본 '큰 소가 도리어 송아지 밑에서 젖을 빤다.'는 것은, 후세 사람들은 그 어미가 딸을 위해 중매를 서서 다른 남자에게 데려다 방을 주고, 어미는 문을 지키면서 거기서 얻은 재물로 스스로 살아가는데, 그 아비도 거기에 동정해 일부러 귀머거리인 듯 모르는 체 하는 것이니, 왕이 꿈에서 본 일곱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이오.

또 옹이 꿈에서 본 '검은 소 떼가 四방에서 모여 와 서로 울부짖으며 싸우려 하면서도, 서로 붙어야 할 것이 붙지 않고 소의 간 곳을 모른다'는 것은, 후세 사람으로서 국왕이나 대신이나 큰 관리나 백성들은 모두 나라의 금하는 법을 두려워하지 않고, 음욕을 탐하여 즐기고 재물을 모으며 처자와 노소들은 모두 청렴 결백하지 않아 재물과 음식을 탐해 만족할 줄 모르며, 질투하고 어리석되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충성과 효도는 행하지 않고 아첨과 간사가 나라를 망치되 위와 아래를 두려워하지 않소.

또 비는 때를 맞추지 않고 기후는 고르지 않으며 사나운 바람은 갑자기 일어나 모래를 날리고 나무를 부러뜨리며 황충이는 곡식을 먹어 그것을 익지 못하게 하리니 임금과 백성이 그 따위이기 때문에 하늘이 그렇게 시키는 것이오.

또 四방에서 구름이 일어나면, 임금과 백성들은 모두 기뻐하면서 '구름이 四방에서 모이니 이제 반드시 비가 올 것이다.'고 말할 것이오. 그러나 어느 새 구름은 모두 흩어지고 말 것이오.

일부러 이런 괴변을 나타내는 것은 온 백성들로 하여금 행실을 고치고 선을 지키며 계율을 가져, 천지를 두려워할 줄 알아 나쁜 길에 들지 않고, 곧고 청렴하여 스스로 지키며 한 아내와 한 남편을 가지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성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니, 왕이 꿈에서 본 여덟 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이오.

또 왕이 꿈에서 본 '큰못이 복판은 흐리고 四방은 맑다.'는 것은 후세에 남섬부주 안에 사는 사람은, 신하는 충성하지 않고 자식은 효도하지 않으며 어른을 공경하지 않고 부처님 일을 믿지 않으며 경전에 밝은 도사를 공경하지 않고, 신하는 벼슬 주기를 탐하고 자식은 아버지 재물을 탐하며 은혜를 갚을 줄 모르고 의리를 돌아보지 않을 것이오.

그러나 변방 나라 사람들은 충성하고 효도하며 어른을 존경하고 부처의 도를 믿고 즐겨 하며 경전에 밝은 도사에 이바지하고 은혜 갚기를 생각한다는 것이니, 왕이 꿈에서 본 아홉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이오.

또 왕이 꿈에서 본 '큰 개웃물이 빨갛게 흐른다.'는 것은, 후세 사람으로서, 제왕이나 국왕들은 자기 나라에 만족하지 않고 군사를 일으켜 서로 싸우되, 수레 군사와 말 군사로 서로 치고 죽여 흐르는 피가 빨갛다는 것이니, 왕이 꿈에서 본 열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이오.

그것은 모두 후세 사람들의 일을 보인 것이오, 그러므로 후세 사람으로서 능히 마음에 부처의 도를 가지고 경전에 밝은 도사를 받들어 섬기면 죽어서 모두 천상에 날 것이요, 만일 어리석은 행을 행하여 서로 해치면 죽어서 세 가지 나쁜 세계에 들어갈 것은 다시 말할 것도 없는 일이오."

왕은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의 교훈을 받자 마음속으로 기뻐하고 선정과 지혜를 얻어 다시는 두려움이 없어졌다. 왕은 다시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얼굴을 부처님 발에 대고 돌아갔다.

그는 궁전으로 돌아 와 부인에게 중한 상을 주고 지위를 올려 정실 왕후로 삼았다. 그리고 많은 재물을 주어 사람들에게 보시하게 하였다. 그래서 나라는 드디어 풍성하고 즐거웠다.

왕은 다시 여러 공, 경 대신과 바라문들의 봉록을 모두 빼앗고 나라에서 쫓아내고는 다시 신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백성들은 다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마음을 내었다.

왕과 부인은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 때에 프라세나짓 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一      서품(序品)

二      십념품(十念品)

三      광연품(廣演品)

四     제자품(弟子品)

五      비구니품(比丘尼品)

六      청신사품(淸信士品)

七      청신녀품(淸信女品)

八     아수라품(阿須倫品)

九      일자품(一字品)

十      호심품(護心品)

十一   불체품(不逮品)

十二  일입도품(壹入道品)

十三   이양품(利養品)

十四   오계품(五戒品)

十五   유무품(有無品)

十六   화멸품(火滅品)

十七   안반품(安般品)

十九   권청품(勸請品)

二十   선지식품(善知識品)

二十一삼보품(三寶品)

二十二삼공양품(三供養品)

二十三지주품(地主品)

二十四고당품(高幢品)

二十五사제품(四諦品)

二十六사의단품(四意斷品)

二十七등취사제품(等趣四諦品)

二十八성문품(聲聞品)

二十九고락품(苦樂品)

三十   수타품(須陀品)

三十一증상품(增上品)

三十二선취품(善聚品)

三十三오왕품(五王品)

三十四등견품(等見品)

三十五권사취품(邪聚品)

三十六청법품(聽法品)

三十七육중품(六重品)

三十八역품(力品)

三十九등법품(等法品)

四十   칠일품(七日品)

四十一막외품(莫畏品)

四十二팔난품(八難品)

四十三馬血天子問八政品

四十四구중생거품(九衆生居品)

四十五마왕품(馬王品)

四十六결금품(結禁品)

四十七선악품(善惡品)

四十八십불선품(十不善品)

四十九목우품(牧牛品)

五十   예삼보품(禮三寶品)

五十一 비상품(非常品)

五十二大愛道般涅槃品